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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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란 작가의 사람들 두 번째 작품 얼후에 대한 리뷰입니다.

 

장백산 천재산 쏟아지는 눈물을

커다란 은쟁반에 받았더니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

하얀 마을 하얀 집 위에 옥수수로 만든

무지개가 떴네.

 

독립군들이 마을에 내려와 식량을 얻어가는 대신에 주고 간 종이에 적혀있던 시 ...

시가 노래가 되고 타령이 되어 내려오던 새불이 마을. 이 마을의 전설은 피다.

 

그러나 현재의 모습은 허허벌판에 내리는 눈 , 옥수수밭을 덮고 있는 눈이다.

깊어진 눈은 마을의 모습을 덮어준다. 온갖 쓰레기 다락논 옆의 철조망 , 그것을 사이에 두고 다락논에 물꼬를 트겠다고 삿대질하는 어른들, 이 모든 것을 덮는 눈이다.

 

역사의 단절은 무서운 것이다. 아니 먹고 사는 문제가 무서운 것인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 , 먹고 살기위해 찾아간 연변, 그들의 삶은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을까? 그러나 이들의 손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돈벌이를 위해 한국으로 떠나 돌아오지 않는 부모들을 보면서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하는 차이미이(돈을 모으는데는 광적인 사람) 가 된다. 탈북자들은 밀고하는 댓가로 돈을 버는.

 

이를 이어주는 주는 아리랑 공연.

아리랑 공연을 준비하면서 손자 양춘은 할아버지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을 것이다. 비록 이 공연이 연변 아리랑이라고 ,마을의 전설이 피라고 해서 받아들여지지 않아도 손자 양춘은 이 모든 것을 덮는 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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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b74 2021-04-0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단절!! 적확한 어휘네요~
리뷰 마지막 문장~ ‘아 그렇구나‘ 하는~~

리뷰는 서로가 책을 보는 거울 같아요~

소유맘 2021-04-07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고 사는 문제가 무서울수도 있겠죠.모든것을 덮는 눈이 내리고 세상이 깨끗하고 따뜻해졌음 좋겠네요~^^

꿈맘 2021-04-11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이 저도 크고 깊게 와 닿았어요. 이렇게 양춘은 성장한 거였군요. 이 모든 것을 덮는 눈처럼....감사해요. ^^

딩동맘 2021-04-29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독립을 위해 먹고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고단함에 대해 말씀하신 부분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그분들에 대한 것을 잊고 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