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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다는 것
와시다 기요카즈 지음, 김경원 옮김 / 불광출판사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기다린다는 것
와시다 기요카즈
스마트폰이 세상아 나오면서 기다린다는 것이 퇴색 되어가는 것 같다. 일을 함에서도 그렇다. 스마트폰을 통해 일을 얼마나 했는지 체크하고 메일이나 전화로 일의 진행도를 체크한다.
옛날에는 오는 시간을 모른채 버스를 오매불망 기다렸지만 요즘의 대도시에서는 버스 전광 안내판을 보고 몇 분 뒤에 도착하는지 알 수 있고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버스 위치를 알 수 있다. 예전 연애를 할 때에는 편지나 전화를 이용했다면 요즘은 연애가 아닌 썸을 탈 때도 카톡을 기다리다가 자신의 카톡을 읽지 않는다며 혼자 성질을 내거나 푸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기다림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빌려준 돈을 갚기를 기다리는 것은 단념을 할 수도 있고 기한을 연장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랑을 하는 상대에게 무조건적인 기다림을 해야만 할 때도 있다. 상대방은 전혀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관심을 바라면서 기다리는 것은 가혹하기까지 하다.
기다림에는 '대기'하는 것도 있다. 롤랑 바르트는 대기에 대해 마법에 걸린 듯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화 할 테니까 대기를 하는 것은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하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사람을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대기가 지금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일을 하다 보면 대기를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한 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화가 나기도 하고, 서운해지기도 하며, 자신의 존재가 하찮게 느껴지기도 한다.
대기가 힘든 것은 무엇가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고, 오로지 기다림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대하는 것과 대기하는 것은 말만 바꾼 것이지만 느낌이 굉장히 다르다. 대기하면서 기대를 하지는 않지만 기대하면서 대기를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기다린다는 것>에서는 작가의 철학적 생각과 함께 다양한 책의 인용구와 기다림에 대한 것을 잘 녹여냈다. 단지 기다림이라는 단어 하나로 이렇게 많은 생각과 사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연륜이라는 것과 기다린다는 것은 같이 나아가는 것 같다. 연륜이 생기면서 기다린다는 것에 대한 여유도 함께 생기는 것이 아닐까. 언제쯤이면 연륜이 생기고 기다린다는 것을 즐길 수 있을 때가 올려는지... 조금 더 차분해지는 방법도 기다리는 것과 함께 배워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