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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 도시의 시인들 - 삶의 진부함에 맞서는 15개의 다른 시선, 다른 태도
김도언 지음, 이흥렬 사진 / 로고폴리스 / 2016년 5월
평점 :
분명 이 책은 시인들의 인터뷰 글이 담긴 책이라고 들었는데 꼬리표에선
'이 책은 성실한 인터뷰집이지만, 그보다 더, 내가 좋아하는 김도언의 산문이다' - 신형철
이렇게 쓰여 있는 글이 눈에 확 보였다. 이 글을 뒤로 하고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을때
질문의 의도에 대답하는 시인들은 김도언에게 푹 빠져들어 그의 말 하나 하나에 대꾸를 해 주었기에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할수 있었던 건 아닐까 한다. 시인을 흔드는 질문들이란 과연 남다르다.
솔직히 어렵기도 했다. 작가들의 생각을 끄집어 내는 인터뷰의 작업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만 느껴지는
다른 것이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한편으론 공감이 가면서 그때 그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되기 위한 작업을 하기 보다는 쓰고 싶은 글을 쓰게 되면서 작가의 길에 다가설수 있었다는
내용이 가장 공감되었다. 재능이 있어야 글을 잘 쓸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떤 시대를 만났느냐
어떤 상황을 맞이했느냐에 따라서 글도 인정의 속도도 달라짐을 알수 있었다.
삶의 진부함에 맞서는 15개의 다른 시선, 다른 태도
솔직히 글속에 등장하는 시인들의 책을 들여다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소개된 시인들의 창작물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권 한권 찾아보는 노력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가 소개한 시인들의 이야기에서
책을 만나보지 않곤 이 책을 좀더 가까이 접근하기 어렵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황인숙의 <강>은 한동안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아웃사이더로 계속 머무는 것이 싫어 외롭다고 느꼈던 그 즈음 우연히 정말 우연히 읽기 되었다.
심리를 반영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내가 딱 지금 그 상황이었다.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은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지기 마라
------------ 이하생략----------------
황인숙 <강> <<자명한 산책>>문학과 지성사, 2009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지만 말하지 말라는 말씀에서 아무도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말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또다시 머릿속에 굴려대는 생각들로 하루 이틀을 보냈다. 그런데.... 그건 나의 생각이었다는 것이다.
나의 생각... 아무에게도 중요하지 않은 나의 생각 그렇기에 내 외로움과 괴로움에 대해서는 상대에게 토로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생을 산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여 동조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의지 하지 말고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
인터뷰를 통해 출판사의 관계에 대해서도 살짝 눈여겨 보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어떤 주제에 대해서 어떤 목적에 대해서 따로 생각해 본적이 없이 그냥 주어지는 대로 책을 읽는 편이어서 어느 출판사가 가지고 있는 색깔이라는 것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인터뷰 글을 통해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출판사마다의 색깔이 있을 수 있고 사라져 가는 출판사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서 그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냥 내 생각을 이야기 하자면.... 이 책 참 재미있다. 그냥 읽는 재미가 있다. 대학 전공 과목을 공부하다 너무도 지루해 교양과목을 접하면서 재미있는 글귀를 발견해 내 그 책에 몰입되어 가는 느낌이 들었다. 부드러운 고급 종이가 아닌 뻣뻣한 느낌의 갱지를 사용한 것도 어찌보면 지금의 문학과 관련된 문학인들의 삶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었을까?
이 책을 통해 15분의 시인선생님들을 뵈었고 그분들의 시집과 글 속에 다른 무언가를 찾아내는 재미 그동안 모르고 넘어갔다고 생각했던 문학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원하게 접할수 있어서 좋았다는 표현이 가장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