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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버트런드 러셀 지음, 안정효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주장은 경제가 사회변화의 원동력이라 분석한 마르크스와는 달리 '권력' 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책 역시 그의 다른 저작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실증적인 실례들을 논거로 내세우고, 결론을 제시하는 러셀 특유의 과학적 방식으로 씌어져 있어 역시 러셀이라는 신뢰감이 든다.
마르크스의 '자본' 의 압도적인 설득력에 비하여 권력이 오히려 사회의 본질이라는 러셀의 논지는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데 권력욕망도 그 사회의 물질적 조건 더 구체적으로 경제적 상황에 의해 지배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세상사를 보면 인간들에게 '권력'에 대한 욕망은 분명 있는 것 같고, 그 정도가 굉장히 강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논의를 좀더 해나갔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이 책 전반에 흐르는 독재와 부조리한 폭력에 반대하는 그리고 민주주의를 향한 러셀의 높은 열망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큰 귀감이 될 것이다. 게다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러셀의 여러 정치적인 진술은 여전히 되새겨봐야 할 것들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유럽역사나 중국,러시아 현대사를 한번 챙겨보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것이다. 역사를 잘 모르는 이들에겐 생소한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장은 매우 평이해서 읽기에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이 책은 매우 훌륭한 정치 에세이로서 전혀 손색이 없으며, 특히 교육자들이 읽는다면 취할 내용이 많을 것이다.
특히 마지막 장 '권력 길들이기' 는 이 책의 백미로 민주주의 교육은 어떻게 펼쳐져야 하는가에 대한
러셀 특유의 무서운 합리주의가 크게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