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 - 이제부터 당신 메뉴에 '아무거나'는 없다
마틴 코언 지음, 안진이 옮김 / 부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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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치맥의 유혹에 칼로리 계산을 하는가?

- 외식도 못하고 배달 음식도 찜찜하여 냉동식품과 가공식품으로 한 끼를 때웠는가?

- 물을 많이 마셔야 건강에 좋다고 하던데 오늘 하루 마신 물은 두 잔도 안 된다!

- 다이어트 중이라 허전한 배를 채우려고 요구르트를 퍼먹다보니 400g이 넘는 용기 한 통의 바닥이 보인다!

 

위와 같은 생각 중 한 둘 정도는 해당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인간은 식생활에 에너지를 많이 쓴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집콕하다 보니 깨닫게 된 것인데 우리는 먹는 데에 시간 할애를 너무 많이 하고 산다. 집에만 있는 사람들은 옷이나 외모에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외부활동의 비중이 줄어든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이고. 그러니 관심사가 삼시 세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아침에 눈 뜨면 뭔가를 먹어야겠고, 별 일 하지 않았는데 돌아서면 점심시간이고, 저녁 먹을 때까지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간식을 먹어야 하고... 우리는 하루 종일 배를 채우기 위한 활동을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쯤 되면 먹기 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먹는 건지 의문이 든다. 일상이 너무 본능에 충실한 것 같다면, 먹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 같다면,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 책의 저자는 영국의 철학자 마틴 코언이다. 철학자가 음식 책을?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철학자가 음식 책을 쓴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

 

p.28~29

 

음식의 철학은 상당히 급진적인 의제이지만 한편으로는 철학자들이 수천년 전부터 열심히 탐구하고 토론했던 주제이기도 하다.(당신도 곧 이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조금 놀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지금이야말로 음식의 철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왜일까? 세계에 음식과 관련된 두 가지 큰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다. 개발 도상국에는 빈곤과 영양실조가 만연해 있고 아마존의 삼림 파괴에서부터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사막화(옥수수와 콩처럼 값싼 작물에 대한 다국적 거대 식품 기업들의 수요와 고기를 선호하는 우리의 입맛 때문이다)에 이르는 여러 가지 환경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서구에서는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에 대한 다소 이론적인 변화들에 주목하지만,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식량 생산과 연관된 환경의 변화가 재앙까지는 아닐지라도 매우 시급하고 현실적인 문제로 부각된다.

 

 

빈곤과 영양실조, 사막화와 기후 변화를 음식 관련 문제에서 찾고 몇 천년 전부터 최근의 철학자들을 소환하여 음식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러니 철학, 정치, 과학, 경제까지 거의 모든 사회 문제를 건드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들의 시작점이 음식이기 때문에 책 제목이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이 된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이 책 왠지 어려울 것 같다며 패쓰하지 말길 바란다. 이 책은 다양한 독자들을 포괄할 수 있다. 철학 관련 책을 좋아한다면 철학자와 음식을 연결한 이야기를 처음이라 놀랄만한 내용들이 많을 것이다.

 

웰빙과 다이어트에 꽂힌 사람들이라면 더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그동안 알았던 다이어트 상식을 뒤집는 내용, 그것이 다국적 기업과 자본의 논리에 의해 우리에게 주입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요리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레시피를 따라해 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할 지도 모른다. 아주 옛날 철학자의 노하우 담긴 레시피를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마지막의 부록을 펼쳐보면 저자의 애교스런 서비스에 피식 하며 웃을 수도 있다. “모양만으로 효능을 알 수 있는 음식들에서 소개한 재료는 바로 사서 조리없이 생식하면 된다.

 

 

그러니 두꺼워서, 어려워 보여서, 다 못 읽겠다고 할 사람도! 똥손이라 요리에 손 놓은지도 오래 되었다는 사람도! 이 책에서 부록 하나만 건져도 남는 셈이다. 분명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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