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밤의 클래식 - 하루의 끝에 차분히 듣는 아름다운 고전음악 한 곡 Collect 2
김태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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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꿔놓은 풍경이 여럿이지만 클래식 공연을 무관중으로 하게 될 줄 상상이나 했던 일인가. 올해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라며 작년부터 전세계적으로 베토벤 공연이 기획되었는데 대부분 취소되었다. 그나마 공연하는 것도 온라인으로 오픈해주면 감지덕지하며 들었다. 앞으로는 클래식 음악 감상도 집에서 혼자 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될 것 같다

 

예기치 못한 언택트 시대에 맞춤한 클래식 책이 나왔다.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김태용씨의 신간 <90일 밤의 클래식>이 그것이다. 이 책은 하루의 끝에 차분히 듣는 아름다운 고전음악 한 곡이라는 부제처럼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 90곡을 엄선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세 가지 원칙을 지키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첫째, 90곡 모두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 것.

둘째, 난해한 음악이론을 가급적 적용하지 않을 것.

셋째,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할 것.

 

위 원칙에 의거 목차를 주욱 훑어보니 놀라웠다. 먼저 호기심을 끌기 충분한 제목으로 잘 지었고, 그 제목 옆에 소개하는 음악의 제목을 보니 모르는 것 투성이여서 놀랐다. ‘아니, 내가 모르는 곡이 이렇게 많았었나?’하면서 내용으로 넘어가면 또 놀란다. 곡 설명을 세 페이지로 똑 떨어지게 한 뒤, 감상 팁과 추천 음반으로 깔끔하게 끝낸게 아닌가.

 

 

 

그리고 첨부한 QR코드를 찍고 들어가니 출판사 홈페이지로 연결되어 있다. 그동안 클래식 음악 책의 QR코드는 유튜브로 연결되었는데 이 책은 출판사로 연결하다니 저작권료를 지불한 것일까? 법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10곡씩 연결해서 세팅해둔 것을 보면 관리한 것 같다. 예컨대 Day 4QR코드로 들어가면 Day 1~10까지, Day 13을 누르면 Day 11~20까지의 목록이 뜬다.

 

, 주의사항이 있다. Day 4QR코드를 찍고 들어가서 바로 플레이를 누르면 나오는 곡이 헨델의 리날도가 아니다. Day 1 글리아드의 카르미나 부라나가 나온다. 그러니까 10개씩 세팅되어 있으므로 들어가면 목록의 순서를 확인후 원하는 번호를 눌러야한다. 독자가 각 날짜의 곡을 다 알고 있지는 않을 것이므로 자신이 들으려고 하는 곳이 맞는지 확인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Day 29 전설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 : 24개의 카프리스]를 살펴보자. Day 27에서 파가니니의 놀라운 연주에 대한 설명이 있었기에 여기서는 카프리스에 대한 설명 위주로 한다. 음반은 이츠하크 펄먼데이비드 가렛을 추천했고 QR코드로 들어가면 막심 벤게로프의 연주로 들을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저자의 원칙처럼 쉽고 편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매일 한 곡씩 들으면 석 달 후엔 클래식과 꽤 가까워졌다는 느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클래식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코로나 시대에 집에서 클래식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할만 하다. 제목이 90일 밤의 클래식이라 해서 석 달간 다 들으면 또 다른 책을 읽어야하나 고민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된다. 클래식 전공자가 아니라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곡은 대부분 모르는 곡일 것이다. 그러니 하루만 듣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지 말고 한 곡을 사흘 정도 들어서 귀에 익도록 해보자.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추천 음반을 구매해서 같은 곡을 다른 연주자가 어떻게 연주하는지 비교감상해도 좋을 것이다. 경제적 여유가 안 된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 유튜브에 들어가면 책에서 추천한 음반이 있을 수도 있고, 곡명을 검색하면 다른 연주자들의 것도 들어볼 수 있다. 이렇게 한 곡을3~5일정도 계속 들으면 유효기간이 90일이 아니라 3~4배는 길어질 것이고 넉넉하게 일 년 동안 즐길 수 있으니 가성비 짱짱한 책이 될 것이다.

 

코로나 탓만 하지 말고 이런 책을 힌트삼아 슬기로운 클래식 감상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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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도둑 일공일삼 3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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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협찬

☞ 이번에 제공받은 위 세 권의 책은 <슈렉!>,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등의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쓴 윌리엄 스타이그 작가의 동화 3부작입니다. 기존의 책을 재출간하면서 산뜻한 형광 컬러를 표지로 사용하여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본 리뷰는 비룡소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동화 <진짜 도둑>은 아이와 함께 읽어도, 어른이 읽더라도 여러모로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줍니다.

 

 

왕궁의 보물창고를 지키는 수문장 가윈, 그를 신임하는 배질왕과 생쥐 데릭이 주요 인물입니다. 사건은 보물창고의 보물들이 하나씩 사라지면서 시작됩니다. 그러니까 왕궁 보물의 절도사건인 것이지요. 보물이 사라졌으니 가장 먼저 의심을 받는 이는 수문장 가윈이지만, 가윈은 도둑이 아니라고 강변합니다. 성실함과 정직함 빼면 시체인 자신이 의심받다니 가윈은 억울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보물창고는 철통 보안을 해왔고 빈틈없이 건설이 되어있으니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없었지요.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

이 보물창고의 열쇠를 들고 있는 이는 단 두 명, 왕궁의 주인 왕과 수문장 가윈입니다. 왕이 자신의 보물을 훔쳤다? 말이 안 되죠~ 결국 가윈이 도둑으로 몰리고 재판까지 받기에 이릅니다. 가윈은 자신을 도둑으로 모는 사람들보다 믿어왔던 왕이 더 원망스럽습니다. 이 모욕스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 창 너머로 날아가 버립니다.

그럼 대체 진짜 도둑은 누구일까요? 생쥐 데릭이었습니다. 빈틈없이 건설된 것 같았던 보물창고에 데릭이 드나들 조그만 구멍이 있었고요, 자신의 초라한 집을 멋지게 꾸미고 싶었던 데릭이 보석들을 하나둘 자기 집으로 물고 간 것이죠. 그런데 친구 가윈이 자기 대신 도둑으로 몰리는 걸 보고 죄책감이 들었어요. 데릭은 가윈의 결백을 어떻게 알릴지 고민하다가 훔쳐온 보석들을 제자리에 돌려놓습니다.

그럼 가윈은 누명을 벗겠지요? 가윈이 혼자 숨어지내는 곳에 데릭이 찾아가 자신의 잘못을 빕니다. 둘은 데릭이 한 짓을 밝히지 않기로 약속한 후 왕궁으로 같이 갑니다.

다시 돌아온 가윈에게 왕도 사과를 하고 오페라 공연장을 짓는 건축가에 가윈을 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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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중학년 이하의 자녀와 읽을 때

1. 의심받는 가윈의 심정이 어땠을지 이야기 나눠봅니다. 아이가 억울하게 누명을 썼던 적이 있었다면 풀어내도록 유도합니다.

2. 가윈이 데릭의 행동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해 이야기 나눠봅니다. 혹시 무조건 처벌을 해야 한다고 답하는 아이가 있다면 73쪽의 내용을 참고로 가윈의 뜻(작가의 의도)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해봅니다.

3. 가능하다면 우정, 신의, 혹은 용기에 대해 이야기 나눠봅니다. 이를테면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겠지요.

"너는 가장 친한 친구가 도둑으로 몰렸을 때 그럴리 없다고 나서줄 수 있겠니?"

친구를 전적으로 믿는다는 것과 모두가 같은 의견일 때 다른 목소리를 낼 용기가 같이 들어 있는 질문입니다.

※ 너무 데릭의 잘못을 처벌해야 한다는 쪽으로 몰아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겠습니다. 도둑질은 분명 잘못이 맞지만 비밀로 하자고 한 둘의 대화와 돌아온 가윈을 보고 울음을 터뜨린 왕, 그동안 모두 힘들어했던 시간들을 반성하는 것(75쪽 참조)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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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 독자라면 생각해볼 거리

1. 데릭의 행동처럼 잘못인 걸 알면서도 멈추지 못했던 행동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한번 끊어봅니다! 그만두기 어려웠던 행동도 별 연관성 없는 계기로 인해 급멈춤이 가능할 때도 있으니까요.

2. 어른의 삶이란, 꼭 어떤 극적인 사건때문에 힘겨운 것만은 아니지요.

 

p.75                            

곰은 곰대로, 거위는 거위대로, 생쥐는 생쥐대로, 또 왕은 왕이라서 백성은 백성이라서 살면서 겪게 되는 온갖 어려움들에 대해 오랫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눈 뒤 가윈은 마침내 자신이 살던 진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자신이 왜 이렇게 힘든지 글로 써보는 건 어떨까요? 시시콜콜해도 좋고, 욕도 상관없습니다. 내 삶의 어려움을 다 풀어내고 나면 처음과는 달리 그렇게 큰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겁니다. 쓰기만 했을 뿐인데 큰 고민이 별 일 아닌 것으로 바뀌어 있지요. 쓰기라는 배설의 쾌감입니다. 나의 어려움이 별 대수롭지 않게 보인다면! 이제 남의 힘겨움이 눈에 들어올 겁니다. 참 신기한 일이지요? 한 권의 동화를 읽었을 뿐인데! 쓰기로 연결했더니 생각의 변화까지! 한 번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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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크 일공일삼 5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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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협찬

★본 리뷰는 비룡소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 이번에 제공받은 책은 <슈렉!>,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등의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쓴 윌리엄 스타이그 작가의 동화 3부작중 한 권입니다. 기존의 책을 재출간하면서 산뜻한 형광 컬러를 표지로 사용하여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개 도미니크는 윌리엄 스타이그의 동화 <도미니크>의 주인공입니다. 활동적이고 모험심 넘치는 도미니크가 집 밖의 세상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서 모험을 떠난 이야기입니다. 도미니크에게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도미니크가 생각했던 모험이 펼쳐질까요?

 

집을 떠나 처음 만난 악어 마녀가 25센트만 내면 운명을 알려주겠다고 하지만 도미니크는 직접 경험하고 싶다며 거절합니다. 악어 마녀는 오른쪽 길은 따분하고 지루한 길이고 왼쪽 길은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줍니다. 도미니크는 당연히 왼쪽 길로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앞으로 도미니크에게 펼쳐질 일들이 어떨지 상상이 되나요?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요?

‘세상은 정말 아름다워! 너무나 완벽해!’

세상을 보는 도미니크의 시각은 이렇게 긍정적이며 마음씨도 친절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말벌을 도와주고, 거동이 불편한 돼지 노인도 도와주고 그의 임종까지 함께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지요. 세상엔 착한 사람만 있는 건 아니죠.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의 무리 종말파는 도미니크와 대결합니다. 아, 계속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는데 도미니크가 개이듯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모두 동물입니다. 종말파는 여우, 족제비, 흰담비, 늑대, 수고양이, 들개, 들쥐 무리들로 이루어진, 인간세상으로 치자면 조폭과 비슷합니다.

작가는 도미니크가 떠난 모험에서 악당과 싸워 이기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만났던 돼지 노인에게서 받은 유산이 문제였지요. 아무리 비싸고 아름다운 보석도 도미니크가 들고 다니기에 부담스럽다면 그것은 가치롭지 못합니다. 도미니크는 자신을 도와준 이에게, 그것이 필요한 이에게 다 나누어 줍니다. 원래 그 유산(보물)은 자기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여기서 한 번 생각해 볼까요. 자신의 수중에 들어온 것, 그것을 재물이라고 했을 때! 내가 취득한 것이니 온전히 내 소유이고 그 누구에게도 줄 수 없을까요? 우리는 대부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 것을 남에게 왜 주냐고요! 하지만 작가는 온전한 내 것이란 없음을 도미니크를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부부분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내 돈 들여서,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것이므로 당연히 모두 내 것이라고요.

도미니크는 갑자기 유산으로 받은 재물이니 남들에게 쉽게 준 것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 갑자기 돈이 많이 생기면 도미니크처럼 할까요? 그러지 않을 겁니다. 운이 좋아서 받은 것이다! 운도 내 것이고 돈도 내 것이다! 이럴걸요.

여기서 우리는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됩니다. 도미니크가 받은 유산의 성격을 살펴볼까요? 그것은 도미니크가 길을 걷다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닙니다. 외롭고 병든 돼지 노인을 돌봐주고 말벗이 되어주었으며 그의 마지막을 지켜주었기에 보답으로 받은 것입니다.

 

 

혹시 ‘그 정도 노력으로 큰 재물을 얻을 수 있다면 나라도 하겠다’라고 생각했나요? 아니요! 도미니크처럼 선뜻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러니 도미니크가 받은 유산에 도미니크의 노력이 없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내가 노력해서 얻은 부는 모두 내 것이라는 생각을 한 번 살펴볼까요? 우리는 무인도에서 혼자 살지 않습니다.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있습니다. 복지라는 이름으로 헤택을 받는 것도 있으며 기반 시설이 갖추어진 사회에서 살아가며 경제활동을 합니다. 개인이 노력해서 얻은 부라는 것이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 그렇다고 당신의 노력으로 얻은 재산을 사회에 모두 환원해야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책이 동화이기 때문에 ‘착한 사람은 남에게 잘 베푼다’는 당위성을 전제한다고 오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독자 중에 자녀와 이 책을 읽으면서, 도미니크가 운이 좋아 생긴 재물이니까, 들고 다니기 무거우니까, 착한 성품을 가졌으니까 남들에게 나눠주었다는 식으로 결론내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라면 위의 문제의식을 토대로 ‘나의 성취는 100% 내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인가?’ 혹은 ‘우리가 운이라고 부르는 것에 노력은 전혀 들어 있지 않은가?’와 유사한 논제 만들기 활동을 한 후 직접 만든 논제로 토론한다면 책을 깊이있게 읽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초등학교 중학년 정도의 자녀와 이 책을 읽는다면,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 주위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취하는 태도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예컨대 난쟁이 코끼리 무아나가 잊은 마법의 단어를 찾아주기 위해, 기억을 떠올려주게 하려고 도미니크가 한 행동들을 살펴보면 좋을 겁니다.

 

무아나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려는 도미니크의 노력은 쉬지 않고 계속 되잖아요? 우리 인간은 누구도 자신의 이익과 별 상관없는 일에, 것도 가족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 그렇게 계속 신경을 쓰지 않거든요.

이 책은 도미니크가 떠난 모험 이야기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각 에피소드별 도미니크의 행동은 어떤 태도와 자세를 말하는 것인지 찾아보는 활동도 의미있을 것입니다. 어른 독자라면 도미니크를 보며 내게 부족한 면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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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의 섬 일공일삼 4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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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제공받은 위 세 권의 책은 <슈렉!>,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등의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쓴 윌리엄 스타이그 작가의 동화 3부작입니다. 기존의 책을 재출간하면서 산뜻한 형광 컬러를 표지로 사용하여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본 리뷰는 비룡소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아벨의 섬>은 생쥐판 로빈슨 크루소’, 혹은 생쥐판 정글의 법칙입니다. ! 그렇습니다. 주인공은 생쥐 아벨이며 어쩌다 섬에 표류했다가 생환하는 이야기입니다. , 이 소개를 읽는 순간, 그동안 이런 이야기 많이 봐왔고 뻔하디 뻔할 거 아니냐고 생각했겠죠? 맞습니다! 홀로 섬에 뚝 떨어지면 처음엔 절망하다가 살기 위해 먹을 것을 구하다가 점점 적응하게 되지요. 시간에 순응하여 계절의 변화에 따르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간의 표류 스토리텔링은 이렇게 생존법 터득 후 섬이 마치 제집 같아질 때, 돌아온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아벨의 섬>은 그런 스토리텔링은 기본으로 하고 아벨의 정신적인 면을 자세히 짚습니다. 아벨은 섬에서 혼자 지내다보니 이전보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아내 아만다를 그리워하고 신을 원망하기도 하면서 혼잣말을 하다가 자연과 대화를 합니다. 반응 없는 혼잣말은 모노드라마가 되고 1인 다역의 연기도 거침없이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아래와 같은 경지에 이릅니다.

 

p. 80~81

아벨은 아만다와 소통하고 있다고굳게 믿었습니다. 그리고 아벨에게는 자작나무와 자신의 별이 있었습니다. 아벨은 땅과 하늘이 자기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자기가 잘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점점 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아벨은 진정 혼자인 것도 완전히 고독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천적인 부엉이에게 잡아먹힐 뻔 했다가 겨우겨우 목숨을 건지게 된 아벨은 이런 고민까지 하게 됩니다. 자연의 섭리와 신의 의중을 알고 싶어지는 거죠.

 

p.104

숱한 새들이 남쪽으로 날아갔건만 저 부엉이는 왜 가지 않는 걸까요? 부엉이가 과연 새이기는 한 걸까요? 참으로 괴상하고 기분 나쁜 새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아벨은 제 통나무집에 무릎을 끓고 앉아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도 종종 던졌던 질문들이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절박하지는 않았었습니다.

하느님, 왜 부엉이, , 고양이, 여우, 벼룩 등등 끔찍한 생명들을 만드셨나요?’

거기에는 분명 이유가 있으리라는 것이 아벨의 막연한 느낌이었습니다.

 

계절은 어느덧 겨울이 되었습니다. 낮아지는 기온보다 심정적 체온 저하가 아벨의 마음을 더 약하게 만들지요. 혼자 견뎌야하는 겨울은, 사랑하는 이들이 더욱 그리워지는 계절이었습니다.

 

p. 120~!21

아벨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을 생각했습니다. 아만다는 아벨의 배우자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겁니다. 부모와 형제자매들, 친구들 역시 언제나 아벨의 부모와 형제자매들, 친구들로 남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아벨의 감정에는 어느덧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오로지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계속해서 따뜻하고 생생한 감정을 간직할 수 있을까요? 산다는 것은 기억하는 것,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인데 말입니다. 아벨은 진짜 아만다가 곁에 있기를 원했습니다. 아만다를 향한 마음이 닿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아벨의 메시지들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공기를 뚫고 나아가지는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주위에 있는 생명이든 무생물이든 다 자신의 친구로 만들어 대화를 해보지만 사랑하는 이들의 체온을 느낄 순 없지요. 그것이 아벨을 더욱 춥게 만들었습니다.

 

혼자 뚝 떨어진 섬에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활동 외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자연 속에서 아벨은 겉으로는 고요해 보이는 것들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깨닫게 되고 자연의 변화가 곧 창조임을 자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존재자체가 순수한 목적이 되는, 아름답기만 한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는 영감 을 받습니다. 아만다를 포함한 가족들의 조각상을 만들어 세워놓습니다.

 

그리고 목마른 것 한 가지! 책이죠. 아벨은 다행이 그 섬에서 버려진 회중시계와 책 한 권을 발견합니다. 시계는 무거웠지만 자신의 집(자작나무)으로 옮기고 책은 그대로 두고 매일 찾아와 한 챕터씩 읽습니다. 책을 읽으며 외로움을 달랠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었어요. 작가는 그 책의 제목을 <아들들과 딸들>이라고 지었고 무도회에서 전쟁 이야기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아마 섬에 갇혔다면 읽기에 좋은 책으로 <전쟁과 평화>를 생각한 게 아닐까 싶네요.

 

<아벨의 섬>을 주인공 생쥐의 섬 표류기로만 읽는다면 새로울 건 없습니다. 그러나 책은 독자와 그가 처한 환경 및 사회문화적 상황에 따라 상이하게 읽힙니다. 맥락이 다르면 감상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작가가 이 책을 처음 썼을 때는 지금 같은 코로나 시대는 예측조차 못했겠지요. 그러니 지금! 독자가 아이든 어른이든 이 책을 읽으면, 코로나 시대에 혼자 할 수 있는 일, 사람과 부대끼는 대신 자연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게 될 것입니다.

 

아벨과 더 비슷한 상황을 만들려면 스마트폰 전원을 끄는 겁니다. 아니, 코로나 블루 상태가 될 지경인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 싶겠지요. 코로나 이전의 일상과 전혀 다른 시간을 보내면서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 내고 몰두하는 사람들, 이전보다 더욱 랜선 교류를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잠시(하루, 너무 길다면 8시간 정도) 디지털 기기를 끊고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겁니다. 자신과 가족을 너머 코로나, 기후 위기 같은 인류의 문제까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벨처럼 느닷없이 문명이 닿지 않는 곳에 혼자 있을 일은 없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되었을 때, 스마트폰이 없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꽤 많다는 것을 아벨은 보여줍니다.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걸 너머 창의적 활동을 할 수도 있고, 고독을 즐길 수 있는 경지에까지 오를 수도 있습니다. 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우울증 환자가 지금보다 더 많아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전의 일상 생활을 하지 못할 때, 그게 뭐 그리 대단한 게 아닐지라도, 강제되는 것에 대한 반발은 스트레스를 동반합니다. 아벨이 원치 않는 섬 표류생활을 했듯 우리는 코로나라는 섬에 격리(집콕상태)입니다. 이런 비슷한 상황에서 아벨의 생활과 우리의 모습을 비교해 본다면! 우울해하기보다 뭔가 할 일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친구를 만나지 못해도, 여행을 가지 못해도, 스마트폰이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그 와중에 잠시 꺼두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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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 - 이제부터 당신 메뉴에 '아무거나'는 없다
마틴 코언 지음, 안진이 옮김 / 부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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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치맥의 유혹에 칼로리 계산을 하는가?

- 외식도 못하고 배달 음식도 찜찜하여 냉동식품과 가공식품으로 한 끼를 때웠는가?

- 물을 많이 마셔야 건강에 좋다고 하던데 오늘 하루 마신 물은 두 잔도 안 된다!

- 다이어트 중이라 허전한 배를 채우려고 요구르트를 퍼먹다보니 400g이 넘는 용기 한 통의 바닥이 보인다!

 

위와 같은 생각 중 한 둘 정도는 해당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인간은 식생활에 에너지를 많이 쓴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집콕하다 보니 깨닫게 된 것인데 우리는 먹는 데에 시간 할애를 너무 많이 하고 산다. 집에만 있는 사람들은 옷이나 외모에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외부활동의 비중이 줄어든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이고. 그러니 관심사가 삼시 세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아침에 눈 뜨면 뭔가를 먹어야겠고, 별 일 하지 않았는데 돌아서면 점심시간이고, 저녁 먹을 때까지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간식을 먹어야 하고... 우리는 하루 종일 배를 채우기 위한 활동을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쯤 되면 먹기 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먹는 건지 의문이 든다. 일상이 너무 본능에 충실한 것 같다면, 먹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 같다면,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 책의 저자는 영국의 철학자 마틴 코언이다. 철학자가 음식 책을?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철학자가 음식 책을 쓴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

 

p.28~29

 

음식의 철학은 상당히 급진적인 의제이지만 한편으로는 철학자들이 수천년 전부터 열심히 탐구하고 토론했던 주제이기도 하다.(당신도 곧 이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조금 놀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지금이야말로 음식의 철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왜일까? 세계에 음식과 관련된 두 가지 큰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다. 개발 도상국에는 빈곤과 영양실조가 만연해 있고 아마존의 삼림 파괴에서부터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사막화(옥수수와 콩처럼 값싼 작물에 대한 다국적 거대 식품 기업들의 수요와 고기를 선호하는 우리의 입맛 때문이다)에 이르는 여러 가지 환경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서구에서는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에 대한 다소 이론적인 변화들에 주목하지만,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식량 생산과 연관된 환경의 변화가 재앙까지는 아닐지라도 매우 시급하고 현실적인 문제로 부각된다.

 

 

빈곤과 영양실조, 사막화와 기후 변화를 음식 관련 문제에서 찾고 몇 천년 전부터 최근의 철학자들을 소환하여 음식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러니 철학, 정치, 과학, 경제까지 거의 모든 사회 문제를 건드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들의 시작점이 음식이기 때문에 책 제목이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이 된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이 책 왠지 어려울 것 같다며 패쓰하지 말길 바란다. 이 책은 다양한 독자들을 포괄할 수 있다. 철학 관련 책을 좋아한다면 철학자와 음식을 연결한 이야기를 처음이라 놀랄만한 내용들이 많을 것이다.

 

웰빙과 다이어트에 꽂힌 사람들이라면 더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그동안 알았던 다이어트 상식을 뒤집는 내용, 그것이 다국적 기업과 자본의 논리에 의해 우리에게 주입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요리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레시피를 따라해 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할 지도 모른다. 아주 옛날 철학자의 노하우 담긴 레시피를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마지막의 부록을 펼쳐보면 저자의 애교스런 서비스에 피식 하며 웃을 수도 있다. “모양만으로 효능을 알 수 있는 음식들에서 소개한 재료는 바로 사서 조리없이 생식하면 된다.

 

 

그러니 두꺼워서, 어려워 보여서, 다 못 읽겠다고 할 사람도! 똥손이라 요리에 손 놓은지도 오래 되었다는 사람도! 이 책에서 부록 하나만 건져도 남는 셈이다. 분명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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