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일공일삼 5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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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협찬

★본 리뷰는 비룡소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 이번에 제공받은 책은 <슈렉!>,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등의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쓴 윌리엄 스타이그 작가의 동화 3부작중 한 권입니다. 기존의 책을 재출간하면서 산뜻한 형광 컬러를 표지로 사용하여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개 도미니크는 윌리엄 스타이그의 동화 <도미니크>의 주인공입니다. 활동적이고 모험심 넘치는 도미니크가 집 밖의 세상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서 모험을 떠난 이야기입니다. 도미니크에게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도미니크가 생각했던 모험이 펼쳐질까요?

 

집을 떠나 처음 만난 악어 마녀가 25센트만 내면 운명을 알려주겠다고 하지만 도미니크는 직접 경험하고 싶다며 거절합니다. 악어 마녀는 오른쪽 길은 따분하고 지루한 길이고 왼쪽 길은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줍니다. 도미니크는 당연히 왼쪽 길로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앞으로 도미니크에게 펼쳐질 일들이 어떨지 상상이 되나요?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요?

‘세상은 정말 아름다워! 너무나 완벽해!’

세상을 보는 도미니크의 시각은 이렇게 긍정적이며 마음씨도 친절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말벌을 도와주고, 거동이 불편한 돼지 노인도 도와주고 그의 임종까지 함께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지요. 세상엔 착한 사람만 있는 건 아니죠.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의 무리 종말파는 도미니크와 대결합니다. 아, 계속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는데 도미니크가 개이듯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모두 동물입니다. 종말파는 여우, 족제비, 흰담비, 늑대, 수고양이, 들개, 들쥐 무리들로 이루어진, 인간세상으로 치자면 조폭과 비슷합니다.

작가는 도미니크가 떠난 모험에서 악당과 싸워 이기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만났던 돼지 노인에게서 받은 유산이 문제였지요. 아무리 비싸고 아름다운 보석도 도미니크가 들고 다니기에 부담스럽다면 그것은 가치롭지 못합니다. 도미니크는 자신을 도와준 이에게, 그것이 필요한 이에게 다 나누어 줍니다. 원래 그 유산(보물)은 자기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여기서 한 번 생각해 볼까요. 자신의 수중에 들어온 것, 그것을 재물이라고 했을 때! 내가 취득한 것이니 온전히 내 소유이고 그 누구에게도 줄 수 없을까요? 우리는 대부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 것을 남에게 왜 주냐고요! 하지만 작가는 온전한 내 것이란 없음을 도미니크를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부부분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내 돈 들여서,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것이므로 당연히 모두 내 것이라고요.

도미니크는 갑자기 유산으로 받은 재물이니 남들에게 쉽게 준 것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 갑자기 돈이 많이 생기면 도미니크처럼 할까요? 그러지 않을 겁니다. 운이 좋아서 받은 것이다! 운도 내 것이고 돈도 내 것이다! 이럴걸요.

여기서 우리는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됩니다. 도미니크가 받은 유산의 성격을 살펴볼까요? 그것은 도미니크가 길을 걷다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닙니다. 외롭고 병든 돼지 노인을 돌봐주고 말벗이 되어주었으며 그의 마지막을 지켜주었기에 보답으로 받은 것입니다.

 

 

혹시 ‘그 정도 노력으로 큰 재물을 얻을 수 있다면 나라도 하겠다’라고 생각했나요? 아니요! 도미니크처럼 선뜻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러니 도미니크가 받은 유산에 도미니크의 노력이 없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내가 노력해서 얻은 부는 모두 내 것이라는 생각을 한 번 살펴볼까요? 우리는 무인도에서 혼자 살지 않습니다.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있습니다. 복지라는 이름으로 헤택을 받는 것도 있으며 기반 시설이 갖추어진 사회에서 살아가며 경제활동을 합니다. 개인이 노력해서 얻은 부라는 것이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 그렇다고 당신의 노력으로 얻은 재산을 사회에 모두 환원해야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책이 동화이기 때문에 ‘착한 사람은 남에게 잘 베푼다’는 당위성을 전제한다고 오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독자 중에 자녀와 이 책을 읽으면서, 도미니크가 운이 좋아 생긴 재물이니까, 들고 다니기 무거우니까, 착한 성품을 가졌으니까 남들에게 나눠주었다는 식으로 결론내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라면 위의 문제의식을 토대로 ‘나의 성취는 100% 내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인가?’ 혹은 ‘우리가 운이라고 부르는 것에 노력은 전혀 들어 있지 않은가?’와 유사한 논제 만들기 활동을 한 후 직접 만든 논제로 토론한다면 책을 깊이있게 읽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초등학교 중학년 정도의 자녀와 이 책을 읽는다면,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 주위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취하는 태도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예컨대 난쟁이 코끼리 무아나가 잊은 마법의 단어를 찾아주기 위해, 기억을 떠올려주게 하려고 도미니크가 한 행동들을 살펴보면 좋을 겁니다.

 

무아나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려는 도미니크의 노력은 쉬지 않고 계속 되잖아요? 우리 인간은 누구도 자신의 이익과 별 상관없는 일에, 것도 가족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 그렇게 계속 신경을 쓰지 않거든요.

이 책은 도미니크가 떠난 모험 이야기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각 에피소드별 도미니크의 행동은 어떤 태도와 자세를 말하는 것인지 찾아보는 활동도 의미있을 것입니다. 어른 독자라면 도미니크를 보며 내게 부족한 면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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