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더머니 - 브랜드에 얽힌 사람과 돈, 기업에 관한 이야기
조현용 지음 / 시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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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가 롤렉스 시계를 애용한 이유는?”

“막장 드라마를 능가하는 구찌 가문의 음모와 암투. 그 최후의 승자는 과연?”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에 맡겨진 코코 샤넬은 어떻게 브랜드 샤넬을 만들었을까?”

“여행용 가방으로 시작한 루이비통을 세계 최대의 패션 브랜드로 성장시킨 사람은?”

위 질문의 답이 궁금하지 않는가?

이미 다 아는 내용이라고?

그렇다면 당신은 유튜브 채널 ‘소비더머니’ 구독자!


<소비더머니>는 MBC기자출신 조현용씨의 유튜브 채널을 책으로 낸 것이다.

유튜브를 본 적이 없다면 책 <소비더머니>를 추천한다.

난 명품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관심도 없다며 외면하지 마시라!

이 책은 그저 명품 브랜드를 소개하는 게 아니다. 부제가 ‘브랜드에 얽힌 사람과 돈 기업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 한 권에서 14개의 기업을 다루기 때문에 기업의 역사는 간단하게 요약했다. 중요하게 다룬 것은 기업의 브랜드의 가치다. 명품이 왜 명품이라 불리게 되었는지를 읽으면고개 끄덕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나처럼 명품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소개했다. 명품 상식과 함께 그 기업의 역사(비화 포함)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패션 명품 브랜드에 어울리는 사진도 적절하게 배치하여 보는 즐거움도 있다. 그렇다고 명품 브랜드만 다룬 건 아니다. 스타벅스가 바꾼 커피문화에 대한 이야기와 국내기업인 삼성, LG, 현대, 카카오도 다룬다.


흥미로웠던 브랜드 이야기 몇 가지를 정리해보았다.


[롤렉스]

쿠바혁명의 대표주자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가 자본주의의 상징격인 롤렉스 시계를 애용했다니 배신감이 든다. 1950~60년대 당시에는 아직 전자시계가 나오지 않은 때이다. 급박한 게릴라전에서 태엽을 감는 수동식 시계는 번거로워서 차고 다니기만 해도 동력이 생기는 오토매틱 시계가 필요했을 것이다.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에서 생포될 때 차고 있던 시계는 ‘GMT 마스터’인데 현재 이 모델의 소매가는 약 천2백만원에서 5천만원 정도이다.



카스트로는 왼쪽 손목에 GMT 마스터와 서브마리너를 동시에 차고 있었다. 카스트로가 시계를 두 개나 차고 있었던 이유에 대한 해석이 몇가지 있는데 저자가 소개하는 것을 읽어보니 꽤 수긍이 갔다. 전쟁터에서 시계가 망가지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그랬을 거라는 설이 있고, 한편 소련의 현지 시간을 알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즉 시계 하나는 쿠바 기준, 다른 하나는 모스크바 기준으로 시간을 맞춰두었다는 설이다.


110여년 전에 탄생한 롤렉스는 지금까지 시계브랜드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9년 애플워치의 판매가 롤렉스를 추월하기 시작하면서 이제 롤렉스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2020년 한 해동안 가장 많이 검색된 시계 브랜드는 여전히 롤렉스다. 시대를 너머 굳건하게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가 단지 고가라서 그런 건 아니다. 변치 않는 견고함과 멈추지 않는 기술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누군가가 했다는 이 말이 롤렉스를 명품이라 부르는 이유다.


“다른 브랜드의 시계를 사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볍다, 얇다, 정확하다, 최신 기술이다, 예쁘다 등등. 그러나 롤렉스를 사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것이 롤렉스이기 때문에.”


이 책에는 기업들의 창업히스토리가 실려있는데 공통점이 있다. 창업주의 자식들 2대, 3대로 넘어가면 재산다툼이 벌어지는 건 당연하고 총질까지 한 구찌집안 며느리도 있다. 현재까지 명품의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 대부분 저런 과정을 거쳤으나 전문 경영인, 훌륭한 디자이너를 영입했기에 가능했다. 혁신적인 변화를 꾀하기도 하지만 초창기 생산방식을 고수하는 기업도 있다. 다품종 다생산 시대에 전문가의 손으로 소량생산하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오히려 희소성의 가치를 부각시키게 된다. 에르메스가 그러하다.


[에르메스]

에르메스 핸드백은 소속 장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만든다. 자사가 운영하는 가죽학교를 3년 다닌 후 2년 간 별도의 수련과정을 거쳐야 에르메스에서 일할 수 있다. 그렇다고 바로 가방을 만들 수 없다. 7~10년 가까이 경력을 쌓은 후에야 가죽을 직접 고를 수 있다. 결정적으로 그들은 재봉틀을 사용하지 않는다. ‘새들 스티칭 기법’으로 만드는데 한 땀 한 땀 손으로 박음질한다. 이렇게 18~48시간이 걸려 완성한 후 별도의 검수과정을 거치는데 검수장인의 눈에 불량이 걸리면 태워버린다고 한다. 이것이 에르메스 핸드백이 비싼 이유다.



사려는 사람은 많고 수량은 한정되어 있다. 에르메스 버킨백은 사려면 2년이나 기다려야하니 신상보다 중고 상품 가격이 더 비싸게 형성된다. 2020년 아트마켓 리서치 보고서에 의하면 에르메스 핸드백의 가치가 1년 동안 42퍼센트 상승한 반면 화가 뱅크시 미술품의 가치는 평균 23퍼센트 올랐다고 한다. 에르메스 핸드백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대부업체가 있다고 하니 에르메스 대표가 ‘소비가 아니라 투자’라고 한 말이 현실이 되었다.


[스타벅스]

세계에서 스타벅스 매장이 가장 많은 도시는 어디일까? 바로 서울이다. 2019년 한국 스타벅스의 매출은 약 1조 9천억 가량된다. 매출액은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이벤트의 반응이 가장 좋은 곳이 한국이다. MD상품 디자인을 전담하는 직원이 미국 본사와 한국에만 있다는 것이다. 굿즈 이벤트에 격하게 반응하기도 하지만 한국 스타벅스에서 개발한 ‘사이렌 오더’(모바일 앱으로 주문 진행상황 알려줌)가 미국으로 역수출되었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다. 사람들은 스타벅스 매장을 도서관이나 작업실처럼 사용하기도 하고 이벤트를 즐긴다. 시즌마다 출시되는 새 메뉴를 기다리고 시리즈로 출시되는 굿즈를 사모은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브랜드 자체를 소비하고 향유하는 것이다. 이제 스타벅스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현대]

현대 정주영회장의 일화는 유명한 것이 많다. 소 한 마리를 몰고 가출했고 성공해서 아버지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심정으로 북에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일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또 유명한 일화는 1971년 울산에 조선소를 지은 것으로 이건 거의 기적이었다. 조선소를 지을 수 있는 땅 외에 아무런 기술도 없었고 돈도 없었다. 그래서 포기하려고 했으나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나라에서 정주영 대표가 아니면 누가 할 수 있겠냐고 해서 시도하게 된다.




기술협약을 맺은 영국기업에게 돈을 빌릴 은행을 소개해달라는 황당한 부탁을 하면서 자신의 지갑에 든 오백원권 지폐의 거북선을 보여줬다. 1500년대부터 이런 철갑선을 만든 민족이라면서! 그런데 담당자가 웃으며 추천서를 써줬다지만 영국의 은행이 그냥 빌려줄 리가 있나. 대출을 받으려면 정부위원의 도장을 받아오라고 했다가, 설령 조선소를 만든다고 해서 누가 당신들 배를 사겠냐며 만약 배 살 사람이 있다면 빌려주겠다는 거의 불가능한 조건을 건다. 그런데 황량한 울산 미포만 조선소 부지 사진, 울산 지도, 배 설계도만 보고 계약을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선박왕 오나시스의 처남 리바노스였다. 그리스 선사 ‘선 엔터프라이즈’와 현대의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배운 거 없고 돈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포기하지 말라며! 저자는 정주영 회장의 말을 전한다.

“기적은 없다. 다만 성실하고 지혜로운 노동이 있을 뿐이다. 실수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일에는 늙음이 없다. 내 후대는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고 또 그래야만 한다.”

이 책은 명품 브랜드의 초창기부터 성공까지의 히스토리, 시대에 따른 변화와 혁신과정을 보여준다. 자칫 지루할 법한 내용을 일화 위주로 구성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는데 저자의 스토리텔링 능력도 큰 역할을 했다. 기업과 브랜드 이야기가 일반인인 나에게 무슨 소용일까 싶지만 사람이야기도 포함된다. 그 모든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장인이 명품을 만들 듯 내 인생을 명품으로 만들 사람은 나이다. 장인(匠人)이 될 것인지 범인(凡人)이 될 것인지 내가 선택해야 한다.




**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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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데아 ㅣ 케이스릴러
장해림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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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생 원형의 가족은 최악의 조합이다. 십 년째 백수인 폭군 아버지, 가정을 돌보지 않고 종교로 도망치는 어머니, 일진 여동생 원미, 그리고 원형 자신이다. 이런 가족에게는 가난이 자연스럽고 대화가 없으며 서로를 혐오한다. 원형은 지옥이라고 표현한다.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놀랍고, 매일 아침 눈 뜰 때마다 새롭게 비극적이다. 너무나 벗어나고 싶은 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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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 벗어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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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같은 가정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풍요롭게 누리는 가정의 일원이 될 수 있다면 누구나 그렇게 살고 싶어할 것이다. 원형은 재벌 3세로 산다. 최고급 수트를 입고 호화 요트에서 미녀들과 파티를 즐기며, 기업 M&A도 척척해내는 유능한 인재다. 이런 정반대의 상황은 원형의 공상일까? 아니다! 책의 제목과 같은 ‘가족 이데아’라는 게임 세상에서 원형은 재벌 3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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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 ENT의 K-스릴러, <가족 이데아>는 시작하자마자 원형의 비루한 현실과 개발중인 게임 ‘가족 이데아’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게임이지만 현실과 정반대 상황을 누릴 수 있다면 당신은 이 게임에 참여할 것인가? 중독을 우려하거나 현실에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당신의 현실은 만족스러운 편이라는 뜻이다. 비참한 지금을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하려고 할 것이므로.

소설 앞부분에서 원형을 극과 극의 딜레마 상황에 던져둔 다음 어떻게 하려는 걸까 궁금했다. 주인공을 계속 게임과 현실 사이를 왔다갔다 하게 하다가 설마 호접지몽 같은 결론으로 가는 건 아니겠지? 살짝 걱정했다. 다행이 그렇지는 않았다. 줄거리를 다 쓸 수는 없으니 중요한 등장인물은 소개한다. ‘가족 이데아’ 게임을 개발한 최상원이라는 인물과 딸 미희가 등장하는데 미희는 초반에 죽고 숨겨두었던 일기 속 문장으로 표현된다. 아빠 상원은 미희를 원형의 동생 원미가 죽였다고 생각해서 원형 가족들을 이 게임에 참가시킨다. 복수하려는 것이다.

​

이어지는 반전과 점점 현실인지 게임 속인지 구분되지 않는 상황들이 독자를 헷갈리게 만든다. 작가는 시작할 때부터 계속 질문을 던졌다. 정반대의 모순적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묻는다. 원형의 가족들은 현실을 부정하고 게임 속 안락한 삶을 원한다. 원형 또한 게임에서 현실을 변화시키려고 한다.

​

마지막에 이 게임은 교도소 수감자들에게 쓰인다. 메타룸에 들어가려면 모범수가 되어야 한다. 메타룸이라는 가상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아름다운 현실을 만날 수 있었다. 수감자들의 행복한 시간이 늘어나는 대신 환경은 점점 열악해진다. 죄수들의 행복추구권과 인권이 대립된다.

소설은 가상세계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킨다. 등장인물들을 마약과도 같은 가상세계에 중독되게 만든다. 최근 등장한 기술, ‘메타버스’가 이 소설의 소재다. 아직은 메타버스가 뭔지 잘 모르는 사람이 더 많고 이용자도 극히 적다. 그러나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 이 소설 등장인물들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우리는 늘 급격한 기술의 발전에 비해 의식은 지나치게 느리게 따라갔다. 메타버스 세계에 있는 내 아바타가 현실의 나보다 행복하다고 느껴질 때! 가상현실 속에 내가 만든 이상적인 가족 캐릭터들과 다정하게 이야기 나눌 때! 소설 속 원미와 엄마처럼 되지 않을까? 그들은 현실보다 게임 속에 있을 때 안정적이고 행복했다.

​

이 소설에서 발견한 몹시도 현실적인 문장이 있다.

​

“현실도 다른 차원의 게임이지.”

​

상원이 원형에게 하는 대사다.

​

우리는 원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여러 가지 롤플레잉을 해야 한다. 생애 주기에 따라 완수해야 하는 과업은 일종의 미션 깨기이다. 재벌 3세로 태어났다면 손쉽고 여유롭게 하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니 죽을똥살똥 내 앞에 주어진 가시덤불을 헤치며 나가야한다. 앞으로 앞으로! 뚜벅뚜벅! 이번 미션이 끝나면 또 다른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죽을 때까지...

​

이 소설의 결말은 반반이다. 작가는 게임과 현실이 공존하는 세상이 온다면, 후라이드 반 양념 반처럼 인생을 두 가지 맛으로 누리며 살아도 될 거라고 말하는 듯하다. 가상세계 속 행복의 허무함과 고통스런 현실의 참맛을 다 맛보면서 사는 세상이 올 수도 있을 거라고 예언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디스토피아적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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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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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당신들의 지영이 - 애정으로 바라봐준 두 사람, 씩씩한 친정엄마와 시대보다 앞선 시아버지 이야기
배지영 지음 / 책나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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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당신들의 지영이>는,

‘친정엄마와 시아버지의 이야기를 펴낸 책’이라는 책나물 출판사의 인스타 소개를 보고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서평단 이벤트를 하기에 얼른 신청했다.


시어머니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못쓰고 있다고 댓글을 달았더니 맘씨 좋은 출판사 마케팅 직원 ‘어쩌면 이 책을 읽은 누군가’(서지 정보에 마케팅 직원 이름이 이렇게 실려있다.)이 뽑아 주었다. 그렇다! 이 책은 사심 그득하게 품고 가재미 눈을 하고 읽었다! 나, 물론 작가 아니지만 시어머니 살아오신 이야기를 인터뷰하면 책으로 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못했다... 이 책을 쓴 배지영 작가가 뉘신지 몰라 뵙고, 어뜨케! 아니, 오뜨케!! 친정엄마랑 시아버지 이야기를 썼단 말이지?? 하며 읽었다는 뜻이다.


작가의 친정엄마와 시아버지는 다른 듯 비슷하시다. 친정엄마는 1949년생, 시아버지는 1933년생이고 두 분 사시는 곳은 다르지만 모두 전라도다. 작가는 두 분과 대화한 것을 그대로 실었는데 전라도 사투리가 겁나?!ㅎㅎ 정감있게 들린다. 아마 입맛을 살려 생동감을 불어넣으려고 그런 것 같다. 두 분의 가장 큰 공통점은 자식사랑이 넘친다는 것이다. 친정엄마는 자식들이 온다고 하면 밤을 새워 음식을 만들고, 시댁 어른들은 몇 날 며칠에 거쳐 김장을 담근다. 그리고 초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사시는 분들이다. 보통 옛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젊어서 엄청 고생했다며, 힘들었다는 내용이 많은데 이 분들은 사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작가의 친정엄마는 자칭 법성포 굴비 엮는 기술자다. 작가가 엄마에게 어디게 제일 좋냐고 물으면 이렇게 답한다.

“법성포제라우. 나를 기술자 만들어준 디. 돈까지 벌게 해주는 디.”

평생을 육체노동자로 살아오셨으니 이제 좀 쉴 법도 한데 명절이 되면 굴비를 엮으러 나가신다.

☞ 1부 친정엄마 인스타그램 피드

https://www.instagram.com/p/CWA5MXlvNKu/?utm_medium=copy_link



작가의 시아버지는 지금은 암으로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작가를 많이 사랑하셨다. 책에서 얼마나 자랑을 하는지 배가 좀 아팠다. 나는 결혼한 지 2년도 안 돼 시아버지께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시아버지 사랑이 뭔지도 몰랐다. 짧은 시간 동안 만나 뵌 게 몇 번 되지도 않았다. 작가의 시아버지는 늘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요리도 잘 하셨다고 한다.

☞ 2부 시아버지 인스타그램 피드

https://www.instagram.com/p/CWDqvSSPCjI/?utm_medium=copy_link


작가는 자신의 삶 속에 그 분들이 들어있다고 말한다. 사랑받으며 살아온 사람은 표가 나는데 작가의 글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사람 사는 게 매일 꽃길일까? 1933년, 1949년에 태어난 분들에게 어찌 부침이 없었을까! 그러나 늘 허허 웃는 얼굴로 즐겁게 살아가는 따뜻한 어르신들이다. 작가는 그 분들의 이야기를 20년 간 기록해왔다고 했다. 글과 사진으로 남겨둔 것을 이 책으로 냈다.(아, 이 책에 사진 찍는 내용은 많이 나오지만 사진은 실려 있지 않다.) 제목처럼 그분들에게 영원히 사랑받고 싶어하는 작가의 마음이 제목에서 느껴진다.


그동안 친정엄마와 시아버지의 생애를 한 권에 낸 책은 없었다. 남의 부모님 이야기를 굳이 찾아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그래도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남의 부모님 이야기 속에서 내 부모, 시부모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날 내가 있고, 내 아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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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페루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 의대 교수 은퇴 후, 덜컥 떠난 페루에서의 8개월
김원곤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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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에 어학연수를 떠나다니!

것도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직접 페루로 갔다고?

무모한걸까, 용기있는 도전일까?

​

<나는 페루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졌다>의 저자 김원곤씨는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이다. 그는 50대 때부터 외국어 공부에 열심이었다. 2011~2012년에 4개 외국어능력시험 고급 과정에 합격했다. 2019년 8월 정년을 맞이한 저자는 새로운 계획을 세웠는데 이듬해 3월부터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의 순서로 각각 3개월씩 어학연수를 하고, 중간중간에 3개월씩 재충전 기간을 가지려고 했다.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2020년 3월에 페루에 도착해 어학원에 일주일간 다닐 때까지는. 아다시피 그 후로 전세계는 코로나에 꽁꽁 묶였고 저자는 페루에 발이 묶였다. 계획은 전면 수정되어 페루에서 8개월을 머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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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페루 어학연수기이다. 하지만 단순히 60대의 전직 의사가 페루에서 스페인어 공부한 이야기는 아니다. 아래 목차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

Chapter 1 이 나이에 어학연수라니!

Chapter 2 좌충우돌 페루 연수

Chapter 3 스페인어의 매력

Chapter 4 페루가 궁금해

Chapter 5 외국어를 공부하는 이유

Chapter 6 시니어를 위하여

​

혹시라도 제목만 보고 페루 여행에세이라고 착각할까봐 목차를 발췌했다. 60이 넘어서 어학연수를 가게 된 사연과 준비과정, 페루에서 공부한 시간에 대해 1,2장에 실었고, 3장은 스페인어에 대한 간략한 소개(초보자를 위한), 4장에서는 페루 역사와 문화에 대한 내용이다. 그리고 5장과 6장에 이 책의 특징이 있다. 외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는 책임감 있고, 헌신적이며, 앞서서 주도하고, 끈기 있는 학생이었으며 이 때문에 현재 높은 수준의 스페인어 회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위는 저자를 지도했던 어학원 교수의 평가서 중 일부이다. 이 평가만 보아도 그가 어떤 사람일지 감이 올 것이다. 의사생활을 하면서도 외국어 공부를 해서 외국어능력시험에 합격했으니 한국에서도 이미 성실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는 페루에서 예상보다 오래 체류하게 되어 스페인어 회화 실력을 더 향상시켰음은 물론이고 페루의 코로나 국면도 관찰했다. 저자는 의사로서 페루의 의료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의료비 투자가 하위권이기 때문에 대처능력이 미흡할 수밖에 없었고 가난한 국민들은 피해가 컸다. 결국 모든 문제는 후진적인 정치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평가였다.




 

​

그런데 저자는 이 책에서 나이 들수록 외국어 공부는 할 만하다고 했다. 사실 스페인어의 매력과 5,6장 내용은 팔랑귀인 나를 살살 부추겼다.

​

‘욜로’, 한번밖에 없는 인생이기에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게 아니냐며! 오히려 더 애쓰며 그 속에서 보람을 찾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말에...

외국어공부가 치매 예방 효과가 있고, 해외여행의 즐거움을 배가하며 인문학적 희열을 선사해줄 거라고 강조했고...

생의 활력과 자신감을 줄거라는 말에!

다시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해봐? 하는 마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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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페루에서 자유로워졌는데 나는 왜 숙제 하나 더 받은 느낌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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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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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달리는 고양이
고경원 지음, 최경선 그림 / 야옹서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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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달리는 고양이>는 야옹서가의 텀블벅에 참여해 성공한 그림책이다. 야옹서가 대표 고경원씨는 고양이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길고양이를 보살피다가 사진도 찍고 책도 내고 출판사까지 하고 있다. 나는 우리집 삼냥이의 집사 역할 외에 딱히 하는 게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고양이 관련 책이 나오면 사거나 고양이 책을 만드는 분들을 응원한다.


​

<밤을 달리는 고양이>는 고경원 작가의 글에 최경선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을 그렸다. 길에서 생을 마감하는 고양이의 마지막을 지켜주러 가는 아이와 고양이가 표지 사진이다. 표지와 내지의 컬러 그림도 좋지만 앞 뒤 면지에 있는 스케치화도 좋았다. 흑백이라서 쓸쓸한 듯하지만 이야기와 색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더미 혹은 습작을 넣은 건지, 내지에 다 못 담은 것들인지, 아니면 면지를 위한 그림을 따로 그린건지 궁금하다.



그림책 내지가 검정일 경우에 지문이 남는다. 이 책도 밤이 배경이라 바탕이 대부분 검정이다. 무심코 넘기다가 손자국을 퍽퍽 찍고 있는 내 손가락이 보였다.ㅠㅠ 검은색에 지문 표시 안 나게 하는 종이는 없는 건지, 그것도 궁금하다...






행복했던 추억이 많을수록 고양이 별은 환히 빛난답니다.

오래 함께 했던 고양이가 나보다 먼저 떠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고양이 별로 가기 전에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놀아주면 고양이 별이 더 빛난단다.





만날 수 없어도 늘 곁에 있어요.

언제나 별이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고양이가 먼저 떠나면 너무나 힘들겠지만, 함께 했던 물건과 남겨둔 흔적을 보며 추억을 떠올리면 견딜 수 있을 거라고 한다. 몸은 사라졌을지 몰라도 고양이는 늘 곁에 있는 거다.


​

이 책은 안타깝고 슬픈 내용이지만 그림과 글 속에 따뜻한 포근함도 들어있다. 그래서 펫로스 증후군으로 힘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너무 슬퍼만 하지 말고 이 책을 읽으며 위로받길 바란다. 길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이 책을 사서 읽으면 좋겠다. 그 생명들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른다면 이런 책을 구매하면 된다. 간접적으로 활동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길에서 얼마 살지 못하고 생명을 다하는 존재들이 추위와 위험을 피해 겨울을 잘 지나길 기도한다. 몇 달 전 우리 집 근처에서 내가 주는 사료를 받아먹던 고양이 두 마리가 생각난다. 어디선가 건강하게 잘 살고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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