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체이스 퍼디 지음, 윤동준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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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란 무엇인가?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 고기 섭취가 필수라는 말을 불문율처럼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식물에서도 단백질 섭취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굳이 동물의 시체를 먹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생존을 위해 고기를 이렇게 많이 먹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아주 옛날 인류가 수렵 채집 생활을 할 때 고기는 어쩌다 사냥에 성공하면 먹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업형 축산방식으로 고기를 만들어내는 현재의 상황은 인간이 지구에게 못할 짓을 많이 하고 있으며 그 폐해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소가 배출하는 메탄이 지구 온난화의 큰 영향을 미친다는 말은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수치로 나타내자면 과학자들은 소 한 마리가 연간 100킬로그램의 메탄을 배출한다고 했는데 이는 차 한 대가 가솔린을 870리터 이상 연소할 때 발생하는 양이다. 기업형 농장 운영의 가성비도 좋지가 않다. 소고기 약 450그램을 생산하려면 사료 2.7킬로그램이 필요하고, 돼지고기 500그램 생산에는 약 1.6킬로그램, 닭고기 500그램에는 약 900그램의 사료가 필요하다.(20쪽 내용 인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고기를 끊지 못하겠다는 육식주의자들, 종교적 이유나 양심의 가책으로 도살한 고기를 섭취하기 꺼리는 이들에게 세포배양육은 인식의 전환을 가져다 줄 것이다. <죽음없는 육식의 탄생>은 세포배양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과학자, 목축업자, 식품업계 기업가, 투자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저스트라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 집중하는데 창업자 조시 테트릭을 팔로잉하고 있다. 저자 체이스 퍼디는 미국의 식품 농업분야 전문 저널리스트이다. 세포배양육에 대해 광범위하고 치밀하게 다룬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세포배양육에 대한 지식을 너머 고기란 무엇인지에 대한 인문학적 사고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그런데 세포배양육이라는 단어에서 거부감이 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 그렇다.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해 만든 고기다. 살아있는 동물에서 채취한 세포를 배양액에 담근 다음 세포를 증식시켜 고기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세포의 종류, 고농축 배양액을 만드는 방법, 고기의 육질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한 단백질과 지방 함량의 조절 등등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저자가 발로 뛰어 조사했고 직접 시식도 했다.


나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책에 관심이 많다. 인간이 섭취하는 음식과 과학기술이 결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며, 현재와 미래의 먹거리 산업에 대한 비전이 어떠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9년에 출간된 <클린 미트>도 읽어보았는데 몇 년이 지났으니 새로운 기술이 나왔는지, 클린 미트의 가격이 저렴해졌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클린 미트>처럼 세포배양육을 만드는 이들의 행보를 직접 따라간 것도 있지만 저자는 이것의 향후 사업화 방향뿐 아니라 고기섭취에 대한 딜레마적 사고로 독자들을 이끈다. 저자의 고민이 보이는 대목을 인용한다.


p.215

그동안 줄곧 세포배양육을 지켜보면서 무언가 불편한 느낌이 있었다. 한편, 동물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잔혹한 근본 원인을 없앨 식품 시스템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기대가 커진다. 매년 동물 700억 마리 이상이 잡식성인 인간의 식욕을 채우기 위해 고통 속에 죽어가기 때문이다. 만년설이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가운데, 지구와 그 위에 사는 인간에게 훨씬 더 이로운 식품 시스템으로 이동할 기회를 이성적으로 외면할 수 있을까? 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해보면, 푸드테크 회사들이 약속하는 해결책을 온전히 믿어도 될까? 이 식품 기술은 영리한 해결책일까? 아니면 인간이 자연보다 우월하다는 오만에서 파생할, 즉 예측하지 못한 또 다른 해악을 야기하는 시도는 아닐까?


얼마 전 미국 내과의 존 맥두걸의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을 읽으면서 원체 고기를 먹지 않는 나로선 그의 주장에 고개 끄덕였다. 자연 식물식은 따라하고 있지만 가공식품은 줄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채식주의자나 나처럼 고기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세포배양육이 시장에 저렴하게 나온다 해도 사먹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동물을 죽이지 않고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기존의 고기와 같은 식감이라면 육식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먹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육식주의자든 채식주의자든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으니 우리의 먹거리와 그 산업에 관련된 현재를 읽고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이 책의 일독을 추천한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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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명상 - 알아차림과 치유의 글쓰기
김성수 지음 / 김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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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명상이 어떻게 결합이 될까? <글쓰기 명상>이라는 제목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저자 김성수씨는 글쓰기와 명상을 응용한 ‘글쓰기명상’을 창안하여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명상을 안내하고 있다. 그는 글쓰기명상의 대원칙을 ‘자신이 쓴 글을 아무하고도 나누지 않는다’고 했다. 이 역시 궁금했다.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한 강원국씨는 글을 쓰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관종이며 누군가가 읽는다는 것을 전제로 글을 쓴다고 했다. 그런데 오픈하지 않는 글쓰기라면 어떤 효과가 있다는 것일까?

저자 김성수씨는 이렇게 말했다. 첫째 솔직해지기 위해서, 둘째 반성과 성찰의 근육을 기르기 위해서 자신이 쓴 글을 굳이 타인과 나누지 않는 이유라고.

그럼 글을 쓰는 게 어떻게 명상이 된다는 걸까? 저자는 명상에 대한 편견 때문에 ‘글쓰기명상’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명상하면 사람들은 긴 시간 눈을 감고 척추를 펴고 앉아서 가만히 있는 것을 떠올리는데 글쓰기로도 명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명상에서 중요한 ‘알아차림’을 글쓰기로 할 수 있다고. 즉 내면의 역동을 문자로 드러내는 것이 글쓰기명상이라는 것이다.



3장 글쓰기 명상의 실제는 34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으로 글쓰기를 처음 해보려는 독자라면 순서대로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씩 써보면 한 달 넘게 글쓰기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글 좀 써 본 사람이라면 34개의 주제 중에서 마음에 드는, 써보고 싶은 주제로 시작해보면 되겠다. 34가지 중에서 몇 개를 골라 소개한다.

No.16 내 안의 천사 만나기




그런데 아무리 해도 내면의 선한 의지를 찾아내지 못할 수도 있다. 나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남 도울 일은 없을 것만 같다. 잘 생각해보면 나는 누군가에게 절대적으로 소중한 존재다. 친족과 이웃 속에서 그저 마른 나무처럼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천사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No.17 내 안의 악마 드러내기



No.21 그 일이 화나는 20가지 이유

이 주제에 대한 설명은 반전이 있었다. 저자가 사례로 든 것이 시댁 문제로 남편에게 화가난 상황으로 써보는 것이었는데 예상외로 20가지를 쓰지 못하는 것이다. 저자는 막상 분노덩어리를 수제비 반죽 떼어내듯 해보면 무게감이 점점 떨어진다고 했다. 마치 정육점에서 꽤 묵직한 고깃덩이를 사다가 썰어놓으니 접시 바닥에 겨우 깔리는 형국이라고. 이 설명은 글쓰기명상의 장점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그냥 화가 난다. 분노가 끓어오른다며 식식거리는 것보다 그것을 글로 써보는 것이다. 화나는 이유가 20가지는 될 것 같았는데 써보니 10개도 못채우게 된다는 것. 그리고 쓰다보니 화가 점점 가라앉는다는 사실! 나도 예전에 이 방법을 사용했는데 꽤 효과가 있었다. 이 책에 따르면 내가 했던 것이 글쓰기명상이었던 셈이다.

No.23 보내지 않을 손 편지 쓰기

저자는 보내지 않을 편지를 쓰면 좋은 점이 세 가지라고 한다.

1. 자기 내면을 맑은 물속처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

2. 생각이나 기억이나 감정을 자기 중심으로 마음껏 전개할 수 있다는 점

3. 수취인이 자신이므로 그에 대한 자기 마음을 스스로 투명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

편지를 받는 대상이 꼭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 몸 속의 특정 기관, 언젠가 앓았던 질병이나 과거의 자신도 괜찮다.

명절을 맞아 가족에게 써보는 건 어떨까? 어차피 부치지 않을 것이니 괜찮다. 명절 후에 이혼율이 높아진다는 뉴스만 봐도 가족 간 갈등은 풀기 어려운 문제다. 가족은 가장 사랑하는 존재이고 서로에 대해 아주 잘 안다고들 하지만 기실 그렇지만도 않다. 어쩌면 가족에게 받은 상처가 가장 크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상처가 오해에서 비롯되었음에도 풀지 못한 채 점점 멀어지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 얼기설기 봉합해서 마음 밑바닥에 깔아두고 겉으로 형식적인 관계만 유지하는 이들도 있다.

얼마 전 읽은 책 <호수의 일>의 주인공 호정에게 한 번 권유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이 주인공인 소설이고 첫사랑이 소재이기도 하지만 호정이 가장 힘들어한 것이 바로 어렸을 때 부모에게 받은 상처받은 때문이다. 부모님의 사업실패로 할머니집에 맡겨진 게 일곱 살 어린 나이지만 버려졌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보다 먼저, 자신은 출생에서부터 부정당한 존재라고 여기고 있다. 호정의 부모는 태권도 국대 선수였는데 혼전 임신으로 선수촌에서 나오게 되어 태권도 선수의 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부모에게 짐(일곱살 때 혼자 부모님 만두가게에 찾아갔다가 혼났던 일 포함)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열 살 때 부모와 함께 살게 되어 열일곱이 될 때까지 부모와 그 문제에 대해 한 번도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

이런 상황은 소설이라서 과장된걸까? 아니다. 소설보다 훨씬 소설 같은 현실이 허다하다. 부모나 가족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관계가 껄끄러운 이들에게 이 방법을 써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 전체가 도움이 될 것이다. 직접 의사소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나 너무 오래되었거나 상대방이 기억조차 못하는 경우에는 대화로 푸는 것이 어렵다. 그러니 혼자라도 써보는 것이다. 할 말 안 할말, 심지어 증오나 욕설의 언어라도 편지(글)로 풀어낸다면, 완전히 해결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효과는 있을 것이다.

내가 해봤기 때문에 장담한다. 그 대상을 리뷰에서 밝히진 못하지만 카타르시스를 경험했다. 쓰는 동안 몇 번이나 볼펜을 놓아야 했다.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지는 눈물에 글자가 보이지 않았다. 왜 이러지, 왜 이러지? 하면서 울다 쓰다 코풀다 쓰다 했다. 일종의 정화작용과 같았다. 명상을 하며 운적은 없다. 요가 시간에 강사가 생각을 비우라고 말한다. 좌정하고 앉아서 생각을 안 하려고 하면 오히려 오만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부유한다. 그것 역시 괜찮다며 내가 이렇게 생각이 많구나 하면서 알아차리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글쓰기명상은 생각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더더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그것을 글로 분출했다. 뿌연 마음의 창을 깨끗하게 청소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3장의 다른 주제 쓰기도 이어서 해볼 생각이다. 가장 좋은 점은 바로 이것이다.

 블로그에 안 올려도 된다는 것!

욕포함 그 어떤 걸 써도 된다는 것!

✔ 예뻐보이려고 분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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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악어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루리 그림, 글라인.이화진 글 / 요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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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악어>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생존에 내몰린 어른들이, 자신을 찾는 것이 생존에 다름 아님을 알게 된다면 이 책을 보며 용기를 얻을 것입니다. “나는 악어야.”처럼 “나는 OOO야”라고 당당하게 말할 용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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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악어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루리 그림, 글라인.이화진 글 / 요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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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악어>는 글라인, 이화진의 글과 루리 작가의 그림으로 완성된 그림책입니다. 스토리를 맡은 글라인은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부부의 세계>,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등을 집필한 단체이고 이화진 작가는 JTBC에 방영예정인 <기상청 사람들:사내연애 잔혹사편>을 쓴 작가입니다. 이야기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글라인의 자기소개대로 도시 악어의 이야기에는 힘이 있고 빈 공간도 있습니다.

텍스트 행간의 빈 자리를 독자의 상상력으로 메울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상상력의 확장이라는 장점보다 구멍 있는 이야기로 오해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한 가능성의 빈틈을 루리 작가는 완벽하게 메웠습니다. 이미 <그들은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와 <긴긴밤>을 통해 글과 그림의 앙상블을 연주해 낸 루리 작가의 그림은 이번에도 역시!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듭니다.

<도시 악어>의 이야기는 어쩌면 간단해보입니다. 도시에 사는 악어는 어쩌다가 자신이 이 도시에 오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토마토와 아이들과 햇볕을 좋아하고, 도시에 적응하기 위해 노오력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악어를 싫어합니다. 사람들은 악어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악어 가죽으로 만든 제품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지요. 악어는 이 도시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갈까요?

이러한 이야기에 루리 작가의 그림은 풍부한 감정과 더 많은 이야기를 싣습니다. 독자들은 악어에 감정이입하게 되며 나아가 악어는 더 이상 악어가 아닌 것만 같습니다. 악어가 곧 나 인 듯합니다. 통계청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은 31.7%라고 합니다. 서울, 대전 같은 도시는 그 비율이 35%가 넘습니다. 이처럼 도시에서 홀로 살아가는 우리는 바쁘고 외롭습니다. 벗어날 수 없는 외딴 섬 같은 도시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기분일 때도 있지요. 내가 뭐 하러 이곳에 왔던가? 아니, 나는 왜 태어난거지? 나는 누구인가? 끊임없이 자문해봐도 답을 찾지 못한 채 미궁에 빠진 것만 같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선, 나를 찾으려면, 이 도시를 탈출해야 하는 걸까요? 도시 악어는 어떻게 될까요?

그림책이므로 그림을 많이 공개할 수 없지만 그림 없이 리뷰를 쓰기도 힘든 일이므로 최소한으로 인용합니다.



⬆️ 그림책의 표지에는 도시 악어의 얼굴만 보입니다. 그러나 세로로 펼치면 몸은 물 속에 들어있고 얼굴은 내놓은 악어였습니다.

표지를 열면 면지 우측 하단에 이렇게 옷을 입는 악어가 있습니다.




언급한 대로 악어는 원해서 온건 아니지만 도시에 살고 있어요.



흔한 도시의 아침 풍경입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생활에 어느 정도는 적응해 사는 것 같지만 사람들은 자신을 반기지 않는 것 같아요. 악어는 사람들을 미워하기보다 자책합니다.




어느날, 강가에 앉아 있던 악어는 게를 피하다가 강물에 빠집니다. 악어는 물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물속에서 깨닫습니다!

"나는 악어야"​


⬆️ 그림책 전체에서 이 그림이 가장 의미심장합니다.

휘황찬란한 도심의 불빛은 수면을 붉게 물들이고 그에 대비되는 물 속은 진한 청록입니다. 옷을 벗어버린 악어는 당당한 본연의 모습으로 물과 아주 어울리지요. 꼬리를 맘껏 흔들며 유영하는 악어에게 자유로움이 첨벙거립니다. 그리고 벗어진 인간의 옷은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물 속에서 자연스레 벗어졌을 수도 있고 악어가 정체성을 찾으며 벗어던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타의냐 자의냐, 보는 이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물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악어가 물 속에 빠진 뒤에 ‘나는 악어’라고 깨닫게 되었고 옷 없이 수영하게 된 것을 타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도움을 받은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러나 아무리 옆에서 누가 말해줘도, 도움을 주어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소용없습니다. 

나를 찾고 싶어하는 외로운 도시인들의 모습을 악어에 빗대어 표현한 루리 작가의 상상력은 대단합니다. 도시 1인 가구뿐 아니라, 혼자 살지 않아도 혼자라 여기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흔들만한 그림입니다. 청소년 시기에나 정체성을 찾는 거지 어른이 무슨 자신을 찾느냐는 지청구를 들으며 사는 어른들이 도시 악어에게 뭉클한 동질감을 느낄 것입니다. 네, 이 그림책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생존에 내몰린 어른들이, 자신을 찾는 것이 생존에 다름 아님을 알게 된다면 이 책을 보며 용기를 얻을 것입니다. “나는 악어야.”처럼 “나는 OOO야”라고 당당하게 말할 용기를요! 

덧!!

마지막 면지에는 앞면지와 수미상관을 이루는 악어 그림이 있습니다. 악어의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세요~~ 

루리 작가가 건네준 보너스같은 이 그림이, 저는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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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하기 위해 그림을 본다 - 마음을 정리하는 미술치료 솔루션
김소울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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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는데 남들처럼 떡 벌어지게 뭔가를 이루어 놓은 게 없다. 내가 사라진다 해도 사람들은 아무 관심 없을 것이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이런 생각 해봤을 것이다. 자꾸 생각하면 우울해지고 그 우울감이 우울증이 되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라면...


<오늘도 행복하기 위해 그림을 본다>에 나오는 위 사례에서 저자는 르누아르의 보트파티에서의 오찬을 보여준다. 이 그림을 본 30대 여성 내담자는 자신과 다른 세상의 풍경이라며 굳이 오래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자신에게 집중하기 시작했을 때, ‘나도 여기에 함께 있고 싶다고 했다. 처음 스스로를 사막 끝에 서 있는 것 같다고 했던 내담자는 마음을 회복한 뒤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고 사랑을 시작했다고 한다.




르누아르 그림의 분위기는 여유롭고 윤택하다. 그는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림 주제로 선택했다. 정작 자신은 가난한 화가였으나 가뜩이나 불쾌한 것이 많은 세상에서 행복한 것만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사람들을 질투하기보다 배울 수 있는 부분들을 배우고, 좋은 에너지를 받아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기운이 맴돌도록 노력했고 그것이 관객들에게도 전달된 것이다. 르누아르 그림을 보면서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없다. 밝은 에너지를 받게 되고 표정도 자연스레 부드러워진다.


이렇게 그림을 보면서, 그림을 매개로, 상담하는 것을 미술치료라고 한다. 이 책의 저자 김소울씨는 플로리다 마음연구소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이 책은 미술치료로 상담했던 사례 모음집이다


대부분 이런 책을 읽는 독자들은 상담 사례에서 자신의 경험과 유사한 것을 찾아보게 된다. 목차에 나오는 15가지 심리 키워드를 보고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해당되는 것 먼저 읽으면 된다. 하나씩 읽다보면 자신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과 유사한 사례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도무지 이해불가라고 여겼던 가족이나 회사 동료의 행동이 대입되면 조금이나마 이해가능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공부하듯이 그림을 볼 필요는 없다고 한다. 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말해보자고 한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 더욱 좋다고 한다. 어릴 때 쓰던 그림일기처럼 자신의 감정을 그림으로 그려보라고도 했다. 혼자 해도 되지만 SNS에 올려 타인과 소통해보는 것도 추천했다. 무엇보다 그림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는 당부도 했다.


p.222


일상의 모든 것은 미술이 됩니다. 보고, 느끼고, 선택하고, 감상하고, 감명받고, 힐링받는 대상들에는 모두 미술이 담겨있습니다. 미술은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행복이라는 감정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미술작품 한 점, 그리고 내 기억의 장면 한 장을 떠올려 보세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외로움’ ‘응원’ ‘사랑과 같은 감정들을 작품 한 점과 내 기억들과 연결해보세요. 일상과 미술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말고 연결시켜보는 것, 미술과 친해지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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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서적들을 자주 읽는 편인데 이 책은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화가들의 개인사, 새로운 미술 사조나 기법등을 알게 되어 좋았다. 코로나 이후로 미술관에 거의 가지 못해서 이런 책이 새로 나오면 읽으려고 노력한다. 미술관에 새로운 전시를 보러 가는 기분으로 책을 펼친다.


나는 화가의 생애와 그 그림이 그릴 당시의 사연을 알고 보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한 배경지식 없이 보면 내 감상이 오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그런데 저자는 꼭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고 한다. 처음 본 느낌, 궁금증 그리고 자신이 어떤 감정인지 기탄없이 말해도 된다고. 정답은 없으니!


저자의 말대로 하면 내 감정에 변화가 생길지는 잘 모르겠다. 자꾸만 화가의 의도에 맞지 않으면 어쩌지? 오답일까봐 걱정한다. 그림 감상을 시험처럼 답을 맞히려고 하는 고질병이다. 그나마 이 책에 소개된 그림과 화가에 대해 설명이 충분해서 다행이었다. 만약 정보없이 그냥 맘대로 감상하세요~ 하고는 맥락과 설명이 없었다면 나는 몹시 답답해했을 것이다.



그림에서 전달되는 좋은 에너지를 자신의 삶에 잘 적응해보라는 저자의 충고대로 마티스의 그림 왕의 슬픔을 보고 그의 말을 필사해보았다. 




앞으로는 그림에서 정답을 찾으려하기 보다 조금은 편하게 느낌을 찾아보아야 겠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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