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할 수 있지만 전부 할 순 없어 -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덜어내기 기술
요스미 다이스케 지음, 유태선 옮김 / 플로베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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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뭐든 할 수 있지만 전부 할 순 없어>의 저자 '요스미 다이스케'는 1970년생으로 뉴질랜드 원시림에 둘러싸인 호숫가에서 반자급자족 삶을 살고 있다. 뉴질랜드 이주를 위해 15년간 준비했다. 소니에서 레코드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밀리언셀러도 10번이나 만들어냈다.

 

현재 저자의 삶은 누구나 부러워할만하다. 자신이 원하던 삶을 이루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 시절 성공도 분명 부럽다.

보통 이런 성공기에는 나 진짜 개고생해쒀!! 나, 이런 사람이야!! 라고 자랑할텐데, 요스미씨가 살아온 시간의 결은 좀 다르다. 너무 열심히 안해도 된다며, 꿈? 없어도 괜찮다고 한다. 제목처럼 뭐든 할 수 있어도 전부 다 할 순없으니까.

무엇무엇!은 꼭 해야 된다!!가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덜어내기 기술이라고!!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무엇무엇!은 꼭 해야 된다!!가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덜어내기 기술이라고!!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내게 하는 말인줄...

난 늘 급했고, 바빴고, 많이 서둘렀다. 그래가꼬 뭐 크나큰 성공을 이룬 것도 아닌데...

저자는 100세 시대인 현대에는 긴 산행길, 인생 자체를 즐겨야 한다고 말한다. 천천히 꾸준히 걸으라고~

 

짐은 가능한 가볍게, 속도는 천천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좁은 보폭으로 당신의 목표를 향해 꼭 오늘부터 그 첫발을 내딛기를 바란다.

 

으흠... 이 말을 나같은 사람에게도 해당될까? 직딩도 아니고 전문직도 아니고 나이는 많고... 100세 시대니까 적용될까? 이젠 책을 읽으며 자꾸 내 나이를 생각하게 되는 게 좀 서글프다.

p. 91

모처럼 세상에 태어났으니 누구나 눈동자를 빛내며 사는 아티스트가 되길 바란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인생을 걸고 해내고 싶은 일이다. 모두가 아티스트이자 누군가의 프로듀서다.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당신도 꼭 함께 노력해 주었으면 한다.

 

이제 신입사원이 되어 포부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사람이나 영혼을 갈아넣어도 왜 떡 벌어지게 되는건 없는지 한탄중인 직딩들에게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금지어의 속박에서 벗어나 맘의 여유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의 아티스트가 될 출발점을 만들어 보자!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류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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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새오, 앵무새 치즈애오 - 반려동물 앵무새 치즈의 이야기
권윤택.김준영 지음, 진영 그림 / 하모니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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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안녕하새오, 앵무새 치즈애오> 치즈의 엄마 김준영씨와 아빠 권윤택씨가 글을 쓰고 그림은 진영작가가 그렸다. 보통 반려동물로 개와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데 앵무새를 키우는 경우는 못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책의 마지막에서도 밝혔듯 치즈 아빠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유별난 취급을 받은 모양이다. 하기야 아무리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많아졌다고는 해도 안 키우는 사람이 훨씬 더 많고 동물에 별 관심 없는 사람도 많다. 나처럼 고양이 집사면서 매주 일요일 'TV동물농장'을 꼭꼭 챙겨보는 사람은 앵무새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개나 고양이가 주인공인 책은 많이 읽었는데 앵무새를 키우는 책은 처음이라. 분명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있을 거라 기대되었다.

 

 

치즈의 소개는 위와 같고 이 책은 치즈의 엄마 아빠가 쓴 육조(育鳥)일기가 아니라 치즈 입장에서 서술되었다. 말하자면 치즈 일기를 사람이 대신 써준 것으로~~ 치즈가 입양되어 온 시점부터 현재까지 약 1년 반 정도의 이야기이다. 치즈의 일기니까 치즈의 일상을 엿볼 수 있고, 앵무새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앵무새에 대한 혹은 키우는 법에 대한 상식도 조금 배울 수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은 아주 그냥 대놓고 자랑질인 책이다! 치즈의 1인칭 시점이지만 아무리 봐도 글에서 꿀 떨어지는게 보인다. 우리 치즈가 이렇게 이쁘다며, 이렇게 잘 한다며, 너무너무 치즈를 사랑한다는 이야기다.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들은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고, 내 새끼 이뻐하듯 제 새끼 이쁘다는 말이 흥겨운 콧노래로 들린다허나 무슨 팔불출보다 못한 자랑이라며 닭살돋는다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 동물에 별 관심 없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을 일이 없을니까 걱정 안 해도 될까? 그렇다면 다행이다!

 

이 책에서 살짝 아쉬운 점은 치즈의 사진이 치즈의 매력을 100% 다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계속 그 생각이 들었고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 그림으로 표현한 귀여운 치즈가 등장해서 다행이었다. 그림 작가를 섭외한 것은 탁월한 선택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에 작가의 글에서 사진의 아쉬움을 인정하는 내용도 있었다. QR코드로 치즈가 목욕하는 모습이나 말하는 영상을 넣어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QR코드 삽입에 비용이 어느 정도 드는지, 책 만드는 작업과 비용에 대해 전혀 모르는 무식한 1인의 중얼거림이었습니다)

 

이 책은 나처럼 앵무새에 대해 상식 하나도 없는 사람들에겐 충격적인 내용들이 꽤 있다. 앵무새가 그렇게 변을 좍좍 흘리는 줄 몰랐다. 앵무새는 장이 짧아서 먹는 즉시 바로 변으로 나온다고 하며 소변 대변 같이 나온단다. 옷이며 가구 노트북까지 아무데나 싸니까 따라다니며 그거 치우기도 힘들 것 같다. 그리고 앵무새가 스케일링을 해준다? 일명 치케일링이라 부르는데 치즈가 해주는 스케일링의 줄임말이다. 입 안으로 부리를 넣어 아빠의 치아를 쪼지만 그리 효과는 없다는 게 또 함정!ㅎㅎ 치즈랑 산책 나갔다가 잃어버릴 뻔 한 적이 있어서 하네스를 채웠다는 에피소드! 이것도 놀라운 내용이었다. 앵무새를 산책 데리고 나가는 것도 신기한데 하네스까지 채워야 하다니! 그 쪼꼬만 아이에게 맞는 사이즈가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그걸 채우면 얼마나 숨쉬기 힘들까 싶기도 하고...

 

 

 

 

 

, 여기까지 리뷰를 읽고 혹시 앵무새는 키우기 힘들겠다고 생각할까봐 살짝 걱정된다. 어떤 동물을 키우든 다양한 문제들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동물을 집에 들인다. 운명적 만남이었다는 사람도 있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어떻게 만났든 같이 사는데 생기는 어려움쯤이야 가뿐하게 감수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을 너무나 사랑하니까~~ 눈에 콩깍지가 씌어있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그 존재가 제일 사랑스럽다. 무슨 짓을 해도, 어떤 사고를 쳐도! 그들에게 우리는 포로가 된다. 그러다가 또 새로운 식구가 생긴다. 서민 교수는 원래 키우던 페키니즈가 있었는데 하나 둘 더 데려와 6마리나 키운다고 했다. 나도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는데 작년에 한 마리를 더 들였다. 치즈도 동생을 들였다. 치즈아빠 인스타에서 봤는데 4월에 동생 뽀또를 들였다고 한다. 역시 치즈네도 동종을 새식구로 데려왔다. 나도 앵무새를 키우고 싶은 맘이 있었는데 고양이와 한집에서 사는 건 어불성설(고양이가 1등 새사냥꾼이란 말씀!)이라 그 마음 고이 접어 넣고 이렇게 책으로 만족중이다

  

, 아직 남은 게 하나 더 있다!

소설도 아닌데 이 책에 떡하니 반전이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거라 깜놀했고 어이없기도 했다. 그걸 이 리뷰에 쓰면 김 새니까 비밀로 남겨두어야겠다. 귀염 뿜뿜 앵무새 치즈의 일기가 궁금하다면, 한 번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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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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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범죄에 연루되지 않았더라도,

사법부의 판결이 돈이나 권력을 가진자에게 유리하게 내려질 때,

우리는 흥분한다.

세상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며...

그런데

나에게 아주아주 억울한 일이 생긴다면?

이를테면 음주운전으로 내 어머니를 죽인 자가, 내 딸을 성폭행한 자가, 말도 안 되게 약한 처벌을 받거나 쉽게 풀려난다면?

그 땐 흥분을 너머 내가 직접 처단하겠다고 나설지도 모른다. 허술한 법망을 이용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면, 공적 처벌이 불충분하므로 정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사적으로 처단하겠다는 맘이 굴뚝 같을 것이다. 실제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논리로 해결하고 싶은 마음일 터이다.

소설 <디 아더 피플>은 그런 단체다. 사적 복수를 해주는 곳이다. 보수는 없다. 킬러를 고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상부상조하는 곳이다. 자신이 한 의뢰를 누군가가 들어주면 자신도 언젠가는 갚아야 한다. 공짜는 없다. 먹튀하면 끝까지 따라와 응징한다.

이 소설의 작가 C.J.튜더는 이미 소설 두 권을 출간했으며 발간하는 작품마다 극찬을 받고 있다. 전작 <초크맨> <애니가 돌아왔다>는 아직 못 읽어봤고 이번 소설로 처음 만났다. 4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인데 후루룩 단숨에 다 읽을만큼 몰입감이 있었다. 이 소설은 올 상반기에 읽은 <어둠의 눈>과 <실버로드>와 유사하게 시작한다. 공식적으로 죽은 딸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아빠가 3년간 딸을 찾아 헤매다닌다. 분명 시체가 확인됐고 장례까지 치렀지만 아빠는 딸이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앞차에 딸이 타고 있는 걸 분명 봤기 때문이다.

분명 딸 이지가 살아 있을거라 확신하는 게이브가 3년간 추적 끝에 이지가 탔던 차량을 발견하게 되면서 사건의 실타래는 풀리기 시작한다. 늘 그렇듯 이 소설에서도 경찰은 무능력하고 뒷북 친다. 절실함의 강도가 가장 높은 부성이 경찰의 능력치를 가뿐히 넘어선다. 그리고 게이브가 디 아더 피플이란 사이트에 접근하면서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아니 어떻게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되었는지 서서히 드러난다. 그 연결성을 리뷰에 쓰면 줄거리 스포일러가 되므로 쓸 수가 없다.

이 책은 영국 소설에다가 범죄소설인데 불교의 연을 떠올리게 한다. 디 아더 피플의 가동방식이 공짜는 없고 자신이 받은 만큼 되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의도치 않았으나 인물들간에 연결성이 생긴다. 이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게 아닐까? 그것이 치밀한 계획이었든, 개인적 욕망이었든 타자와 어떠한 방식으로든 연결된다는 것을...

그리고 법을 넘어선 개인의 복수, 사적 처벌의 범위에 대해서 독자에게 묻고 있다. 과연 공권력이 아닌 개인의 그런 행위가 얼마만큼의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가? 인간의 죽음의 가치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소설이었지만 작가로부터 여러가지 질문을 받았다. 그저 재미로 읽고 말기에는 질문의 무게감이 있다. 그런데 또 이런 생각도 든다. 법의 심판 제대로 안 받고 넘어가는 권력자들은 법대신에 저런 사람들이 처단해줬음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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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명상 1평온 - 오직 나만을 위한 하루치의 충만함
디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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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당신은 아마 이런 답을 할 것이다. 이름, 나이, 사는 곳, 직업 등등. 그리고 또 당신은 누구냐는 질문을 받으면? 계속 받으면? 겉으로 보여지는 자신을 설명한 후에는 성격과 취향 같은 내적인 것을 말할 것이다. 그런 답은 당신에 관한 것, 즉 정체성이지 당신은 아니다.

정체성이 내가 아니라면, 그럼 나는 누구란 말인가?

<1일 1명상 1평온>이라는 책의 내용 중 가장 쇼킹했던 부분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작가는 위 내용에서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존재할 줄 알고, 자기 내면으로 다가가는 새로운 길을 열어줍니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한다는 말!

자기 계발서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타인과 비교하며 열등감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만병통치약처럼 자주 쓰는 말이기도 하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영혼없이 관용구 쓰듯 했구나 싶었다. 그 어떠한 수식으로가 아닌 ‘존재하는 나’ 가 나라는 것을, 그렇게는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떻게든 남에게 증명할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저자는,

나는 누구야?

라는 질문을 100번을 해보라고 한다. 하루의 많은 틈 사이사이에 “나는 누구야?”라고 물어보라고. 나에 관해 설명하려 하지 말고 그냥 물어보라고 했다.

아직 100번은 못해봤다. 일과중 비는 시간 사이에 자문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영화감독이 되어 나의 지난 24시간을 돌려보면 습관처럼 하는 행동들이 많다. 먹는 것, 변을 보는 것, 양치하는 것, 독서, 운전등과 함께 마치 태어날 때부터 그랬던 것처럼 손에는 항상 스마트폰이 들려있고 의식없이 뭔가를 들여다보고 있다.

작가가 책에서 말하는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았다. 무엇을 하든 머릿속은 온갖 생각들이 부유하고 있기에 잠시 그 안에서 나와 관찰자처럼, 영화감독처럼 돌아가는 필름 속 등장인물 보듯이 자신을 바라보는 건 의식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자신에게 질문하기는 의식하지 않으면 하지 못한다.

이 책의 부제는

‘명상을 처음 시작하는 당신을 위한 30일 명상 수업’

이다. 템플스테이나 명상센터 같은 곳에 가지 않아도 작가의 손을 잡고 명상의 세계로 입문하기에 적당한 책이다. 요가 강사이자 책을 쓰는 작가 ‘디아’씨의 목소리톤이 조용조용해서 거부감이 없다.

프로필을 먼저 보고 젊은 사람이 명상 책을? 스무 살 때부터 영적인 방황을 한 후 요가와 명상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고?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책을 읽기 시작한 게 사실이다. 명상은 왠지 나이든 고승 같은 사람이 지도해야 할 것 같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점 작가의 이끌림에 따라 스르르 이완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의 지시대로 하나하나 따라하고 있었다.

요가 강사의 동작 구령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느낌과 비슷했다. 꽤 수월하게 되는 동작이 있는가하면 따라 하기 힘든 동작도 있으나 50분이 지나면 어느새 몸이 편안해진다. 차시를 거듭할수록 내 몸이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이 책도 그랬다. 책에서 요가 동작을 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작가가 요가 강사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톤이 활자에 녹아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작가는 자신이 얼마나 요가를, 명상을, 잘 하는지 자랑하지 않는다. 일상 생활 속에서 겪은 아주 사소한 마음의 변화, 주위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느낀 것들, 간간이 유명인의 책이나 말등을 적절히 배치해서 명상으로 연결해준다. 분명 이렇게이렇게 해보세요! 라고 되어있고 따라하면서도 가르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나는 이렇게 잘 한답니다! 내가 이렇게 성공했으니 여러분도 해보세요! 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재테크나 자기계발 서적을 읽을 때, ‘참 잘난 척 하는구나! 뭐 그러니까 책까지 냈겠지.’라는 시니컬한 마음이 꼭 들었는데 이 책은 그런 뉘앙스가 없었다.

 

 

 

뒷 날개의 “평온한 마음을 기르는 30가지 수업”을 보고 마음에 내키는 부분,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펼쳐서 읽어보는 것도 좋지만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기를 권유한다. 왜냐하면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점점 강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저 자신을 가만히 지켜보기부터 시작해 호흡하기, 자신을 내려놓기, 자신이 하는 행동을 잘게 쪼개어 관찰하기 까지 점층적으로 나아간다. 워밍업을 거치지 않고 갑자기 후반부 내용을 따라해 보려고 하다가 넘어질 수 있다. 역시 명상은 어렵다며, 나랑 안 맞는 것 같다며 그만둘 수 있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30일 명상수업이라 했지만 자기 속도대로 천천히 해보길 권한다. 호흡하기 같은 경우는 한 번 해보고 끝나는 게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 작가말처럼 지하철 한 정거장 지나는 동안 내가 몇 번 호흡하는지 세어보는 건 남에게 드러나지 않게 할 수 있다.

책으로 부족하다 싶은 사람들을 위해 QR코드도 넣어두었으므로 집에서 편안하게 자리 펴고 따라해봐도 된다.

 

"나는 누구인가?"

 

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남에게 증명할 내 취향과 커리어를 말하려는게 아니다.

내가 이순간 이곳에 있다!

나는 그냥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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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가 - 나에게 주는 최고의 이완과 휴식 인요가
폴 그릴리 지음, 이상희 옮김, 지문 감수 / 판미동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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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여러 가지 운동을 해봤다. 그 중 내 몸에 가장 맞는 운동은 요가이다. 격렬한 운동 후 흠뻑 땀 흘리면 후련하다고 하는 이들이 있지만 요가도 힘든 자세를 유지하면 땀이 난다. 격렬하지 않아도 충분히 격할 수 있는 운동이 요가다. 그런데 이 글을 쓰다보니 갑자기 요가가 운동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가가 운동의 범주 안에 들어가는지 아닌지를 따지려는 게 아니니 그만 넘어가야겠다.

 

판미동에서 나온 책 <인요가>의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그동안 헬스장 안에서 운영하는 요가 또는 필라테스 수업을 들으며 무슨 요가인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그래서 인요가이 무슨 뜻일지 궁금했다. 요가를 배우는 나도 처음 들은 이름이니 분명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므로 출판사에서 소개하는 인요가의 정의를 옮겨보았다.

 

인요가는 음양의 음(, yin)적인 요소에 주목하는 요가로, 온몸의 스트레칭과 이완에 중점을 둔 정적이고 편안한 요가를 말한다. 오늘날 널리 알려진 아쉬탕가, 빈야사, 비크람 등이 근육을 많이 쓰고 활동적인 양요가들인데, 이와 달리 인요가는 한 자세에서 오래 머무르고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인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 요가의 본래 목적이라는 점에서 보면, 인요가가 훨씬 더 본연의 요가에 가깝다.

 

이 책의 저자는 인요가 창시자 폴 그릴리이다. 첫 출간은 10년 전이었고 이번 책은 개정판으로, 정신적인 부분과 이론적인 부분을 심화했고 수련에 필요한 세부사항도 더했다.

 

 

 

위 목차를 보다시피 인요가의 역사와 이론적 내용이 있으므로 요가 초심자나 인요가에 대한 정보를 찾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책이다.

 

p. 23

인요가는 새로운 요가가 아닙니다. 인요가는 인도의 전통요가 수련법과 현대요가 수련법을 통틀어 더 부드럽고 근육의 노력이 덜한 수련법을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1장에서 요가가 오래된 과학이라고 한 이유를 확인해 보자.

 

 

 

요가를 하면서 이정도 용어는 알고 가야 할 것 같다.

 

[요가이론의 중요한 세 가지 기둥(골격)]

 

1. 세 가지 차원의 몸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에너지가 흐르는 척추 안의 특별한 중심부를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이것을 차크라라고 한다.

2. 차크라들을 통해 흐르는 에너지들을 라고 한다.

3. 에너지()가 온몸으로 흐를 수 있도록 퍼져 있는 통로들을 경락이라고 한다.

 

 

2장은 요가에서 인과 양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양요가가 근육을 단련하고 인요가가 결합조직을 단련하지만 서로 보완적 관계에 있다. 저자는 서로 보완하는 예시로 재활치료법을 들고 있다.

 

p. 51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목에 부상을 입은 환자는 우선적으로 견인치료를 받게 됩니다. 부러진 뼈 주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재생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뼈가 회복되고 나면 근육 강화를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들이 포함된 물리치료를 실시합니다. 이것은 관절 움직임을 회복하기 위해 인과 양의 원리를 지능적으로 이용한 흔한 예입니다. 고정적인 자세에서 자극이 가해지는 시간을 길게 늘리는 견인치료는 인의 원리이고, 저항력을 이용하여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면서 근육을 강화하는 것은 양의 원리입니다.

 

 

 

3장에서는 수련하는 방법인데 인요가의 특징인 이완에 대한 내용이 많다. 평소 요가 수업에서 강사가 지시하는 자세를 강사와 똑같이 되게 하려고 무진 애썼다. 성격상 요가 동작을 할 때도 경쟁하는 마음이 발동하는 거다. 강사는 늘 강조한다. 되는 만큼만 하라, 무리하지 마라, 남들과 똑같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자세에 집중하라!는 말을 귀로 들으면서도 정신은 몸을 다그쳤다. 잘 안 되는 동작을 억지로 하면서 힘들어 했다. 잘 안 되는 자세는 외발로 서서 균형을 잡는 자세다. 남들은 한 발로 잘만 서서 팔까지 유연하게 움직이는데 난 왜 이렇지? 집중하면 덜 흔들리고 조금만 생각이 흩어지면 몸도 휘청거린다. 잘 되고 안 되고 연연하지 않는 것, 마음(정신)이 중심을 잡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이런 것은 요가와 명상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인 것 같다.

 

4장 자신의 수련 계획을 짜기 전에 5장 인요가 기본동작을 해보는 게 먼저다. 책으로 인요가의 동작을 배우려는 이들은 5장의 사진과 설명을 보고 따라하면 된다. 기존에 요가강습을 들어본 사람들은 여기서 설명하는 자세의 이름이 낯설지 않아 금방 따라할 수 있지만 요가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 책만으로는 힘들 수 있으니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직접 등록해서 배우는게 더 좋다. 물론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5장의 자세는 얼추 비슷하게 따라할 수 있다. 요가 수업 외에는 요가 동작을 할 일이 없다. 집에서 한 번 해보려고 하면 자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영상보다는 활자가 더 편한 나는 이 책을 옆에 두고 적극 활용해야겠다. 사실 이 책을 받았을 때, 직접 동작 하는 사진을 찍어서 리뷰에 활용하려는 계획이었다. 그것은 야무진 꿈이었다는걸 내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책의 사진과 너무 비교가 되니 사진폴더 바깥으로 꺼내지 않는 걸로.

 

 

 

 

6장의 바르게 앉기 자세는 요가 동작까지는 힘든 사람들이, 앉는 자세로 수련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 달인의 자세 & 세이자 자세

 

편하게 오래 앉아 명상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수업에서 앉은 자세로 가만히 있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1~2분만 지나도 몸 여기저기에서 반응이 온다. 왜 머리카락은 자꾸 내려와 코끝을 간질이는지, 등은 벌레가 기어가는 것처럼 뭔가가 꿈틀거리는 것만 같고, 다리는 점점 마비되는 느낌이다. 침술학에서 이런 불편함은 기와 혈의 정체 때문이라고 한다. 인요가 수련은 관절들을 유연하게 만들고 기의 정체를 풀어 육체적 불편함을 해소해 준다.

 

7~9장까지는 조금 전문적인 내용이다. 인요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독자라면 어렵지 않게 읽고 자신의 수련과 비교하거나 재정립할 수 있겠지만 나처럼 어영부영 따라하거나 생초보인 사람들은 전문용어에서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명상 시 호흡법은 따라할 수 있을 수준이다

 

이 책과 같이 읽은 책이 명상책이었는데 두 책에서 읽은 내용을 섞어서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앉는 자세로 명상하기이다. 처음엔 1~2분에서 시작해 30분까지 동일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이다. 호흡법도 배운대로, 명상도 처음엔 자신의 현재 느낌을 관찰하면서 질문하기!

나는 누구인가?

 

이 책을 읽었다고해서 인요가를 다 배웠다고 하기는 힘들다. 일반 독자라면 5장의 기본동작을 따라해 보면 된다. 한 자세를 매일 하면서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동일한 자세에 익숙해지면 다른 자세로 넘어가도 되고, 4장에서 소개하는 초보자를 위한 세가지 시퀀스를 그대로 따라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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