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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입니다 반올림 52
김해원 외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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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족입니다 라는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가족이라는 테마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가 궁금해서였다. 일단 첫 페이지를 열면 한국항공의 창사 30주년 기념 가족사랑 여행기 공모라는 광고가 나온다. 마치 공모수기인 듯한 네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첫 번째 가족은 시래기 식당을 경영하는 할머니, 그의 딸이자 주인공의 엄마, 그녀와 재혼한 현병철씨, 그의 딸 현정아, 화자인 우진,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할머니는 처음으로 가게 문을 닫고 가족이 함께 제주로 여행을 떠난다. 여기에서 주인공은 엄마와 할머니가 피를 나눈 엄마와 딸의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된다. 할머니는 마흔 살에 할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를 혼자 키우시느라 단 한 번도 가게 문을 닫은 적이 없었고 우진은 할머니가 엄마랑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으나 그것은 유전의 힘이 아닌 40년이라는 세월의 힘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가족이란 이렇게 실은 핏줄을 나눈 사람들의 관계만은 아닌 것이다. 우진과 현병철씨도 어쩌면 나중에 이렇게 닮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핏줄로 얽히지 않아도 함께 살면서 닮아가고 있는 모습, 그것이 가족이지 않을까? 아직도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 현정아를 보면서 우진은 빗방울이 스며들 듯 서서히 그렇게 닮아갈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야기는 마친다.

두 번째 가족은 우리네 주변의 일상적인 모습을 가진 네명의 가족이다. 엄마 아빠는 열심히 큰 딸을 대학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큰 딸 다영은 대학을 갈 생각이 없다. 도서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줄 알고 있던 딸이 카페 알바에서 손님에게 갑질을 당하는 모습을 보게된 부모는 아연실색을 한다. 그러나 큰 딸 다영은 자신의 미래를 이미 설계해 놓았고 여행전문 서점을 차리거나 북카페를 차리겠다고 한다.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의 갈등이다. 정말 모두 대학을 갈 필요가 없는데도 우리 사회는 대학을 나와야 인정을 받는다는 분위기이고 그 때문에 공부에 관심이 없어도 모두 대학에 간다. 다영은 자신의 앞날을 고민해서 잘 설계하고 있으나 부모님들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하다. 내자식이라도 이런 고민을 할 것 같다. 이런 갈등을 겪고 엄마와 아빠 나는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

 

세 번째 가족은 오빠가 기숙형 대안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한학기도 지나지않아 보통학교에 가고 싶다해서 엄마와 충돌하여 나까지 세명이 크로아티아로 여행을 떠났다.

 

네 번째 여행기는 퇴직을 몇해 앞둔 아버지와 고등학생 아들이 고3인 누나의 코칭을 받으며 스페인 여행을 하는 것이다. 가족들은 어리둥절한다. 갑자기 아버지가 스페인 여행이라니. 3인 딸은 고3이라 엄마는 제과점을 닫을 수 없어서 부자만이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여행속에서 아들은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그렇다. 가족이란 공동체에서 우리는 많은 갈등을 겪는다. 특히 부모님들의 생각과 자식들의 생각은 많이 다르다. 인생을 더 많이 살아본 부모님들은 그들의 입장에서 도움을 주려 하는 것일 테지만 자식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뜻과 생각도 존중받고 싶다. 부모인 나도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려 생각하고 있지만 때로는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되고 그래도 존중해주어야 하나 갈등한다. 때로는 부모님이 병에 걸리시기도 하고 그래서 집안의 기둥이 흔들리기도 한다. 네 편의 단편들이 청소년들에게 가족이라는 공동체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할 것 같다. 이야기를 통해서 다양한 가족의 고민을 들어본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 정도의 형편이 되는 가족이 배경이다보니 이 사회의 아픈 가족의 사연은 담아내지 못한 것 같다. 그러면서 한 편 정도는 또 다른 가족의 갈등을 보여 줄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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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맘 2021-05-21 0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모는 먼저 산 세월의 경험으로 조언을 하지만 저도 가끔은 큰 아이에게 ˝나 때는 말이야~˝하는거냐고,지금은 시대가 다르다는 얘길 듣네요.해외여행 간 가족들의 이야기라 코로나시대에 대리만족이 되기도 하지만 쓸쓸하고 소외감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네요.

miab74 2021-05-22 16:30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다른 시대~ 그래서 뭘 못 말하는겠는~~ 그런데 이건 아니다 싶은~~햐~~ 힘들다요~~^^

꿈맘 2021-05-21 2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해외여행을 할 여유가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냈지만 우리 사회의 아픈 가족의 이야기는 담아내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하신 부분 공감이 많이 됩니다. 그 부분은 생각해 보지 못했거든요.

miab74 2021-05-22 16:32   좋아요 0 | URL
음~~ 저는 안 읽어서 공감은 모르겠지만 리뷰를 통해서는 작품 배경을 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어요.

miab74 2021-05-22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샀어요. 리뷰를 읽어보니 저도 그러한가 알고 싶더라구요~~ 보통은 재미나겠다. 생각해서 사는데 이번 경우는 저도 읽고 어떤 느낌일지가 궁금한거에요. 저도 리뷰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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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의 집 - 사람들 마지막 단편

 

평범하고 늙고 가난한 아버지에게 작고 연약한 생명이 찾아왔다.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온힘을 기울였다. 요리사가 되기도 했고 야채장수가 되기도 했다. 소년은 누워있는 날이 더 많아졌고 그럴수록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아버지는 이런 소년을 위해 언덕위에 집을 마련하였다. 그런데 소년은 어른이 되기 전에 생을 다했고 소년을 잊지 못한 아버지는 언덕위의 집에서 소년을 기다렸다. 소년은 생을 다한 후에도 발길이 닿는 대로 언덕위의 집을 드나들었다. 그러나 야채를 사랑으로 키워 팔았던 이웃은 더 이상 없었다. 마을의 재개발을 반대하는 골칫거리일 뿐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부자가 되기를 원했다. 아버지는 삼년을 침묵으로 버텼다. 사람들이 찾아 온다. 첫 번째 두 번째 ....아버지는 어떻게 됐을까?

황경란 작가의 마지막 단편은 이런 사람의 전설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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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맘 2021-04-30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리뷰 잘 읽었습니다. ^^
 
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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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자서전- 사람들의 일곱 번째 이야기

 

이번에는 벽돌공장을 운영하고 평범하게 살고 있던 아버지에게 어머니의 신내림이 문제로 되는 가정의 이야기이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신내림을 인정하지 못했을 것이고 집에 가두고 외출도 못하게 했고 막아보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삶은 막을 수 없었고 어머니가 집을 나가 버리셨다. 아버지는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으로 정화조 청소를 벌을 받는 느낌으로 하시면서 삶을 마감한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감당이 안되자 화자인 다큐멘터리 피디도 집을 나왔다. 이제 뒤늦은 연락을 받는다. 아버지가 쓰러지셨고 병원에서 가족의 연락처를 찾다가 아들인 피디에게 연락이 닫는다. 나는 아버지의 가방안에서 어머니의 연락처를 찾아 연락한다. 이미 어머니도 세상을 떠나신지 2,

 

두 분의 인생을 당신의 자서전이라는 전시회에 사진을 들고 가 놓으며 시간의 강물에 두 수심이 같아 헤어지지 않고 오래도록 흐르기를 빈다. 또한 그 사진에 비친 아들인 자신의 분홍돌고래와 헤엄을 치는 사진이 비친다.

 

결국 수심이 달라 함께 하지 못했던 가족의 삶, 어머니의 삶의 수심과 아버지의 삶의 수심이 달라 그 누구를 탓하지도 못하고 각자의 삶을 살았던 가족.

 

그 속에서 나는 삶의 진실을 담는 다큐멘터리 피디를 하려 했고 어렸을 때부터 분홍돌고래를 찾으러 가는 꿈을 갖는다. 수 많은 전설을 갖고 있고 마법을 부린다는 분홍 돌고래. 여기에서 분홍돌고래는 화자인 피디에게 무엇이었을까? 결국 자신의 삶에서는 잃어버렸던 분홍색의 꿈을 담은 삶의 희망같은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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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맘 2021-04-30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인공에게 분홍돌고래의 의미가 무엇이었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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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알지 못했다- 사람들의 여섯 번째 이야기

 

어느 해 7, 태풍이 거세게 불 던 밤에 그 바람을 닮고 태어난 아이- 날개.

여섯 번째 이야기는 날개의 가족을 비춘다. 엄마는 아버지의 폭력에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가고 아버지의 폭력은 날로 거세 진다. 이제는 여동생 에게 까지성폭력을 서슴없이 행하고 오빠는 자신이 열여섯살이 되면 여기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조차 여동생에게 폭력을 휘두르는데.... 왜 이런 폭력이 한 가정에서 존재할 수 밖에 없을까? 우리의 할 일은 무엇인가? 우리사회의 이런 가정을 지켜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봅니다. 인터넷에서 잊혀졌던 몇 해 전의 ,의붓아버지 성폭행을 견디다 못해 남자친구와 그 아버지를 살해한 김고은양사건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당했던 성폭행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가해자를 살해한 김부남사건등 여러사건들이 떠올려집니다. 일단 가정이라는 단위에서 행해지는 많은 폭력에 우리 사회는 둔감한 것 같습니다. 요즘 언론에서 문제되고 있는 가정의 아동 폭행은 어느 때 보다도 우리가 주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여섯 번째 이야기 소년은 알지 못했다는 우리에게 주변에 이런 소년이, 소녀가 있다고 다시 한 번 주변을 돌아 보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가정이라는 단위에서 은폐되고 있는 많은 폭력, 우리는 이 폭력에 간섭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아내에 대한 폭력도 자식에 대한 폭력도 . 다시 한 번 사회가 가정이라는 단위에도 폭력은 안된다는 소리를 높여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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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맘 2021-04-30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정 폭력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함께 행동해야한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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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다섯 번 째 이야기 - 그날 이후로

 

녹차 잎을 따서 생계를 이어가는 할머니가 있다. 그녀의 과거를 이웃들은 잘 모른다. 찾아오는 자식도 없고 남편도 없다. 그녀에겐 베트남에서 시집 온 이웃 리엔이 유일하다. 같이 한글을 배우는 동료이다. 같이 학교에 가자고 집에 찾아오곤 한다.

할머니 이름은 금령. 어린 금령은 돈을 벌겠다고 작은 보따리를 들고 집을 나섰다. 이틀 동안이나 기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나무로 지은 막사. 빛조차 들지 않는 다다미방. 거기에서 어린 금령은 들이닥치는 군인들을 상대해야 했다. 그들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볼 수 도 없었다, 자신이 거기 있었다는 것을 아무도 몰라주길 바래서. 그러나 그 아픔은 평생 동안 그녀를 괴롭힌다. 늘 악몽에 시달리면서도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 몰랐다. 늘 자신이 죄인인 듯 살아갔고 겨울이 되면 눈이 내리면 그 추운 겨울이 생각나 더욱 힘들었다.

그러던 금령이 청계천 구경에 나섰다가 일본대사관 앞에서의 위안부할머니들의 시위를 보게 되었다. 금령은 이제까지 이런 사실을 입 밖에 낼 수 조차 없었다. 그렇게 은밀한 부분이었다. 그렇게 어쩌면 감추고 싶은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날 금령할머니는 이제까지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들을 시원하게 하는 시위대를 보고 너무나 놀랐을 것이다, 상처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말을, 글을 배워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금령은 그곳을 다시 찾는다. 이제 금령은 눈이 와도 무섭지 않다. 자유다.

 

우리는 사실 쉽게 역사를 말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에게는 얼마나 힘든 삶이었을까? 어린 금령은 얼마나 삶과 죽음 속에서 갈피를 못 잡고 헤매었을까 ? 그 이후는 또 얼마나 자신을 학대하며 살아갔을까?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본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그런 그녀가 늦게나마 자신이 당했던 아픔을 드러내게 되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금령에게는 다행이었을 것이다. 일본에게 그들의 만행을 드러내고 사과를 요구하는 일 자체가 이렇게 어렵게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 어려운 싸움이 아직도 끝을 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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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b74 2021-04-28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사실 쉽게 역사를 말한다.˝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금령에게는 다행이었을 것이다.˝


˝일본에게 그들의 만행을 드러내고 사과를 요구하는 일 자체가 이렇게 어렵게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 어려운 싸움이 아직도 끝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게요~~ 마지막 문장에서 울컥합니다.

감사해요~~ 안정된 시선과 언어가 흔들림없는 묵직함으로 감동을 줍니다.~

소유맘 2021-04-29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사자에게는 너무나 힘들었을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리뷰 잘 읽었어요...

딩동맘 2021-04-29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분들은 떠나가고 어려운 싸움이 아직도 끝을 보지못했기에 자꾸 조바심이 납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꿈맘 2021-04-29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렇죠. 나와 내 가족이 겪은 일이 아닌 이상 우리는 당사자들에게 그 삶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도 못하는 것 같아요. 말씀처럼 쉽게 역사를 말하는 우리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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