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32
장 자크 루소 지음, 박호성 옮김 / 책세상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단지, 아주 오래전부터 기존의 교육 방식에 반대하는 소리는 있었지만 누구도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려 할 뿐이다. (16면)




2. 그토록 많은 저서들이 공공의 이익을 유일한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하지만, 모든 공공 이익 가운데 가장 으뜸 가는 것, 즉 인간을 형성하는 기술은 여전히 소홀히 다루고 있다. (16면)




3. 가장 현명한 사람들조차 인간이 알아야 할 중요한 것에만 전념할 뿐, 아이가 현재 배울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항상 아이에게서 인간을 찾으며, 아이가 인간이 되기 전에 어떤 존재인지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과제는 바로 이 문제에 대한 탐구이다. (17면)




4. 어떤 종류의 계획을 세우든 간에 두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그 계획이 전적으로 좋아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 계획의 실행이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19면)




5. 조물주는 모든 것을 선하게 창조했으나, 인간의 손길이 닿으면서 모든 것은 타락하게 된다. (23면)




6. 식물은 재배에 의해 성장하고, 인간은 교육에 의해 형성된다. (24면)




7.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게 해가 될 가능성도 있다. (24면)




8. 중요한 인물이 되기 위해서, 또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서, 더 나아가 언제나 하나로 통합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언행이 일치해야만 한다. 언제나 자신이 취해야 할 방침에 근거해서 결정을 내리고, 그런 결정을 당당히 고수하며 변함 없이 따라야만 한다. (30면)




9. 나는 콜레쥬라는 우스꽝스러운 시설을 공공 교육기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세상의 교육이라는 것도 더 이상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교육은 상반된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므로 어느 한 가지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은 겉으로는 타인을 유리하게 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에게 유리한 것밖에 안중에 없는 위선적인 인간을 만드는 데 적합할 뿐이다. (31면)




10.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 부모의 직업을 계승하여 장차 군인, 성직자, 변호사가 될 운명이라고 말하기 전에 자연은 그에게 인간의 삶을 살아가도록 명령한다.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내가 나의 학생에게 주고 싶은 직업이다. (33면)




11. 나는 우리 중 인생의 좋은 일과 나쁜 일을 가장 잘 견뎌낼 줄 아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참된 교육은 훈계보다는 실천으로 이뤄진다는 결론에 이른다. (34면)




12. 가장 많이 산 사람은 가장 오랫동안 나이를 헤아리며 산 사람이 아니라 삶을 가장 충만하게 느낀 사람이다. (35, 36면)




13. 유럽의 학문과 예술, 철학과 도덕은 머지 않아 유럽을 사람이 살지 않는 황무지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유럽은 거친 야생 동물로 뒤덮일 것이다. (40, 41면)




14. 사람이 각자에게 주어진 첫째 가는 의무를 수행하게 되기를 원한다면 어머니의 의무에서부터 출발하라. 그러면 당신은 거기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크게 놀라게 될 것이다. 모든 타락은 이 최초의 타락, 즉 어머니의 의무의 타락에서 비롯된다. (43면)




15. 가정 생활의 매력이란 나쁜 풍속에 대한 최상의 해독제이다. 귀찮기만 했던 아이들의 소란스러움도 유쾌하게 여겨진다. (44면)




16. 가정에 생기가 돌고 활력이 넘치면 어머니는 살림을 돌보는 수고를 가장 소중한 직업으로 여기게 되고 남편은 그 수고를 가장 감미로운 즐거움으로 삼는다. (44면)




17. 여성은 어머니가 되기를 벌써 그만두었다. (44면)




18. 존경받아 마땅한 이러한 어머니들에게 나는 감히 약속한다. 그들은 남편에게서는 언제나 변함 없는 확고한 사랑을, 자식에게서는 참된 효성에서 우러나는 애정을, 세상 사람들로부터는 칭송과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45면)




19. 경험에 따르면, 애지중지하며 키운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사망률이 훨씬 더 높다고 한다. 아이는 체력의 한계를 넘지 않는 한, 체력을 아끼기보다 사용하는 편이 덜 위험하다. 따라서 아이의 신체가 계절, 기후, 환경의 불순함, 굶주림, 갈증, 피로를 견딜 수 있도록 단련시켜라. (47, 48면)




20. 교사! 오, 얼마나 숭고한 영혼인가? 진실로 한 인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버지가 되거나 인간 이상의 존재가 되어야 한다. 이런 직무를 당신은 돈을 주고 고용한 사람에게 태연하게 맡기고 있는 것이다. (53면)




21. 나는 교사의 의무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나는 내가 가르치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어떤 곳에서 요청이 들어오더라도 결코 그 같은 직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설령 친구간의 우애를 내세울지라도 나로서는 그것이 거절의 새로운 동기가 될 뿐이다. (54, 55면)




22. 더욱이 나는 이 학문을 가르치는 사람을 교사보다는 오히려 지도자라고 부르고 싶다. 가르치는 것보다 지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아이에게 교훈을 주어서는 안 되며 아이가 스스로 교훈을 발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58면)




23. 허약한 육체는 정신을 허약하게 만든다. (64면)




24. 예를 들어 장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육체를 많이 단련하고 가장 많은 피로와 노동을 견뎌낸 사람들이다. (69면)




25. 일단 이런 목욕 습관이 확립되면 중단하지 말고 평생 동안 유지할 필요가 있다. 목욕 습관은 청결과 현재의 건강면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근육을 좀더 유연하게 만들고 더위나 추위의 온갖 변화에도 쉽게 적응하게 하는 예방 요법이다. (77면)




26. 대화의 첫 번째 법칙은 나의 말을 상대방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범할 수 있는 가장 큰 잘못은 상대방에게 안 들리게 말하는 것이다. (106, 107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라민은행 이야기 - 착한 자본주의를 실현하다
데이비드 본스타인 지음, 김병순 옮김 / 갈라파고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1. 소액신용대출 ‘산업’은 결론적으로 가난한 사람들도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과 신용을 모두 갖추고 있음을 세상에 보여주었다. 얼마 전만 해도 가난한 사람들과 금융거래를 하는 일은 매우 급진적인 사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매우 좋은 사업 모델이 됐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이러한 인식의 변화(남의 도움에만 의존하는 사람에서 유능한 고객으로)는 소액신용대출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이다. 소액신용대출은 이제 막 세상을 향해 그 가능성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6면)




2. 소액신용대출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주류 경제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나중에 시장을 지배할 많은 사회적 기업들에게 첫 경험을 제공할 겁니다. (10면)




3. 물론 이러한 금융제도의 상업화에는 분명히 위험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위험이 가난한 사람들과 여성들을 지원한다는 초심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11면)




4. 이 사업의 목적은 가난의 고통을 줄이는 것이다. 사람들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 그들의 꿈을 맘껏 펼치며 살 수 있도록 사회, 경제적으로 지원해 주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바로 소액신용대출의 목적이다. (12면)




5. 합리적인 인간은 스스로 세상에 잘 적응하지만 비합리적인 인간은 세상을 자기에게 적응시키려 애쓴다. 따라서 모든 진보는 비합리적인 사람에게서 비롯된다. (조지 버나드 쇼)




6. ‘그라민’은 벵골어 ‘그람gram'에서 온 단어로 ’마을‘을 뜻하고, 따라서 그라민은행은 농촌 마을에만 있다. 이것은 은행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말하자면 기존의 통념을 뒤흔드는 방식이다. 이 은행의 또 다른 특징은 주로 여성들에게 소액으로 단기 대출을 한다는 것이다. (28면)




7. 그라민은행의 창시자인 무함마드 유누스는 말한다. “신용이 소수의 부자들에게만 있는 특권이라는 잘못된 신화는 이제 사라져야 합니다. 가장 보잘것없는 작은 마을과 그 마을에 사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보십시오. 그들은 매우 능력있고 총명한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은 그들이 스스로의 삶을 바꿔갈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29면)




8. 임금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를 지원하고, 큰 규모가 아니라 점진적으로 조금씩, 도시가 아니라 농촌 마을을, 남성이 아니라 여성을 중심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말이다. (34면)




9. 유누스는 저명한 성장주의 경제학자인 조지프 슘페터의 학풍 아래서 공부했다. 슘페터는, 기업가는 경제의 동력으로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미지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도록 ‘창조적 파괴의 광풍’을 일으키는 힘이라고 생각했다. (34면)




10. 지금 같은 인터넷 시대에 사람들이 왜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할까? 그것은 일거리가 있는 공장이 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을 사람들이 자본가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자본가들이 농촌 사람들에게 오도록 만들자. 그것이 바로 유누스의 생각이었다. (35면)







11. 1980년대 말, 그라민은행은 마을 사람들이 농업과 어업에서 중간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돕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 그라민은행은 수천 명의 사람들이 옷감을 짜, 미국과 프랑스에 셔츠를 파는 제조업자들에게 수백만 야드의 옷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도왔다. 1995년 유누스는 그라민은행에서 돈을 빌린 수천 명의 사람들이 방글라데시의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제안서를 제출했다(그라민이동통신). 그리고 마을에서 태양력을 일으켜 사람들에 팔 수 있는지 사업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그라민에너지). (35, 36면)




12. 방글라데시의 부자들은 흔히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도망하지만 그라민은행의 고객들은 단 한 번의 분할 상환도 거르지 못한다. 빌린 돈을 제때 상환해야만 다음에 다시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38면)




13. 그라민은행은 또한 정치색이 없고, 보수주의자나 자유주의자 모두에게 확고한 지지를 받는다. 우파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기업체로 보이고, 좌파의 입장에서는 정부 개입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계몽된 사회복지 사업처럼 보인다. (38면)




14. 결국 그라민은행은 자신을 이념 문제로 축소시키려는 모든 시도를 거부한다. 그라민은행은 역사에서 선례가 없는 기관이다. 그라민은행은 비용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인 동시에 가난과 배고픔을 퇴치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이다. (38면)




15. “사람들은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을 알아요. 우리가 하는 일은 전국 어디에서도 절대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라민은행은 맥도날드가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팔 듯 소액신용대출을 팔았다. 그리고 수백만 명이 그 서비스를 받았다. (40면)




16. 유누스는 그 기근을 겪고서 강의실에서 가르치는 경제학의 추상성에 완전히 흥미를 잃고 말았다. 밖에서 마을 사람들이 굶주리는데 치타공대학 건물 안에서는 강의와 시험이 계획대로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유누스는 강의 교재를 보다가 “아래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자신을 떠올리면서 사람들은 오직 자신이 “상상하는” 세상만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45면)




17. 나는 나를 둘러싼 환경과 내가 하는 일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애썼습니다. (45면)




18. 하지만 유누스는 가난한 사람들이 다수이며 그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어느 경우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말만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누군가 실제로 그 일을 해야 했다. (50면)




19. 유누스는 세 가지 원칙을 정했다. 첫째, 빌린 돈은 제 날짜에 꼭 갚게 한다. 둘째, 땅이 없는 사람에게만 돈을 빌려준다. 셋째, 될 수 있으면 여성들과 함께 일한다. (60면)




20. 가난한 사람들은 경찰, 군대, 법원 같은 기관들을 경계하는데, 이 기관들은 부자들이 자신들을 착취하고 땅을 빼앗도록 도와주기 때문이었다. (60면)




21. 유누스는 은행을 “가난한 사람, 땅이 없는 사람, 못 배운 사람, 여성들을 인정하지 않는 기관”이라고 보았다. (60면)




22. 모든 금융거래는 마을 안에서 일어나고 최대한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했다. 규칙은 “보는 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였다. (61면)




23. 방글라데시 마음의 가장 큰 힘 가운데 하나가 사회적 압력이다. 이 힘을 이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를 위해 모임의 구성원들이 서로 시차를 두어 대출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한 번에 두 사람씩만 대출을 받고, 그 두 사람이 제 날짜에 돈을 못 갚으면 다음 두 사람은 돈을 빌릴 수 없다. 다음 해에 모임 구성원 모두가 신용을 유지하고 있어야만 다시 돈을 빌릴 수 있다. 돈을 빌린 사람이 일을 게을리 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좋지 않은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모임의 구성원들이 첫 번째 경고로 그 사람이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준다. (61, 62면)




24. 유누스는 다른 규칙을 덧붙였다. 돈을 빌린 사람은 누구나 일주일에 적어도 1타카씩 저축해야 한다. 그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였다. “주마다 하는 회의, 1타카 저축, 사후 점검 방문처럼 우리가 만든 모든 규칙을 종교 계율처럼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62면)




25. 유누스가 말하는 핵심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게으름과 어리석음 때문에 끔찍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겪었다는 점이다. (67면)




26. 유누스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쳐 한 모임을 5명으로 정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일하는 손에는 다섯 개의 손가락이 있다. 이슬람교에는 다섯 개의 신앙 기둥(고백, 예배, 헌금, 라마단 금식, 성지순례 - 옮긴이)이 있다. 그리고 날마다 다섯 차례 기도를 한다. (71면)




27. 유누스는 조브라 마을에서 사람들이 가난해지는 첫 번째 단계가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리는 데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모임기금은 마을 사람들에게 싼 이자로 단기 자금을 빌려줌으로써 이런 과정을 끊었고 ... (73면)




28. 그리고 테네시 주 내시빌로 떠났다. “그 곳에서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나는 미국에서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정말 환상적인 발견이었지요. 그리고 사람들은 자기가 느끼는 대로 말할 수 있었어요. 방글라데시에서는 사람들을 계획된 테두리 안에 맞추려고만 합니다.” 그가 회상했다. (90면)




29. 손님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방글라데시 문화 가운데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그라민은행도 당연히 손님들을 최고로 배려했다. 유누스는 또한 미디어의 영향력, 특히 서양의 미디어가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의 대의를 외부에 잘 홍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술논문과 신문기사가 기부금 모금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잘 안다. 유누스가 방문객의 일정을 신입사원의 일정처럼 관리하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방문객이 여행으로 생긴 시차에 한숨 자며 적응하고, 사무실에서 며칠 보내며 환경에 익숙해진 다음 마을을 보러 가게 하는 것이다. (99면)




30. 유누스는 그라민은행이 회원들에게 무료 자선 사업으로 생각되는 것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방글라데시는 아직 한참을 더 가야 한다. (127면)




31. “우리들의 결심 16가지” 1. 우리는 훈련, 단합, 용기, 근면이라는 그라민은행의 4가지 원칙을 따르고 이를 우리 삶 속에서 발전시킨다. (128면)




32. 애덤 스미스는 ‘도덕적 감성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에서 “열등한 이류 인생에서” 어떤 개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언제나 이웃과 동료들의 ... 호의와 좋은 평판에 기댄다. 그리고 이것들은 웬만큼 지속적으로 인내하며 행동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얻을 수 없다. ... 사회가 훌륭한 도덕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 호의와 좋은 평판들이 인간의 훨씬 더 큰 부분을 구성해야 한다.”고 썼다. (131면)




33.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은 결혼 지참금을 주거나 받지 않기로 한 11번 항목이었다. 딸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좋은 생각이었지만 아들을 가진 사람들은 생각이 달랐다. (141면)




34. 유누스는 그라민은행을 ‘대항문화’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유누스가 내게 말했다. “우리는 거슬러 흐르는 물이예요. 다른 은행들은 위를 보지만 우리는 아래를 봐요. 다른 은행들은 당신보고 자기들에게 오라고 하지요. 우리는 직접 채무자들에게 갑니다. 다른 은행들은 당신에게 소유권을 요구해요. ...” (144면)




35. “나는 날마다 이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내 눈으로 보았어요. 가난을 직접 보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어요. 때로 우리는 무언가 중요한 것을 가질 수 없을 때 애를 태우지요. 그러나 나는 아예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살아 있고 행복할 수 있었어요. 나는 우리가 모두 인간이라는 사실 앞에서 나와 그들을 비교해보곤 했어요. 나 자신의 고통과 모든 좌절, 실패는 그들 앞에서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제야 내가 진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살레하가 회상했다. “나는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었어요. 그러나 그랬다면 세상사에 대한 진실을 배우지 못했을 거예요.” (150면)




36. 가난하지만 서로 생활수준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임을 만들었고, 거기서 더 가난한 사람들은 무시를 당했다. ... 이제 모임은 “비슷한 경제 조건‘과 ”서로 믿고 신용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만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한 가족은 같은 모임에 가입할 수 없었다. (154, 155면)




37. 그(무잠엘)의 외향적 성격은 유누스에게 도움이 되었다. (166면)




38. 다카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나스린 쿤드케르가 말했다. “그라민은행은 급진주의자들이 만족할 정도로 근본적이지 않아요. 그리고 보수주의자들이 좋아할 만큼 보수적이지도 않지요. 중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169면)




39. “당신 집에 창문이 여러 개 있어요. 어느 날 창문 하나가 쓸모가 없어지면 그저 계속 닫아놓으면 되겠죠. 우리는 그런 창문이기를 바라지 않아요. 우리는 사람들이 드나드는 문이 되길 바랍니다.” 유누스가 답했다. (170면)




40. “나는 조직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었어요. 그게 힘이었나봐요. 잘 모르겠네요. 내가 다른 조직에서 일해봤다면 그 조직을 모방하려 했을 테고 그러면 모든 일이 꼬였을 겁니다. 그래서 나는 모든 일을 임기웅변으로 대응해야 했지요. 나는 그것을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유누스가 말했다. (181면)




41. 결국 유누스는 땅 없는 여성보다 불안정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여성은 국가와 종교의 권위에 지배당할 뿐더러 가족과 남편에게도 종속된다. (189면)




42. 이자를 받지 말라는 이슬람교의 명령은 실제 현실에서는 환상이었다. 마을에서 매우 독실한 신앙심을 보이는 부자들이 사실은 고리대금업자라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192면)




43. 이슬람교 율법에 따르면 여자는 남자가 물려받은 재산의 절반만 물려받도록 되어 있다. 실제로 여성들은 자신이 물려받은 토지를 얼마 안 되는 돈으로 받거나 공짜로 남자 형제들에게 넘긴다. (205면)




44. 그러나 무엇보다 이 주택대출사업이 가져온 가장 중요한 결과는 더 건조하고 따뜻한 집이 질병 발생률을 줄였다는 사실이었다. 질병은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따라서 주택대출사업은 건강보험의 구실을 할 수 있었다. (208면)




45. 마이클 해링턴은 35년 전 “또 다른 미국The Other America'에서 가난한 미국인들에 대해 쓰면서 유누스와 거의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해링턴은 가난을 단순히 물질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정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난은 한 사회가 실제로 대다수 국민들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가와 관련지어서 보아야 한다. (212면)




46. ... 나는 이럴 때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이 이렇듯 즐겁게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자들이 밤에 이런 곳에서 함께 웃거나 이야기하고 떠들 수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왔다. (217, 218면)




47.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의 평화예요. 부패한 사람이 언제나 더 행복하지는 않죠. 그들은 5타카를 뇌물로 받으면 3타카를 다시 뇌물로 써야합니다. ...” 사히둘 알룸이 설명했다. (221, 222면)




48. 은행은 “오직 감시체계가 은행의 멀고 어두운 구석까지 모두 도달할 수 있고 그것들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을 때만” 그 우수성을 지킬 수 있다. (226면)




49. 유누스는 워싱턴에서 지낸 경험은 정부와 자선단체들의 활동에 대한 안목을 갖게 해주었다. 유누스는 구호단체의 관리들이 경력을 관리하기 위해 대규모 지원 사업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맞추기 위해 자신이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알았다. “자선단체 사람들은 적은 돈보다는 큰 돈을 주는 것이 더 쉽다고 생각해요. 1만 달러나 2만 달러를 요청하면 그들은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러나 몇백만 달러를 요구하면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합시다.’라고 하지요.” (232면)




50. 순수 경험에 만족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은 진실한 사람이다. (괴테)




51. 마셜 플랜은 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유럽을 성공적으로 재건했지만 1960년대 말 이러한 개발 모델은 놀라운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모든 제3세계에 만연한 가난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경제학자들로부터 공격받았다. ‘경제적 도약’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거리가 먼 제3세계 국가에서 시행된 성장 중심의 정책은 불균등 개발을 가져왔다. 도시의 엘리트층은 엄청난 부를 차지한 반면 수백만 명의 농촌 사람들은 더욱 깊은 가난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287면)




52. 데소토는 유누스처럼 자본주의가 가난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좌파들을 비판하면서 부의 불균형은 자유시장경제 체제 때문이 아니라 ‘법과 제도의 빈곤’이 가난한 사람들로 하여금 경제 체제를 가장 잘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유시장경제 체제의 정식 구성원으로서, 경제 성장을 통해 떨어지는 과실을 조금씩 받아먹는 수혜자가 아니라 성장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289면)




53. ... 유누스는 오직 한 가지 대안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자영업이었다. 유누스는 자영업이 가지고 있는 한 가지 특별히 중요한 장점은 “여성들로 하여금 임금 고용 상황에서 요구되는 희생을 치르지 않고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290면)




54. 슈마허는 ‘성장 모델’이 가장 심하게 공격을 받았던 시기에 세계는 이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썼다. “오늘날 우리가 경제학에서 배우는 전통적인 지혜는 개발이 진정으로 필요한 바로 그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한다. 거대화와 자동화를 맹종하는 경제학은 19세기 사고의 전제이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하나도 해결할 수 없다. 완전히 새로운 사상체계가 필요하며 그 체계는 상품이 아니라 인간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상품은 스스로 알아서 돌본다!) ‘대량 생산이 아니라 대중들에 의한 생산’이라는 문구가 그 뜻을 잘 요약한다.” (291면)




55. 슈마허의 비판은 또 다른 의미에서의 아인슈타인이 한 말과 뜻을 같이 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점들은 그 문제를 만들어낸 사고 수준으로는 풀 수 없다.” (292면)




56. 1986년 ‘이코노미스트’는 “방글라데시에서 우량 채무자를 가진 은행은 오직 그라민은행뿐이다.”라고 선언했다. 그 다음 해 유누스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292면)




57. 그해(1987년) 가을, MIT에서 발행하는 전략과 국제문제 비평지 ‘워싱턴쿼털리’는 유누스가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을 “인간의 기본 권리”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 글을 다시 실었다. 유누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하지 말라는 법은 본디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금융기관을 가까지 가지 못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현실을 뒷받침하는 논리가 언제나 옳다고 생각해 왔다. 가난한 사람들은 담보가 없기 때문에 그들에게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말한다. 담보가 금융업의 유일한 근거라고 한다면 우리 사회는 은행들을, 부자는 더 부유하게 만들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만들어 경제, 사회, 정치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해로운 동력으로 낙인찍어야 한다.”라고 썼다. (293면)




58. 엄격한 원칙이 없는 대출은 자선에 불과하다. 더욱이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베푸는 자선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망가뜨리는 일이다. 따라서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들은 어떤 대출도 반드시 제때 전액을 회수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93, 294면)




59. 유누스는 유엔이 1948년에 제정한 세계인권선언문 가운데 “모든 사람은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적절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다. 여기에는 먹을거리, 옷, 주택, 의료, 필요한 사회 서비스가 포함되며, 직장을 잃거나 병에 걸리거나 장애를 앓거나 남편을 잃거나 나이가 들어서 자기 힘으로 살아가기 힘들 때 안전하게 살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제25조 1항에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이 포함되었으면 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결론내렸다.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은 인간의 기본 권리로 공식 인정을 받아야 할 뿐 아니라 그 밖의 다른 모든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인권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294면)




60. ... 하지만 갈수록 그것을 점점 더 강하게 느껴요. 그리고 세상은 그것이 중요한 문제임을 보여주었지요. 그라민은행이 계속 회자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죠.“라고 대답했다. (294면)




61. 지난 30년 동안 ‘성장 모델’은 ‘균등 성장 모델’로 바뀌었다가 다시 ‘구조조정’ 모델로 대체되었다. 총체적인 영양 상태를 기준으로 볼 때 세계의 많은 지역(특히 농촌 지역)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졌다. (296면)




62. 한 해에 600억 달러를 쓰는 산업이 되어버린 해외원조는 제3세계에 “낙하산을 타고 투하된 상류층 고문”들로 북적였다. (296면)




63. 지난 반세기 동안 개발원조 사업을 특징지었던 시류와 기호, ‘신기술’, ‘새로운 방향’, 끊임없는 ‘정책 제고’와 이 사업을 위해 들어간 수천억 달러에도 불구하고 제3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그 혜택을 입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핸콕은 또 “그러나 이 원조기관들은 해마다 직원들에게 두둑한 봉급을 지급하고 원조 사업과 관련된 전 세계의 공무원들과 ‘개발 전문가’, 자문관, 기타 다양하게 놀고먹는 사람들이 특권층 생활을 하는 비용을 부담한다.‘고 썼다. 자원해서 제3세계에 2년 동안 가서 일하는 개발구호단체 직원들은 그들의 ’노고‘를 인정받아 수많은 특혜를 받았다. 중간 관리자금 직원의 경우 주거 수당, 자녀의 사립학교 교육비, 유급휴가 확대, 전근 수당, 술집과 수영장, 테니스장이 딸린 클럽 회원권을 받았다.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꿈도 못 꿨을 특혜이다. (297면)




64. 개발구호단체에서 파견된 직원들은 실제로 자기 손에 흙을 묻힐 시간이 거의 없다. 많은 사람들은 한 마을에 며칠 또는 몇 시간 이상 머물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현장에 꼭 가야 할 때면 냉방기가 설치된 도요타 랜드크루저를 타고 간다. 그렇지 않는 날에는 다카에서 냉방기가 돌아가는 집에 있거나 시원한 사무실에서 일한다. 다카에 있는 1만 명의 외국인들은 마치 점령군처럼 행동한다. 그들은 문에 개발구호단체의 로고를 자랑스럽게 단 깨끗한 승용차를 타고 거리를 달린다. 그들은 현지인들이 들어갈 수 없는 클럽에서 사람들을 만나 대부분 굴산, 바나나, 단몬디 같은 호화로운 동네에 모여 산다. (298면)




65. 실제로 개발구호단체가 하는 일에는 가장 은밀한 비밀은 지역 문화에 거의 투자하지 않으면서 그로부터 엄청난 이익을 누린다는 사실이다. (298면)




66. 개발도상국에서는 생활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매우 큰 아파트를 임차하고 가정부, 요리사, 보모를 고용할 수 있다. 그리고 어디든 여행할 수 있고, 봉급의 절반 이상을 저축할 수 있다. 구호단체 직원인 부부가 방글라데시로 파견되어 2년이 지나면 고국으로 돌아갈 때 교외에 있는 집의 계약금을 지불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돈을 모을 수 있다. (299면)




67. 그들은 대부분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제3세계에 도착하자마자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일에 대한 열정을 잃고 마는 것이다. (299면)




68. “그건 우리의 95퍼센트가 돈 때문에 이곳에 오기 때문이죠.” (299면)




69. 자문 일을 하는 서양인은 그라민은행 직원이 여덟 달 일해서 버는 돈을 하루 만에 벌 수 있다. (하루에 500달러 대 2달러) (300면)




70. 세계은행에서 돈을 빌린 가난한 나라들은 모두 오늘날 세계의 개발 모델인 ‘구조조정’

을 고수해야 한다. (302면)




71. 유누스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실험이나 직접 경험을 통해 서서히 발전하는 방식을 좋아했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동유럽의 나라들이 각자 다양한 경제 문제들을 미리 예단된 정책들로 해결하려 하는 것이 오만하고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유누스는 심지어 은행의 지역 책임자들이 하는 일에 개입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303면)




72. ... 더욱이 그는 정부 관리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은 하지 않지. 그러나 서른 살 먹은 사람은 그 반대야. 그는 똑같은 것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이러저러한 것을 바꾼다면 정말 뭔가 이룰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지. (311면)

 

73. 원조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뇌물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런 관행 때문에 원조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원조를 “부자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야 할 돈이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에게 이전”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유누스는 서양의 일반 시민들이 자신들의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면 매우 분노할 것이라고 했다. (315면)




74. 원조금을 보낼 때 ‘방글라데시’ 라고만 쓰면 안 돼요. 반드시 ‘방글라데시 밑바닥 50퍼센트 사람’이라고 쓰세요. (316면)




75. 그라민은행의 분산 경영과 정보체계는 다른 개발도상국의 은행보다도 소니나 맥도날드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더 닮았다. (325면)




76. 그러나 이제 그 힘은 다른 곳에서 옵니다. 경험에서 배우는 ‘액션리서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333면)




77. “회원들은 폭풍 피해를 입은 뒤에 오히려 더 단결을 잘했어요.” (348면)




78. 오이라시와 노니는 아침에 폭풍이 남기고 간 흔적을 보았다. “우리는 배 안에 죽어있는 시신들을 보았어요. 아직 살아 있음을 신께 감사했죠.” 오이라시는 회상했다. 집과 재산 손실은 적어도 5년 동안 노니의 결혼을 늦추게 했다. (353면)




79. 그러나 우리는 그라민은행이 그냥 은행이라고 생각해요. 당신이 은행이라고 부르는 다른 모든 기관들이 은행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뿐입니다라고 말합니다. (375면)




80. “왕은 그때까지 방글라데시의 먼 농촌에서 온 여인, 자기 아들이 죽기 전에 아이스트림을 사 먹으라고 1타카도 줄 수 없었던 가난한 여인과 말해본 적이 없었어요. 만지라는 그 이야기를 했을 때 왕은 충격을 받았지요.” 유누스가 말했다. (395면)




81. 이제 우리는 아침과 저녁 두 끼는 먹어요. 가끔 세 끼를 다 먹을 때도 있고요. 자주는 아니지만요. (404, 405면)




82. 회원들이 외치는 구호인 훈련, 단합, 용기, 근면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426면)




83. 그가 강조하는 다섯 가지 주제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금융대출은 인간의 기본 권리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둘째, 자영업은 가난을 이겨내는 빠르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임금 고용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 셋째, 개발 노력에서 여성을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한다. 여성은 가난의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으며 아이들을 주로 돌보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넷째, ‘개발’의 개념은 전 인구의 50퍼센트에 해당하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확실하게 긍정적으로 바꾸는 행위로 재정립해야 한다. 다섯째, 개발 이론가들의 ‘개념적 모호성’은 가난을 향한 신속하고 즉각적인 공격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427면)




84.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생산의 분산과 지방화”가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공장에서 가정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예언했다. “모든 개인들이 전자 단말기와 장비들을 소유하고 신용 구매를 하게 된다면 그들은 전통적인 고용 노동자가 아니라 독립된 개인 사업가가 될 것이다.” (430면)




85. 불경기가 거듭되었다. 기업들은 규모를 줄이고 조직을 혁신하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설비를 자동화했다. 따라서 일자리는 날마다 점점 줄었다. 브리지스는 그것이 정치인들의 잘못도 아니고 세계 시장의 경쟁 때문도 아니라고 썼다.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훨씬 더 곤혹스럽다. 현재 사라지고 있는 것은 단순히 일자리의 수가 아니라 바로 일자리 자체이기 때문이다.” (432면)




86. 제인 제이콥스는 ‘생존체계Systems of Survival'에서 소액신용대출 프로그램에 대해 “이단자들이 그것을 생각해냈다. ...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을 보다 지친 이단자들이.”라고 썼다. (436, 437면)




87. 그라민은행은 절대로 ‘뛰어난 사람들’을 쓰지 않았다. 어려운 조건 아래서도 기꺼이 일할 수 있고 얼마 안 되는 봉급에도 불평하지 않는 지방 출신의 믿을 만한 사람들이 필요했다. 그라민은행은 그 대신 그들에게 안정된 일자리와 다른 사람들을 관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443면)




88. 양립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목적들을 동시에 성취하는 것이 “사회적인 책임의식이 있는 자본가 기업‘의 특징이다. (444면)




89. 그라민은행은 사업이다. 방글라데시의 땅 없는 여인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 그라민은행의 사업이다. 그러한 목표 안에서 그라민은행은 이익을 최대로 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다. 하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전통적인 영리기업과 중요한 차이가 있다. 첫째, 그라민은행의 사업은 단기에 이익을 낼 수 없고, 곁에서 볼 때는 장기적으로도 그럴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는 것과, 둘째, 경영진이 더 이익이 되는 사업을 발견해도 생각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이다. (445면)




90. “이 지구 위에는 극도의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10억 명이나 있습니다. 매순간 그 수가 늘어나고 있어요. 오늘날 세계 구조는 가난한 사람들을 만들어낼 뿐 그 숫자를 줄이려는 노력은 전혀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여기서 그것을 멈출 구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수를 10억 명에서 그보다 낮게 그리고 또다시 100 만명 보다 더 낮게, 점점 줄여나가야 합니다.‘ (445면)




91. ‘기회는 우리가 보는 곳 어디에나 있어요.’ (457면)




92. 올해(1997년) 초 137개 나라의 2,6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워싱턴에 모여 세계 최초의 ‘국제 소액신용대출 정상회의’를 열었다. ... 전 세계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과 전망을 가지고 이 자리를 채우기 위해 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나는 유누스가 지난 20년 동안 자신의 꿈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힘들께 싸워온 일에 대해 생각했다. 유누스에게 이보다 감격적인 날이 있을까 하고 상상했다. (459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오나르도 다 빈치처럼 생각하기
마이클 겔브 / 대산출판사(대산미디어) / 199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현대의 고전이 된 ‘마음의 틀’(1983)이란 책에서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지능의 다양성에 대한 이론을 소개했는데, 그의 이론에 따르면 개개인은 적어도 일곱 가지 정도의 측정 가능한 지능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드너와 그의 동료들은 그 후 계속된 연구에서 각기 다른 부지능을 25가지나 분류해 냈다.) (18면)




2. 당신의 뇌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우수하다! 당신이 갖고 있는 놀라운 재능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처럼 생각하는 연습의 출발점에 서 있는 셈이다. (19면)




3.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7원칙은 다음과 같다.

1. 호기심(Curiosita) 삶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관심과 지속되는 배움에서의 가차없는 질문

2. 실험 정신(Dimostrazione)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시험하려는 열의와 고집, 실수에서 배우려는 의지

3. 감각(Sensazione) 경험에 생명을 주는 수단으로서의 감각, 특히 시각을 지속적으로 순화시킴

4. 불확실성에 대한 포용력(Sfumato) 모호함과 패러독스와 불확실성을 포용하려는 의지

5. 예술/과학(Arte/Scienza) 과학과 예술, 논리와 상상 사이의 균형 계발하기, ‘뇌 전체를 쓰는’ 사고

6. 육체적 성질(Corporalita) 우아함과 양손 쓰기 계발하기와 건강과 균형감 키우기

7. 연결 관계(Connessione) 모든 사물과 현상의 연관성을 인식하고 평가하는 것. 시스템 사고(컴퓨터 체제에 따라 행동이나 의사결정을 보다 넓은 관점에서 하려는 발상법)




4. ‘호기심(Curiosita)'이 맨 처음에 오는 이유는 알고자 하는 욕망, 배우고자 하는 욕망, 성장에의 열망이 지식과 지혜, 발견의 발전소이기 때문이다. (25면)




5. 하지만 가속화된 변화와 복잡성이 지적 자본의 가치를 배가시키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독립적으로 그리고 창의적으로 배우고 응용하고 사고하는 개인의 능력이 요구되는 시기가 된 것이다. 르네상스 시절, 중세적인 사고를 가졌던 개인들이 도태되었듯이 이제 정보의 시대를 맞이해서, 중세 산업기의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도태될 위험에 처해 있다. (35면)




6. 내 친구 중에 여럿이 그러하듯, 당신의 도전은 사방에서 부딪쳐오는 어려움을 소화해내며 균형잡힌 성취감 있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느낄 것이다. (35면)




7. 레오나르도의 충성심과 헌신과 열정은 오직 한 군데에 쏠려 있었다. 진실과 아름다움을 향한 순수한 호기심이 전부였다. 프로이트가 말한 바와 같이 ‘그는 꼬치꼬치 캐묻는 일에 열정을 쏟아부었다.’ (70면)




8. 레오나르도의 알고 싶어하는 욕구는 자기가 연구하는 내용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알고 싶은 욕구는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었으며 그러한 것에서 온갖 정보를 끌어냈다. 레오나르도의 노트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인간이라는 한 종류가 형성하는 행위만 해도 얼마나 많으며 다양한지 알겠는가?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종류의 동물이 있으며 또 나무와 꽃이 있는지 아는가?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언덕과 평지가 있으며, 샘과 강, 도시, 공공 건물과 개인 건물이 있는지 아는가? 인간이 쓰기에 적절한 도구는 얼마나 다양한가? 또 의상과 장식품과 공예품은 얼마나 많은가?’ (70면)




9. 우리는 자기 작품에서보다 타인의 작품에서 더 쉽게 흠집을 찾아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림을 그릴 때 평평한 거울을 갖다놓고 거울에 비친 자기 작품을 자주 보라. 그러면 물체는 거울에 거꾸로 잡히고 다른 사람이 그린 작품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면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자기의 실수를 제대로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다. (74면)




10. 1994년 11월 빌 게이츠는 레오나르도의 노트 열여덟 장을 3천 8만 달러에 샀다. (79면)




11.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관찰에 대한 소견을 그때마다 기록하기 위해서 항상 노트를 갖고 다녔다. (79면)




12. 그는 말했다. ‘산책을 나갈 때는 다른 사람이 걷고 말하고 웃고 싸울 때의 자세와 행동을 잘 보고 꼼꼼이 따져보라. 상대방의 행동과 구경꾼의 행동을 잘 살피고, 항상 갖고 다니는 노트에 그 내용을 휙휙 갈겨놓도록.’ (99면)




13. 그는 독자에게 ‘타인의 의견에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라. 그리고 당신을 혹평한 사람이 그럴 만한 이유를 갖고 혹평했는지 신중하게 따져보라.’고 충고했다. (99, 100면)




14. 그는 이렇게 썼다. ‘내가 보기에 경험에서 탄생하지 않은 과학은 쓸모없고 실수투성이이다. 경험이야말로 모든 확신의 어머니이다. 창의성이나 수단, 목적이 있는 직접 경험은 다섯 군데 감각 기관 중 한 군데를 지나갔다.’ (103면)




15. 다 빈치 학자인 에드워드 맥커디 교수는 ‘그는 관심 있는 주제에 관해 구할 수 있는 모든 고전을 구하고 중세의 문헌을 공부하는 습관이 있었다.’라고 강조한다. (104면)




16. 그는 “경험에는 실수가 없다. 다만 경험에서 비롯되지 않은 결과를 짐작하는 것이 실수일 뿐이다.”라고 썼다. (104면)




17. 그는 지식을 추구하는 데 있어 초인적인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노트에 쟁기를 그리고 옆에 ‘내 밭에서 떠나지 않겠다.’라고 썼다. 또 다른 곳에는 ‘장애물이 나를 꺽지 못한다.’ ‘어떤 장애든 고된 노력으로 극복된다.’라고 써 놓았다. (105면)




18. ‘능동적으로 듣기’ 음악에 좀더 적극적으로 접근한다면 음악 감상이 한층 즐거워질 수 있다. (148면)




19. 위대한 음악가들은 그들의 예술이 음과 음 사이의 여백에서 생생하게 표현된다고 주장한다. 거장 조각가들도 그들의 작품이 힘을 가지는 비결은 작품 주변의 공간이라고 지적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의식적인 노력을 하는 사이사이의 여백이 창의력 넘치는 생활과 문제 해결의 열쇠를 제공해준다. 이런 여백은 이해와 아이디어와 가만히 있을 수 있는 감정을 허락해준다. (190면)




20. 레오나르도는 자기 재능을 과소평가하지 않았음이 분명히 드러난다. 하지만 자기 능력에 대한 자긍심과 가만히 있기에 대한 믿음은 겸손한 태도, 유머 감각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 (190면)




21. ‘좌뇌’, ‘우뇌’라는 용어가 유명해진 것은 노벨상 수상자인 로저 스페리 교수의 연구를 통해서였다. 스페리 교수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대뇌의 좌반구가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수행하는 반면, 우반구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사고를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7면)




22. 레오나르도는 지식을 탐구하고 이해하려는 미술가와 과학자들에게 ‘곧장 자연으로 가라’고 충고했다. 나무나 나리꽃 같은 식물의 구조를 찬찬히 살펴보면, 그것이 생명의 조직망임을, 즉 밑동이나 줄기에서 사방으로 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헬기를 타고 큰 도시 위를 날아보면, 도시는 중심부와 우회 도로, 주요 도로와 간선 도로가 서로 연결되어 사방으로 퍼진 구조임을 발견하게 된다. 지하 수면, 글로벌 텔레커뮤니케이션 시스템, 태양계도 이와 비슷하게 연결된 네트워크이다. 자연에서 커뮤니케이션의 구조는 줄로 연결되지 않았으며 스스로 조직화되어 있다. 그것은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통해 작동한다. (206, 207면)




23. ‘도쿄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개를 퍼득인다면, 이것이 뉴욕의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가?’ 현대의 시스템 이론가들은 이 고전적인 질문에 신나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시스템 사고의 창시자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5세기 전 이렇게 메모했다. ‘땅에서 쉬는 작은 새 한 마리의 무게 때문에 지구가 있던 자리에서 움직여진다.’ (255면)




24. 레오나르도의 견줄 수 없이 뛰어난 창의성의 비밀은, 공통점이 없는 요소를 결합시키고 연결해서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256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유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시장은 네트워크에게 자리를 내주며 소유는 접속으로 바뀌는 추세다. ... 근대 경제의 중요한 특성이었던 판매자와 구매자의 재산 교환은 네트워크 관계로 이루어지는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단기 접속으로 바뀐다. (11면)




2. 부는 이제 물적 자본에서 나오지 않는다. 부는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력에서 나온다. (12면)




3. 예전에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장의 주역이었지만 이제는 공급자와 사용자가 주역이다.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시장을 통한 거래는 줄어들고 전략적 제휴, 외부 자원의 공유, 이익 공유가 활성화된다. (12면)




4. 네트워크의 시대에는 가치 있는 지적 자본을 많이 보유한 기업이 장땡이다. (12면)




5. 하지만 과학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경제 활동이 어지러울 만큼 빠르게 진행되는 세상에서 소유에 집착하는 것은 곧 자멸하는 길이다. 주문 생산이 일반화되고 끊임없는 혁신과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며 제품의 수명이 점점 단축되는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퇴물이 된다.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고는 변화 밖에 없는 세상에서, 소유하고 보유하고 축적하는 태도는 점점 설득력을 잃어간다. (13, 14면)




6. 접속의 시대를 지배하는 경영학적 전제는 시장의 시대를 지배하던 전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새로운 세계에서 시장은 네트워크에게 자리를 내주고 판매자와 구매자는 공급자와 사용자로 바뀐다. 사실상 모든 것이 접속된다. (14면)




7. 산업 생산 시대가 가고 문화 생산 시대가 오고 있다. 앞으로 각광을 받을 사업은 예전처럼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사업이 아니라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화적 체험을 파는 사업이 될 것이다. (14면)




8. 산업 생산에서 문화 생산으로 탈바꿈하면서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노동 의식이 유희 의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노동을 상품화하는 것이 산업 시대의 특징이었다면, 접속의 시대에는 놀이의 상품화가 그 특징이다. (15면)




9. 제품 생산에서 기본 서비스의 제공으로, 다시 인간관계의 상품화로, 마지막으로 문화적 체험에 대한 접속권의 판매로 경제적 우선 순위가 달라져 온 것에서 우리는 모든 관계를 경제적 관계로 만들려는 상업 영역의 집요한 의지를 목격한다. (17면)




10. 시장에서 네트워크로, 소유에서 접속으로 이동이 일어나고 물적 재산이 찬밥 대우를 받고 지적 재산이 부상하고 인간관계가 점점 상품화되면서, 재산의 교환이 경제의 일차 기능이었던 시대로부터 경험 자체가 완전한 상품으로 떠오르는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19, 20면)




11. 요즘 아이들은 재산에 기반을 둔 시장 경제의 특성이었던 내 것과 네 것이라는 전투적 관념이 좀더 상호의존적이며 공존을 지향하는 현실 인식에 자리를 내주는, 네트워크와 연결성의 세계에서 자라고 있다. 이런 세계에서는 경쟁보다는 협조가 중시되고, 시스템에 입각한 사고와 합의의 구축이 강조된다. (23면)




12.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이루어지는 상거래의 핵심은 연결성이다. (32면)




13.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이런 상거래 기법은 산업혁명의 시대에 지배 이념으로 군림했던 애덤 스미스의 강령과는 아주 동떨어진 것이다. 모든 개인은 자신의 수중에 있는 자본을 가장 유리하게 써먹을 수 있는 길을 찾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사람들이 염두에 두는 것은 자기 자신의 이익이지 사회의 이익이 아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이익을 좇아 움직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니 필연적으로, 사회에도 가장 유리한 길을 선택하게 된다. (32면)




14.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하이디 토플러에 따르면 상상을 초월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새로운 시장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속도의 경제로 바뀌고 있다’. (37면)




15. 위계적 구조는 견고하고 안정된 시기에는 효력을 발휘하지만 요동하는 시기에는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급변하는 시장 여건에 적응하기에는 관료적 절차가 너무 경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네트워크는 훨씬 유연해서 새로운 글로벌 경제의 변화무쌍한 성격에 기민하게 적응할 수 있다. 문제를 팀워크로 해결하면서 외부 환경 변화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 주체성과 독립성이라는 면에서는 어느 정도의 양보가 불가피하지만, 네트워크에 기반한 협조에서 얻을 수 있는 자발성과 창조성을 앞세워 갈수록 힘겨워지는 첨단 기술 중심의 경제에서는 집단적 우위를 도모할 수 있다. 네트워크는 복잡한 의사소통 통로, 다각화된 관점, 정보의 병렬 처리, 지속적 피드백, 우물 안 개구리에서 탈피한 사고를 요구하므로, 여기에 참여한 주체들은 새로운 유대를 쌓고 새로운 발상으로 흡수하고 새로운 시나리오를 만들고 초경쟁 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행동 전략을 짤 수 있는 기회를 그만큼 많이 얻게 된다. 타임 워너의 월터 잭슨은 ‘구체제가 클럽이었다면 신체제는 네트워크’라고 갈파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핵심적 의미를 이보다 잘 요약한 말은 보기 드물다. (39면)




16. 그러나 경계선이 무너지는 사이버스페이스에서는 구조보다는 과정이 생사를 좌우한다. 조직은 하루살이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46면)




17. 네트워크 환경에서 개인적 공간은 사회적 공간으로 바뀐다. 함께 일하면서 끊임없이 정보, 지식, 식견을 공유해야 하는 프로젝트 팀에는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확트인 공간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사무 환경에서는 공간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면서 타인을 배제하는, 무조건 소유하고 보겠다는 발상은 금물이다. 접속의 시대에는 동료에게 거리낌없이 바로 다가갈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 (50면)




18. 의회 보고서는 ‘전례없이 용이해진’ 신용대출이 많은 미국인을 저축인에서 채무인으로 바꾸어놓았다고 결론지었다. (62면)




19. 기업들이 구입보다 리스를 선호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시장 상황의 변화에, 그리고 기존의 설비가 쓸모없어졌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네티컷 주 미들버리에 있는 타이멕스 사의 회계 감사관 데이비드 번스는 ‘우리는 소유를 하지 않고 리스 만기가 되면 새로운 설비로 교체하기 때문에 늘 첨단 설비를 쓸 수 있다’고 말한다. (67면)




20. 기업인들을 지배하는 새로운 사고 방식은 ‘의심스러우면 밖으로 돌리라’는 것이다. 기업의 일차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나 업무가 아니라면 외부 하청업자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새롭게 부상하는 네트워크 경제에서 아웃소싱은 거의 종교처럼 떠받들어지고 있다. 아웃소싱은 지금까지 자체적으로 처리해 온 기능이나 서비스를 위탁 계약을 맺고 외부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69면)




21. 산업 시대의 시장에서는 물건을 교환했다면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물리적 형태 안에 담겨 있는 개념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한다. (73면)




22. 소유권 중심의 시장 지향 체제는 내 것과 네 것으로 경제활동을 확연히 구분하기 때문에, ‘내 것이 네 것이고 네 것이 내 것’이라는 발상으로 한 발 앞서 실천에 옮기는 기업이 성공을 거두는 네트워크 기반 경제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네트워크에 바탕을 둔 사업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경제 활동의 공유라고 할 수 있다. (77면)




23. 우리는 빵과 포도주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아이디어와 사고도 중요하다. 산업 시대가 우리의 물질적 생활을 키워 주었다면 접속의 시대는 우리의 마음과 감정, 영혼에 양식을 준다. (84면)




24. 접속의 시대에는 착취가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디어를 지배하는 것은 공간이나 물리적 자본을 지배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85면)




25. 구입해서 장기적으로 소유하는 것보다는 잠시 접속을 즐기는 것이 더 유행한다. 접속을 통해 유형, 무형의 자산을 공유하는 주체들의 관계를 상품화하는 것, 이것이 곧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상업 활동의 핵심이다. (87면)




26. 그러나 유형 자산보다는 무형 자산이 중시되는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노하우, 개념, 아이디어, 두뇌, 운영기술을 가진 사람이 실질적 소유권자이다. (96면)




27. 앞으로 경제 생활에 대한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는 것은 물건에 대한 소유가 아니라 서비스와 경험에 대한 접속이 될 것이다. 소유권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접속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115면)




28. 그것은 재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역사와 함께 변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산은 고정 불변의 개념이 아니라 통용되는 특정한 시대와 장소의 기호와 변덕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유동적 개념이 된다. (116면)




29. 토크는, 사유 재산이 ‘자연권’이지 미리 합의한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조건으로 교회나 국가 같은 권위기구가 승인한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계몽주의 철학자는 사람이 자연이라는 원료에 자기 노동을 덧붙여 가치있는 물건으로 변형시킴으로써 자신만의 재산을 만든다고 믿었다. (119면)




30. 상품의 양으로 생활 수준을 재는 것이 산업 사회였다면, 탈산업 사회에서는 지금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보건, 교육, 오락, 예술 같은 각종 편의와 서비스를 가지고 생활의 질을 따진다. (126면)




31. 서비스는 물질이 아니며 손으로 만질 수 없다. 그것은 수행되는 것이지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는 실행되는 순간에만 존재한다. 보유하고 축적하고 상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자는 사는 것이고 서비스는 받는 것이다. (126, 127면)




32. 물품의 가치는 물품을 구성하는 재료나 물품을 담는 통이 아니라 물품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얼마나 접속할 수 있느냐로 결정된다. (128면)




33. 고객이 정말로 구입하는 것은 물품에 대한 소유권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접속권이다. (130면)




34. 1980년대 중반에 처음 도입된 이래 판매와 소유가 아니라 서비스와 접속에 바탕을 둔 새로운 상거래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34면)




35. 누군가에게는 유토피아인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악몽이 될 수도 있다. (144면)




36. 현대 자본주의의 두드러진 특징은 삶의 다양한 국면을 상업 관계망 안으로 강제 편입시켰다는 점이다. (144면)




37. 새로운 마케팅 전략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시장을 얼마나 차지하느냐가 아니라 고객을 얼마나 사로잡느냐이다. 페퍼스와 로저스는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한 종류의 제품을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팔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고객에게 이런저런 다양한 제품을 평생에 걸쳐서 최대한 많이 팔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한다. (146면)




38. MIT 슬론 경영 대학원 협동 과학 센터의 마이클 슈레이지는 ‘우리는 기술이 정보를 관리하는 수단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관계의 매개물이라는 쪽으로 과감한 의식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경제학자 알베르 브레상은 R-기술은 새로운 기술을 묘사하는 적절한 용어라고 말한다. ‘여기서 처리되는 것은 물질로 이루어진 상품이 아니라 관계’이기 때문이다. (149면)




39. 브레상은 말한다. ‘지금까지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장하는 공학적 차원에서 정보 기술에 접근했지만 이제는 어디까지나 인간관계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149면)




40. 많은 기업이 제조업자와 생산업자에서 대리인과 배급업자로 변신하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다시금 우리는 접속의 시대에서는 소비자를 관리하는 것이 제품을 관리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 제품이라는 것은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다양한 서비스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155면)




41. 이제 문제는 시장에 물건을 얼마나 신속하게 공급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여 충실한 고객으로 만드느냐였다. 생산 관점에서 마케팅 관점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앞장 서서 강조한 현대 경영 기법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쎃다. 고객은 사업의 기초이며 기업의 존재이유이다. 고객만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 따라서 마케팅에 대한 관심과 소명이 모든 사업 부문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158면)




42. ‘마케팅 근시’라는 중요한 논문에서 하버드 경영 대학원 명예교수 시오도어 레빗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쏟는 정성에 비해 고객에게 쏟는 정성은 너무나 부족하다고 기업을 질타했다. 고객의 관점에서 사업 계획을 세워야지 생산자의 관점에서 사업 계획을 세워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158면)




43. 소속된다는 것은 새로운 글로벌 경제를 구성하는 수많은 네트워크에 연결된다는 뜻이다. 구독자, 회원, 클라이언트가 된다는 것은 재산을 소유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해진다. 앞으로 사람의 지위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한 소유가 아니라 접속이 되는 시대가 온다. (165면)




44. ‘새로운 세입자’의 색다른 점은 과거에는 집을 살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주로 세를 살았지만 상승 지향적인 집단은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방편으로 소유보다는 임대를 선택한다는 사실이다. (184면)




45. 실제로 우리 생활에서 임대, 리스, 회원권 같은 형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192면)




46.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온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구닥다리가 된다. (201면)




47. 미디어 이론가 리 데이어는 말했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인간 문화 안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는 뜻이며, 어떤 인간 문화 안에 있다는 것은 그 문화를 매일매일 재창조하는 방식으로 세계를 보며 알고 세계와 소통한다는 뜻이다.’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커뮤니케이션이 문화의 핵심, 아니 생명 그 자체의 핵심’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203면)




48. 문화 생활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경험이기 때문에 늘 접속과 포함의 문제에 직결된다. 사람은 공동체와 문화의 일원으로 의미와 경험을 공유하는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권리를 누리든지 배제당하든지 둘 중의 하나이다. 공동체가 공유해 온 문화가 네트워크 경제에서 자꿈나 파편화된 유료 경험으로 쪼개지면서 접속권도 자연히 사회적 영역에서 상업적 영역으로 이동한다. 이제 접속권은 전통, 통행권, 가족과 친족의 유대, 민족, 종교, 성 같은 자연적 기준이 아니라 상업 광장에서 통용되는 경제력에 따라서 부여된다. (206면)




49. 접속의 시대에는 사람들은 살아있는 체험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 자체를 산다. (213면)




50. ‘체험 산업의 성장은 산업혁명이 생산한 물건의 효용성이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덧붙인다. ‘이제 소비자는 내가 아직 안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가지고 싶은 것이 뭔가?’라고 묻지 않고 ‘내가 아직 체험하지 못한 것 중에서 체험하고 싶은 것이 뭔가?’라고 묻는다.’ (213면)




51. 경영 컨설턴트 조셉 파인과 제임스 길모어는 기업들에게 ‘새롭게 떠오르는 체험 경제에서는 상품이 아니라 ’기억‘을 만든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13면)




52. 새로운 체험 경제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것은 관광 산업이다. (214면)




53. 소유해서 사용하느냐 아니면 접속해서 즐기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 사이에 기업들 사이에서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225, 226면)




54. 효율성, 생산성, 실용성, 납품 가능성, 계산력 같은 기계적 이미지는 문화 상품의 연극적 이미지에 의해 차츰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241면)




55. 연극의 원리를 기업에 적용하는 것은 ‘캐스팅’에서 시작된다. 기업 안에서 특정한 역할을 맡을 배우를 선정하는 과정이다. (242면)




56. 제냐 셔츠, 빌 블라스 전등, 에디 바우어 주문형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은 자기가 소유하거나 경험하고 싶어하는 생활 양식의 이미지, 즉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접속권을 사는 셈이다. (253면)




57. 소유 관계는 소유하는 사람과 소유되는 사람을 구별한다. 접속관계는 연결되는 사람과 연결되지 못하는 사람을 구별한다. 따라서 소유 관계도 접속 관계도 포함과 배제라는 주제로 귀결된다. (262면)




58. 접속 관계는 안에 있는 사람과 바깥에 있는 사람을 구별한다. 접속 관계는 그 사람이 입장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의 수라고 하는 양적 조건과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긴밀하게 얽혀 있는가라고 하는 질적 조건으로 측정된다. (262면)




59. 접속을 통한 체험이 재산의 소유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에 새로운 문화의 중개자는 개인과 체험 사이에 문지기 노릇을 한다. 마이크 패더스톤에 따르면 ‘이 새로운 취향의 기수들은 눈에 불을 껴고 새로운 문화 상품이나 체험을 찾아 나선다. 그들은 새롭게 뜨는 생활 양식이나 유행의 동태를 기민하게 파악하여 세상에 널리 알린다. (268, 269면)




60. 접속이 끊긴다는 것은 곧 죽음이다. (276면)




61.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르면 자연의 비밀을 냉정하게 기록하는 객관적이고 초연한 관찰자 - 베이컨이 주장한 과학 방법론의 핵심 전제 -는 한마디로 있을 수 없다. 관찰이라는 행위 자체가 관찰자를 관찰 대상에 직접적으로 연루시키며 이것은 관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281면)




62. 탈근대론자에 따르면 세계는 인간의 구성물이다. 기호학자들은 우리가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지어내는 이야기, 우리가 세계 안에서 살아가기 위해 선택하는 방식에 의해 이 세계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이 새로운 세계는 객관적이지 않으며 우발적이다. 진리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선택과 시나리오로 엮여 있다. 그것은 언어에 의해 창조된 세계, 합의되고 공유되는 의미와 은유로 결속된 세계다. 언어, 의미, 은유는 시간 속에서 달라질 수 있고 또 실제로 달라진다. 현실은 우리가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 소통을 통해 지어내는 것이다. (285면)




63. 탈근대 사회학은 다원주의와 이중성을 중시하고 인간의 경험을 구성하는 수없이 다양한 이야기들을 너그럽게 수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누구나 열망해야 하는 단 하나의 이상적 사회 체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타당성을 모두 갖는 수많은 문화적 실험이 있을 뿐이다. (288면)




64. 새로운 시대는 모호하고 다양하며, 재미와 유머를 추구하며, 어수선하고 너그럽다. 절충을 중요하게 여기며 권위를 우습게 여긴다. 이데올로기, 만고 불변의 진리, 절대로 어겨선 안 되는 철칙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고 그 자리에서 온갖 유형의 공연이 펼쳐진다. (288면)




65. 근대의 핵심이 근면이라면 탈근대의 핵심은 유희다. (288면)




66. 물리적 자원을 가공, 변형하는 데 주력했던 경직된 시대는 지나갔다. 탈근대는 부드럽고 가볍고 느낌과 태도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시대다. 그것은 거꾸로 된 세계이다. 이성적이고 분석적인 사유가 지배하는 의식은 의심받고 성적 욕망, 몽상, 환영에 이끌리는 무의식은 전면에 나서서 사실상의 현실이,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하이퍼 현실이 된다. 지하 세계에 갇혀 있던 환상은 찬양을 받으면서 표면으로 떠오른다. (289면)




67. 이 새로운 인간은 얼마나 많이 생산하고 얼마나 많이 축적했는가보다 얼마나 생생한 경험을 많이 했고 얼마나 많은 관계에 접속할 수 있는가에 흥미가 있다. (292면)




68. 모든 사회 관계가 사유 재산을 중심으로 엮였던 시대에 부르주아지는 사유 재산의 이상을 찬미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갔다. 그들은 재산으로 자신을 에워쌌고 내 것과 네 것을 구분하는 모든 형태의 경계선을 만들었다. 소유라는 개념은 심지어 그들의 의식 안으로 철저히 내면화되었다. (294면)




69. 마든은 그의 추종자들에게 ‘남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성광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95, 296면)




70. 상품과 서비스의 소비에서 체험의 소비로 다시 한번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이 바뀌고 있는 오늘날, 인간의 본성도 다시금 변화를 겪고 있다. (297면)




71. 철학자 게오르크 지멜은 20세기의 가속화하는 도시 세계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인간형에 대하여 성찰하면서 삶 자체의 ‘본질이 불안정해졌다’고 말한다. 인간 활동의 속도가 워낙 빨라지다 보니 고정된 형태가 자리 잡기 어려워졌다. ‘우리는 발밑에 놓여 있는 무정형화된 삶의 심연을 응시한다’고 지멜은 말한다. (298면)




72. 이제 자아는 만들어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자아는 끊임없이 갱신되고 재편집되는 이야기의 전개로 여겨진다. (299면)




73. 또한 저작권이라는 관념은 자기가 쓴 말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라는 발상으로 연결되었다. 저작권법은 역사상 처음으로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하는 수단을 상품으로 만들어주었다. (304면)




74. 인터넷 세계에서 주체와 객체는 접속점과 네트워크로 바뀌며 구조와 기능은 과정 안으로 흡수된다. 컴퓨터의 조직 방식, 특히 병렬 계산은 문화 체제의 원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모든 층위에서 끊임없이 수정되고 쇄신되는 역동적 문화의 관계망 안에서 모든 부분은 하나의 접속점이 된다. (305면)




75. 하이퍼텍스는 부단히 변신한다. 하이퍼텍스트는 완성이라는 것을 모른다. 책은 결과이지만 하이퍼텍스트는 과정이다. 책은 오래도록 소유하는 것이지만 하이퍼텍스트는 순간순간 접속하는 것이 제격이다. (306면)




76. 매체 자체가 배타성과 독립성보다는 포괄성과 연결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이 사람의 몫이고 어디까지가 저 사람의 몫인지 나누기가 어렵다.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통로와 매체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자료를 끊임없이 분할하고 재조합하고 편집하고 비튼 다음 자기 것과 결합시켜서 다양한 네트워크 안의 다른 접속점들로 보낸다. (306면)




77. 하이퍼텍스는 프랑스의 문학 이론가 롤랑 바르트가 말한 ‘저자의 죽음’으로 귀결된다. 아울러 근대 정신과 사유 재산 체제의 틀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배타성과 독립성도 사라진다. (306, 307면)




78. 창조적 저자의 존재를 보장하는 데 필요한 개인적, 상징적 틀은 이 네트워크 안에서는 인간의 모든 표현을 연결한 거대한 텍스트망에 의해 위협받는다. 네트워크 안에서는 텍스트로 들어가면 그 안에 또다른 텍스트가 상하좌우로 끝없이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개인 표현과 집단 표현의 경계선이 불분명해진다. 아니 경계선을 긋는다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307면)




79. 새로운 자아는 섬처럼 고립된 자아가 아니라 관계를 지향하는 자아이다. (307면)




80. 인쇄가 자율성을 가진 인간이라는 관념이 싹트는 것을 도왔던 것처럼 컴퓨터는 관계를 중시하는 새로운 의식의 탄생을 복돋운다. 하이퍼텍스트를 이용하고 다양한 네트워크에 참여하면서 성장한 세대는 연결성과 접속관계에 치중하는 상업세계에 친근감을 가진 가능성이 높다. (308면)




81. 그러나 요즘 세대를 지배하는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다. 끊임없이 변하는 인간관계와 활동의 그물망으로 이루어진 더 복잡하고 상호의존적이며 시간이 비중이 늘어나는 세계에 그들은 깊숙이 몸담고 있다. (308, 309면)




82. 온갖 종류의 관계가 우리의 생활의 한가운데에 온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명제는 ‘나는 접속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새로운 명제로 바뀌었다. 개인의 자율성이라는 오래된 관념은 복수의 관계라는 새로운 관념에 밀려나고 내 것과 네 것을 가르는 뚜렷한 경계선은 더욱 희미해진다. (309면)




83. 자율성을 가진 자아의 특성이었던 단정적 문장은 관계성을 치중하는 자아의 탐색적 문장에 자리를 내준다. (311면)




84. 접속의 시대에는 여러 가지 특성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두드러진 것은 연극성이다. 조직, 관계 마케팅, 공동 관심 단지, 오락센터, 테마도시, 관광, 문화상품, 가상세계는 모두 연극의 냄새를 물씬 풍긴다. (316면)




85. 인간이 생산 활동을 하는 노동자에서 창조 활동을 하는 공연자로 변신하는 것은 사회 관계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316, 317면)




86. 인격을 뜻하는 라틴어 ‘PERSONA'는 원래 가면을 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317면)




87. 만일 인생이 일련의 개인적, 집단적 사회극을 연기하는 것이라면 사람이 파묻혀 살아가는 경제적, 사회적 네트워크가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개개인이 연기를 요청받는 역할의 종류도 그만큼 다양해질 것이다. (319면)




88. 연출적 관점은 통신을 인간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자아를 관계의 중심으로 재정의하며, 체험 자체를 연극적 활동으로 만들고, 재산을 상징으로 변형시킨다. (321면)




89. 프랑스 철학자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는 새로운 포스트모던 세계에서는 ‘누가 접속권을 소유하느냐가 핵심 문제로 부각될 것이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324면)




90. 세계 통신, 방송망의 규제 완화와 상업화가 가속화되면서, 국민 국가는 자국 영토 안에서 통신을 감독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정치적 국경선을 가뿐히 뛰어넘는 통신망을 전세계에 깔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치의 근본적 성격까지 바꾸어놓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글로벌 미디어 시대가 막 시작되었을 무렵, 미국 정부의 한 관리는 ‘무역은 이제 국기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통신 시스템을 쫓아간다’고 말했다. (331면)




91. 부유층은 자기들끼리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사업과 교제의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쌓아갈지 모르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고립되고 소외된 채 점점 고달파지는 세상에서 점점 가난하게 살아갈 위험성에 직면해 있다. 가진 것 없고 기댈 곳 없는 사람은 접속의 시대에도 낙오된다. (343면)




92. 이 문제가 중요한 것은 매체 자체가 중요해서가 아니다. 이런 매체를 통해야만 문화를 향유할 수 있기 때문에 접속의 문제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이다. 같은 인간끼리 연락을 주고받고 거래를 맺고 관심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새로운 전자 통신의 힘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346면)




93. 접속 관계의 본질을 꿰뚫는 완전한 이론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경제가 시장에서 네트워크로, 현실 공간에서 사이버스페이스로, 산업 자본주의에서 문화 자본주의로 빠르게 변모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관계를 총체적으로 반성하기 위한 논의의 여건은 무르익었다고 볼 수 있다. (349면)




94. 소유 대 접속의 문제를 가장 높은 수준의 사유 단계로 끌어올린 학자는 토론토 대학의 크로퍼드 맥퍼슨 교수다. (349면)




95. 소유개념은 ‘접속으로부터 배제당하지 않을 권리’까지 포함시키는 쪽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접속으로부터 배제당하지 않을 권리는 시민운동, 여성운도, 환경운동의 활발한 전개 덕분에 최근 몇십 년 동안 상당한 입지를 확보했다. (351면)




96. 인간의 소유권은 ‘물질과 수입의 권리만이 아니라 자기의 삶, 인격, 능력, 자유, 부부애, 명예 등을 누릴 수 있는 권리도 포함하며 물질적 소유는 오히려 이런 권리들보다 격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특히 홉스 같은 정치철학자들은 강력히 주장했다. (352면)




97. 물질의 희소성을 극복한 사회에서는 빗물질적 가치가 우위를 점하며, 자기 실현과 자기 변신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다. 그런 사회에서는 ‘충만한 삶’으로부터 배제되지 않을 권리야말로 개인이 보장받아야 할 가장 중요한 소유의 가치가 된다. (352면)




98. 배제에 바탕을 둔 소유관계가 인간 활동을 조직했던 지배적 틀이었던 시대에는 자유는 곧 자치를 의미했고 자치는 곧 소유를 의미했다. ... 그러나 공급자와 사용자가 중심에 오는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얽히고 설킨 배태 관계가 사회 활동의 기본축이 되기 때문에 자유도 지금까지와는 판이하게 다른 뜻을 갖는다. 자치와 소유보다는 포함과 접속이 개인적 자유의 더 중요한 가늠자가 된다. 관계를 맺고 공조를 구축하며 관심을 공유하는 네트워크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자유의 많고 적음이 판가름난다. 한때는 개인적 자유의 동의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자치는 정반대의 의미를 갖는다. 네트워크 시계에서 자치를 고수한다는 것은 단절과 고립을 의미한다. 반면, 배제되지 않을 권리, 곧 접속의 권리는 개인적 자유를 재는 잣대가 된다. (353, 354면)




99. 리프턴에 따르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으로 들어가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감 능력을 통해 동질성을 확인한다.’ 사회적 신뢰는 공감이라는 토대 위에서 형성된다. 공감은 ‘타인의 인간성을 자신의 상상력 속에 끌어들이는 노력’을 요구한다. 공감은 가장 심오한 인간의 감정에 해당된다. 친밀함과 예의 바름을 하나로 이어주는 힘은 공감에서 나온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자아의 울타리 밖으로 넘어가서 타인 안에서 감정의 둥지를 틀고 타인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처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남에게 공감한다는 것은 희로애락을 함께 체험한다는 뜻이다. 그런 감정을 통해서 우리는 서로를 배우고 서로를 배려하게 된다. (362면)




100. 공감은 다른 사람들을 실시간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접할 때 길러진다. 다른 인간의 체험으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공감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줄어든다. 가령 코소보의 끔찍한 살육 현장이나 소말리아에서 굶어 죽어가는 가족의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보면 가슴이 찌릿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감했다고 말하기에는 미진하다. 하지만 현장에 가면 반응이 180도 달라진다. 갑자기 사람과 상황은 생생한 현실이 되고 그들의 곤경을 공감할 수 있게 된다. (362, 363면)




101. 인간 활동과 관계를 조직하는 상호 보완적이면서도 자주 갈등을 일으키는 두 방식 사이에서 중간 지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문화 영역과 상업 영역에 똑같은 시간과 관심을 배분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372면)




102. 따라서 좀더 깊이 들어가서 생각해 보면 문화와 상업의 갈등은 내재 가치와 효용 가치의 갈등이다. 두 가치가 모두 지난 몇백 년 동안 사회 담론에서 그 나름의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에 와서는 내재 가치가 효용 가치에 점점 밀려나고 있다. (379면)




103.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정치적으로 각인된 지역 문화는 글로벌 네트워크 경제에 저항하는 힘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네트워크 경제의 존립에 필수 불가결한 전제조건이라는 사실이다. (381면)




104. 자기만의 문화 정체성을 앞세우면서도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싸우는 것, 시민사회 조직운동의 성격은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많은 시민사회 조직의 정서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에 집약되어 있다. ‘나는 사방이 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창문을 굳게 닫아놓은 집에서 살고 싶지 않다. 온 세계에서 불어오는 문화를 자유롭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 그러나 밖에서 불어온 문화에 덩달아 휩쓸려 가지는 않겠다.’ (383면)




105. 놀이는 간단히 말해서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다. 사람의 상상력을 해방시켜 공유할 수 있는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놀이는 인간 행동의 가장 근본적 범주에 해당된다. 놀이가 없다면 문명도 존립할 수 없다. (384면)




106. 놀이는 도식적인 잣대를 거부한다. 놀이가 추구하는 것은 생산이 아니라 즐거움이다. (386면)




107. 놀이가 그치면 놀이 공간은 내재 가치를 상실한다. 놀이 공간은 사람이 보유하거나 소유하는 영토가 아니라 일시적으로만 공유하는 무대이다. 따라서 놀이는 일상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시공간 차원에서 벌어진다. (387면)




108. 놀이에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즐거움과 삶의 본능을 긍정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놀이는 일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일의 목적은 징발하고 죽이고 가공하고 생산하는 것이다. 생산은 언제나 사물을 고갈시킨다. (387면)




109. 산업 경제에서 일이 중요했던 것처럼 문화 경제에서는 놀이가 점점 중요해진다. (389면)




110. 사람은 문화 영역에서 순수한 놀이를 경험하는 동안 마음을 열고 남과 어울리는 법을 배운다. 우리는 서로에게 빠져들 때만 진정한 인간이 된다. 인간은 순수한 놀이에 완전히 참여해 보아야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390면)




111. 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소유가 아니라 공유에서 나온다. 공유하고 공감하고 포용할 수 없다면 사람은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다. (390면)




112. 접속의 시대는 ‘우리는 타인과 맺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 관계를 과연 어떤 방향으로 재설정하고 싶어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으로 우리를 내몰 것이다. 접속이라는 것은 참여의 수준만이 아니라 참여의 유형을 결정하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누가 접속권을 얻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유형의 체험과 세계가 과연 접속할 만한 가치가 있고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따지는 물음이다. (392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의 해석 돋을새김 푸른책장 시리즈 8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이환 옮김 / 돋을새김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이드(Id)는 일종의 정신적 에네지가 저장돼 있는 곳으로 본능에 지배받는다. 즉 먹고 자고 사랑하는 것처럼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생물학적 충동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드는 쾌락의 원리에 지배받는다. 논리적이라기보다는 즉각적이며 환상지향적인 경향을 띤다. (11면)




2. 자아는 흔히 우리가 ‘나’라고 지칭할 때의 그 심리주체를 의미한다. 자아는 현실 원리에 따라 움직이면서 끊임없이 이드와 초자아 사이의 힘을 중재한다. 사회적 현실을 고려하면서 본능을 통제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도록 하기도 한다. 즉 ‘이드’라는 자동차의 속도와 방향을 통제하는 운전자 같다고 할 수 있다. (11면)




3. 자아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초자아는 이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도덕이나 양심에 입각해 윤리적 판단을 수행하며 심미적이고 비판적이다. 이드, 자아, 초자아는 욕망과 현실 및 이상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투쟁하며 갈등하는 관계에 있다. (11면)




4. 나는 모든 꿈을 해석할 수 있는 심리학적 기술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기술을 적용하면, 꿈이 낮 동안의 정신활동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정체 모호한 꿈들 역시 그 실체를 밝힐 수 있으며, 그 과정에 어떤 심리적 요소들이 작용하는지 또한 추론할 수 있다고 본다. (22면)




5. 그루페(P. Gruppe)는 꿈을 두 가지로 분류해, 현재에 반응할 뿐 미래와는 관련이 없다고 보는 꿈과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꿈으로 나누었다. (24면)




6. 꿈은 의식 활동의 연장이어서 우리의 평상시 생각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꿈은 우리를 일상으로부터 해방시키기보다는 그곳으로 귀착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가 말하거나 행동했던 것을 되풀이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꿈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낮 동안의 자극이나 집념, 열정 따위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고 본다. (27면)




7. 낮 동안 가물가물했던 단어가 꿈속에서 재현돼 실체를 드러내는 예도 흔하다. (30면)




8. 꿈의 또 다른 특징은 그 재료의 선택 과정에서 나타난다. 꿈은 깨어 있을 때와 달리 사소한 것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이 아닌 관심 밖의 것, 기억할 만한 가치가 없어보이는 것들이 오히려 꿈에 더 잘 나타난다는 것이다. (34면)




9. 힐데브란트는 이렇게 말한다. 꿈은 중대한 사건이나 관심사가 아니라 부수적인 것들, 즉 무가치하거나 별 볼 일 없는 기억의 부스레기들에서 그 요소를 취한다. (34면)




10. 또 슈트륌펠은 말한다. 꿈의 분석 결과, 최근의 체험이지만 하찮아서 곧 잊어버린 일들이 꿈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우연히 얻어들은 의견이나 얼핏 본 다른 사람들의 행동, 스체 지나간 사람이나 물건, 책에서 읽은 사소한 구절 등이 그런 예이다. (35면)




11. 엘리스 역시 이렇게 말한다. 깨어 있을 동안 경험했던 격렬한 감정이나 우리가 정신을 집중해 몰두하는 문제들은 좀처럼 꿈에 나타나지 않는다. 반면 사소한 것이나 우연한 것, 일상에서 무시돼 잊혀진 것들이 꿈에 나타나곤 한다. 깨어 있을 때 집중했던 정신 활동은 꿈속에서 가장 깊이 잠든다. (35면)




12. 인간의 감각 기관은 매우 예민해서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도 어느 정도의 자극을 받으면 곧잘 깨어난다. 이러한 사실은, 수면 중에도 우리의 정신은 외부세계와 부단히 결합돼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37면)




13. 슈트륌펠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이렇게 말한다. 정신은 깨어 있는 상태에서보다 잠들어 있는 상태에서 훨씬 더 넓고 깊게 신체에 대해 지각한다. 그래서 평시에는 알지 못했던 신체상의 변화들을 꿈에서 더 잘 감지하고 받아들인다. (44면)




14. 낮 동안 받은 인상의 작용이 멈추는 밤이 되면 내부에서 올라오는 인상들이 주의를 끌게 된다. 낮엔 소음 때문에 들리지 않았던 사물들의 소리가 밤엔 잘 들리는 것과 같다. (45면)




15. 즉 꿈은 잠자는 사람의 주의를 낮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게 하며, 낮 동안 우리의 주의를 끌었던 사물들은 삶에 절실한 자극을 주지 않게 된 이후에야 비로소 꿈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46면)




16. 꿈을 기억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오류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꿈에서 깨어난 즉시 종이에 기록하는 방법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전체적으로든 부분적으로든 쉽사리 잊게 된다. 전체적으로 잊어버리는 것은 차라리 나을 수 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잊어버리는 것은 위험하다. 부분을 보완하기 시작하면 상상에 의지하기 쉽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창조적 예술가가 된다. 그래서 이야기를 되풀이하다보면 스스로도 자신의 이야기를 믿게 된다. (51면)




17. 꿈의 내용엔 논리적 연관성이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앞뒤도 잘 맞지 않으며, 특별한 동기도 없이 대립하거나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가능하게 하고, 낮 동안의 지식이나 윤리, 도덕 등과 같은 가치에도 둔감하다. 잠에서 깬 후 꿈에서 본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미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 분명하다. (54면)




18. 꿈의 세계는 심리적, 감정적, 정신적으로 무정부 상태에 있다. 그 안에서 꿈들은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은 채 목적도 없이 유희한다. 꿈속에서 정신은 자동 인형과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55면)




19. 본질적으로 꿈만의 고유한 특성이 있으며 그 특성을 토대로 일련의 모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희망이 모든 꿈 연구가들의 노력을 고무시키는 원동력이다. (59면)




20. 깨어 있는 동안의 도덕적 성향과 감정이 꿈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영향을 미친다면 어느 정도로 미치는지에 대한 견해들은 우리를 당황하게 한다. 한편에서는 꿈과 도덕적 성향이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도덕적 품성이 꿈에서도 유지된다는 입장을 취한다. (60면)




21. 꿈은 의미있는 정신 활동이다. 나는 꿈을 해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실 이러한 가정은 이제까지 살펴보았던 꿈에 대한 지배적 이론들과는 대립하는 것이다. 꿈을 해석한다는 것은 꿈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고, 그것은 곧 꿈을 일반적인 정신 활동과 동등하게 취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꿈 이론들은 꿈을 정신 활동의 영역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꿈을 무의미한 신체적 증상, 즉 하품이나 재채기 정도로만 파악해왔다. 이런 입장에서 볼 때 꿈은 황당무계하며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66면)




22. 어떤 꿈을 상징적으로 해석하는 데 정해진 지침은 없다. 성공 여부는 재치 있는 착상과 순간적인 직관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이 방법엔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67면)




23. 나는, 꿈에는 해석 가능한 의미가 숨어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한 확신을 나는 정신분석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면서부터 갖게 되었다. 정신 분석은 히스테리성 공포증이나 강박관념 같은 정신병을 해명하고 치료하기 위한 방식인데, 이 작업의 일환으로 나는 꿈을 해석하게 되었다. 환자들에게 특정한 주제와 관련해 떠오르는 생각들을 빠짐없이 이야기하라고 하자 그들은 자신의 꿈 내용도 들려주었다. 환자들의 꿈 이야기를 들으면서 병인의 근원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방식을 차용해 꿈을 해석해 보자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68, 69면)




24. 나는 꿈이 소망 충족이라는 인식에 이르렀다. (80면)




25. 우리의 언어 습관만 살펴보아도 ‘꿈은 소망 충족’이라는 이론의 타당성을 쉽게 알 수 있다. 기대 이상의 일이 생겼을 때 사람들은, ‘그런 일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기쁨에 겨워 소리친다. (87면)




26. 권력자는 작가의 말과 글을 억압함으로써 체제 유지를 도모하는데, 이는 문학이 체제 저항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항은 현실의 폭력 앞에서 무기력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작가는 자신의 표현을 위장하거나 은폐한다. 검열이 엄할수록 위장의 범위는 넓어지고, 비유는 깊이를 더해 간다. 그래서 본래의 의미를 독자들이 추적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작가는 점점 더 기지를 발휘한다. (95면)




27. ... 그런데 꿈은 반대였던 것이다. 환자는 내 이론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했고, 이것이 그녀의 소망이 되어 꿈에 나타났던 것이다. (99면)




28. 그 특성들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꿈은 최근의 인상을 뚜렷이 반영한다는 것, 둘째, 꿈은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보다는 부수적이고 사소한 것을 기억한다는 것, 그래서 깨어 있을 때의 기억과는 다른 원칙에 따라 재료를 선택한다는 것, 셋째, 꿈은 어린시절의 인상을 마음대로 반영하며 오래 전의 세세한 일까지 끄집어낸다는 것 등이다. (110면)




29. 나 자신의 경험을 참고하면, 대부분의 꿈은 전날의 체험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11면)




30. 이 밖에 꿈 분석을 하면서 얻은 다른 결론 하나를 여기에 덧붙이고 싶다. 그것이 꿈이 종종 ‘다의적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사례를 통해 살펴봤듯이 꿈 하나에 여러 개의 소망 충족이 결합돼 있을 뿐만 아니라 충족된 소망들 또한 다른 것들을 은폐하고 있어 어린 시절의 소망 충족에까지 곧잘 거슬러 오르게 한다. (125면)




31. 어머니와 딸 사이의 갈등은 딸이 자라 어머니가 감시인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표출된다. 딸은 성적 자유를 갈망하지만, 어머니는 점점 성숙해 가는 딸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자신은 이제 성적 욕구를 단념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135면)




32. 인간의 정신은 의식의 집적물이라기보다는 무의식의 텃밭이라는 것, 인간의 욕구와 본능을 통제하는 무의식의 세계가 빙산의 아랫부분처럼 우리 내면에 버티고 있다는 것을 그는 밝혀냈고 이는 무수한 심리 이론가들, 철학자들이나 과학자, 예술가들에게 하나의 방향타가 되기에 충분했다. (278면)




33. 이 책은 모두 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장은 ‘꿈문제에 관한 학문적 성과’들을 다루고 있고, 두 번째 장은 꿈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꿈 해석의 방법’을 사례 분석과 함께 다루고 있다. 세 번째 장은 ‘꿈의 목적은 소망 충족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네 번째 장은 ‘꿈은 왜곡돼 나타난다’는 것을 다루고 있다. 또 다섯 번째 장은 ‘꿈의 재료와 출처’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여섯 번 째 장은 각가지 ‘꿈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 장은 ‘꿈 과정의 심리학’을 다루고 있는데, 이 장에서는 프로이드 전기 이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무의식과 전의식, 의식의 문제가 제기된다. (286, 287면)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07-16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22.요약글에 대한 설명을 덧붙입니다.정리하신 부분은 대중들이 옛부터 꿈을 해석하려고 노력했던 두가지 방법중의 하나인 상징적인 꿈해석입니다.참고로 또하나의 방법은 '암호해독법', 프로이트는 이 두가지 다 학문적으로는 무용지물이라 했으나(첫번째는 적용범위가 한정되어 보편타당한 설명이 불가능하고, 두번째는 해몽서의 신뢰성여부에 달려있기때문) 꿈에는 의미가 있다는 일반대중들의 믿음이 진실에 가깝다고 깨닫게 됩니다.

2009-07-1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7,18.프로이트의 이론이 아니라, 꿈속에서의 심리활동을 과소평가하여 상위지적능력이 중단되거나 손상된다고 설명하는 여러사람의 의견들입니다.18-뒤가(L. Dugas). 프로이트는 심리적인 것에서 자의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2009-07-16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4.모든 꿈을 해석할수 있는...이 문장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모든'이란 형용사가 '이 기술을 적용하면' 뒤에 들어가는게 맞을 듯합니다. 7-1장에 '모든 꿈을 해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대답해야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어둠속에 남겨두어야할, 미지의 것과 연결되는 꿈의 탯줄과 같은것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