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진경문고 5
정민 지음 / 보림 / 200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이빨처럼 딱딱하고 강한 것은 먼저 없어지고, 혀처럼 약하고 부드러운 것은 오래 남는다는 말씀이시군요. (17면)




2. 사실 상용이 이 말을 직접 했다면 그것은 아무런 느낌도 주지 못하는 싱거운 말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18면)




3. 시도 마찬가지다. 시라는 것은 상용의 말처럼 직접 말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을 돌려서 말하고 감춰서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돌려서 말하고 감춰서 말하는 가운데, 저도 모르게 느낌이 일어나고 깨달음이 생겨난다. 이렇게 해서 생겨난 느낌과 깨달음이 지워지지 않고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는다. (18면)




4. 시인은 시 속에서 벌써 다 말하고 있지만, 겉으로는 이런 사실을 하나도 표현하지 않았다. (22, 23면)




5. 좋은 시 속에는 감춰진 그림이 많다. 그래서 우리에게 생각하는 힘을 살찌워 준다. 보통 때 같으면 그냥 지나치던 사물을 찬찬히 살피게 해 준다. (24면)




6. 옛날부터 그림과 시는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 시는 모양이 없는 그림이고, 그림은 소리가 없는 시라는 말이 있었다. (25면)




7. 시인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하지 않는다. 사물을 데려와서 사물이 대신 말하게 한다. 그러니까 한 편의 시를 읽은 것은 시인이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지 않고 시 속에 남겨둔 말을 찾아내는 일이다. 이것은 숨은그림찾기 또는 보물찾기 놀이와도 비슷하다. 이 점은 화가도 마찬가지다. 화가는 풍경을 그리거나 정물화를 그린다. 이때 화가는 화면 속에 자신의 느낌을 직접 표현할 수가 없다. 그림은 사진과 다르다. 화가는 색채나 풍경의 표정을 통해 자기 생각을 담는다. (26, 27면)




8. 꽃을 밟고 돌아가니 말발굽에서 향기가 난다. ... 젊은 화가는 말을 따라가는 나비 떼로 꽃향기를 표현했다. 이런 것을 한시에서는 ‘입상진의’라고 한다. 이 말은 ‘형상을 세워서 나타내려는 뜻을 전달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나비 떼라는 형상으로 말발굽에 묻은 향기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형상을 시에서는 이미지(imago)라는 말로 표현한다. 시인은 결코 직접 말하지 않는다. 이미지를 통해서 말한다. 그러니까 한 편의 시를 읽는 것은 바로 이미지 속에 담긴 의미를 찾는 일과 같다. (27면)




9. 어지러운 산이 옛 절을 감추었다. ... 그런데 그가 제출한 그림은 다른 화가의 것과 달랐다. 우선 화면 어디에도 절을 그리지 않았다. 대신 깊은 산속 작은 오솔길에 웬 스님 한 분이 물동이를 이고서 올라가는 모습을 그려 놓았을 뿐이었다. (28면)




10. 시인은 말하지 않고서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한다. (29면)




11. 정말 소중한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뛰어난 화가는 그리지 않고서도 다 그린다. 훌륭한 시인은 말하지 않으면서 다 말한다. 좋은 독자는 화가가 감춰 둔 그림과 시인이 숨겨 둔 보물을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잘 찾아낸다. 그러자면 많은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31, 32면)




12. “한번 생각해 보시오. 사람이 높은 곳을 올려다보자면 목 뒤에 반드시 주름이 잡히게 마련이오. 그런데 고개를 젖혀 바라보는 선비의 뒷덜미에 주름이 하나도 없질 않소?” (34면)




13. “그리긴 참 잘 그렸다. 그렇지만, 어른이 어린아이에게 밥을 먹일 때에는 저도 모르게 자기의 입이 벌어지는 법이다. 그런데 이 그림 속의 노인은 입을 다물고 있구나. 아! 아깝다.” (35면)




14. 겉꾸밈만으로는 안 된다. 참된 마음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 (38면)




15. 신기하게도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방법과 시인이 시를 쓰는 방법 사이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39면)




16. 즉 화가는 사람의 눈, 코, 입을 그리지 않음으로써 현재 두 사람이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위치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음을 나타내려 한 것이다. 또 두 사람이 서 있는 뒤편 강물에는 물결이 없다. 이것이 위에서 말한 먼 곳에 있는 물은 물결이 없다는 말이다. (43면)




17. 시도 마찬가지다. 하나하나 모두 설명하거나 직접 다 말해 버린다면 그것은 시라고 할 수가 없다. 앞서 상용이 노자에게 내 혀가 있느냐고 말했던 것처럼, 좋은 시는 직접 말하는 대신 읽는 사람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45면)




18. 시인은 왜 갑자기 젖은 거문고와 식은 화로 이야기를 꺼냈을까? ... 두 사물의 공통점은 겉으로는 쓸모가 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쓸모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시인 자신이 지금 처한 상황과 같다. (47면)




19. 하나의 사물도 보는 방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사물 속에는 다양한 의미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49면)




20. 글 가운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다.”는 말이 있다. 연꽃은 연못 가운데서 피니까 가까이 가서 코를 대고 그 향기를 맡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따금 바람결에 실려 오는 그 향기는 더욱 맑게 느껴진다. 사람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옛사람들은 생각했다. 무언가 목적이 있을 때는 자기 것을 아깝지 않게 다 내줄 것처럼 굴다가, 자기에게 손해가 난다 싶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매정하게 돌아서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보다 보통 때는 있는 듯 없는 듯하다가 정말 어려울 때 든든한 힘이 되어 주는 그런 친구가 더 소중한 친구다. 연꽃은 사람으로 치면 이런 꽃이라고 믿었다. (52면)




21. 좋은 시는 어떤 사물 위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시이다. (58면)




22. 날씨가 따뜻해진 뒤에 꽃이 피는 것은 그렇게 신기한 것이 아니다. 온갖 시련과 역경을 딛고서 모든 사물들이 꽁꽁 얼어붙은 차가운 눈 속에서 피어난 꽃이기에 옛사람들은 매화를 사랑했다. 단지 그 꽃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을 사랑한 것이다. (66면)




23. 시는 우리에게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주변에 있는 온갖 사물들은 모두 우리의 선생님이다. 시인은 남들이 날마다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들은 우리가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지나치는 일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아낸다. 그러자면 그냥 보지 않고 관찰하며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67면)




24. ‘붉다’는 한 단어만을 가지고 눈앞의 온갖 꽃을 말해서는 안 된다. 꽃술에는 많고 적은 차이가 있으니 꼼꼼히 하나하나 살펴보아라. (68면)




25. 공자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잘 들어 두어라. 물이란 것은 군자에 비유할 수가 있다. 물은 널리 베풀어 모든 사물을 살아나게 하니 덕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물이 닿으면 바싹 말라 죽어 가던 생물이 다시 살아나니 어질다고도 할 수 있겠지. 도 살펴보렴. 물은 언제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신을 낮추며 내려가지? 굽이칠 때도 순리에 따라 흘러가니 그 깊이를 헤아릴 수가 없으니 이것은 몹시 지혜로운 모습이다. 백 길이나 되는 절벽에 이르러서도 아무런 의심 없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보면 물은 참으로 큰 용기를 지녔다. 졸졸졸 흘러서 보이지 않게 먼 데까지 이르는 조심스러움도 갖추었고, 아무리 더러운 것도 사양하지 않고 다 받아들이니 마음이 넉넉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지저분한 것들을 받아들여 깨끗하게 씻어서 내보내니 이것은 나쁜 사람을 착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 자! 물은 얼마나 훌륭한 스승이냐. 그래서 나는 저 강물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아아! 나도 저 흘러가는 강물을 닮고 싶구나.” (72, 73면)




26. 어떤 사물이 어느 날 갑자기 너무나 낯설게 보이는 수가 있다. 그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보통 때와 달랐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새롭게 바라보면 다르게 보인다. 새롭게 바라볼 때 우리는 그 사물과 비로소 만날 수가 있다. 시는 이런 만남을 주로 노래한다. 시인은 사물과 새롭게 만나게 해 주는 사람이다. (75면)




27. 중국사람들은 ... ‘하룻영화꽃’이라고 낮춰서 불렀다. ... 윤선도는 무궁화를 ‘일일화’라고 불렀는데, 이 말도 하루밖에 못 가는 꽃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하루밖에 못 가는 꽃에 대한 윤선도의 생각은 중국 사람과 아주 다르다. 무궁화는 오늘 피었다가 오늘 진다. 하나의 꽃으로 두 해님에게 인사하는 것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고 보니까, 무궁화는 이랬다 저랬다 하는 꽃이 아니라 참으로 순수하고 충직한 마음을 지닌 꽃이 되었다. (78, 79면)




28. 시인은 늘 사물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사람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든다. 그래서 그 사물을 한 번 더 살펴보게 해 준다. 어느 날 내가 그것들을 주의 깊게 살펴 대화할 수 있게 되면, 사물들은 마음 속에 담아 둔 이야기들을 나에게 건네 오기 시작한다. 시는 사물이 나에게 속삭여 주는 이야기를 글로 적는 것이다. (81, 82면)




29. 버들가지는 꺾은 가지를 땅에 심어도 다시 뿌리를 내리는 특이한 성질을 가진 나무이다. 다시 말해 버드나무는 꺾꽃이가 가능하다. (84면)




30. 첫째 구절 끝에 버들 ‘류’자가 있고, 둘째 구절 끝에 머무를 ‘류’자가 있다. 두 글자의 소리가 같기 때문에 버드나무라는 말은 가지 말라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래서 버들가지를 준 것은 다시 만나자는 다짐보다 가지 말라는 만류의 뜻이 더 많았던 것을 알 수 있다. (85, 86면)




31. 버드나무는 봄이 오는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 주는 나무이다. 진달래나 개나리가 피기 전에 버들가지에는 벌써 파랗게 물이 오른다. 버드나무는 또 봄의 설렘을 나타내는 나무이기도 하다. 한시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나무가 바로 이 버드나무이다. 버드나무는 봄날의 설렘과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날 희망을 나타내는 나무이다. 이런 뜻은 물론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다. (86, 87면)




32. 한때는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었는데 때가 지나고 나면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바로 가을 부채이다. 그래서 한시 속에 나오는 ‘가을 부채’는 버림받은 여인을 상징하게 되었다. 내가 사랑하는 임은 나를 벌써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88면)




33. 옛말에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불광불급)’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지 미친 듯한 열정으로 하지 않으면 큰 성취를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91면)




34. 위대한 예술가는 하나의 예술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이러한 고통을 마다하지 않는다. 나를 완전히 잊는 몰두 속에서만 위대한 예술은 탄생한다. (97면)




35. 한 글자를 꼭 맞게 읊조리려고 몇 개의 수염을 배배 꼬아 끊었던가. (97면)




36. 옛말에 ‘글은 그 사람과 꼭 같다’는 말이 있다. 시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다 드러난다. 시인이 사물과 만난다. (99면)




37. 항상 말을 조심하고, 행동을 가려서 할 줄 아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내가 오늘 무심히 하는 말투와 행동 속에 내가 품은 생각이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 (106면)




38. 한시 속에는 옛날의 유명한 시인들이 쓴 표현이나 이야기를 빌려 오는 경우가 꽤 많이 보인다. 이런 것을 ‘용사’라고 한다. (107면)




39. 주의 깊게 살펴보면 사물들은 끊임없이 소리를 낸다. 그런데 그 소리는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들린다. (117면)




40. 시인은 분명하게 말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분명하게 다 말해 버리고 나면 독자들이 생각할 여지가 조금도 남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는 슬쩍 빠져 버리고 독자들이 빈칸을 채워 넣게 한다. (123면)




41. 자연은 모든 예술의 영원한 주제다. 자연은 말없는 선생님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 일깨워 준다. 자신을 닮으라고 한다. 예술가들은 넘치는 자연의 에너지에서 영감을 받는다. (125면)




42.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만 권의 책을 읽고, 먼 길을 여행 다녀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독서를 많이 하고 여행을 많이 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책과 자연을 통해 듣고 본 것들이 내 속으로 들어와 나를 변화시킨다. 글을 쓰면 글에서 솔바람 소리가 울려 나오고, 그림을 그리면 도화지 위에서 꽃향기와 새소리가 퍼져 나온다. (127면)




43. 우리의 삶도 마땅히 이러해야 할 것이다. 자질구레한 집착과 욕심, 좀 더 놀고 싶은 생각, 더 게을러지고 싶은 마음 같은 것들을 활짝 걷어 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의 본마음이 환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128, 129면)




44. 때로는 침묵이 웅변보다 더 힘있게 느껴질 때가 많다. 시시콜콜히 다 말하는 것보다 아껴 두고 말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다. 직접 말하는 것보다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시 속에서 시인이 말하는 방법도 이와 같다. 다 말하지 않고 조금만 말한다. 직접 말하지 않고 돌려서 말한다.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대신 스스로 깨닫게 한다. (133면)




45. ... 길게 안부를 묻고 보고 싶다는 말을 적은 편지보다 훨씬 더 깊은 정이 느껴진다. (135면)




46. 말의 힘은 이런 것이다. 돌려서 말한 은근한 한마디가 자세히 되풀이해서 설명하는 긴 말보다 백배 낫다. 직접 대놓고 얘기하면 불쾌할 말도 넌지시 돌려서 하면 정신이 번쩍 든다. 그러나 이런 말도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 마음의 여유와 받아들일 자세를 갖추고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138면)




47. 들으려고는 않고 쏟아내기만 하는 말에는 향기가 없다. 말이 많아질수록 어쩐 일인지 공허감은 커져만 간다. 무언가 내면에 충만하게 차오르는 기쁨이 없다. (138면)




48. 한 글자가 제대로 놓이면 그 시가 살고, 한 글자가 잘못 놓이면 그 시가 죽는다. 훌륭한 시인은 작은 표현 하나가 가져오는 미묘한 차이도 결코 놓치지 않는다. (141면)




49. 절에서 독경 소리 끝나자마자

하늘 빛이 유리처럼 깨끗해졌다. (정지상)




50. 말에는 느낌이 있다. 시인은 이 느낌을 잘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이다. (150면)




51. 이런 설명서는 자세할수록 좋다. 그렇지만 시에서 하는 말은 자세해서는 안 된다. 말을 아낄수록 여백이 더 넓어진다. (151면)




52. 텅 빈 산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

... 빈 산 잎 지고 비는 부슬부슬 (152, 154면)




53. 말이 많으면 언제나 탈이 난다. 말을 아낄 때 그 말이 가치가 있다. (158면)




54. 시에서 이렇게 바깥 사물이 내게로 와서 나와 하나가 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이것은 시 속에서만 가능한 마술이다. 반대로 시인의 행동이 사물에게로 옮아가는 경우도 있다. (164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1. 나는 증여하고 나누어 주고 싶다. 인간 가운데서 현명한 자들이 다시금 어리석음을, 가난한 자가 다시금 풍부함을 기뻐할 때까지. 그러므로 나는 밑바닥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된다. (24면)




2.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에 놓인 밧줄이다. 심연 위에 놓인 밧줄이다. 저쪽으로 건너가는 것도 위험하고 건너가는 과정도 위험하고 뒤돌아보는 것도 위험하고 무서워서 멈춰 서는 것도 위험하다. (30면)




3. 지금은 인간이 자기의 목표를 세워야 할 때다. 지금은 인간이 가장 빛나는 희망의 싹을 심을 때다. (33면)




4. 창조하는 자는 새로운 가치를 새로운 표에 적어 넣는 창조의 협력자를 구한다. (40면)




5. 새로운 가치에 의한 권리의 획득 ... (44면)




6. 새로운 의지를 나는 인간에게 가르친다. (50면)




7. 나는 책을 읽는 게으름뱅이들을 미워한다. (60면)




8. 훌륭한 전사들에게는 ‘그대는 원한다’보다는 ‘그대는 마땅히 해야 한다’는 말이 더 달콤하다. 따라서 그대들은 좋아하는 일체의 것을 미리 명령받지 않으면 안 된다. (70면)




9. 새로운 가치의 발명자를 중심으로 세계는 회전한다. (74면)




10. ‘언제나 그대는 제1인자여야 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야 한다. 질투에 불타는 그대의 영혼은 벗 이외에는 아무도 사랑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그리스인들의 영혼을 전율하게 만들었다. (83면)




11. 가치의 변화 - 그것은 창조하는 자의 변화다. 창조하는 자가 되어야 할 자들은 항상 파괴한다. (84면)




12. 아, 풀무 이상의 일을 하지 못하는 위대한 사상이 얼마나 많은가. 이 사상은 부풀게 하고 더욱더 공허하게 만든다. (88면)




13. 자기의 맛이 가장 좋을 때에도 계속해서 먹혀서는 안 된다. 오랫동안 사랑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100면)




14. 나의 형제들이여! 그리고 만물의 가치는 그대들에 의해 새로이 정립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싸우는 자여야 한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창조하는 자여야 한다. (106면)




15. 인식하는 자는 적을 사랑할 줄 알 뿐 아니라 벗을 미워할 줄도 알아야 한다. (107면)




16. 창조하는 자 자신이 새로 태어나는 어린애가 되기 위해서는 그는 산부가 되어 산부의 고통을 겪으려고 해야 한다. (115면)




17. 정녕, 나는 알았다. 가장 큰 인간도 너무나 인간적임을! (123면)




18. 그대는 의욕을 갖고 열망하고 사랑한다. 오직 그 때문에 그대는 삶을 ‘찬양’하는 것이다! (143면)




19. 그렇다, 나에게는 상처입히지 못하는 것, 묻어 버리지 못하는 것, 바위라도 뚫고 나오는 것이 있다. 그것은 ‘나의 의지’다. 이 의지는 묵묵히 변함 없이 세월을 뚫고 걸어간다. (148면)




20. 나는 ‘항상 자기 자신을 초극해야 하는’ 것이다. (151면)




21. 짜라투스트라는 이미 학자가 아니다. ... 나는 학자들의 집을 떠났고 게다가 나온 다음에는 문을 힘껏 닫았던 것이다. (164면)




22. 의지는 되돌아가서 의욕할 수는 없다. 의지가 시간과 시간의 욕망을 부수지 못한다는 것 - 이것이 의지의 가장 외로운 우수다. (183면)




23. 시간은 역행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 의지의 원한이다. (183면)




24. 오, 짜라투스트라여, 그대의 과일은 익었으나 그대는 그대의 과일에 어울릴 만큼 익지 못했구나! 그렇다면 그대는 고독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대는 앞으로 무르익어야 하기 때문이다. (193면)




25. 그리고 그대에게는 앞으로는 어떠한 사다리가 없다면, 그대는 그대 자신의 머리를 타고 올라갈 줄 알아야 한다! (197면)




26. 가장 높은 것은 가장 깊은 것으로부터 그 높이에 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198면)




27. 오, 나의 삶의 오후여! 나는 한 가지를, 곧 나의 사상들의 생생한 식수와 나의 최고의 희망의 이 아침놀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인들 포기하지 못했을 것인가! (207면)




28. 행복이 내 뒤를 쫓아온다. 내가 여자 뒤를 쫓아다니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행복은 여자다. (211면)




29. 칭찬하는 자는 보답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더 많은 선물을 받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217면)




30. ‘저절로 주어진다.’ 이것도 역시 인종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그대들 안일한 자들이여! 나는 그대들에게 말한다. ‘저절로 빼앗기며’ 더욱더 많은 것을 그대들로부터 빼앗게 되리라고! (221면)




31. 육욕, 지배욕, 아욕. 이 세 가지는 지금까지 가장 저주받아 왔고 가장 나쁜 평판을, 그것도 거짓 평판을 받아왔다. 이 세 가지를 나는 인간적으로 좋은 것으로 측정하고자 한다. (242면)




32. 물론 병들고 탐욕스러운 자들의 사랑으로 ‘사랑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자들에게 있어서는 자기애조차도 악취를 풍기기 때문이다! 인간은 건전하고 건강한 사랑으로써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 나는 이렇게 가르친다. 자기 자신을 참고 견디며 방황하지 않기 위해서. (248면)




33. 모든 것의 맛을 아는 완전한 만족감, 이것은 최선의 취미는 아니다! ‘나’와 ‘그렇다’와 ‘아니다’를 말할 줄 아는 반항적이고 까다로운 혀와 위를 나는 존경한다. (250면)




34. 어떤 자는 미이라에게 반하고 어떤 자는 유령에게 반한다. (251면)




35. 곧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 창조하는 자를 제외하고는! ... 이 창조하는 자가 비로소 선과 악이라는 ‘것’을 창조한다. (253면)




36. 고귀한 영혼의 특성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고귀한 영혼은 ‘공짜로’ 얻고자 하지 않는다. 적어도 삶에 대해서는 그렇다. 천민에 속하는 자는 공짜로 살려고 한다. (257면)




37. 지나가 버린 것이 모두 버림받는 것을 보고 나는 모든 지나가 버런 것에 동정하지 않을 수 없다. (261면)




38. 의욕은 해방시킨다. 의욕하는 것은 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가르친다. 그리고 ‘오직’ 창조하기 위해서만 그대들은 배워야 한다! (267면)




39. 나는 용감한 자들을 사랑한다. 그러나 양쪽에 날이 있는 칼이 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 사람들은 누구를 상대로 칼질을 할 것인가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자기 자신을 억제하고 통과하는 데에 더 큰 용기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보다 어울리는 적을 위해 자기 자신을 아끼는 것이다! 그대들은 증오할 적을 가질 뿐 경멸한 적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대들은 그대들의 적을 자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271면)




40. 그대들의 결혼, 나쁜 ‘결합’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대들은 너무나 빨리 맺어졌다. 그러므로 결혼의 파괴가 ‘뒤따른다!’ 그리고 왜곡된 결혼, 위장된 결혼보다는 결혼의 파괴가 낫다! (273면)




41. 우리가 커다란 결혼에 알맞은지를 알아보기 위해 어떤 기간 동안 작은 결혼을 해보자! 언제나 둘이 같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273면)




42. 애매하게 많이 아는 것보다는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움직이는 현인보다 오히려 자기 힘에 의지하는 바보가 좋다! (318면)




43. 내가 좋아하는 대로 살자, 그렇지 않으면 전혀 살지 말자. (349면)




44. 알맞은 바람을? 아, 오직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는 자만이 어떤 바람이 좋고 어떤 바람이 자신의 순풍인지를 알고 있다. (349면)




45. 행복해지는 데에는 아주 적은 것으로 충분하구나, 행복해지는 데에는! (352면)




46. ‘적은 것’이야말로 ‘최상의’ 행복의 본성이 된다. (352면)




47. 제발 초극하라, 그대들, 보다 높은 인간들이여, 작은 덕들을, 작은 재치를, 모래알 같은 조심을, 개미떼 같은 잡동사니를, 가엾은 자기 만족을, 최대 다수의 행복을! (365면)




48. 나는 냉각된 정신을 믿지 않는다. (369면)




49. 그대들은 높이 올라가고 싶거든 자기 자신의 다리를 사용하라! (369면)




50. 제발 나의 지혜를 배우라. 가장 나쁜 사물조차도 두 가지 좋은 이면이 있다고 하는 ‘나의 지혜를’. 가장 나쁜 사물조차도 춤추기 좋은 다리를 갖고 있다는 ‘지혜를’. (376면)




51. 좋은 노래를 들은 다음에는 오랫동안 침묵해야 한다. (384면)




52. 그리고 나는 그대의 ‘진리’를 당장 물구나무 서게 하리라. (386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스크 - 위험, 기회, 미래가 공존하는
피터 L. 번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이 책 마지막 부분에 케인즈가 존 로크의 말을 인용하면서 남긴 글을 통해 독자들이 알았으면 하는 주제를 함축하였다. “... 신은 우리의 관심사 대부분에 단지 미광만을 부여하셨다. 내가 여기에 부연한다면 신은 우리에게 확률이라는 미광만을 부여하셨다.” (4면)




2. 여기서 나는 현대와 과거를 구분짓는 혁명적인 견해를 제시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리스크에 대한 지배mastery of risk'다. 인류는 리스크를 지배할 수 있었기에 신의 변덕에 다라 좌지우지되는 미래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자연 앞에서 더 이상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8, 9면)




3. ... 즉, 그들은 ‘리스크 감수risk-taking'를 현대 서구사회를 이끌어가는 기폭제 가운데 하나로 전환해냈다. 그들은 프로메테우스와 마찬가지로 신에 대항해 미래를 어둠 속에서 끌어내어 적대의 대상에서 기회의 대상으로 바꾸었다. (9면)




4. 미래에 일어날 것을 정의 내리고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능력은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이다. 부의 분배에서부터 공중의 건강 보호에 이르기까지, 전쟁 수행에서 가족계획에 이르기까지, 보험료 지불에서부터 안전벨트 착용에 이르기까지, 옥수수 경작에서부터 콘플레이크 판매에 이르기까지, 리스크 관리는 우리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데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다. (10면)




5. 만일 확률이론의 자유로운 구사와 리스크 관리에 대한 도구가 없었다면 기술자들은 큰 강을 가로지르는 대형다리도 구상하지 못했을 터이고, 가정에서는 여전히 벽난로나 거실 스토브로 난방했을 것이고, 전기 제품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소아마비에 걸린 아이들은 여전히 불구가 되었을 것이고, 하늘을 나는 비행기도 없었을 것이며, 우주 비행은 꿈속에나 가능한 일로 남았을 것이다. (10면)




6. 리스크 관리 능력, 그리고 리스크 감수에도 불구하고 미래 예측에 대한 선택의 욕구, 이 두 가지가 경제체제를 발전시키는 핵심요소인 셈이다. (11면)




7. ... 그러나 리스크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서였다. (11면)




8. 지금까지 전개되는 이야기에는 모두 같은 특징이 있다. 즉, 가장 훌륭한 결정은 과거의 패턴에 따라 결정된 양과 수치에 기초해야 한다는 사람들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좀더 주관적인 기준을 근거로 결정해야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 고집스런 긴장감이 내용 곳곳에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현재에도 전혀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논쟁이다. 이 쟁점은 과거가 미래를 결정하는 데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느냐에 대한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물론 미래를 양으로 측정하기란 불가능하다. 미래는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치를 이용에 과거에 일어난 일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는 있다. (16, 17면)




9. 수학적으로 움직이는 현대의 리스크 관리 장치는 인간성 말살과 자기 파괴적인 기술을 가져올 수도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케네스 애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경고한 바 있다. “사회나 자연을 다스리는 섭리에 대한 인식은 모호성이라는 구름을 길게 드리우며 다가온다. 방대한 재앙이 확실성에 대한 신념을 뒤따르는 것이다.” (17, 18면)




10. 리스크라는 단어는 ‘뱃심 좋게 도전하다to dare'라는 의미의 초기 이탈리아어 risicare에서 유래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리스크는 운명이 아니라 선택인 셈이다. (19면)




11. 손실을 보는 자는 (손실의) 짧은 흐름도 긴 흐름인 것처럼 여긴다. ... 반면에 이익을 보는 자는 (이득의) 긴 흐름도 짧은 흐름인 것처럼 여긴다. (31면)




12. 시간은 도박을 지배하는 요소이다. 그리고 시간과 리스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만일 내일이 없다면 리스크 또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은 리스크를 변형시키고 리스크의 본질은 시간의 지평에 따라 모양이 갖춰진다. 다시 말해 리스크의 위력이 발휘되는 공간은 다름 아닌 미래라는 시간이다. 시간은 철회할 수 없는 결정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불완전한 정보를 토대로 돌이킬 수 없는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32면)




13. 어떤 사회에서 리스크 개념이 그 사회의 문화에 통합되려면,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아닌 미래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르네상스 이전 사람들은 미래를 그저 운수소관이거나, 아니면 무작위적인 변화의 결과 정도로 생각했다. 따라서 그들의 결정은 대부분 본능이나 직감에 따라 이루어졌던 것이다. (37면)




14. 이집트 연구가 헨리 프랭크퍼트의 말대로, “과거와 미래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현재에 내재하는 것”뿐이었다. (38면)




15. 다음 장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파스칼과 페르마의 발견을 단지 운에 맡기는 승부와 관련된 재치문답에 대해 그럴듯한 해답 정도로 본 것이 아니라 인간 지혜의 시작으로 인식했다. 그들은 증가하는 복잡성과 실용적 중요성에 대한 문제에서 리스크의 많은 측면과 직접 부딪쳐고, 그것이 인간 존재의 가장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양상을 포함하는 문제라는 점을 깨달은 대담한 사람들이다. (43면)




16. 그리스인들은 이 비율을 알았고 이를 ‘황금수치golden mean'라고 칭했다. ... 즉, 세로대에서 가로대 위쪽 길이가 아래쪽 길이의 61.8%가 된다는 뜻이다. (51면)




17. 확률에는 언제나 이중적 의미가 있었다. 미래를 본다는 것과 과거를 해석한다는 것의 이중적 의미, 또 우리의 의견과 관계된다는 것과 실제로 우리가 아는 것을 고려한다는 것의 이중적 의미 말이다. (84면)




18. ... 결국 피다고라스의 정리는 제곱에만 해당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세제곱 이상인 두 수의 합은 결코 어떤 수의 제곱으로 나타날 수 엇다는 것이 페르마의 정리인 셈이다. 그리고 페르마는 디오판투스의 책 여백에 “실로 기묘한 증명을 했으나 여분의 여백이 없어 생략한다”고 기록해놓았다. 이 간단한 언급으로 그는 지난 350여년 동안 수많은 수학자들의 말문을 막히게 했으며, 그들에게 수많은 경험적 실험을 통해 그 정리의 진실을 증명하는 이론적 정당성을 발견하도록 고군분투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105면)




19. 결정이 리스크 관리의 노력에서 가장 중요한 첫 단계인 것이다. (116면)




20. “번개를 맞을 확률은 매우 적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천둥소리를 들을 때 극도의 두려움에 떤다.” (118면)




21. 우리는 제한된 자료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포도주 한 모금을 음미해보거나 냄새를 맡아보는 것만으로 포도주 한 병 전체가 마실 만한지 결정해야 한다. 예비 배우자와의 연애 기간은 장차 결혼해서 살아가야 할 나날에 비하면 짧지만 그 기간에 서로를 알아간다. (121면)




22. 표본조사는 ‘리스크 감수’에 필수적이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현재와 과거에서 계속적으로 표본을 추출해 사용한다. ...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의문이 떠오른다. 우리가 관심을 두고 있는 ‘평균’이란 어느 정도 믿을 만한 것일까? 우리의 판단에 기반을 둔 표본은 어느 정도 대표성을 띠는 것일까? 도대체 ‘표준’이란 무엇이고 어디까지 믿을 만한가? (122면)




23. “통계학‘이라는 단어는 일정상태에 대한 양적 사실의 분석에서 유래했다. (127면)




24. 표본자료에서 전체적 개산을 이끌어내는 그의 분석방법은 오늘날 ‘통계학적 추론'으로 불린다. (129면)




25. “하찮게 여겨지는 이 자료에서 어느 정도 진리를 얻고 나서, 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와 같은 지식이 세상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133면)




26. ... 미리 계산에 넣어야만 한다. (154면)




27. 혁신적인 진보는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며 얻은 영감에서 시작되기도 했고, 파스칼이나 페르마가 꿈꾸지 못했던 방식으로 확률 개념을 교묘히 다룬 결과로 이뤄지기도 했다. (155면)




28. “어떤 품목의 가치는 그 가격에 근거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파급 효용에 근거해야 한다.” (159면)




29. ... 바로 의사결정의 결과,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어야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과 ‘주관적인 관점’이다. 다시 말해 객관적인 측정값과 주관적인 신념의 강도는 필수 요소인 동시에 한 가지 요소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160면)




30. 베짱이야말로 측정을 지배하는 요소이다. (167면)




31. 인간의 욕구가 리스크에 대해서도 저마다 다르다는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168면)




32. 베르누이의 공식은 탁월한 그의 인식에서 나왔다. 그 인식이란, 사실의 역할은 기댓값(모든 이에게 동등한 사실)에 대한 단 하나의 답을 제공하는 반면, 주관적인 과정은 관련된 사람들만큼이나 많은 답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생각이다. (169면)




33. 선택도, 돈을 거는 것도 당신이다. (174면)




34. 베르누이의 목적은 ‘누구든지 재정상황에 맞추어 어떤 리스크 감수를 했을 경우 예측 가능한 규칙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는 현대의 모든 금융 경제학자, 사업가, 투자가 등에게는 핵심적인 사항이다. 리스크는 더 이상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 리스크는 이제 선택할 수 있는 일련의 기회가 된 것이다. (175면)




35. 베르누이의 효용에 대한 개념, 즉 ‘부의 증가로 얻어지는 만족은 이전에 소유했던 재화의 양에 대해 반비례 관계를 가질 것’이라는 제안은 후대 중요 사상가들의 연구에 불멸의 영향력을 끼칠 정도로 강력했다. 효용은 수요 공급의 법칙을 이끌어내는 주춧돌이 되었다. ... 뿐만 아니라 효용은 재정적 문제의 범주를 훨씬 초월해, 다음 2세기에 걸쳐 여러 분야에서 인간의 의사결정과 선택이론을 설명하는 패러다임 제공의 토대가 되었다. 그리고 전쟁, 정치, 사업 운영 등에서의 ‘의사결정’에 대한 20세기의 혁신적인 접근방식인 게임이론에서도 효용은 전체 시스템의 절대적인 구성요소다. (175, 176면)




36. 패자가 잃는 금화 50개는 승자가 딴 금화 50개보다 더 큰 효용을 지닌다. 마치 벽돌더미에서처럼, 승자가 금화 50개를 얻는 기쁨보다 패자가 금화 50개를 잃은 고통이 더 큰 것이다. (179면)




37. 즉, 위험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 경우 과거의 발생 빈도와 인간의 신뢰도가 서로 충돌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184면)




38. 일정한 액수를 잃은 리스크는 기대에 대한 역이다. (200면)




39. 많은 리스크 감수행위의 기회는 정상에서 일탈해 전개되는 상황에서 존재한다. (235면)




40. 제너럴 일렉트릭사와 바이오겐사의 주식은 둘 다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지만, 완전히 다른 종류의 리스크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244면)




41. 대자연은 모든 변덕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결정하려고 애쓰는 인간 집단보다는 그래도 믿을 만하다. (266, 267면)




42. 사람의 심리상, 쌀 때 사고 비쌀 때 파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탐욕과 두려움에 밀려 그들은 혼자 힘으로 생각하는 대신 대중과 함께 뛰는 것이다. (268면)




43. 평균으로의 회귀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만약 승자가 계속 승리하고 패자가 실패를 계속한다면 경제계는 거대 독점기업들로만 구성되어 소기업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271면)




44. ... 주가는 투자가들이 불안에 떠는 만큼 떨어질 것이고, 상황이 빠귀어 미래의 희망적 견해를 정당화시켜줄 때 다시 올라갈 것이다. 두 가지 가능성을 통해 단기적인 변동성에 대해 무시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든 투자가들의 수익률은 장기적으로 평균 수준에 도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275면)




45. ... 이러한 발견에는 장기 투자가들을 위한 심오한 암시가 존재한다. 왜냐하면 장기간의 수익률에 대한 불확실성은 단기간에서보다 훨씬 작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276면)




46. 평균 자체가 유동적일 대 평균으로의 회귀에 따라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위험하다. (281면)




47. 우리는 주먹구구로, 경험으로, 본능으로, 관습으로, 다른 말로 하자면 배짱으로 현재에서 미래를 향해 더듬거리며 나아간다. ... 현재 내린 가정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 지속적인 의문 없이는 절대로 평균으로의 회귀만을 믿고 게임에 뛰어들지 마라. 골턴이 현명한 충고를 해주지 않았던가. “평균보다 포괄적인 관점을 즐겨라.” (286면)




48. 효용 이론은 18세기 말 제러미 벤담이 재발견했다. ... 자연은 인류를 ‘고통’과 ‘즐거움’이라는 두 군주의 통치하에 두었다(도덕과 법률에 대한 원칙) .... “어떤 대상을 소유함으로써 이익이나 특권, 즐거움, 선, 행복에 대한 증가 경향이 강해지고, 또 그 경향이 사회 행복의 감소보다 증가로 기울 때, 우리는 그 대상이 효용을 지닌다고 말한다.” (291면)




49. 제번스는 자신의 직함에 상관없이 ‘정치경제학’에서 ‘정치’라는 단어를 없애자고 제안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정치경제학이 지향하던 추상성의 수준을 폭로했던 것이다. (292면)




50. “우리에게 필요한 세련되고 지적인 것일수록 싫증을 덜 내게 마련이다.” (293면)




51. 어떤 리스크를 감수할 때는 의사결정으로 초래될 어떤 결과에 대해 배팅하는 것이다. 비록 현재로서는 그 결과에 대해 확신하지는 못하더라도 말이다. (300면)




52. “결과가 특수한 것일수록 그 원인을 밝히는 데 더욱 ‘강력한 증거’가 필요하다.” (302면)




53. 가진 정보는 원하는 정보가 아니다.

원하는 정보는 필요한 정보가 아니다.

필요한 정보는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아니다.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지불하려는 대가보다 더 비싸다. (306면)




54. ... 훌륭한 사회의 기본요소는 주변의 잡다한 것들을 한데 모으는 ‘구심성’에 있다. (313면)




55. ...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확실성을 포함하는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결코 확실한 지식을 가질 수 없으며, 항상 어느 정도는 무지한 상태로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정보의 대부분은 부정확하거나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315면)




56. 이제 우리는 불확실성이라는 주인공이 자신의 시녀인 운을 거느리고 무대의 중앙에 등장한 것을 확인했다. (326면)




57. 고전경제학자들은 경제학을 리스크가 전혀 없는 체계로 규정해놓았다. 경제학을 통해항상 최상의 결과를 얻을 뿐만 아니라, 경제학의 안정성 또한 전혀 걱정할 게 없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329면)




58.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확실성은 현재다. (331면)




59. 나이트는 리스크와 불확실성의 차이에 대한 분석을 다음과 같이 정립한다. 불확실성은 리스크라는 잘 알려진 개념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 둘은 지금까지 정확히 구분된 적이 없었다. ‘측정 가능한 불확실성a measurable uncertainty'이라는 표현 대신에 ’리스크‘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측정 가능한 불확실성은 ‘측정 불가능한 것’과는 전혀 다르다. 측정 불가능한 것은 사실상 불확실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335면)




60. 나이트는 “미래에 대한 예측에 기반을 두고 수많은 결정이 내려지는 체계에서는 의외의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는 “경쟁체제의 구성원 모두가 경제활동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갖고 있다”는 단순한 가정에서 비롯된, 이른바 ‘완전 경쟁’을 강조하는 고전경제학에 대해 큰 불만을 표시했다. (335, 336면)




61. “경제학에서 불확실성 문제의 주원인은 경제 진행과정 자체의 미래지향적인 특성에 있다.” (케인즈) (347면)




62. 케인즈는 불확실성을 무시하는 이론을 거부했다. (349면)




63. 불확실성은 이후 모든 경제이론의 핵심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350면)




64. “나는 수익은 물론이고 리스크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개념에 충격을 받았다.” (마코위츠) (384면)




65. ... 하나는 ‘모험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이고, 다른 하나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것이다. (392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누구인가 - 살아있는 동안 꼭 생각해야 할 34가지 질문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백종유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1. 내가 전공했던 철학과 교수들은 칸트와 헤겔의 이론에 근거를 두고 인간의 의식을 설명하고자 하였는데, 이에 비해서 의과대학에 소속된 동료 교수들은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의 사례를 들어서 시사점이 풍부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었다. (11면)

 

2. 서양 철학사 전체를 조감해보면, 서로 상반되는 견해를 지닌 두 개의 진영이 서로 마주 보고 논쟁을 벌여 왔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크게 보면 물질주의자와 이상주의자(영어식으로 표현하면 경험주의자와 합리주의자) 사이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13면)

 

3. ... 오늘날 우리 사회에 대두된 실질적인 윤리문제도 그 해답을 대부분 철학에서 찾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낙태와 안락사, 유전공학과 복제의학, 환경 및 동물윤리학 등, 곳곳에 산적해 있는 문제들의 해결에 결정적인 것은 각종 규범과 여러 정황들을 비교 참작하여 내린 신중한 판단이고, 이 밖에도 납득할 만한 결론이 도출되는 논증들은 철학적인 판단에서도 이상적인 방식으로 논증할 수 있다. (16면)

 

4.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것은 하나의 능력이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반드시 스스로의 힘으로 체득하여 자신의 일부가 되어야만 한다.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은 스스로 교훈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교훈을 찾아 배우는 것과 이를 즐기는 것, 바로 여기에 충만한 삶으로 들어가는 비밀의 문이 있다. (17면)

 

5. 스스로에 대한 깨달음에 큰 진전이 있어 자신의 삶을 의식적으로 운영하고, 스스로의 삶을 주도적으로 연출해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삶이 어디 있을까?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을 빌리면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상태가 아무리 고통스러울지라도, 이를 예술가의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이는 더할 나위가 없이 바람직한 것이다." (18면)

 

6. 니체는 인간은 사실상 동물에 불과하다는 의견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사고를 규정짓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충동과 본능, 원초적인 의지와 한계를 지닌 인식능력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대부분의 서양 철학자들이 이 점에 있어 니체의 반대편에 서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철학사에서 니체가 지니는 독보적인 위상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인간을 아주 특별한 존재, 예를 들면 자기 스스로에 대한 인식과 관련해서 인간을 일종의 슈퍼 컴퓨터로 간주하고 있었다. (34면)

 

7. 니체는 아르투르 쇼펜하우어로부터 이러한 통찰을 읽어내었다. "우리 인간이란 존재는 별것이 아니다. 시간적으로 유한하고, 일장춘몽처럼 덧이 없어서 그림자가 지나가고 난 자리처럼 있으나 마나 한 것이다." (35면)

 

8. 목적이라는 것은 인간의 사고에서나 드러나는 카테고리로서 예를 들면 '진보' 또는 '의미'라는 단어처럼 인간에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시간 개념과 연결되어 있다. (52면)

 

9. 인간의 주의력은 언제나 한순간에 단 하나의 것에 집중할 수 있을 뿐이다. ... 소위 '멀티태스킹'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몇 개의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들을 순차적으로 하나씩 접속해서 처리함을 의미한다. ... 우리의 주의력은 이미 그 한계가 제한되어 있는 뇌의 활동범위 안에서만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기 때문에 어떤 일에 대한 주의력이 높아졌다는 말은 다른 일을 적어도 그만큼 제쳐두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64면)

 

10. 혹시라도 뇌 연구가 뇌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고 결국 정신이 생성되는 매커니즘까지 찾아낸다도 해도, 의미와 이성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낸 것은 아니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고 있는 것이 훨씬 더 많아서 우리가 뇌에 대해 더 많이 알면 알수록, 뇌는 오히려 더 복잡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될 것이다. (66면)

 

11. 세계 '그 자체'와 마찬가지로 자아 '그 자체'가 중심 문제가 되는 것이다. ... 데카르트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보고 안단 말인가?"라는 질문에 "내 생각을 읽어보면, 거기에 내가 있다!"라는 답을 주고 있다. (75면)

 

12. 과거 한때 철학이 그랬던 것을 오늘날에는 신경생물학이 대신하고 있다. 인간이 누군지를 알고 시싶다면, 뇌에 대한 이해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뇌 연구가 인간의 감정, 사고 그리고 행위에 대한 지금까지의 추상적 사변을 환상이 없는 자연과학적 연구로 교체하였고, 뇌 연구가들은 자신들의 연구가 절대적인 진리에 도달하는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점을 쉽게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82면)

 

13. 1917년에 그(프로이드)는 자신의 학문은 무의식에 대한 비밀을 푸는 열쇠이고, 이로써 자신의 이론은 코페르니쿠스 및 다윈의 이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이론들의 공통점은 인간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아놓았다는 것이었다. 코페르니쿠스는 우주의 중심에 있던 지구를 변방으로 밀쳐놓았고, 다윈은 인간이 보유하고 있던 신적인 성질을 원숭이의 것으로 바꾸어놓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로이트가 나서서 무의식적인 것이 의식적인 것보다 훨씬 더 우세한 힘을 지녔고, 따라서 인간을 지배하는 주인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따로 있다는 주장을 전파하였던 것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이 내리는 결정 중에서 약 90퍼센트는 무의식적인 곳에 그 동기가 있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었다. (120면)

 

14. 즉 충동적인 욕구가 발생하면 이러한 욕구에 대항하기 위하여 이성이 역으로 작용하고, 이에 따라서 충동과 이성 사이에 무의식적인 갈등이 광범위하게 발생하는데, 이러한 갈등관계에서 인간행위의 주요 모티브가 파생된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주장을 개별적인 인간에게 작용하는 데에 멈추지 않고, 인간 사회의 전반에 존재하는 충동의 역동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일반론으로 확장하였다. (121면)

 

15. 뇌를 들여다보면 의식에 관계된 부위들이 있는데, 이는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고도의 지적 기능을 담당하는 피질이고, 이에 비해서 무의식적인 과정들을 관장하고 저장하는 곳은 뇌간, 소뇌, 시상 그리고 중뇌의 피질 중심부이다. (123면)

 

16. 우리가 주의를 기울인다는 말은 우리가 인지하고자 하는 대상을 집중적으로 선별 인식하고, 나머지의 것은 많건 적건 간에 배제시키는 필터링 기능을 의미하였고, 이 동영상 실험은 이를 입증해주는 사례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어떤 일에 대해 어느 정도의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 그 정도만큼 필터링 기능이 작동되어 여타의 일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의 주의력은 마치 자동차의 전조등과 같은 것이어서 캄캄한 밤길에 바로 눈앞의 길을 비추기에는 충분하지 않고, 전조등 불빛을 벗어난 곳은 바로 무의식의 세계에 속한다. (126면)

 

17. 우리의 뇌 속에서 진행되는 것들 중 그 대부분은 무의식적인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것도 의식보다는 오히려 무의식이다. ... 여기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의식적인 기능은 철저하게 무의식의 도움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 무의식이 우리의 의식을 통제하는 힘은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더 강하다. (127면)

 

18. "저는 프로이트가 언급했던 이드, 자아, 초자아가 구체적으로 인간의 뇌 어디에서 발견되는지를 찾아내고야 말겠습니다." (켄들) (133면)

 

19. ... 우리의 기억을 우리의 정체성과 동일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가라는 의문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서 회상이 감쪽같이 없어진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이 되는 것일까? (135면)

 

20. 독서를 할 때 우리는 통상적으로 단어나 문장을 뇌리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성향이 묻어나는 에센스나 텍스트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저장하게 된다. 이러한 사정은 텍스트를 구성하는 단어들의 경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일에서 통용된다. (136면)

 

21. 명시적 기억능력은 체험한 것과 철저하게 정리된 생각들을 의식적으로 불러내고, 이렇게 회상된 결과를 말로 표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서 잠재적 기억능력은, 내가 오래전 베를린 지하철역의 냄새를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억하고 있듯이, 우리가 알아채거나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의 뇌 안에 저장된 것들과 관련이 있다. (140면)

 

22. 에피소드 기억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체험하는 일상생활과 함께하는 기억이다. 나에게 생각할 가치가 있는 일이 발생하여 나를 감동시키거나 사로잡은 경우, 이러한 일은 에피소드 기억의 대상이 된다. 이 3가지 유형의 기억들 중에서 한 개인의 자기이해와 자기정체성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에피소드 기억이다. 독일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막스 프리슈의 말을 빌리면 "에피소드 기억을 통하여 우리는 우리의 전기를 발명해내고, 이를 아예 우리의 인생이라고 간주하는 것이다." (141면)

 

23. 새로운 것과 평소와는 달라 낯선 것은 특히 중요한 것으로 부각되기 마련이고, 그리고 충분히 중요한 것으로 인지되어야만 비로소 의도적인 저장의 대상이 된다. ... 확실한 것은 중요성은 의식적인 근원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인 근원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142면)

 

24. "한 문장에는 하나의 세계가 연습 삼아 조립되어 있다." (비트겐슈타인) (147면)

 

25. 비트겐슈타인의 획기적인 사고는 언어를 철학의 중심문제로 부각시킴으로써 출발하였다. 이상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철학에서 언어는 그때까지 의붓자식 취급을 받았던 것이다. ... 비트겐슈타인에 의하면 "모든 철학의 출발점은 자연스럽게 언어비판이 되는 것이다." (150면)

 

26. 비트겐슈타인은 현실에 대한 복사라는 관점에서 언어에 대한 이론을 주창하였지만, 이 이론이 틀렸다는 것을 언제부터인가 그 자신도 서서히 깨닫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은 케임브리지 대학의 동료였던 이탈리아 출신 경제학자 피에로 사프라였다. "현실에 논리적 형식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지요?" ...'철학적 탐구'를 사프라에게 헌정하였다. 비트겐슈타인이 죽은 후 2년째가 되던 1953년에 출판된 이 저서에서 그는 자신의 복사이론을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논리의 수단으로서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언어라는 생각도 더 이상 내세우지 않고 거두어들였다. (159면)

 

27. 비트겐슈타인은 한 단어의 의미는 언어생활에서 사용되었을 때에 비로소 규정될 수 있는 것임을 인식하였다. 따라서 철학자들이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문제는 단어의 의미와 문장구조를 논리적으로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의사소통 도구로서 이해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고, 이를 위해 서로 상이한 '언어유희'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예전에 제멋대로 멸시해버렸던 심리학의 의미를 드디어 발견하였다. 언어유희는 아무도 없는 머릿속 허공에서 일어나는 내면적인 현상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존재하는 것이고, 따라서 언어유희는 순수하게 논리적인 관점이 아니라 오히려 심리에 기초를 둔 논리학의 관점에서 설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바로 여기에서 대부분의 오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159, 160면)

 

28. "철학에서 당신이 찾고 있는 목표가 있습니까?"라는 물음 앞에서 비트겐슈타인의 대답은 언어의 논리라는 "유리병에 갇힌 파리에게 출구를 가르쳐주는 것"이다. (160면)

 

29. 비트겐슈타인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분석철학의 출발점은 철학적 문제는 언제나 언어적인 표현의 문제로 이해해야 하고, 그러한 관점에서 분석되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161면)

 

30. 언어학은 비트겐슈타인의 이론 중에서 '언어유희'에 주목하여 특정한 언어행위가 문맥에 따라서 각각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파악해내고자 하였다. 영국의 존 랭쇼 오스틴과 미국의 존 로저스 설은 이를 통하여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언어행위에 대한 이론을 개발해내었다. 오스틴에 따르면 누군가가 무엇을 말했다면 그는 이미 '어떻게든 행동을 취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문장을 이해함에 있어서도 이제 결정적인 문제는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문장의 이해가 성공하여 의도하였던 의미가 전달되었는지 아니면 실패하였는지를 묻는 질문이 되었다. 언어를 통해 진리를 모색하는 이론에서 사회적인 의사소통 이론으로 대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161면)

 

31. 그러나 비트겐슈타인을 통해서 철학이 깨달아야 하는 점이 있다면 언어가 진리로 향하는 접근로를 독점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161면)

 

32. 감각기관의 지각적인 한계 그리고 언어의 한계가 곧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한계가 된다. (162면)

 

33. 루소는 디종 학술원의 질문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고, 문화 및 사회적인 제도들은 인간을 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악하게 만든다는 주장을 피력하였다. (170면)

 

34. 고독한 사람들 중에서 많은 이들은 예를 들어 광장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세계를 너무 좁게 설정해놓는 바람에 스스로의 유연성과 적응력을 상실하였고, 그 결과 외부의 영향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들에게는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교환하고 이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릇된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겠다는 각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자신의 좁은 세계에 국한된 삶으로부터 탈출하는 통로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오히려 자기 자신의 영혼을 위해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174, 175면)

 

35. 칸트는 태양계는 그 구성 요소들이 서로 끌어당기고 밀치는 과정을 통하여 형성되었다고 추정하였는데, 이는 신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행성계의 형성을 설명한 최초의 시도였다. (187면)

 

36. 칸트는 인간의 정신을 자연과학자의 입장에서 관찰하거나 그 이전의 철학자들처럼 신의 관점에서 고찰하지 않고, 오히려 법학자의 태도로 접근하였다. 그는 이른바 '법칙'을 추구하였던 것이다. (189면)

 

37. 그러나 '인간의 존엄성'이란 개념을 처음 고안해낸 사람은 칸트가 아니었다. 이를 처음 언급한 사람은 칸트보다 300년을 앞서서 이탈리아에 살았고, 당시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위대한 철학자 중의 한 사람이 피코 델라 미란돌라였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은 매우 독자적인 존재였다. 인간은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행동하는 존엄성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을 결정하고 어떠한 행동을 선택하는 일은 순전히 당사자 한 사람의 문제로 귀착된다는 것이었다. (191면)

 

38. 칸트는 자신이 세워놓은 사상에 상당히 만족하였다. 그러나 그토록 정성들여 만들어놓은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훗날 생물학을 통한 검증을 과연 견디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안은 그가 말년에 접어들면서부터 더 억제할 수 없었다. (193면)

 

39. 만일 우리가 우리의 느낌, 생각 그리고 의지와 관련된 무의식의 의미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이를 인정한다면 칸트가 말하는 우리 내면의 도덕적 법칙들 가운데에서 남아 있는 것은 얼마나 될 것인가가 새로운 문제가 된다. (195면)

 

40. 그(쇼펜하우어)의 견해에 따르면 인간의 행동을 이끄는 것은 이성이라는 헛소문이 "수천 년 동안 철학의 세계에서" 떠돌고 있었는데, 이를 드디어 잠재운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 이성이 원하면 의지는 따라간다는 것이 칸트의 주장이라면 쇼펜하우어는 정반대였다. 의지가 원하는 대로 이성은 판단을 내려준다는 것이다. (202, 203면)

 

41. 그들(리초리티)은 특정한 행동들은 '전염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예를 들어 웃음, 하품 또는 대화 상대방의 몸가짐도 즉각 다른 사람들이 이를 따라 하도록 만들 수 있는 영향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221면)

 

42. ... 어떤 인간의 죽음에 대해 책임이 있는 행위가 수동적인 것인가 아니면 능동적인 것인가에 따라서 심리학적으로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수동적인 경우에는 내가 나의 운명을 감수한다는 느낌을 받지만, 능동적인 경우에는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는 생각에 앞서서 내가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는 느낌을 더 갖는다는 것이다. (230면)

 

43. ...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사회의 도덕적인 진보는 이성을 통해서 이루어지기보다는 오히려 사회구성원들이 특정한 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했을 때에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사회적 사건의 원동력은 구성원들의 열정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237면)

 

44. 그 이후에 40년 동안 벤담은 매일 10장에서 20장 사이의 원고지를 글로 메우며너 저술활동에 모든 것을 바쳤다. 그러나 그는 잡다한 법률적 현안 문제에 대해서는 흥미를 잃기 시작하였고, 그렇기 때문에 시민권 개정에 관한 자신의 제안을 정리하여 형식을 갖춘 법전으로 완성시키는 일은 제자의 몫으로 넘겨주었다. (241면)

 

45. 벤담 철학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고통과 행복을 마치 수치로 계량화할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점에 있다. (245면)

 

46. 이들(밀)은 쾌락을 양적인 개념이 아니라 질적인 개념으로 환원시켰고,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완성된 인간에 도달하기 위한 선택의 과정을 중요시하였기 때문에 스스로의 철학을 소위 '선호 공리주의'라고 불렀다.

 

47. 여기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능동적인 안락사를 찬성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반대하는 사람도 칸트를 논거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269면)

 

48. 한 생명체가 지닌 삶의 권리가 무엇인가를 따질 때에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지능, 이성 또는 감각이 아니라는 것이 싱어의 주장이었다. ... 생명체를 존중하고 그 생명체가 지닌 삶의 권리를 인정해주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그 생명체가 스스로 기쁨과 고통을 느끼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285면)

 

49. 싱어는 쾌락은 선이고 고통은 악이라는 벤담의 공리주의를 자신의 논리로 받아들여서, 이를 인간뿐만이 아니라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모든 생명체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86면)

 

50. 한 생명체의 삶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자의식'을 유일무이한 척도로 사용하는 경우에 가장 큰 고민은 그 결과가 낙태에 관한 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직관에 반할 때에 발생한다. 만일 한 생명체의 가치가 그 생명체가 가진 감정과 행동이 얼마나 복합적인가에 달려 있다면, 갓난아이나 정신적 중증 장애를 지닌 인간의 경우에는 예를 들어 셰퍼드와 동등하거나 이보다는 낮은 단계에 위치하게 된다. (293면)

 

51. "우리는 이제 도구라는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거나 아니면 인간을 새롭게 정의할 필요성이 있고,그것이 불충분하면 침팬지를 아예 인간으로 받아들여야만 할 것입니다." (루이스 리키) (301면)

 

52. "살아있는 모든 것을 존중하는 것" (314면)

 

53. ... 고래나 코끼리가 희소성을 지녔고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도 역시 삶에 대한 애착을 지녔다는 것을 주목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322면) 

 

54. '인간 중심적'인 것이 곧 인간에게 이익이 된다고 쉽게 생각하지만, 그 결과 바다의 오염, 악취로 숨쉬기 어려운 공기, 천연자원의 지나친 남용 등이었다. 인류의 번영과 미래가 없는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은 우둔함에 불과하였다. (322면)

 

55. 안셀무스는 가우닐로의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자신의 신에 대한 논증을 필사하려는 수도승들은 가우닐로의 비판을 함께 적어야 하고, 가우닐로의 비판에는 다시 자신의 답변을 함께 적어서 전파시킬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이러한 접근태도는 상당히 유연한 것이었고, 신의 존재에 대한 증명을 두고 벌어진 논쟁은 안셀무스의 명성을 더 높여주었다. (375면)

 

56. 페일리가 대자연의 조화를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다윈은 거꾸로 '생존을 위한 투쟁'을 거론하기 시작하였다. (395면)

 

57. 원인과 결과 사이를 이어주는 이론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이들이 주목하는 개념은 '자기 조직화'이다. (399면)

 

58.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원인과 결과라는 도식으로 설명해야 마땅한지, 아니면 자기 조직화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옳은지를 두고 생물학자들은 앞으로도 계속 토론을 벌일 것이다. 이에 대한 논쟁은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하여 자기 조직화라는 생물학적 개념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여타의 전공분야, 예를 들면 사회학에서는 이미 중요한 테마로 등장하고 있다. (401면)

 

59. 인간은 생물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인간사회의 시스템은 생물체의 물질 및 에너지대사를 통해서 존속되는 것이 아니라, 정보전달과정으로서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이를 통해 소통되는 정보가 있을 때에 비로소 작동된다는 것이다. (406면)

 

60. 루만이 훗날 마투라나의 자기생산성이라는 개념을 듣자마자 곧 여기에 매료되었다. 칠레의 뇌 연구자가 생명체 및 뇌의 자기생산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였기 때문이다. 마루라나의 주장에 의하면 의사소통에 참여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정보를 전달해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이 조달하여 사용하는 언어를 통하여 하나의 시스템을 조직화한다는 것이다. (407면)

 

61. 이를 다른 말로 바꾸어보면 현대적인 사회 시스템이 지속적인 안정을 유지하고 다른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그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이 사회의 기대를 어떻게 교환하고 있는가를 연구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408면)

 

62. ... 결국 명문화된 기대로 변모하는데 이것이 곧 '코드'라는 것이다. (409면)

 

63. 브레멘의 뇌 연구학자 게르하르트 로트는 루만과 같은 저명한 사회학자가 생물학적 개체로서의 인간을 무시한 것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였다. (411면)

 

64. 좋든 나쁘든 불확실성만큼 흥미진진한 것이 따로 없다는 점에서 뇌 연구와 시스템 이론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417면)

 

65. 루만의 견해에 따르면 결단은 차이에서 비롯되고, 이 차이는 나의 인생을 타인의 것과 구분하는 독자적인 것으로 만들어준다. (418면)

 

66. ... 이러한 주장의 원조는 사실 사르트르였다. "나의 얼굴을 그려내는 것은 다름 아닌 행위이다." 그래서 실천이 곧 존재가 되는 것이다. (422면)

 

67. 지금까지 이 세계에 이미 내던져진 존재라는 의미에서 인간의 피투성이 실존적인 필연성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인간이 자기 자신의 열린 미래를 위하여 자기 스스로를 만들어나가는 기투성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주목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428면)

 

68. 행동과 존재, 존재와 행동이 끊임없이 연속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두 비 두 비 두 Do be do be do. (435면)

 

69. 짐멜이 서술한 바와 같이 그(로빈슨 크루소)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기가 소유한 사물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구체적으로 확장하는 데에 있었다. (444면)

 

70. 무지에 베일에 가려진 원시상태에서도 정의감의 원천은 혹시 자신의 이익이지 않을까? 이렇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닥칠 수 있는 위험이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그래서 이 두려움을 약화시키기 위해 모두를 보호하는 보편적인 규칙을 찾는 것이 아닐까? (458면)

 

71.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곳에서는 어떠한 자유로운 발전도 더 이상 논의될 수 없다." (공산당선언) (460면)

 

72.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매트릭스 세계에 속한 개인은 스스로의 인생을 결정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492면)

 

73. '의미'는 인간이라는 척추동물의 요구에 의해 파생된 관념이고, 이러한 관점에서 이 세계에서 하나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해주어야만 한다. (497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몽테뉴 수상록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54
미셸 드 몽테뉴 지음, 손우성 옮김 / 문예출판사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 사람은 운명의 공격에 대항해서 견고하고 확실하게 자리잡힌 용기를 가지고 행동 자체를 위해서 용감해야 한다. (17면)

 

2. 나는 남의 것을 빌려서 하지 않고, 나 자신으로서 부유해지려고 한다. (20면)

 

3. 사람이 세상에 알려진다는 것은 어느 점에선 자기 생명과 존속이 남들의 힘으로 보존됨을 의미하는 것인 듯싶다. 나로서는, 나는 나 자신으로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22면)

 

4. 내가 아는 어느 군주들은 인사를 좀 아껴서 적당히 해주었으면 한다. 그렇게 조심없이 남발하다가는 인사에 무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분별없이 하는 인사에는 효과가 없다. (24면)

 

5. 나는 라틴어가 그 권위 때문에 실재의 값어치보다 더 훌륭하게 보이는 나의 마음에 속고 있다. (25면)

 

6. 내 생각으론, 철학은 우리의 자만심과 허영심을 공격하며 철학 자체도 아무것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며 근거가 박약하고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인정할 때 가장 잘하는 일로 보인다. 사람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가장 그릇된 사상을 가꾸게 되는 주요한 요인은 자기 자신을 높이 평가하는 데서 온다고 본다. (26면)

 

7. 모든 소재를 취급하되 가장 중요한 것만 말한다. 키케로는 철학 논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초두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이 그렇다 해도 나는 결론부터 시작한다. (30면)

 

8. 어느 때는 사물을 피상적으로 다루어야 하고, 어느 때는 깊이 천착해야 한다. (30면)

 

9. 몸집과 키가 커야 훌륭한 태가 나듯이 위대한 행동 속에서 위대한 심령을 알아본다. (32면)

 

10. 우리의 다른 정열의 진행상태가 그렇지만, 재물을 탐하는 마음은 부족할 때보다는 과용할 때 더 심해지는 법이며, 절제의 덕은 인내의 덕보다 갖기 힘들다. (35면)

 

11. 나는 아첨하며 속을 감추기보다는 차라리 조심성 없는 말썽꾸러기가 되기를 원한다. (36면)

 

12. ... 왜냐하면 불은 찬 기운이 있을 때 더 잘 타는 것과 같이, 우리의 의지는 반대에 부딪힐 때에 더 억세어지는 것을 우리는 명백히 느끼기 때문이다. (38면)

 

13. 그래서 당연한 일로, 안이함에서 오는 포만보다는 더 우리 취미에 역겨운 일이 없고, 희귀하고 얻기 어려운 것보다 더 우리 취미를 자극하는 것도 없다. (39면)

 

14. 우리의 욕망은 자기 손에 있는 것은 경멸하며 넘겨버린다. 그리고 자기가 갖지 않은 것을 차지하려고 애쓴다. (40면)

 

15. 우리에게 무엇을 금지하면 그것을 욕심내게 된다. (41면)

 

16. 그러나 포만하면 싫증이 난다. 포만은 정열을 잃고 둔해지고 피로하고 잠들게 한다. (41면)

 

17. 허용된 일에는 매력이 없고, 금지된 일은 욕심을 일으킨다. (43면)

 

18. 나는 비겁함이 잔임함의 모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 나는 가장 잔인한 자들이 변변찮은 이유로 쉽사리 우는 것을 보았다. (48면)

 

19. 우리 정신의 한계는 이다지도 좁다! (키케로) (57면)

 

20. 내가 고양이와 희롱할 때에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시간을 보내는 것인지, 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인지 누가 알겠는가? (59면)

 

21. 나는 우리 시대에 대학 총장보다도 더 현명하고 더 행복한 직공들이나 농군들을 몇백 명이고 보았는데, 차라리 그들을 닮고 싶어진다. 내 생각으로는, 학문은 인생에 진실로 소용되는 영광이나 문벌이나 직책 또는 기껏해서 미모와 재산같이 인생에 필요한 사물들과 진짜로, 그러나 좀 우원하게 본성에서보다는 허황된 생각으로 인생에 소용되는 사물들 사이에 자리잡는 것이다. ... 그리고 적으나마 사회는 학문 없이도 아주 질서 있게 되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65면)

 

22. 자기 의무에 관한 지식은 각자의 판단에 맡겨서는 안 된다. 의무는 자기 생각으로 선택할 일은 아니고, 각자에게 명령해주어야 한다. (66면)

 

23. 철학의 가면 아래, 세상의 학설에 따라 그릇된 외모에 판단력을 잃고 기만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성 바울) (67면)

 

24. 사람은 자기 생각을 행사하는 것 말고 자기 고유의 것이라고는 가진 것이 없다. (에픽테토스) (67면)

 

25. 우리는 완전한 건강체일 때는 행복을 느끼지 않으면서 변변찮은 병에는 고통을 느낀다. (72면)

 

26. 지금까지 있었던 가장 현명한 인간은 무엇을 아느냐고 누가 물어보자 자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고 대답한 자였다. 그는 사람들이 안다는 것의 최대 부분은 우리가 모르는 사물들의 최소 부분이라는 것, 다시 말하면 우리가 안다는 것은 바로 우리가 모르는 것의 극히 적은 일부분임을 밝혔다. (73, 74면)

 

27.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자는 어느 누구나

사람이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고 확언할 만큼 충분하게

그것을 아는지도 모른다. (루르레티우스) (75면)

 

28. 이 회의 사상은 "나는 무엇을 아는가(Que saisi-je)?라는 질문으로 더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을 나는 나의 사색 판단의 표어로 삼았다. (86면)

 

29. 철학은 너무나 여러 가지 잡다한 형태를 가졌고 말해놓은 것도 너무 많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몽상과 꿈이 그 속에서 발견된다. 인간의 망상은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그 속에 없는 것이 없다. (100, 101면)

 

30. "우리가 배우는 것은 우리의 영혼이 전에 알던 것을 회상함에 지나지 않는다." (플라톤) (105면)

 

31. 그런데 우리가 무슨 사물을 변질시키지 않고 받아들인다면, 인간의 파악이 우리 고유의 방법으로 진실을 잡아볼 만큼 충분히 확고한 능력이 있다면, 이 방법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는 것이므로 이 진실은 이 사람 손에서 저 사람 손으로 전달될 것이다. 왜냐하면 진리는 반드시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보편적인 동의를 얻어서 사람들이 믿어줄 사물이 적으나마 하나는 있을 것이다. (109면)

 

32. 책을 들여다보면 어느 문장에 탁월한 우아미를 발견하여 내 마음이 깊은 감명을 받는데, 다른 때  같은 곳을 다시 읽어보면 아무리 들춰보고 접어보고 만져보고 하여도 내게는 이해 안 되는 무의미한 뭉치에 지나지 않는다. (116면)

 

33. 철학자들 사이에 인간의 최상의 선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논쟁하는 것보다 맹렬한 싸움거리는 없다. 바로의 계산에 따르면 여기서 2백 80학파가 갈려 나온 것이다. ... 그런데 사람들이 지상의 선에 관하여 의견이 일치하지 않자, 모든 철학에서 의견이 달라지는 것이다. (키케로) ... 마치 함께 식사를 하려고 모인 세 사람의 의견이 달라서, 서로 다른 음식을 요구하는 꼴을 보는 것 같다. (117면)

 

34. 어제는 오늘이면 사라지고, 오늘은 내일이면 사라질 것이다. 아무것도 그대로 머무르지 않으며 언제나 하나로 있는 것은 없다. (132면)

 

35. ... 왜냐하면 손바닥보다 더 큰 것을 쥐려 하고, 팔에 넘치는 것을 안으려 하고, 우리 다리의 길이보다 더 크게 발을 떼어놓자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도 부자연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134면)

 

36. 나는 점잖은 재미로 쾌락을 찾으려고만 책을 뒤지는 것이다. 또는 내가 공부를 한다면,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더 잘 알아보는 일을 하며, 내가 잘 살고 잘 죽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문만을 찾는 것이다. (139면)

 

37. 책은 나의 노년과 고적함을 위로한다. 또 나의 한가로운 권태의 고역을 덜어주고, 어느 시간에라도 귀찮은 친구를 떼어준다. 신병의 고통이 극도로 심하지 않을 때는 그 고통도 덜어준다. (141면)

 

38. ... 왜냐하면 책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쾌락을 주려고 내 옆에 있다는 생각과, 그것이 내 인생에 큰 도움을 주리라는 생각으로 얼마나 마음이 놓이고 즐거운가를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이것은 내가 인생 항로에서 발견한 최상의 재산이며, 이해력 있는 사람으로 이런 준비가 없는 사람들을 지극히 가련하게 본다. (142면)

 

39. 나는 젊어서는 남에게 자랑하려고 공부했다. 그 뒤에는 나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했다. 지금은 재미로 공부한다. ... 서너 걸음 더 나아가서 학문으로 양탄자를 깔고 몸치장을 삼을 생각은 이미 버린 지 오래다. (145면)

 

40. ... 나이가 지긋해지는 지금에 와서는 과도하게 독서만 탐하는 것보다 더 내 몸에 해롭고 피해야 할 일을 알지 못한다. (145면)

 

41. 우리 정신의 훈련으로 가장 자연스럽고도 효과가 있는 것은 내 생각으로는 사람과의 대화다.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인생의 어느 다른 행동보다도 기분좋은 일이라고 본다. 그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시간에 택해야 할 처지라면, 나는 듣기와 말하기를 버리기보다는 차라리 보기를 버리는 편에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46면)

 

42. 책으로 하는 공부는 동작이 느리고 힘이 없으므로 열심히 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대화로 하면 금방 배우고 훈련이 된다. 내가 정신이 강한 상대자와 대화를 하면 그는 내 옆구리를 밀고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지르며, 그의 관념은 내 관념을 약동시킨다. 질투심과 명예욕과 경쟁심이 나를 밀어서 나 자신 위로 추켜올린다. (146면)

 

43. 싸울 때는 싸워야지, 서로 예의를 갖고 기교를 피우며 상대방의 감정을 상할까 두려워서 태도에 제약을 받는다면, 그것은 힘차게 호방한 우정이 못 된다. (149면)

 

44. 나는 내 말을 반박하며 깨우쳐주는 사람에게로 마음이 이끌린다. (149면)

 

45. 나는 사실은 나를 두려워하는 자들보다는 나를 거칠게 다루는 사람들과의 친교를 구한다. ... 나는 핏대를 올려가며 토론하다가 상대방이 약해서 승리할 때의 쾌감보다는 상대방의 올바른 이론 앞에 내가 굴복할 때 자신감에 대해서 얻는 승리감에 더 큰 자존심을 느낀다. (151면)

 

46. 토론이 질서있게 진행되면 나는 하루 종일이라도 점잖게 토론해 갈 것이다. 나는 논법의 힘과 꾀보다는 질서를 요구한다. (151면)

 

47. 나는 오히려 미모와 사랑의 정욕에 끌려서 하는 것보다도 더 빨리 실패하여 혼란을 일으키는 결혼을 보지 못한다. 거기엔 더 단단하고 꾸준한 기반이 있어야 하며, 조심스레 진행시켜야 한다. 끊어오르는 정욕은 아무 값어치가 없다. (163면)

 

48. 좋은 결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의 동반과 조건을 거부한다. 좋은 결혼은 우정의 조건을 재현하도록 노력한다. 좋은 결혼은 절조와 믿음과 무수히 많은 유용하고도 견실한 상호간의 봉사와 의무로 가득한 안온한 공동 생활이다. (163면)

 

49. 심령의 가치는 높이 올라가는 데 있지 않고, 질서 있게 살아가는 데 있다. 심령의 위대성은 위대한 일에 행사되는 것이 아니고 평범한 일에 행사되는 것이다. (184면)

 

50. 그러나 누군가(케사르) 말한 바와는 아주 반대로, 나는 파리에서 첫쨰 되기보다는 페리괴외 지방에서 둘째나 셋쨰가 되기를 원한다. 적으나마 거짓없이 파리에서 첫째의 직책을 맡기보다는 셋째가 되는 것이 더 좋다. (186면)

 

51. 그러나 내 마음은 그렇게 너그럽게 크지는 않는 대신 열려 있어서, 약점을 과감하게 공표한다. (187면)

 

52. 자신에 관해서 방심하게 하고 다른 일에 사로잡히게 하는 심정(정열)에는 나는 정말 온힘을 다해서 반대한다. 내 생각으로는 남의 일에 열중하여도 자기 자신을 잃어서는 안 될 일이다. (192면)

 

53. 우리의 마음을 복돋우려는 학문의 가르침 대부분은 힘보다는 컽치레가 더 많고 실속보다는 장식이 더 많다. 우리는 본성을 버리고, 우리를 그렇게도 행복하고 확실하게 지도하던 본성에 그 본성의 교훈을 가르치려고 한다. (206면)

 

54. ... 그(아버지)의 의도는 결코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아니다. 나는 그것을 영광으로 삼아서건, 내 속에 무한히 우러나는 타고난 동정심에서건, 못 사는 자들의 일에 깊은 관심을 갖기를 매우 좋아한다. (218면)

 

55. 한 형식에서 재미보려고 하는 자는 그것을 계속하다가 재미를 잃는다. 우리는 형식 속에 굳으며, 그 때문에 우리의 정력도 잠들어버린다. (220면)

 

56. 나는 무엇 때문에 여행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대개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버리고 떠나는 것은 무엇인지 잘 알지만, 무엇을 찾으러 떠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227면)

 

57. 소유의 쾌감은 특히 상상력 속에 있다. 상상력은 우리가 찾는 것을 우리가 손에 잡은 것보다도 더 열렬하게 더 계속적으로 품어 갖는다. (231면)

 

58. 나는 여행의 쾌락에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따라붙는다는 사실을 안다. 이것이 또한 우리 인생을 지배하는 주요한 소질이다. (236면)

 

59. 내 생각으로는 가장 영광스런 직분은 나라를 위해 봉사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일하는 것이다. ... 나로서는 그런 생각은 포기한다. 일부는 나의 양심 때문이고(...), 일부는 나의 비겁성 때문이다. 나는 세상 일에 열심히 대들지 않고 세상을 즐기며, 단지 나에게나 남에게나 짐이 되지 않게 그만하면 용서할 수 있을 만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만족한다. (242, 243면)

 

60. 죽음은 수상록 중에 가장 많이 취급된 제재다. ... 몽테뉴는 고인의 말을 인용하여 철학하는 것은 죽음을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옮긴이의 말, 268, 269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