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하나뿐인 밥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김재열 옮김 / 다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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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동물, 특히 개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한다. CG가 섞였을지라도 개의 귀여운 연기와 모험, 거기에 사람과의 우정까지 들어가면 푹 빠져서 볼 수밖에 없다. <선택받지 못한 개의 일생>처럼 현실고발 다큐 같은 책 말고 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문학 장르는 거의 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밥> 서평단에 신청해서 받게 되었다. 이 책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의 주인공 고릴라 아이반의 친구 밥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고릴라 아이반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책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으로 2013년 뉴베리 상을 수상했고 이 작품은 디즈니에서 영화화되어 올해 개봉예정이라고 한다.

 

잡종개 밥은 엄마 리오와 여섯 형제들과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날, 어떤 인간에 의해 느닷없이 버려졌다. 졸지에 엄마와 헤어진 후 형제들과 상자에 담겨 도랑 속에 던져졌는데 정신차려보니 밥은 혼자였다. 야생에 내던져진 밥은 산넘고 물건너? 아니 고속도로를 걷고 걸어 겨우겨우 인간 세상에 당도했는데 그곳이 바로 고릴라 아이반이 사는 곳, 서커스 쇼핑몰이었다. 밥은 아이반의 바나나를 훔쳐먹은 뒤 폭신한 아이반의 배 위에서 잠들었고, 그것이 그들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었다. 밥은 쇼핑몰 직원의 딸 줄리아가 키우고 싶어해서 그들의 집으로 가게 된다. 사람이 거두어주는 개의 이야기? 무슨 특별한 게 있을까? 싶겠지만 밥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개로서의 자부심 과다로 엉뚱, 발랄, 멍뭉미 뿜뿜하고, 온 동네 일에 관심이 많아 거의 밥반장이다. 목차 다음 페이지에 밥의 행동이 그림으로 나와 있고 그 의미도 쓰여 있다. 그 다음, ‘개사전코너도 있어 미리 읽어보면 내용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밥은 비록 애완견이 되었지만 사람에게 완전히 길들여지지 않으려고 용쓴다. 인간은 개보다 덜 떨어진 생명체라며! 밥의 행동과 짖음이 같이 사는 줄리아를 포함해 그 부모들과 소통이 어긋나는 때는 웃음을 유발한다. 예컨대 이런 에피소드들이다.

 

밥은 자신의 애착담요, -술래랑 담요에 오 드 밥오줌 향수를 뿌려놨는데 줄리아 엄마가 세탁기를 빨아버려 밥의 흔적이 모두 날아가 버려 절망한다.

 

산책이란 말을 들으면 밥은 미친 똥개 짓을 하는데 인간들이 무척 좋아한다. 아마 인간들 문제에 골머리를 앓다가 행복이 어떤 모습인지 문득 다시 보게 돼서 그럴거라 생각한다.

 

밥은 자기가 줄리아를 산책시키는 거라고 장담한다.

 

 

줄리아랑 공원에 가서 동물 친구들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그런데 토네이도 때문에 공원은 삽시간에 초토화된다. 죽은 줄 알았던 아이반이 겨우 구조되고 밥은 친구들과 다시 만나게 된다.

 

3장에서는 처음 밥이 엄마와 헤어졌을 때의 이야기로 되돌아간다. 누나 보스와 헤어지게 된 때의 이야기다. 버려진 그날 밤, 다른 형제들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누나의 소리가 들렸지만 밥은 누나를 구하지 못했다. 밥은 태어난지 고작 몇 주밖에 안된 아기였으니까. 그런데도 그때 자신의 행동에 계속 죄책감을 느끼고 살았고, 누나를 계속 찾으러 다니다가 동물보호소에서 극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동안 누나가 고통스런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그 때 형제들을 버렸던 인간을 더욱 용서하기 힘들었다. , 밥이 용서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인간이 알리도 없지만... 어쩌다 원칙주의자가 됐을까? 밥은 용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누나 보스에게 말한다.

 

남에게 상처를 줬다면 그 사실을 솔직히 인정한 다음 벌을 받고 사과해야해. 그리고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해야해. 그렇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줘야만 그때서야 용서받을 수 있어.”

 

그러자 누나 보스는 이렇게 대답한다.

 

, 근데 말이야. 나도 살면서 못된 짓을 참 많이 했지만, 꽤 여러 번 나 자신을 용서해야 했어. 하루하루 살아 내자면 어쩔 수 없었거든. 그리고 이건 내 생각인데, 내가 나를 용서하려면 남의 사정도 좀 봐줘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밥이 누나를 구하러 가지 못한 자신을 용서 못하겠다고 하자 보스는,

내가 널 용서할게, 됐지? 대신 너도 너 자신을 용서해.”

라며 밥의 죄책감을 덜어주려 한다.

 

밥에게 용서는 쉽지 않았다. 자신에게 크나큰 트라우마로 남은 그날 밤의 사건 때문이었다. 그러나 소설이 끝나갈 무렵 밥은 이런 독백을 한다.

 

다른 개들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용서라는 걸 나도 한번 해보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어. 보스가 내게 일깨워 주고 싶었던 게 이런 거 아닐까? 나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먼저 배우고 나면 남을 용서하기도 쉬워진다는 것. 그래서 지금 노력하는 중이야. 용서는 뼈 같아. 오랫동안 씹어야 해. 뭐라도 얻어내려면.”

 

평범할 것 같은 잡종개 밥은 인간보다 더 깊은 철학적 사유를 할 때가 있다. 마냥 좌충우돌 하는 밥의 행동과 생각을 통해 책을 읽는 인간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이 책은 그저 재미난 동물 이야기 같지만 인간과 동물간의 문제부터 비록 밥의 시각으로 그려졌지만 죄의식, 용기, 우정, 용서같은 문제까지 다룬다. 이 책도 영화로 제작된다면 아이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자녀가 있다면 부모가 먼저 읽고 밥 이야기를 들려줘도 좋겠다. ,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이 개봉하면 영화로 밥이라는 캐릭터를 먼저 만난 후 이 책의 내용을 들려주면 훨씬 가깝게 받아들일 것이다. 어른만 읽기에는 아까운 책이라 자녀나 조카가 있다면 공유하면 좋겠다. 재미있는 건 같이 보면 더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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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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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허지웅이라는 사람을 모른다. 얼굴과 이름만 알았다. 그의 글을, 책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고, 출연한 TV프로그램을 본 적도 없었다. “에이, 설마! 거짓말!” 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허지웅의 신간 <살고 싶다는 농담>의 가제본 서평이벤트에 신청했다. 그럼 허지웅에 대해선 정말 아무런 정보가 없나? 그건 아니다. 영화평론을 하고, 성격이 좀 까칠하다 하고, 얼마 전 암투병을 했다는 내용까지. 들어서 알고 있는 정보가 몇 가지 있긴 있었다. 내가 그에 대해 모른다고 한 것은 그의 글을 모른다는 뜻이었다. 칼럼니스트고 에세이와 소설까지 썼는데 읽어본 적이 없으니 그의 스타일에 대해 알지 못한다. 4년 만에 냈다는 신작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으로 그의 세계, 그의 사고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이 책에서 만난 작가 허지웅은 까칠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젊어서 꽤 고생한 것 같았고, 외로움과 피해의식에 절어 지낸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청년들에게 불행을 동기로 바꾸면 행복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우리는 자신이 가장 힘든 짐을 지고 있는 것 같고, 남들은 뭐든 편하게 성취하는 것만 같아 억울하기 그지없다. 이 불행의 끝은 어디일지 가늠이 되지 않을 때, 누군가에게 물어나 보고 싶다! 난 언제 인정받을 수 있나? 대체 이 어둡고 막막한 터널은 끝나기나 할까? 나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누구나 제 것의 돌덩이를 지고 언덕을 오르는 시시포스처럼, 언제 올지 모를 고도를 기다리는 사내들처럼 묵묵히 견딘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그렇게 산다. 작가도 견뎌온 시간들이 있기에 조금 먼저 살아본 인생선배로서 조언을 이 책에서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의 팬이라면 4년 만에 나온 신작이니 반가울 것이고, 선배의 조언이나 격려를 받고픈 이들에게도 편하게 읽힐 책이다.

이번 책으로 처음 접해본 그의 스타일은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그의 스타일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지점은 엄살이 없다는 것이다. 악성림프종을 치료하고 다시 못 올 것 같았던 자신의 길로 다시 돌아온 사람치고는! 본인의 암 치료과정이나 심경에 대한 글도 몇 꼭지 되지 않는다. 내가 얼마나 힘든 투병을 했는지 아느냐며 징징거리며 과시했다면 계속 읽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견뎌낸, 계속 버텨보자는, 함께 행복하자는 문장들이 시선을 길게 붙잡았다.

"우리의 삶은 남들만큼 비범하고, 남들의 삶은 우리만큼 초라하다."

"‘함께 버티어 나가자’라는 말을 좋아한다. 삶이란 버티어 내는 것 외에는 도무지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평정심과 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밝은 눈을 갖게 되기를."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하지 않기를, 불행하거나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

이 책에서 내가 인상깊게 읽은 부분은 니체에 대한 내용이다. 괜찮다는 말이 필요할 때 그는 니체를 읽는다고 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었어도 전혀 감이 오지 않았고, 그래서 전문가들의 해설 강의를 들어보았으나 더 어렵게 느껴졌고, 그러니 니체는 어려운가보다 했다. 헌데 10쪽도 안 되는 니체 이야기를 읽고 ‘이렇게 쉬울수가!’ 하며 놀랐다. 아마 또 며칠 후면 니체가 뭐랬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가 설명한 ‘영원회귀’는 기억할 것 같다.

니체는 루 살로메 때문에 끔찍하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와 함께 했던 아름다운 시간마저 부정될 순 없다는 것! 삶의 가장 기쁜 순간을 반복하기 위해서라면 가장 추악한 순간마저 얼마든지 되풀이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니체는 차라투스트라가 되어 큰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그것이 삶이었던가? 좋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늘 그렇듯 책을 읽다가 다른 예술 작품을 소개받곤 하는데 허작가에게 소개 받은 영화가 있다. 1981년 작품 <깊은 밤 갑자기>다. 2017년 작고한 배우 김영애씨를 추억하며 쓴 글에서다. 그는 김영애를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여자 캐릭터 중 한명으로 꼽는다고 했다. 또 80년대 한국 공포영화의 가장 빛나는 성취라는 찬사도 있어 한번 보고 싶다. 이렇게 한 책에서 다른 책이나 영화를 소개받을 때, 소개하는 그 작가의 평가에 나도 동의 가능한지 아닌지 생각하며 보는 맛이 있어 즐겁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글은 “보통사람 최은희”였다. 다 읽고 왈칵 눈물을 쏟았다. 글 말미에 작가가 보통사람 최은희의 삶에 대해 꼭 남기고 싶었다고 한 부분에서 터진거다. 몇 쪽 안 되는 그 짧은 내용만으로 그녀의 삶이 얼마나 곡진했을지, 요약된 그녀의 인생 그 행간에 수놓인 한땀한땀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졌다. 사실 이 책의 앞부분에서 웬 청년이 암투병중인 모친을 만나달라는 부탁을 작가에게 했다는 내용을 읽으며 나는, ‘사람들이 참 유별스럽다. 아프면 아픈거지, 유명인에게 굳이 와달라고 하는 건 뭐냐? 작가도 암투병하다 보니 맘이 많이 약해졌나보네. 또 그 부탁을 들어주네...’라고 생각했다.

만약 작가가 병문안을 안 갔더라면 내가 최은희씨의 삶을 몰랐을 게 아닌가! 고마웠고 잘 읽었다. 처음에 들었던 내 짧은 생각이 미안했다.

앞으로 작가의 글을 챙겨 읽을 것 같다. 그의 책에서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아직 쓸 수 있을 때 옳은 이야기를 하기보다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남기고 싶다 는 그의 희망도 부디 지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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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 - 느긋하고 경쾌하게, 방구석 인문학 여행
박균호 지음 / 갈매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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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개혁을 일으킨 루터는 신부출신이었고 수녀 출신의 여성과 결혼해서 맥주를 만들어 팔았다는 사실!

-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미국 최고의 연필 제조업으로 명성을 누렸다는 사실!

- 한국사회에 유교가 도입된 배경과 정착 이후 한국 사회의 변화를 고증한 책 <한국의 유교화 과정>이라는 책을 쓴 사람이 스위스인이라는 사실!

- 14살의 마리 앙투아네트가 프랑스로 시집오면서 치른 영접행사장의 벽장식 그림이 불행한 결혼의 진실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아본 젊은이가 괴테였다는 사실!

- 익산의 백제 유적 발굴장이 식량창고인 줄 알았는데 거기서 나온 나무 막대의 용도가 대변 후 뒤처리용(용도를 자세히 설명하기엔 쫌...)이었으며 사실 그곳은 창고가 아니라 화장실이었다는!

- 찰스 다윈은 이미 19세기에 <종의 기원>에서 조류독감 발생 문제를 거론했었다!

- 크리스마스를 1225일로 정하고 풍습(카드보내기, 캐럴부르기 같은)들을 만들어 지킨 것은 빅토리아 시대부터 시작이었다고!

- 촉야, 벽치, 추후자, 대관랑, 구칠타, 찬리채는 모두 닭의 다른 이름이었다는 거!

- 밀웜(새나 고슴도치의 사료로 사육되는 애벌레)은 폴리스티렌(플라스틱)을 먹고도 멀쩡하게 성충으로 자라난다고!

 

이 리뷰를 읽고 있는 당신은, 위 사실들을 이미 알고 있었는가?

흠... 그렇다면! 당신은 열독가!!^^

나는 모두 생전 처음 안 내용이다. 박균호 작가의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를 읽고!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봄부터 집콕하면서 사람들은 뭔가 재미있는 게 없을까? 하면서 이런저런 활동을 한 것을 SNS에 올려 자랑하고, 그걸 본 사람들은 따라하면서 슬기로운 집콕 생활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손에 쥐가 나도록 수 천 번 저어서 만들어 먹는 달고나 커피부터 어깨에 뽕 이빠이로 넣고 비의 깡춤을 따라하기도 한다. 집콕 생활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저마다의 취향대로 하면 되겠지만, 나는 독서로 집콕생활을 보냈다. 한 달에 20~25권의 책을 읽고 리뷰를 썼다고 했더니 지인은 나더러 못말리는 활자중독자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나 책 좋아하는 사람들 중 아마 나보다 더한 사람도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박균호 작가도 그 중 한 사람일거라고 확신한다. 작가는 정말 다독가요 책사랑꾼이다. 매달 책구입 비용으로 40만원이나 지출하고 본인 돈으로 질러놓고 책 택배가 도착할 땐 또 그렇게 선물을 받는 것처럼 행복하다니 못말리는 독서가다.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에서는 28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나는 깜놀하고 말았다. 진짜 단 한권도 읽은 책이 없는게 아닌가. 보통은 이렇게 책 소개 하는 책을 받아서 목차를 촤르륵 훑으며,

, 내가 읽어본 책이 많네! 이 작가는 어떻게 소개할까?’

혹은

제목은 들어 본 책이 꽤 있네!’

하면서 책 좀 읽어봤다는 티를 내곤 했다.(물론 맘 속으로)

그런데 단 하나도 없다니 책 많이 읽은 척은 절대 하면 안 되겠다...

 

이 책은 갈매나무 출판사의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았다. 작가의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이 책도 기대하며 읽었다. !!!! 예상만큼 웃기지 않았다. 초큼 아쉬웠지만 이번 책은 다른 만족감을 주었다. 고맙게도 아주아주 어려워 보이는 책을 짧게 요약해주니 거저 읽은 셈이었다. 책 한 권 소개에 10쪽 정도밖에 안된다. 약간의 시간 투자로 두꺼운 책 한 권을 읽는 효과를 얻으니 이 얼마나 슬기로운 독서생활인가!

 

이 책의 쓰임새는 또 있다. 작가의 말에도 나와 있다시피, 이 책은 이렇게 활용하면 된다

사실 말이야, 이건 이래서 그렇게 된 것이라네

, 글쎄, 그때 이런 일이 있었다는군!”

이라고 자랑할 수 있다. 한마디로 잘난 척하기 좋다는 뜻이다. 작가는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 저렇게 자랑하라고 했지만 그건 아무래도 무리수다! 요즘 같은 코로나시대에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 붙잡고 말 붙이기 참 거시기하고, 코로나시대가 아니었대도 도를 아십니까?류의 인간으로 취급받기 딱 좋다. 그러니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갑분싸 분위기를 잠재우고 싶을 때나 자녀가 있다면 애들 앞에서, 작가처럼 교사라면 학생들에게, “재밌는 얘기 하나 해줄까?”라며 이야기 물꼬를 트기에 딱 좋다.

 

 

리뷰를 써야 해서 한 번에 다 읽었지만 이 책은 목차에서 끌리는 책제목부터 골라 심심할 때 하나씩 읽어보면 재미나게 집콕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이런 책 소개책은 읽은 후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본 책을 찾아서 다 읽어보고 싶은 욕심이 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러고 싶은 책이 몇 권 없었다. 재미없을 것 같아서? 안 궁금해서?가 아니다. 워낙 요약 정리가 깔끔해서 더 자세히 안 읽어봐도 충분할 정도였고, 어디 가서 써먹기 좋을 정도의 내용들이라 발췌해서 사용하면 될 것 같다.

 

소개된 책 중에서 더 골라 읽어보고 싶은 책, 두 권을 골랐다. <불량직업 잔혹사><물명고>. <불량직업 잔혹사>는 영국에 문명이 태동하던 고대에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할 만한 최악의 직업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예전부터 있어온 3D 직업에 대한 책인데 지금은 없어진 직업도 있지만 오늘날까지 유사하게 이어져오는 것도 있다. 확인해보니 2005년에 출간되었는데 지금은 절판이라 도서관에서 빌려보아야겠다. <물명고>는 상,하 두 권짜리고 책값도 꽤 비싸니 도서관에서 빌리는 거로~~ 단어의 어원은 알면 알수록 신기해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제목만으로 무슨 내용일지 가늠이 안되니 서점의 책소개를 그대로 옮겨본다.

 

조선 후기 실학자 유희가 지은 백과사전. 저자인 유희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음운학자이다. 일생을 통해 천문,지리,의약,복서,종수,농정,풍수,충어,조류 등을 연구하여 총서인 <문통>에 수록하였으며, <물명고>는 전하는 것 중 하나이다. 국어 어휘연구와 조선 후기 풍속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서 감정이 있는 종류라는 의미로 동물에 해당하는 유정류와 식물에 해당하는 무정류, 움직이지 않는 종류라는 의미의 부동류와 안정되지 못한 종류라는 의미의 부정류로 분류하여 싣고 있다.

 

책은 아니지만 요즘 내게 화두인 '죽음', '웰다잉'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만든 꼭지는 2부의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방법"이다. 호스피스 운동보다는 '죽음학'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캐나다에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1968년에 '죽음학'을 대학 정규과목으로 편성했다고 한다. 죽음학이 단지 잘 죽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것!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다.

 

 

, 마지막으로! 목차를 보고 첨 보는 책 제목에 깜짝 놀라 안 읽어도 되겠다고 지레 겁먹지 마시라! 각 책을 소개하면서 작가의 사생활(흑역사 비슷한)과 엮어서 풀어내기 때문에 전혀 지겹지 않다. 딸 바보에 경처가로서의 활약은 감탄스럽고, 자기 한 몸 희생해 슬랩스틱 같은 장면을 시전해 주시니 눈물겹지만 웃긴다. 또 어찌나 요약이 잘 되어 있는지 귀에 쏙쏙 들어온다. 교사로서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신 듯~~

 

요 며칠 사이에 책에서 소개 받은 책이 너무 많다. 리뷰 써야할 책이 줄 서서 대기 중인데 도서관에 가서 빌려 올 책 목록을 작성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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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공주 해적전 소설Q
곽재식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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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공주 해적전>을 창비의 블라인드 서평단에 당첨되어 받게 되었다. 창비가 새롭게 선보이는 경장편 시리즈, 소설Q의 일곱 번째 작품이다. 작가 비공개라고 해서 누굴까 궁금해하며 읽었다. 리뷰를 쓰려고 책 검색을 해보니 곽재식 작가로 나왔다. 아, 이미 유명한 분이었다.

곽재식 작가의 저서를 살펴보니 제목만 알고 있는 책이 있긴한데 <신라 공주 해적전>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출판사 책 소개와 제목에서 흥미를 끌었다. 작가의 말에서, 일본 기록에 의하면 장보고의 전성기가 끝날 무렵 신라에서 온 해적들 때문에 일본인들이 고생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한다. 그것에 영감을 받아 상상력을 발휘한 듯하다.

장보고 사후 15년(서기 861년) 한주 지방(현 서울, 경기도, 충청도 일부)으로 도망쳐 온 장희가 주인공이다.제목에선 신라 공주가 해적질을 한다는 것 같은데 백제 지역이 공간적 배경이다? 그럼 신라에서 온 공주가 장희? 아니면 신라 공주를 사칭한 백제 사람이 따로 있을까? 궁금함을 뒤로하고 책장을 넘겼다.

190여쪽의 짧은 분량이라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단지 짧아서 그렇다기보다 영화보듯 휘리릭 지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연상되었다. 이 소설도 영화화된다면 흥미진진 액션 어드밴처로 탄생가능할 것 같다.

주인공 장희는 장보고 무리에서 심부름을 하며 부지런히 일해 모은 돈을 다 까먹은 상태, 또 밥벌이는 해야하니 사람들 많이 모이고 배가 드나드는 강가로 나가 “행해만사(行解萬事)”라고 쓴 깃발을 내걸었다. 무슨 문제든 말만 하면 다 풀어준다는 뜻이었다. 심부름 열심히 하던 실력을 발휘해 요즘으로 치자면 심부름센터, 흥신소 같은 것을 차린 것이다. 하루를 공치고 자리를 접으려던 차에 한수생이라는 허여멀건한 남자가 다급하게 자신을 도망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장희는 속으로 백면서생같은 이 남자의 재물을 털어먹으면 딱이겠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그들의 첫만남이었고 그 후 둘은 온갖 일들을 함께 겪으며 겨우겨우 생명을 부지해서 나중엔 잘 먹고 잘 살았더라~~는 옛날 이야기처럼 끝이 난다. 서술어가 입말체는 아니지만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많고 사극에서 쓰는 옛말투, '~하오'체라서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텍스트로 읽는 기분이다.

몇 번이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길 때마다 그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은 예상되다시피 장희다. 장희는 입담 걸한 스토리 텔러에다가 순간 문제해결력이 뛰어난 꾀순이다. 반면 한수생은 할 줄 아는게 거의 없다. 장희가 시키면 시키는대로 잘 하고 우직하고 순정적인 면이 있다. 이쯤되면 둘이 맺어지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그렇게 될지, 과연 어떤 모험담들이 펼쳐질지 직접 책으로 확인해보길 권한다. 가벼운 스포일러라면, 우여곡절끄테 보물지도 득템해서 숨겨진 보물 찾기 정도~~

책의 시간적 배경이 천년도 더 전이지만 사람사는 세상인지라 오늘날과 비슷한 모습이 연출된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 사기꾼이나 우매한 민중, 위정자뿐 아니라 권력자의 폭압, 계급제도, 세제 문제등도 건드린다. 영화화 된다면 고통당하는 민초들의 에피소드를 추가하고 배에서 벌이는 활극을 역동적으로 그리면 재미있게 만들어질 것 같다. 벌써 나혼자 주인공 캐스팅 작업에 들어갔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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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은 가을도 봄
이순원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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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 기억 저편의 빛바랜 사진첩을 열어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은밀하고 아름답다. 당시로는 더없는 어둠이었어도 돌아보면 그것이 바로 우리 청춘의 가장 꽃다운 시절처럼 여겨지는 한 장 한 장 추억의 물증과도 같은 사진이 내게도 여러 장 있다.

 

 

위 문단은 주인공이 첫사랑을 회상하는 장면의 도입부다. 이런 내용이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책의 중반부가 되어야 첫사랑 이야기가 나오다니. 내가 작가의 첫사랑에 너무 꽂혀있었던 모양이다. 그것을 기대했는데 내용은 70년대 후반 정치사회적 상황 속의 대학생 개인과 그 개인의 집안이야기가 더 많았다. , 그제서야 내 맘대로 책 소개를 읽었다는 걸 알았다.

 

이순원 작가의 신작 <춘천은 가을도 봄>의 책 소개는 1970년대 후반 춘천에서 청춘을 보냈던 한 소설가의 회고담 이라고 되어 있다. 청춘 회고담인데 왜 첫사랑으로 읽었는지 모를 일이다... 작가의 <19>라는 책을 오래전에 읽었다. <19>13살에서 19살까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였다면 <춘천은 가을도 봄>은 그 후 20대 초반의 이야기인 것 같아 궁금증이 일었다. 읽어보니 <19>와 이 책의 내용이 연결되는 건 아니었다. 각각의 개별적인 소설에서 등장인물이 동일할 리 없는데 참 내 멋대로 생각했구나 싶다.

 

<춘천은 가을도 봄>의 주인공 김진호는 명진이라는 강원도 어느 가상도시의 술도가의 차남이다. 대학교 1학년 때 시위 선언문을 다듬은 죄로 처벌받고 학교에서도 제적된다. 통일주체국민회의 의원이고 지방 유지였던 부친의 뒷배로 감옥에 가는 것만은 면하게 되는데 이 일이 주인공 의식에 부채감으로 자리 잡는다. 김진호는 서울 생활을 접고 춘천에서 두 번째 대학 생활을 한다. 1학년 1학기에 그는 동기들과 어울리지 않고 공부에만 몰입하는 요즘 말로 아싸로 살아간다. 전액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고 2학기에는 학보사에 들어가면서 서서히 사회활동의 보폭을 넓히며 2학년 입학식에서 채주희를 만나게 된다.

 

이 책의 주 시간적 배경은 주인공이 춘천에서 두 번째 대학생활을 한 1977년부터 79년까지이며, 공간적 배경은 춘천이다. 작가와 연배가 비슷한 독자는 정말 청춘을 회상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 시기를 국사시간에 한국현대사로 배운 독자라면 거의 역사책 읽는 것 같을 수도 있겠다. 사복경찰이 대학교에 들어와 학생들을 감시하고 독립운동하듯 그들을 피해 모여야 했던 당시의 분위기를 젊은 독자들은 외계이야기만큽 생소할 것이다. 그 시기를 소설 한 권에 담아내는 작가가 있으니 독자로서 고마운 일이다. 춘천에서 대학을 다녔거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당시 춘천과 대학가 근처의 분위기를 옛날 흑백필름을 보는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다.

 

비록 경영학과를 다니고 있지만 김진호에게 친일가문의 자손이라는 원죄와 유신체제라는 시대적 억압은 세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해야한다는 책임감으로 나타난다. 4.19때 다리를 다친 당숙에게서 문학적 영향을 받아 작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다. 소설을 필사하고 있다는 진호에게 당숙은 이런 조언을 했다.

 

"서두르지는 마라. 그건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게 아니라 아직은 앞이 보이지 않는 컴컴한 새벽에 하나둘 이슬처럼 맺혀 오는 거니까." 

 

진호는 그 말이 좋았고, 세상의 밝은 기운들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당시의 유신체제는 진호를 계속 절망하게 만들었다. 아버지의 통일주체 국민회의 선거 두 번째 출마도 마찬가지였고.

 

그는 첫사랑 채주희와 이루어졌을까? 채주희는 양공주의 딸, 혼혈아였다. 70년대에 혼혈아였다면 얼마나 심각한 차별을 받았을지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둘의 사랑을 응원하는 마음과 함께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동시에 들어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 둘은 손붙잡고 학교 행사에 같이 갈 수 없었고, 혼혈아를 아르바이트로 써주는 곳도 없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음악다방 DJ였는데 외국인인척 하는 것이었다. 외국 사람이 한국말도 잘 한다고 여기도록 내버려두었고 그녀는 외모 덕분에 인기 DJ가 되었다. 요즘은 혼혈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 때는 엄청난 걸림돌이었다. 주희는 20년만에 찾게 된 아버지가 있는 미국으로 떠나고 진호는 입대를 하게 되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그리고 진호는 부대에서 주희의 마지막 편지를 받는다.

 

생각하면 자꾸 슬픈 마음이 들어. 진호 씨처럼 돌을 던지며 사랑할 진정한 조국을 갖지 못했다는 게, 엄마 때부터 숙명처럼 겪어온 모멸감이. 어쩌면 그것이 이 땅에 던져진 나의 원죄가 아닐까 싶어. 그냥 떠나기엔 내 가슴이 너무 작아. 사랑해서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진호 씨를 참 많이 사랑했어.

 

진호와 주희가 가진 원죄는 달랐지만 비슷한 면이 없지 않다. 그 근원이 가족에서 온다는 것은 유사하나 집안의 재력은 정반대였다. 진호는 주희에게서 아웃사이더로의 동질성을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아픔에 공감하고 사랑하게 된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슬프지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고들 말한다. 에필로그의 마지막에 작가의 말에서도 이렇게 표현된다.

 

돌아오는 길에 올려다보았던 유난히 푸르고 슬프게 빛나던 별 하나 지금도 내 가슴 한가운데 떠 있다.”

 

이 소설의 첫 문단에서 작가는, 차라리 얼룩이라고 불러도 좋을 나 자신의 이십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고 했다. 청춘은 돌아오지 못할 시절이기에 미화한다. 그러나 작가는 얼룩이라는 부정적 뉘앙스를 풍기는 단어로 표현했다. 작가가 말한 얼룩은 더러운 자국이라기보다 상처가 남긴 흔적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는 긍정성을 담고 있다. 유안진 시인의 시를 제목으로 뽑은 것은 그 긍정의 의미를 완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春川이라는 단어는 언제든 봄이니까.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라는 시를 이 책 덕분에 알게 되었다. 참 이쁜 시라서 옮겨 써본다.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

 

유안진

 

겨울에는 불광동이, 여름에는 냉천동이 생각나듯

무릉도원은 도화동에 있을 것 같고

문경에 가면 괜히 기쁜 소식이 기다릴 듯 하지

추풍령은 항시 서릿발과 낙엽의 늦가을일 것만 같아

 

春川이 그렇지

까닭도 연고도 없이 가고 싶지

얼음 풀리는 냇가에 새파란 움미나리 발돋움할 거라

녹다만 눈 응달 발치에 두고

마른 억새 깨벗은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피고 잇는 진달래꽃을 닮은 누가 있을 거라

왜 느닷없이 불쑥불쑥 춘천을 가고 싶어지지

가기만 하면 되는 거라

가서, 할 일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거라

 

그저, 다만 새봄 한 아름을 만날 수 잇을 거라는

기대는, 몽롱한 안개 피듯 언제나 춘천 춘천이면서도

정말, 가본 적은 없지

엄두가 안 나지, 두렵지, 겁나기도 하지

봄은 산 너머 남촌 아닌 춘천에서 오지

 

여름날 산마루의 소낙비는 이슬비로 몸 바꾸고

단풍 든 산허리에 아지랑거리는 봄의 실루엣

쌓이는 낙엽 밑에는 봄나물 꽃다지 노랑 웃음도 쌓이지

단풍도 꽃이 되지 귀도 눈이 되지

春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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