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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공부하게 만들 것인가 - 공부에 무관심한 아이를 위한 4가지 유형별 학습 가이드
제니 앤더슨.레베카 윈스럽 지음, 고영태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평점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실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저는 학습이라는 긴 여정을 흔히 마라톤에 비유하곤 합니다. 출발을 조금 일찍 하는 것이 유리해 보일 수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출발선의 시점이 아니라 꾸준히 자신만의 리듬을 지켜내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더 빨리, 더 많이’라는 압박감에만 사로잡힌 채 뛰다 보면, 결국 지쳐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습 역시 마찬가지로, 단순한 조기 시작이 아닌 내적 동기와 안정된 마음가짐이 더 큰 성패를 좌우합니다.

이번에 읽은 『어떻게 공부하게 만들 것인가』는 아이의 학습 문제를 단순히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으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대신 정서, 환경, 대인관계, 자아 정체성 등 다양한 변인을 면밀히 살피며, 학습 동기를 회복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아이들의 학습 성향을 네 가지 유형―수동형, 목표지향형, 회피형, 몰입형―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정서적 신호와 이에 맞는 개입 전략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이러한 설명은 부모와 교사가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책은 특히 부모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부모는 아이의 학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균형을 잡아주는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지나치게 과도한 목표를 세우거나 반대로 너무 단순한 수준에서 머물지 않는지 함께 점검하고, 동기를 잃었을 때는 새로운 시각에서 자극을 제공하며, 어려움이 있을 때는 옆에서 구조를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저자는 이를 건물 시공 과정의 ‘비계(足場)’에 비유합니다. 건물이 완성되기 전에는 반드시 튼튼한 비계가 필요하고, 그 덕분에 구조물이 안정적으로 올라가듯, 부모 역시 아이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옆에서 지지하는 틀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비유는 학부모 입장에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회피형 아이들에 대한 분석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흔히 ‘공부를 거부하는 문제아’로 낙인찍히지만, 실제로는 과거의 실패 경험, 불안, 낮은 자기효능감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두려움과 상처를 방어적인 태도로 표현하기 때문에, 표면적인 반항보다 그 내면의 맥락을 읽어주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바로 그 부분에서 해답을 제시하며, 아이의 행동 뒤에 숨은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앞서 제시한 네 가지 학습 유형별로 보다 세부적인 대응 방안을 정리합니다. 예컨대 수동형 아이에게는 일상 속 흥미와 학습을 연결하여 동기를 되살릴 방법을 제안하고, 목표지향형 아이에게는 실패를 허용하는 관용적 태도를 통해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도록 돕습니다. 이런 실질적인 지침은 부모와 교사가 아이를 돕는 과정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어떻게 공부하게 만들 것인가』는 단순한 교육 지침서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정성 있는 성장을 지원하는 통찰을 담은 책입니다. 부모와 교사에게는 단순히 ‘공부 잘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줍니다. 교육 현장과 가정에서 두고두고 참고할 만한 값진 지침서로,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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