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9.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9년 7월 월간 샘터의 표지 사진은 알록달록한 색깔의 바늘꽂이들이다. 사진 설명을 보기 전까지는 화려한 색감에 이끌려서 '이게 무엇일까?'하는 궁금증은 잠시 접어두었다. 뜨거운 여름에 어울리는 표지이다.

 

 7월호 "특집사연"의 주제는 '뜻밖의 위로를 주는 사물'이다. 주로 오래전 추억이 깃든 물건에 대한 사연들이다. 다른 이에게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것이지만 자신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을 꺼내볼 때마다 웃음짓게 되고 위로받게 되는 것들이다.


첫 사연은 50 여 년 전, 월남전 참전중이던 삼촌에게서 받은 만년필을 지금껏 가지고 있는 분이다. 물건들의 유통기간이 너무나 짧아져버린 요즘, 거기다 더이상 손으로 펜을 사용하여 편지라는 것을 쓰지 않는 시대에 희귀하게 느껴지는 물건이다.

"이 달에 만난 사람"은 다큐멘터리 사진가 조문호 작가이다. 올해 73세인 그는 서울 동자동의 쪽방촌에서 생활한다. 1인용 침대와 컴퓨터 책상만으로 꽉 차는 1.25평짜리 작은 방에서 3년째 생활하고 있지만 그는 가진 게 없어 행복한 삶의 역설을 증명하고 있다.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 이면에 눈길을 주고, 누구나 관심 가질 만한 소재나 화려한 기술이 필요한 소재엔 눈도 돌리지 않는다. 아무나 할 수없는 행동이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온 인생에 후회는 없다는 그의 표정에 아직 젊음이 보인다.

"마을로 가는 길"은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이다. 바닷가도 아닌 광주에 웬 펭귄마을일까 궁금했는데, 마을 가꾸기에 솔선수범한 김정제(70세)씨의 별명이 펭귄이라서 그렇게 지어졌다는 것이다.

 활기넘쳤던 동네가 주위에 많이 생긴 아파트로 사람들이 떠나버려 인적끊긴 곳을 촌장 김동균씨와 펭귄 아재 김정제씨의 노력으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곳으로 탄생시켰다. 김현승 시인의 말,

"양림동에 오면 모두가 시인이 된다. 등불을 하나씩 켜고 걷는 시인이 된다."

읽고있자니 펭권마을 골목골목을 걸어보고 싶어진다.

 

월간 샘터 7월호, 일반인들의 사연인 특집과 행복일기를 읽으며 가까운 이웃들의 행복을 엿볼 수 있고 배우 지창욱씨의 근황과 최신 문화계 소식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늘 눈여겨 읽는 코너 "샘터 시조"란에 실린 시조들이 예쁘다. 투고도 할 수 있으니 관심있는 독자들은 참여해보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의 꽃 - 2019년 5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최수철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의 의미는 기쁨이 아니라 두려움에 있다. 기쁨은 두려움에 대면할 수 있도록 삶이 제공하는 몇 웅큼의 에너지일 뿐..."

 

 

 모순적인 저 문장이 이 소설에서 밑줄 그어두었던 여러 문장들 중 가장 와닿았다. 소설가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소설에서 주제의식으로 드러낸다. 그 주제가 독자에게 오롯이 가닿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많다. 독자의 경우 자신의 배경지식이나 책을 읽을 당시 처한 상황에 따라 소설에서 느끼는 감동이 다를 수밖에 없다.

  최수철 작가의 장편소설 <독의 꽃>은 보들레르의 시 "악의 꽃"이 연상된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보들레르의 시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맞다고 했고 독에 대한 작품을 구상한 것은 10년 전부터였다고 한다. 본격적인 작업을 하기엔 어려웠는데 작가 자신의 고질적 두통을 중심에 두고 가지를 뻗어나가야 겠다고 생각하여 소설 <독의 꽃>을 완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소설을 읽다보면 세상에 독이라는 게 이렇게 많았단 말인가, 그것을 독으로도 혹은 약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그처럼 많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또한 그것들을 인물과 이야기에 자연스레 녹아들도록 소설을 완성해냈다는 것에 경탄하게 된다. 무려 500쪽이 넘는 분량이다.

  내가 들어본 독이름이라고 해봐야 복어독인 테트로도톡신이나 은행열매의 피리독신 정도이고, 사과씨나 매실에도 어느 정도의 독성물질이 들어있지만 과복용하지 않으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 정도가 독에 대한 얕은 지식이다. 소설에는 백과사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독에 대한 지식들이 많다. 실제 등장인물들은 그것을 적극 활용하여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고 독을 독으로 물리쳐서 자신의 환증을 고치기도 한다. 언뜻 생각하면 세상에 이런 지식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으며 또 실제 생활에 활용하는 이는 또 얼마나 되겠느냐며 반문할 수도 있겠다. 작가는 왜 그렇게 독에 대해 방대하게 다루었을까 궁금증이 생긴다. 아마도 스토리를 끌어나가기 위해서는 등장인물들 모두가 독을 직접적으로 사용해야 했을 것이다. 실제 독성물질에 관해 많은 정보와 용례가 등장하지만 이것은 소설이므로 분명 은유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 그것을 드러낸 문장들은 이렇다.

"술이란 인간의 몸에 작용하는 독이고, 섹스는 인간 영혼에 작용하는 독이다."

 

"인간속의 불건전한 기운도 차가운 벽과도 같은 어려운 상황에 부딪치면 오그라들어 병이 되고 악이 되고 독이 되는 거야. 때문에 인간이 어떤 폭력을 저지를 때는 그 사람의 마음속에 가라앉아 있던 독이 치밀어올라 그의 행동에 묻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지."

 

 

"인간에게 가장 큰 비극은 자기 스타일을 갖지 못하는게 아니라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코 제 스타일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스타일이라는 것 자체가 선택하거나 바깥에서 주어지는게 아니라 태어난 모습 그 자체가 취향이고 스타일이다."

 

 작가는 육체에 직접 작용하는 독으로 전체 이야기를 끌어가지만 궁극적으로 말하고자하는 바는 정신이다. 마음, 정신, 기운 같은 단어들은 결국 영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자신의 내면 세계에 들어있는 것은 밖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으며 그 또한 타고나는 것으로, 작가는 보고 있다. 우리는 보통 외모를 스타일링할 수 있다고 여기는데 작가는 '태어난 모습 그 자체가 취향이고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것은 운명론에 가까운 듯한데 사실 나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한때 자기계발서식의 사고, 특히나 "하면 된다"식 사고는, 나를 원하는 대로 충분히 스타일링할 수 있다고 여기고 노력도 해봤지만 아니었다. 나이가 들수록 변하지 않는게 있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중이다. 그래서 태어난 모습 자체가 취향이고 스타일이라는 말에 실망과 위로를 동시에 받았다. 그러면 독과 해독 부분이 정신에는 어떻게 적용되는 것일까?

 맨 처음 인용한 문구, "삶의 의미는 기쁨이 아니라 두려움에 있다!"는 말의 아이러니를 곱씹어 본다. 그동안 내 삶의 의미는 뭘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를 생각할 때 "기쁨"은 자동 완성 단어처럼 한 세트였다. 그런데 아니란다. 기쁨보단 두려움이란다. 토요일에 집에 들인 새끼고양이는 내게 기쁨보단 두려움, 아니 무거움을 안겨주었다. '왜 기쁨이 아닌가?'

'나는 기쁨을 얻으려고 고양이를 데려온 게 아닌가?'

 기존에 있던 고양이 두 마리가 취하는 태도를 보니 두려웠다. 내가 쟤들에게 못할 짓을 한 건 아닌지, 새로운 존재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 침입자로 인식되어 받는 스트레스는, 받지 않아도 될 일이었는데... 새로 온 아이의 발랄하고 활달한 행동을 보며 집안 물건에 입힐 상처가 얼마나 될지 두려움이 슬그머니 올라왔다. 이런 두려움과 걱정보다 새로운 대상이 줄 기쁨만 크게 생각했던 어리석은 자신을 본다. 무거운 마음을 이 문장으로 위로 받는다. 두려움에 대면할 그저 몇 웅큼의 에너지를 더 크게 보는 인간은, 마약처럼 독처럼 그 에너지 그 기쁨을 삶의 의미라 여기며 쫒는다. 결국 우리는 삶의 의미를 기쁨이라 여기는 착각을 착각이 아니라고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다. 삶이 끝나지않는 한 계속되는 아이러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다 - 우주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 아우름 38
이광식 지음 / 샘터사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누구인가?' 를 알고 싶다면 먼저 자신이 있는 곳, 바로 우주를 알아야 한다.

-물리학자 조용민-

 

 

"우주"하면 나와는 별 상관없고, 그저 머나먼 이야기 같다. 아마 전공자나 특별히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누군지를 알려면 우주부터 알아야 한단다.

왜냐??

우리가 있는 곳이니까!!

알겠다!

알긴 알겠는데!!

천문학, 우주 관련 책은 선뜻 손길이 가지 않는 분야이다. 그럼 천문학 작가 이광식씨의 책 <우리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다>를 추천한다.

샘터 출판사의 아우름시리즈 38번째 책이다.

우주에 관련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이 책은 중학생부터 성인까지 천문학 입문용으로 접하기에 알맞다.

 

 

위 목차를 보면 1장에는 우주의 역사와 크기에 대해서, 2장은 별과 은하수에 대한 지식을, 3장은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에 대해, 4장은 최근 관심집중된 블랙홀을 다루고, 마지막 5장은 우주탐사에 대한 내용이다. 책 중간중간에 지루하지 않도록 설명에 적절한 사진들도 실려있다.

 

 

올해 5월에 나온 책이라서 4월에 최초로 찍힌 블랙홀 사진과 그에 대한 내용도 실려있다. 이런 과학책은 최신의 정보가 들어있어야 하고 믿을 수있는 저자가 쓴 것이어야 하는데 이 책은 그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재미난 쉼터]라는 페이지를 두어 잘못 알고 있는 천문상식을 바로 잡아준다. 요 코너의 재미가 쏠쏠하다.

 

↑↑↑ 그동안 음모론으로 제기되어온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관련된 내용에 대해 깔끔하게 정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저자는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을 여러번 인용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사는 이 행성은 거대한 우주의 흑암으로 둘러싸인 한 점 외로운 티끌일 뿐이다.

………

우리는 별들이 만든 원소들, 곧 별 먼지로 이루어진 존재들이다. 초신성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대폭발로 제 몸을 아낌없이 우주로 뿌리지 않았다면,

지구도, 인간도, 새들도, 나무도 지금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라는 존재 자체가 바로 우주와 맞먹는 기적이다.

 

 

 책을 덮으며 캔사스의 노래 "DUST IN THE WIND"가 흥얼거려졌다. 그들은 세상사 먼지와 같고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고, 그래서 집착하지 말자고 노래했다. 오늘 이 책을 통해 그 먼지, 그 티끌이 우리를 만든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그 작음의 위대함을 새삼 몸으로 느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here the Crawdads Sing (Hardcover)
델리아 오웬스 / Little, Brown Book Group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인간은 누구나 외롭다! 맞다!!

그렇다고 나이 7살때부터 처절하게 혼자서, 외로움과 한 몸인듯 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는가??

여기, 그렇게 사는 아이 카야가 있다. 때는 1952년, 장소는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해안습지대이다. 엄마와 언니 오빠들은 2차대전 상이군인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집을 나가버렸다. 그저 사랑과 보호만을 받아도 모자랄 나이인 7살 카야는 어떻게하면 아빠 비위를 잘 맞출수 있을까 궁리하며 집안일을 열심히 한다. 그들이 사는 곳은 외딴 습지. 마을 사람들과 분리된 곳에서 격리대상 취급 받으며 살아간다.

이야기의 한 축은 어린 카야의 #성장소설 이고 교차진행되는 다른 한 축은 체이스라는, 동네에서 인기많던 청년의 죽음을 다루는 살인사건이다. 어린 카야의 시절인 1952년과 살인사건이 일어난 1970년 사이의 간극이 점점 좁혀지면서 #법정스릴러 로 바뀌고, 체이스의 살인용의자로 카야가 법정에 서게 된다. 여기에 카야의 첫사랑 테이트와의 이루어질듯 말듯 애틋한 러브스토리( #로맨스소설 )와 바다 습지 생태계( #야생생물 #생태학 )까지 더해진다. 소재가 여러가지라 산만할 수 있을텐데 하나의 이야기로 잘 버무려냈다. 그런데 또 작가는 신인이라네~ '올드한 신인'이란 말이 어울리겠다.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70이 다 된 #과학자 가 작년 여름에 첫 출간한 소설이라니!! 나이 많다고 다 소설 잘 쓰는 건 물론 아니지만 자신의 전문적 지식을 씨줄로, 성장에 바탕을 둔 스토리텔링을 날실로 하여 잘 직조해 낸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wherethecrawdadssing 이다. 455페이지나 되는데도 몰입해서 읽을만큼 흡입력 있었다. 이 소설의 주 시간적 배경은 52년부터 70년까지로, 당시 미국 남부 사회의 분위기와 훼손되지 않은 해안습지 생태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 카야가 겪은 외로움과 아픔에 대해 공감하고 분노하고 눈물 흘렸다. 그녀는 보호받아야 할 부모로부터 버림받았음에도 꿋꿋하게 혼자 사는 법을 익혀서 어른이 된다. 아무 잘못도 없는 어린 것이 생고생하는 것을 보니, 세상 모두다 떠나고 홀로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아도 발딱 일어나는 것을 보니 어찌나 애잔하던지... 그나마 글자를 가르쳐준 테이트, 혼자 사는데 필요한 물품을 제공해준 흑인부부 점핑과 메이블이 없었다면 작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테이트가 선생님, 점핑이 아버지가 되어 준 것이나 마친가지다.


 

그러나 어엿한 작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체는 그녀를 인정하지 않고 1급 살인용의자로 법정에 세우기에 이른다.

이 소설은 개인이 혼자 고립되었을 때에 겪는 비참함과 슬픔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집단이 가지는 편견이 안 좋은 방향으로 작동되었을 때, 얼마나 길고 지독하게 이어질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카야의 변호사 톰은 최후변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신사 숙녀 여러분.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캐서린 클라크를 소외시켰던 건가요, 아니면 우리가 소외시켰기 때문에 그녀가 우리와 달라진 건가요? 우리가 일원으로 받아주었다면, 지금 그녀는 우리 중 한 사람이 되었을 겁니다. 그녀를 먹이고 입히고 사랑해 주었다면, 우리 교회와 집에 초대했다면, 그녀를 향한 편견도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오늘날 범인으로 기소되어 이 자리에 있지도 않았을 겁니다."


 

결국 그녀는 무죄로 풀려나 첫사랑 테이트와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체이스를 죽인 사람은 누구일지를 추리해보는( #추리소설 ) 맛과 끝까지 비밀로 남겨둘 것인지 ( #살인미스터리 ) 궁금증을 유발하게하는 쫄깃함도 있었다. 궁금하다면 꼭 필독하길 강추한다. 미국에서 2018년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올해의책 에도 올랐다고하니 이미 검증된 소설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소설이 복합적인 구조를 품고 있어서 어느 하나만 부각시켜 글쓰기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이제, 한 가지는 명확하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우리는 두 팔 벌려 환대해야 한다. 조건없는 사랑이야말로 먼먼곳으로 날아가 어딘가에서 자리잡고 꽃을 피울 홀씨를 퍼뜨리는 것과 같을 것이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밀 지도 샘터역사동화 5
조경숙 지음, 안재선 그림, 이지수 감수 / 샘터사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샘터사의 샘터역사동화 시리즈 다섯번째 챽으로 <비밀지도>가 출간되었다. 이 시리즈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문학의 즐거움과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과 호기심까지 선사해주고자 기획되었다. 역사 속 의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동화로 만나볼 수 있다.

<비밀지도>는 역사 속 실존인물인 '이소바야시 신조'의 비밀스런 행적을 토대로 조경숙 작가가 상상력을 발휘해 완성한 이야기다. '이소바야시 신조'는 구한말 일본이 침투시킨 참모 본부 소속의 장교였다. 1882년 하나부사 공사와 함께 들어온 장교들 중 한명이었다. 그들은 서울을 비롯한 부산, 원산 등의 개항장에 근거지를 두고 첩보활동을 했고 이소바야시는 1882년부터 1884년까지 임진강 일대부터 중부지방전역을 측량하고 비밀스레 지도를 제작했다. 일본은 이렇게 불법적 정탐 활동으로 조선침략에 대한 준비작업을 착착 진행했다.

 

보통 일제강점기에 대한 역사는 학교 때 배웠더라도 이렇게 미시사적인 부분까지 잘 알기는 힘들다. 일제가 저지른 사건이나 정책 위주로만 배우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소바야시의 지도작업을 돕게 된 재동이라는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일본이 조선침략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 어린이가 이해하기 쉽게 그려지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들이 읽기에 적합하다. 물론 그 이상이나 어른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씩식하고 영리한 주인공이 용감하게 역사의 한페이지를 만들어 나갔다는 이야기는 비록 동화지만 독자에게 뿌듯함을 준다.

 

신미양요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몸이 안좋아 가장노릇을 하게 된 재동이는 아는 아저씨의 소개로 일본인의 보조일을 하게 된다. 그 일본인은 당시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던 '금계랍' 이라는 약을 팔러 다니는데 그 길에 재동이가 동행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재동의 눈에 그는, 약을 열심히 파려는 장사치처럼 보이지 않았다. 약파는 일은 오히려 재동이 열심이고 그는 망원경과 나침반으로 길과 산을 살피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리는데에만 열중하는 것이었다.

 

영리한 재동은 그가 우리 산천을 지도로 그리고, 도로를 중심으로 만든 그 지도를 이용해 일본군대가 들어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된다.

"저 사람은 사람들 눈을 피해 은밀히 우리나라의 지도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곧 우리 조선 사람들도 일본 말을 하게 될 거라고 한다. 그건 곧 일본이 우리 조선을....."


 

책쾌 박씨아저씨의 심부름을 하며 얻게 된 대동여지도에 대한 지식과 어린 나이에 사람들을 상대하며 얻은 감각으로 상황파악을 빠르게 한 재동은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이 책은 독자에게 지식적인 면으로는 일제가 제국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치밀한 준비를 했는지를 알게 해 준다. 또한 주인공 어린이가 스스로 문제해결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동화적 요소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