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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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장은 네트워크에게 자리를 내주며 소유는 접속으로 바뀌는 추세다. ... 근대 경제의 중요한 특성이었던 판매자와 구매자의 재산 교환은 네트워크 관계로 이루어지는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단기 접속으로 바뀐다. (11면)




2. 부는 이제 물적 자본에서 나오지 않는다. 부는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력에서 나온다. (12면)




3. 예전에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장의 주역이었지만 이제는 공급자와 사용자가 주역이다.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시장을 통한 거래는 줄어들고 전략적 제휴, 외부 자원의 공유, 이익 공유가 활성화된다. (12면)




4. 네트워크의 시대에는 가치 있는 지적 자본을 많이 보유한 기업이 장땡이다. (12면)




5. 하지만 과학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경제 활동이 어지러울 만큼 빠르게 진행되는 세상에서 소유에 집착하는 것은 곧 자멸하는 길이다. 주문 생산이 일반화되고 끊임없는 혁신과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며 제품의 수명이 점점 단축되는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퇴물이 된다.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고는 변화 밖에 없는 세상에서, 소유하고 보유하고 축적하는 태도는 점점 설득력을 잃어간다. (13, 14면)




6. 접속의 시대를 지배하는 경영학적 전제는 시장의 시대를 지배하던 전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새로운 세계에서 시장은 네트워크에게 자리를 내주고 판매자와 구매자는 공급자와 사용자로 바뀐다. 사실상 모든 것이 접속된다. (14면)




7. 산업 생산 시대가 가고 문화 생산 시대가 오고 있다. 앞으로 각광을 받을 사업은 예전처럼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사업이 아니라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화적 체험을 파는 사업이 될 것이다. (14면)




8. 산업 생산에서 문화 생산으로 탈바꿈하면서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노동 의식이 유희 의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노동을 상품화하는 것이 산업 시대의 특징이었다면, 접속의 시대에는 놀이의 상품화가 그 특징이다. (15면)




9. 제품 생산에서 기본 서비스의 제공으로, 다시 인간관계의 상품화로, 마지막으로 문화적 체험에 대한 접속권의 판매로 경제적 우선 순위가 달라져 온 것에서 우리는 모든 관계를 경제적 관계로 만들려는 상업 영역의 집요한 의지를 목격한다. (17면)




10. 시장에서 네트워크로, 소유에서 접속으로 이동이 일어나고 물적 재산이 찬밥 대우를 받고 지적 재산이 부상하고 인간관계가 점점 상품화되면서, 재산의 교환이 경제의 일차 기능이었던 시대로부터 경험 자체가 완전한 상품으로 떠오르는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19, 20면)




11. 요즘 아이들은 재산에 기반을 둔 시장 경제의 특성이었던 내 것과 네 것이라는 전투적 관념이 좀더 상호의존적이며 공존을 지향하는 현실 인식에 자리를 내주는, 네트워크와 연결성의 세계에서 자라고 있다. 이런 세계에서는 경쟁보다는 협조가 중시되고, 시스템에 입각한 사고와 합의의 구축이 강조된다. (23면)




12.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이루어지는 상거래의 핵심은 연결성이다. (32면)




13.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이런 상거래 기법은 산업혁명의 시대에 지배 이념으로 군림했던 애덤 스미스의 강령과는 아주 동떨어진 것이다. 모든 개인은 자신의 수중에 있는 자본을 가장 유리하게 써먹을 수 있는 길을 찾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사람들이 염두에 두는 것은 자기 자신의 이익이지 사회의 이익이 아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이익을 좇아 움직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니 필연적으로, 사회에도 가장 유리한 길을 선택하게 된다. (32면)




14.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하이디 토플러에 따르면 상상을 초월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새로운 시장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속도의 경제로 바뀌고 있다’. (37면)




15. 위계적 구조는 견고하고 안정된 시기에는 효력을 발휘하지만 요동하는 시기에는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급변하는 시장 여건에 적응하기에는 관료적 절차가 너무 경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네트워크는 훨씬 유연해서 새로운 글로벌 경제의 변화무쌍한 성격에 기민하게 적응할 수 있다. 문제를 팀워크로 해결하면서 외부 환경 변화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 주체성과 독립성이라는 면에서는 어느 정도의 양보가 불가피하지만, 네트워크에 기반한 협조에서 얻을 수 있는 자발성과 창조성을 앞세워 갈수록 힘겨워지는 첨단 기술 중심의 경제에서는 집단적 우위를 도모할 수 있다. 네트워크는 복잡한 의사소통 통로, 다각화된 관점, 정보의 병렬 처리, 지속적 피드백, 우물 안 개구리에서 탈피한 사고를 요구하므로, 여기에 참여한 주체들은 새로운 유대를 쌓고 새로운 발상으로 흡수하고 새로운 시나리오를 만들고 초경쟁 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행동 전략을 짤 수 있는 기회를 그만큼 많이 얻게 된다. 타임 워너의 월터 잭슨은 ‘구체제가 클럽이었다면 신체제는 네트워크’라고 갈파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핵심적 의미를 이보다 잘 요약한 말은 보기 드물다. (39면)




16. 그러나 경계선이 무너지는 사이버스페이스에서는 구조보다는 과정이 생사를 좌우한다. 조직은 하루살이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46면)




17. 네트워크 환경에서 개인적 공간은 사회적 공간으로 바뀐다. 함께 일하면서 끊임없이 정보, 지식, 식견을 공유해야 하는 프로젝트 팀에는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확트인 공간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사무 환경에서는 공간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면서 타인을 배제하는, 무조건 소유하고 보겠다는 발상은 금물이다. 접속의 시대에는 동료에게 거리낌없이 바로 다가갈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 (50면)




18. 의회 보고서는 ‘전례없이 용이해진’ 신용대출이 많은 미국인을 저축인에서 채무인으로 바꾸어놓았다고 결론지었다. (62면)




19. 기업들이 구입보다 리스를 선호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시장 상황의 변화에, 그리고 기존의 설비가 쓸모없어졌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네티컷 주 미들버리에 있는 타이멕스 사의 회계 감사관 데이비드 번스는 ‘우리는 소유를 하지 않고 리스 만기가 되면 새로운 설비로 교체하기 때문에 늘 첨단 설비를 쓸 수 있다’고 말한다. (67면)




20. 기업인들을 지배하는 새로운 사고 방식은 ‘의심스러우면 밖으로 돌리라’는 것이다. 기업의 일차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나 업무가 아니라면 외부 하청업자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새롭게 부상하는 네트워크 경제에서 아웃소싱은 거의 종교처럼 떠받들어지고 있다. 아웃소싱은 지금까지 자체적으로 처리해 온 기능이나 서비스를 위탁 계약을 맺고 외부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69면)




21. 산업 시대의 시장에서는 물건을 교환했다면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물리적 형태 안에 담겨 있는 개념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한다. (73면)




22. 소유권 중심의 시장 지향 체제는 내 것과 네 것으로 경제활동을 확연히 구분하기 때문에, ‘내 것이 네 것이고 네 것이 내 것’이라는 발상으로 한 발 앞서 실천에 옮기는 기업이 성공을 거두는 네트워크 기반 경제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네트워크에 바탕을 둔 사업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경제 활동의 공유라고 할 수 있다. (77면)




23. 우리는 빵과 포도주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아이디어와 사고도 중요하다. 산업 시대가 우리의 물질적 생활을 키워 주었다면 접속의 시대는 우리의 마음과 감정, 영혼에 양식을 준다. (84면)




24. 접속의 시대에는 착취가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디어를 지배하는 것은 공간이나 물리적 자본을 지배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85면)




25. 구입해서 장기적으로 소유하는 것보다는 잠시 접속을 즐기는 것이 더 유행한다. 접속을 통해 유형, 무형의 자산을 공유하는 주체들의 관계를 상품화하는 것, 이것이 곧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상업 활동의 핵심이다. (87면)




26. 그러나 유형 자산보다는 무형 자산이 중시되는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노하우, 개념, 아이디어, 두뇌, 운영기술을 가진 사람이 실질적 소유권자이다. (96면)




27. 앞으로 경제 생활에 대한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는 것은 물건에 대한 소유가 아니라 서비스와 경험에 대한 접속이 될 것이다. 소유권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접속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115면)




28. 그것은 재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역사와 함께 변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산은 고정 불변의 개념이 아니라 통용되는 특정한 시대와 장소의 기호와 변덕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유동적 개념이 된다. (116면)




29. 토크는, 사유 재산이 ‘자연권’이지 미리 합의한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조건으로 교회나 국가 같은 권위기구가 승인한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계몽주의 철학자는 사람이 자연이라는 원료에 자기 노동을 덧붙여 가치있는 물건으로 변형시킴으로써 자신만의 재산을 만든다고 믿었다. (119면)




30. 상품의 양으로 생활 수준을 재는 것이 산업 사회였다면, 탈산업 사회에서는 지금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보건, 교육, 오락, 예술 같은 각종 편의와 서비스를 가지고 생활의 질을 따진다. (126면)




31. 서비스는 물질이 아니며 손으로 만질 수 없다. 그것은 수행되는 것이지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는 실행되는 순간에만 존재한다. 보유하고 축적하고 상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자는 사는 것이고 서비스는 받는 것이다. (126, 127면)




32. 물품의 가치는 물품을 구성하는 재료나 물품을 담는 통이 아니라 물품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얼마나 접속할 수 있느냐로 결정된다. (128면)




33. 고객이 정말로 구입하는 것은 물품에 대한 소유권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접속권이다. (130면)




34. 1980년대 중반에 처음 도입된 이래 판매와 소유가 아니라 서비스와 접속에 바탕을 둔 새로운 상거래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34면)




35. 누군가에게는 유토피아인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악몽이 될 수도 있다. (144면)




36. 현대 자본주의의 두드러진 특징은 삶의 다양한 국면을 상업 관계망 안으로 강제 편입시켰다는 점이다. (144면)




37. 새로운 마케팅 전략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시장을 얼마나 차지하느냐가 아니라 고객을 얼마나 사로잡느냐이다. 페퍼스와 로저스는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한 종류의 제품을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팔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고객에게 이런저런 다양한 제품을 평생에 걸쳐서 최대한 많이 팔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한다. (146면)




38. MIT 슬론 경영 대학원 협동 과학 센터의 마이클 슈레이지는 ‘우리는 기술이 정보를 관리하는 수단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관계의 매개물이라는 쪽으로 과감한 의식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경제학자 알베르 브레상은 R-기술은 새로운 기술을 묘사하는 적절한 용어라고 말한다. ‘여기서 처리되는 것은 물질로 이루어진 상품이 아니라 관계’이기 때문이다. (149면)




39. 브레상은 말한다. ‘지금까지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장하는 공학적 차원에서 정보 기술에 접근했지만 이제는 어디까지나 인간관계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149면)




40. 많은 기업이 제조업자와 생산업자에서 대리인과 배급업자로 변신하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다시금 우리는 접속의 시대에서는 소비자를 관리하는 것이 제품을 관리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 제품이라는 것은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다양한 서비스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155면)




41. 이제 문제는 시장에 물건을 얼마나 신속하게 공급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여 충실한 고객으로 만드느냐였다. 생산 관점에서 마케팅 관점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앞장 서서 강조한 현대 경영 기법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쎃다. 고객은 사업의 기초이며 기업의 존재이유이다. 고객만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 따라서 마케팅에 대한 관심과 소명이 모든 사업 부문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158면)




42. ‘마케팅 근시’라는 중요한 논문에서 하버드 경영 대학원 명예교수 시오도어 레빗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쏟는 정성에 비해 고객에게 쏟는 정성은 너무나 부족하다고 기업을 질타했다. 고객의 관점에서 사업 계획을 세워야지 생산자의 관점에서 사업 계획을 세워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158면)




43. 소속된다는 것은 새로운 글로벌 경제를 구성하는 수많은 네트워크에 연결된다는 뜻이다. 구독자, 회원, 클라이언트가 된다는 것은 재산을 소유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해진다. 앞으로 사람의 지위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한 소유가 아니라 접속이 되는 시대가 온다. (165면)




44. ‘새로운 세입자’의 색다른 점은 과거에는 집을 살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주로 세를 살았지만 상승 지향적인 집단은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방편으로 소유보다는 임대를 선택한다는 사실이다. (184면)




45. 실제로 우리 생활에서 임대, 리스, 회원권 같은 형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192면)




46.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온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구닥다리가 된다. (201면)




47. 미디어 이론가 리 데이어는 말했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인간 문화 안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는 뜻이며, 어떤 인간 문화 안에 있다는 것은 그 문화를 매일매일 재창조하는 방식으로 세계를 보며 알고 세계와 소통한다는 뜻이다.’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커뮤니케이션이 문화의 핵심, 아니 생명 그 자체의 핵심’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203면)




48. 문화 생활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경험이기 때문에 늘 접속과 포함의 문제에 직결된다. 사람은 공동체와 문화의 일원으로 의미와 경험을 공유하는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권리를 누리든지 배제당하든지 둘 중의 하나이다. 공동체가 공유해 온 문화가 네트워크 경제에서 자꿈나 파편화된 유료 경험으로 쪼개지면서 접속권도 자연히 사회적 영역에서 상업적 영역으로 이동한다. 이제 접속권은 전통, 통행권, 가족과 친족의 유대, 민족, 종교, 성 같은 자연적 기준이 아니라 상업 광장에서 통용되는 경제력에 따라서 부여된다. (206면)




49. 접속의 시대에는 사람들은 살아있는 체험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 자체를 산다. (213면)




50. ‘체험 산업의 성장은 산업혁명이 생산한 물건의 효용성이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덧붙인다. ‘이제 소비자는 내가 아직 안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가지고 싶은 것이 뭔가?’라고 묻지 않고 ‘내가 아직 체험하지 못한 것 중에서 체험하고 싶은 것이 뭔가?’라고 묻는다.’ (213면)




51. 경영 컨설턴트 조셉 파인과 제임스 길모어는 기업들에게 ‘새롭게 떠오르는 체험 경제에서는 상품이 아니라 ’기억‘을 만든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13면)




52. 새로운 체험 경제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것은 관광 산업이다. (214면)




53. 소유해서 사용하느냐 아니면 접속해서 즐기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 사이에 기업들 사이에서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225, 226면)




54. 효율성, 생산성, 실용성, 납품 가능성, 계산력 같은 기계적 이미지는 문화 상품의 연극적 이미지에 의해 차츰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241면)




55. 연극의 원리를 기업에 적용하는 것은 ‘캐스팅’에서 시작된다. 기업 안에서 특정한 역할을 맡을 배우를 선정하는 과정이다. (242면)




56. 제냐 셔츠, 빌 블라스 전등, 에디 바우어 주문형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은 자기가 소유하거나 경험하고 싶어하는 생활 양식의 이미지, 즉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접속권을 사는 셈이다. (253면)




57. 소유 관계는 소유하는 사람과 소유되는 사람을 구별한다. 접속관계는 연결되는 사람과 연결되지 못하는 사람을 구별한다. 따라서 소유 관계도 접속 관계도 포함과 배제라는 주제로 귀결된다. (262면)




58. 접속 관계는 안에 있는 사람과 바깥에 있는 사람을 구별한다. 접속 관계는 그 사람이 입장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의 수라고 하는 양적 조건과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긴밀하게 얽혀 있는가라고 하는 질적 조건으로 측정된다. (262면)




59. 접속을 통한 체험이 재산의 소유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에 새로운 문화의 중개자는 개인과 체험 사이에 문지기 노릇을 한다. 마이크 패더스톤에 따르면 ‘이 새로운 취향의 기수들은 눈에 불을 껴고 새로운 문화 상품이나 체험을 찾아 나선다. 그들은 새롭게 뜨는 생활 양식이나 유행의 동태를 기민하게 파악하여 세상에 널리 알린다. (268, 269면)




60. 접속이 끊긴다는 것은 곧 죽음이다. (276면)




61.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르면 자연의 비밀을 냉정하게 기록하는 객관적이고 초연한 관찰자 - 베이컨이 주장한 과학 방법론의 핵심 전제 -는 한마디로 있을 수 없다. 관찰이라는 행위 자체가 관찰자를 관찰 대상에 직접적으로 연루시키며 이것은 관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281면)




62. 탈근대론자에 따르면 세계는 인간의 구성물이다. 기호학자들은 우리가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지어내는 이야기, 우리가 세계 안에서 살아가기 위해 선택하는 방식에 의해 이 세계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이 새로운 세계는 객관적이지 않으며 우발적이다. 진리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선택과 시나리오로 엮여 있다. 그것은 언어에 의해 창조된 세계, 합의되고 공유되는 의미와 은유로 결속된 세계다. 언어, 의미, 은유는 시간 속에서 달라질 수 있고 또 실제로 달라진다. 현실은 우리가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 소통을 통해 지어내는 것이다. (285면)




63. 탈근대 사회학은 다원주의와 이중성을 중시하고 인간의 경험을 구성하는 수없이 다양한 이야기들을 너그럽게 수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누구나 열망해야 하는 단 하나의 이상적 사회 체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타당성을 모두 갖는 수많은 문화적 실험이 있을 뿐이다. (288면)




64. 새로운 시대는 모호하고 다양하며, 재미와 유머를 추구하며, 어수선하고 너그럽다. 절충을 중요하게 여기며 권위를 우습게 여긴다. 이데올로기, 만고 불변의 진리, 절대로 어겨선 안 되는 철칙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고 그 자리에서 온갖 유형의 공연이 펼쳐진다. (288면)




65. 근대의 핵심이 근면이라면 탈근대의 핵심은 유희다. (288면)




66. 물리적 자원을 가공, 변형하는 데 주력했던 경직된 시대는 지나갔다. 탈근대는 부드럽고 가볍고 느낌과 태도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시대다. 그것은 거꾸로 된 세계이다. 이성적이고 분석적인 사유가 지배하는 의식은 의심받고 성적 욕망, 몽상, 환영에 이끌리는 무의식은 전면에 나서서 사실상의 현실이,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하이퍼 현실이 된다. 지하 세계에 갇혀 있던 환상은 찬양을 받으면서 표면으로 떠오른다. (289면)




67. 이 새로운 인간은 얼마나 많이 생산하고 얼마나 많이 축적했는가보다 얼마나 생생한 경험을 많이 했고 얼마나 많은 관계에 접속할 수 있는가에 흥미가 있다. (292면)




68. 모든 사회 관계가 사유 재산을 중심으로 엮였던 시대에 부르주아지는 사유 재산의 이상을 찬미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갔다. 그들은 재산으로 자신을 에워쌌고 내 것과 네 것을 구분하는 모든 형태의 경계선을 만들었다. 소유라는 개념은 심지어 그들의 의식 안으로 철저히 내면화되었다. (294면)




69. 마든은 그의 추종자들에게 ‘남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성광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95, 296면)




70. 상품과 서비스의 소비에서 체험의 소비로 다시 한번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이 바뀌고 있는 오늘날, 인간의 본성도 다시금 변화를 겪고 있다. (297면)




71. 철학자 게오르크 지멜은 20세기의 가속화하는 도시 세계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인간형에 대하여 성찰하면서 삶 자체의 ‘본질이 불안정해졌다’고 말한다. 인간 활동의 속도가 워낙 빨라지다 보니 고정된 형태가 자리 잡기 어려워졌다. ‘우리는 발밑에 놓여 있는 무정형화된 삶의 심연을 응시한다’고 지멜은 말한다. (298면)




72. 이제 자아는 만들어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자아는 끊임없이 갱신되고 재편집되는 이야기의 전개로 여겨진다. (299면)




73. 또한 저작권이라는 관념은 자기가 쓴 말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라는 발상으로 연결되었다. 저작권법은 역사상 처음으로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하는 수단을 상품으로 만들어주었다. (304면)




74. 인터넷 세계에서 주체와 객체는 접속점과 네트워크로 바뀌며 구조와 기능은 과정 안으로 흡수된다. 컴퓨터의 조직 방식, 특히 병렬 계산은 문화 체제의 원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모든 층위에서 끊임없이 수정되고 쇄신되는 역동적 문화의 관계망 안에서 모든 부분은 하나의 접속점이 된다. (305면)




75. 하이퍼텍스는 부단히 변신한다. 하이퍼텍스트는 완성이라는 것을 모른다. 책은 결과이지만 하이퍼텍스트는 과정이다. 책은 오래도록 소유하는 것이지만 하이퍼텍스트는 순간순간 접속하는 것이 제격이다. (306면)




76. 매체 자체가 배타성과 독립성보다는 포괄성과 연결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이 사람의 몫이고 어디까지가 저 사람의 몫인지 나누기가 어렵다.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통로와 매체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자료를 끊임없이 분할하고 재조합하고 편집하고 비튼 다음 자기 것과 결합시켜서 다양한 네트워크 안의 다른 접속점들로 보낸다. (306면)




77. 하이퍼텍스는 프랑스의 문학 이론가 롤랑 바르트가 말한 ‘저자의 죽음’으로 귀결된다. 아울러 근대 정신과 사유 재산 체제의 틀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배타성과 독립성도 사라진다. (306, 307면)




78. 창조적 저자의 존재를 보장하는 데 필요한 개인적, 상징적 틀은 이 네트워크 안에서는 인간의 모든 표현을 연결한 거대한 텍스트망에 의해 위협받는다. 네트워크 안에서는 텍스트로 들어가면 그 안에 또다른 텍스트가 상하좌우로 끝없이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개인 표현과 집단 표현의 경계선이 불분명해진다. 아니 경계선을 긋는다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307면)




79. 새로운 자아는 섬처럼 고립된 자아가 아니라 관계를 지향하는 자아이다. (307면)




80. 인쇄가 자율성을 가진 인간이라는 관념이 싹트는 것을 도왔던 것처럼 컴퓨터는 관계를 중시하는 새로운 의식의 탄생을 복돋운다. 하이퍼텍스트를 이용하고 다양한 네트워크에 참여하면서 성장한 세대는 연결성과 접속관계에 치중하는 상업세계에 친근감을 가진 가능성이 높다. (308면)




81. 그러나 요즘 세대를 지배하는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다. 끊임없이 변하는 인간관계와 활동의 그물망으로 이루어진 더 복잡하고 상호의존적이며 시간이 비중이 늘어나는 세계에 그들은 깊숙이 몸담고 있다. (308, 309면)




82. 온갖 종류의 관계가 우리의 생활의 한가운데에 온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명제는 ‘나는 접속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새로운 명제로 바뀌었다. 개인의 자율성이라는 오래된 관념은 복수의 관계라는 새로운 관념에 밀려나고 내 것과 네 것을 가르는 뚜렷한 경계선은 더욱 희미해진다. (309면)




83. 자율성을 가진 자아의 특성이었던 단정적 문장은 관계성을 치중하는 자아의 탐색적 문장에 자리를 내준다. (311면)




84. 접속의 시대에는 여러 가지 특성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두드러진 것은 연극성이다. 조직, 관계 마케팅, 공동 관심 단지, 오락센터, 테마도시, 관광, 문화상품, 가상세계는 모두 연극의 냄새를 물씬 풍긴다. (316면)




85. 인간이 생산 활동을 하는 노동자에서 창조 활동을 하는 공연자로 변신하는 것은 사회 관계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316, 317면)




86. 인격을 뜻하는 라틴어 ‘PERSONA'는 원래 가면을 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317면)




87. 만일 인생이 일련의 개인적, 집단적 사회극을 연기하는 것이라면 사람이 파묻혀 살아가는 경제적, 사회적 네트워크가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개개인이 연기를 요청받는 역할의 종류도 그만큼 다양해질 것이다. (319면)




88. 연출적 관점은 통신을 인간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자아를 관계의 중심으로 재정의하며, 체험 자체를 연극적 활동으로 만들고, 재산을 상징으로 변형시킨다. (321면)




89. 프랑스 철학자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는 새로운 포스트모던 세계에서는 ‘누가 접속권을 소유하느냐가 핵심 문제로 부각될 것이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324면)




90. 세계 통신, 방송망의 규제 완화와 상업화가 가속화되면서, 국민 국가는 자국 영토 안에서 통신을 감독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정치적 국경선을 가뿐히 뛰어넘는 통신망을 전세계에 깔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치의 근본적 성격까지 바꾸어놓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글로벌 미디어 시대가 막 시작되었을 무렵, 미국 정부의 한 관리는 ‘무역은 이제 국기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통신 시스템을 쫓아간다’고 말했다. (331면)




91. 부유층은 자기들끼리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사업과 교제의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쌓아갈지 모르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고립되고 소외된 채 점점 고달파지는 세상에서 점점 가난하게 살아갈 위험성에 직면해 있다. 가진 것 없고 기댈 곳 없는 사람은 접속의 시대에도 낙오된다. (343면)




92. 이 문제가 중요한 것은 매체 자체가 중요해서가 아니다. 이런 매체를 통해야만 문화를 향유할 수 있기 때문에 접속의 문제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이다. 같은 인간끼리 연락을 주고받고 거래를 맺고 관심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새로운 전자 통신의 힘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346면)




93. 접속 관계의 본질을 꿰뚫는 완전한 이론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경제가 시장에서 네트워크로, 현실 공간에서 사이버스페이스로, 산업 자본주의에서 문화 자본주의로 빠르게 변모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관계를 총체적으로 반성하기 위한 논의의 여건은 무르익었다고 볼 수 있다. (349면)




94. 소유 대 접속의 문제를 가장 높은 수준의 사유 단계로 끌어올린 학자는 토론토 대학의 크로퍼드 맥퍼슨 교수다. (349면)




95. 소유개념은 ‘접속으로부터 배제당하지 않을 권리’까지 포함시키는 쪽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접속으로부터 배제당하지 않을 권리는 시민운동, 여성운도, 환경운동의 활발한 전개 덕분에 최근 몇십 년 동안 상당한 입지를 확보했다. (351면)




96. 인간의 소유권은 ‘물질과 수입의 권리만이 아니라 자기의 삶, 인격, 능력, 자유, 부부애, 명예 등을 누릴 수 있는 권리도 포함하며 물질적 소유는 오히려 이런 권리들보다 격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특히 홉스 같은 정치철학자들은 강력히 주장했다. (352면)




97. 물질의 희소성을 극복한 사회에서는 빗물질적 가치가 우위를 점하며, 자기 실현과 자기 변신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다. 그런 사회에서는 ‘충만한 삶’으로부터 배제되지 않을 권리야말로 개인이 보장받아야 할 가장 중요한 소유의 가치가 된다. (352면)




98. 배제에 바탕을 둔 소유관계가 인간 활동을 조직했던 지배적 틀이었던 시대에는 자유는 곧 자치를 의미했고 자치는 곧 소유를 의미했다. ... 그러나 공급자와 사용자가 중심에 오는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얽히고 설킨 배태 관계가 사회 활동의 기본축이 되기 때문에 자유도 지금까지와는 판이하게 다른 뜻을 갖는다. 자치와 소유보다는 포함과 접속이 개인적 자유의 더 중요한 가늠자가 된다. 관계를 맺고 공조를 구축하며 관심을 공유하는 네트워크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자유의 많고 적음이 판가름난다. 한때는 개인적 자유의 동의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자치는 정반대의 의미를 갖는다. 네트워크 시계에서 자치를 고수한다는 것은 단절과 고립을 의미한다. 반면, 배제되지 않을 권리, 곧 접속의 권리는 개인적 자유를 재는 잣대가 된다. (353, 354면)




99. 리프턴에 따르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으로 들어가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감 능력을 통해 동질성을 확인한다.’ 사회적 신뢰는 공감이라는 토대 위에서 형성된다. 공감은 ‘타인의 인간성을 자신의 상상력 속에 끌어들이는 노력’을 요구한다. 공감은 가장 심오한 인간의 감정에 해당된다. 친밀함과 예의 바름을 하나로 이어주는 힘은 공감에서 나온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자아의 울타리 밖으로 넘어가서 타인 안에서 감정의 둥지를 틀고 타인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처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남에게 공감한다는 것은 희로애락을 함께 체험한다는 뜻이다. 그런 감정을 통해서 우리는 서로를 배우고 서로를 배려하게 된다. (362면)




100. 공감은 다른 사람들을 실시간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접할 때 길러진다. 다른 인간의 체험으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공감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줄어든다. 가령 코소보의 끔찍한 살육 현장이나 소말리아에서 굶어 죽어가는 가족의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보면 가슴이 찌릿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감했다고 말하기에는 미진하다. 하지만 현장에 가면 반응이 180도 달라진다. 갑자기 사람과 상황은 생생한 현실이 되고 그들의 곤경을 공감할 수 있게 된다. (362, 363면)




101. 인간 활동과 관계를 조직하는 상호 보완적이면서도 자주 갈등을 일으키는 두 방식 사이에서 중간 지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문화 영역과 상업 영역에 똑같은 시간과 관심을 배분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372면)




102. 따라서 좀더 깊이 들어가서 생각해 보면 문화와 상업의 갈등은 내재 가치와 효용 가치의 갈등이다. 두 가치가 모두 지난 몇백 년 동안 사회 담론에서 그 나름의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에 와서는 내재 가치가 효용 가치에 점점 밀려나고 있다. (379면)




103.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정치적으로 각인된 지역 문화는 글로벌 네트워크 경제에 저항하는 힘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네트워크 경제의 존립에 필수 불가결한 전제조건이라는 사실이다. (381면)




104. 자기만의 문화 정체성을 앞세우면서도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싸우는 것, 시민사회 조직운동의 성격은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많은 시민사회 조직의 정서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에 집약되어 있다. ‘나는 사방이 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창문을 굳게 닫아놓은 집에서 살고 싶지 않다. 온 세계에서 불어오는 문화를 자유롭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 그러나 밖에서 불어온 문화에 덩달아 휩쓸려 가지는 않겠다.’ (383면)




105. 놀이는 간단히 말해서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다. 사람의 상상력을 해방시켜 공유할 수 있는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놀이는 인간 행동의 가장 근본적 범주에 해당된다. 놀이가 없다면 문명도 존립할 수 없다. (384면)




106. 놀이는 도식적인 잣대를 거부한다. 놀이가 추구하는 것은 생산이 아니라 즐거움이다. (386면)




107. 놀이가 그치면 놀이 공간은 내재 가치를 상실한다. 놀이 공간은 사람이 보유하거나 소유하는 영토가 아니라 일시적으로만 공유하는 무대이다. 따라서 놀이는 일상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시공간 차원에서 벌어진다. (387면)




108. 놀이에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즐거움과 삶의 본능을 긍정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놀이는 일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일의 목적은 징발하고 죽이고 가공하고 생산하는 것이다. 생산은 언제나 사물을 고갈시킨다. (387면)




109. 산업 경제에서 일이 중요했던 것처럼 문화 경제에서는 놀이가 점점 중요해진다. (389면)




110. 사람은 문화 영역에서 순수한 놀이를 경험하는 동안 마음을 열고 남과 어울리는 법을 배운다. 우리는 서로에게 빠져들 때만 진정한 인간이 된다. 인간은 순수한 놀이에 완전히 참여해 보아야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390면)




111. 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소유가 아니라 공유에서 나온다. 공유하고 공감하고 포용할 수 없다면 사람은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다. (390면)




112. 접속의 시대는 ‘우리는 타인과 맺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 관계를 과연 어떤 방향으로 재설정하고 싶어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으로 우리를 내몰 것이다. 접속이라는 것은 참여의 수준만이 아니라 참여의 유형을 결정하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누가 접속권을 얻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유형의 체험과 세계가 과연 접속할 만한 가치가 있고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따지는 물음이다. (39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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