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위한 박학다식 이야기 : 예술 읽으면 똑똑해지는 지식교양 5
좋은생각 편집부 지음, 류재만 외 감수 / 좋은생각어린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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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이는 기본적으로 문학책을 좋아한다. 내 입장에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회과학 지식책을 좀 읽었으면 좋겠는데, 여전히 독서는 문학으로 편중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책을 만나면 반갑고 기쁘다. 아이가 너무 큰 진입장벽 없이 쉽게 흥미를 가지고 펼칠 수 있는 초박이 시리즈 같은 책 말이다.

아이는 표지 띠지에 적힌 '유령이 만든 음악부터 AI 그림까지'라는 문장에 흥미를 보였다. 유령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소고, 요즘 AI로 이것저것 다 만들어내는 시대이다 보니 AI로 그린 그림이라는 표현에도 관심을 가졌다. 표지를 보고 흥미를 보인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 그 다음은 책의 내용과 구성이 독서를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것 또한 훌륭하다. 표지는 흥미로웠지만 내부 내용이 어렵거나 재미없으면 끝까지 읽어 내기 어려울텐데, 이 책은 펼쳤을 때 등장하는 각각의 소재도 흥미롭고 구성도 소재별로 간결하게 되어 있어 아이가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게 한다.

<초등학생을 위한 박학다식 이야기 : 예술>은 예술을 어렵게 설명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이미 일상에서 접하고 있는 음악, 영상, 춤, 색깔 같은 소재에서 출발해 자연스럽게 개념을 확장한다. 케이팝과 틱톡 이야기로 시작해 궁중 무용으로 이어지는 방식처럼, 익숙한 것에서 낯선 영역으로 이동하는 구성이 부담을 줄여 준다. 책을 읽은 뒤 아이가 들려준 이야기는 ‘생일 축하 노래’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일상에서 큰 생각 없이 사용하던 어떤 것에 관련된 옛날 이야기는 아이가 흥미를 갖기에 충분했고, 아이의 상식 지변이 넓어지는 걸 옆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 또한 뿌듯했다. 예술이 단순히 ‘그림’이나 ‘음악’을 넘어 법, 사회, 기술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달은 순간으로도 느껴졌다.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정보의 폭이 넓다는 데 있다. 고전 예술가와 유명 작품만 다루지 않고, 조경이나 저작권, 건축, 디자인처럼 여러 개념들을 한 흐름으로 묶어 준다. 사진 자료와 글의 비율도 적당해 정보는 충분하고 부담은 적다. 중간에 배치된 ‘문해력 UP’과 ‘탐구의 힘’ 코너도 어려운 개념을 정리해 주고 사고의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준다.

나는 이 책을 포함한 ‘초박이’ 시리즈를 아이가 꾸준히 읽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분야에서 확장된 흥미가 다른 분야로 이어지는 경험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기 때문이다. 예술을 처음 접하는 아이에게도, 이미 좋아하는 아이에게도 모두 유익하고 재밌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용은 깊고 구성은 편안하다. 예술이 거창한 분야가 아니라, 이미 아이의 일상 안에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 준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다른 시리즈도 다 찾아 읽어보라고 권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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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달리는 소년 블루문고
정명섭 지음, 신진호 그림 / 그린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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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달리는 소년>은 조선 전기의 혼란한 시기, 단종 복위 운동이라는 굵직한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은 노비 소년 사훈이다. 아이는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레 내가 사훈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책의 첫 부분에서 사훈이는 아버지 철식과의 관계 때문에 답답함을 많이 느낀다. 신분의 벽이 너무 높아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 현실 속에서 삶을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도 감수하는 아버지의 방식을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 나온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철식의 행동이 비겁하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가족을 부양해야 했던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면 아버지의 선택은 그 나름의 절박함이 만든 결과였고, 사훈이 역시 그 마음을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이 뭉클하게 다가왔던 부분이다.

사훈이가 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데 그런 사훈이에게 스승 유훈창은 삶을 바꿔 놓는 사람이다. 글을 읽는 능력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열어 주는 인물이 바로 스승 유훈창이다. 유훈창이 마지막 장면에서 전하는 무언의 메시지는 누군가의 마음을 기억한다는 것이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단종과 수양 대군, 사육신과 생육신 같은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점은 분명 아이에게 큰 흥미 요소였다. 워낙에 유명한 역사 키워드니까. 하지만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은 그런 유명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역사의 큰 장면 한가운데 어린 노비 소년이 있고, 그 소년의 선택과 감정이 더 핵심적인 중심을 이룬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이런 점이 바로 역사 동화의 장점이라고 느껴지는데, 일방적으로 주입되는 역사 지식이나 상식으로 배울 수 없는 삶에 대한 고민과 태도를 자연스럽게 아이가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전개에는 추리적 요소도 잘 녹아 있다. 정명섭 작가 특유의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장면들이 많아 아이가 집중해서 읽었다. 누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지 사건의 조각들이 하나둘 맞춰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특별한 역사적 지식이 없어도 읽는 재미가 충분하다. 특히 쫓고 쫓기는 장면과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들은 동화라기보다 추리 소설, 모험 소설에 가까운 흡입력이 있다고 본다.

사훈이는 거창한 일을 해내는 영웅이 아니지만 그 시대를 살아가며 겪은 감정과 사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인물이다. 이 부분은 지금을 사는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가 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엇을 기억해야 할지, 어떤 경험이 앞으로 나를 움직이게 할지 고민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배운다는 것이 단순히 과거를 외우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 남긴 삶의 흔적을 나의 삶과 연결하는 일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한다고 해야 할까.

<기억을 달리는 소년>은 초등 중·고학년에게 꼭 맞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적 맥락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인물들의 선택을 따라가며 삶에 대한 생각도 확장할 수 있다. 사훈이의 성장은 결국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아이가 단순한 사건 설명이 아니라 감정과 고민을 이해하며 읽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한 번쯤 함께 이야기 나누며 읽어 보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역사 이야기지만 어렵지 않고, 추리 요소가 있어 재미있고, 무엇보다 주인공의 흔들리는 마음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장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아이가 자기만의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지금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줄 수 있는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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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횃불 한림아동문학선
박은경 지음, 가지 그림 / 한림출판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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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횃불>은 격변의 조선 말기, 어리다는 이유로 늘 보호의 대상에 머물던 '정님'이 스스로의 뜻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은 주인공의 시선으로 그 당시의 사회를 바라본다. 세상이 변하고 신분제가 흔들리며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님이 바라보는 현실에는 여전히 차별이 남아 있다. 어른들은 뭔가 준비하고 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들려주지 않는다. 정님은 묻고 또 묻지만 언제나 기다리라는 말뿐이다. 아이가 이 부분을 읽으며 답답해했는데, 어리다는 이유로 어른들의 대화나 결정에서 배제되는 경험이 아이에게도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어른 입장에서는 배제라기 보다 보호하려는 의도였는데, 아이들은 서운함이나 무력감을 느꼈던 것이다. 부모로서 아이가 스스로의 자리를 찾고 싶은 마음을 존중해 상황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님이 의병에 참여한 아버지와 언니의 선택을 보며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과정은 특히 인상 깊다. 영웅적인 장면이나 극적인 사건보다 평범한 한 아이의 내면이 흔들리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돌봄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대견하달까. 나이와 신분을 넘어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모인 의병들의 모습을 보며 점점 자라나는 책임감과 결국 자신의 능력을 살려 조용하지만 단단한 역할을 선택하는 모습이 멋지다고 느껴졌다.

대장간을 지키며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슬픔을 품고 있는 아버지, 묵묵하게 주변을 도우며 자신의 뜻을 실천하는 선주 아씨, 그리고 결국 나라를 위해 떠나는 정혜 언니까지. 역사 속 일반인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어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 특별한 능력이 없더라도 나라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느껴졌다.

정님이 느낀 두려움, 분노, 결심 같은 여러 마음과 감정이 결국 하나의 작은 불씨가 되고, 그 불씨들이 모여 나라를 밝힌 ‘횃불’이 되었다는 것은 역사가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선택들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여러 감동과 더불어 나는 지금의 역사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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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 탐정 로빈 1 - 버려진 별장의 비밀 수염 탐정 로빈 1
로빈 원작, 안도감 지음, 정수영 그림 / 대원키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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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 탐정 로빈 1 : 버려진 별장의 비밀>은 아이가 먼저 반가워한 책이다. 나는 유튜버 로빈을 잘 알지 못했지만, 아이들은 이미 친숙하게 느끼고 있었다. 실제로 아이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크리에이터라 하니, 주인공에 대한 호감만으로도 책에 대한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그러나 이 책의 매력은 단순히 유명 인물을 등장시켰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미스터리 추리 만화’라는 장르가 가진 긴장감과 흡입력을 어린 독자에게 딱 맞춘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더 인상적이었다.

이야기는 한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탐정이었던 로빈이 ‘사기꾼 탐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활동을 접은 시점에서 시작된다. 그러던 중 탐정 사무소로 ‘버려진 별장의 비밀을 밝혀 달라’는 의문의 메일이 도착하면서 다시 모험이 펼쳐진다. 별장은 폐허처럼 외딴곳에 있고, 그 안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흔적과 기묘한 상황들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레 긴장이 쌓였다. 그러나 분위기만큼은 무겁지 않아서, 추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의 긴장감이었다.

만화 형식이라는 점도 아이에게 큰 장점이었다. 글밥이 지나치게 많지 않아 초등 저학년부터도 쉽게 읽을 수 있으며 그림이 이야기를 생생하게 보여 줘서 몰입도가 높았다. 화면 구성이 깔끔하고 캐릭터의 표정 연출이 풍부해 사건의 분위기뿐 아니라 인물들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추리 장면에서는 단서를 하나씩 확인하는 과정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 이야기를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글만 있는 추리물보다 훨씬 접근성이 좋다는 점에서, ‘추리물 입문서’로도 적절하다고 느껴졌다.

책 속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로빈이 가진 ‘이상 현상 공명 능력’이라는 설정이었다. 단순히 사건을 관찰하는 탐정이 아니라 이상한 현상이나 사물의 흔적과 공명해 단서를 읽어내는 능력을 활용한다는 점이 판타지 요소를 더하며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 능력이 어떻게 활용되며 앞으로 어떤 사건에서 어떻게 확장될지 역시 후속 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버려진 별장 사건의 결말은 완전히 닫힌 형태라기보다 다음 이야기를 예고하는 여지를 남기며 마무리된다. 특히 탐정 사무소의 기록이 유튜브 영상으로 누군가에 의해 업로드되는 장면은 '도대체 누가, 왜?'라는 새로운 의문을 던지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뒤에도 여운을 남긴다. 한 권의 책에서 모든 결말을 닫기보다 시리즈를 이어 가며 탐정 팀의 관계, 능력, 사건들이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 시리즈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무서운 장면이나 자극적인 구성은 거의 없어서, 추리물은 좋아하지만 긴장감이 너무 높으면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도 적절하다. 대신 적당한 호기심과 모험 요소가 잘 섞여 있어서, 어린 독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다. 실제로 아이는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수염 탐정 로빈 1>은 캐릭터의 친숙함, 만화 형식의 가독성, 적절한 수준의 추리와 판타지 요소를 가진 균형 잡힌 작품이었다. 아이에게는 로빈이라는 익숙한 인물과 눈에 쏙 들어오는 그림 덕분에 재미있는 모험이 되고, 부모에게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사고력을 자극하는 안전한 추리물이 되어 준다. 무엇보다, 한 권을 다 읽고 나서 “다음 편은 언제 나와?”라는 자연스러운 궁금증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었다.

추리물에 처음 입문하는 아이들도, 로빈을 이미 좋아하는 아이들도 모두 만족할 만한 책이었다. 앞으로 로빈 탐정 사무소가 어떤 새로운 사건을 마주하게 될지 기대하며, 시리즈 다음 권을 기다리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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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 소문 말고 진실 다산어린이문학
황지영 지음, 송효정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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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먼저 읽고 나서 “왜 이렇게까지 소문이 커지지?” 하고 답답해하던 그 마음이 이해될 만큼, <톡 : 소문 말고 진실>은 지금 아이들의 디지털 일상을 그대로 비춰 주는 책이다. 전체 구성이 실제 톡 화면처럼 이루어져 있어서 줄글보다 단숨에 몰입되고 사건의 흐름이 훨씬 생생하게 다가왔다. 정말 참신한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톡으로 이루어진 책이라니! 스마트폰으로 대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요즘 아이들에게 익숙한 방식이라서인지 책을 몇 장 넘기자마자 단톡방의 대화 속에 바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아이의 휴대폰을 잠깐 빌려서 톡 방을 훑어보는 듯한 현실감이 있었다고 할까.

책의 중심에는 단순한 ‘오해’가 아니라 소문이 만들어지고 퍼지고 확대되는 과정을 경험하는 민지와 로희의 이야기가 있다. 독후감 대회 대상이라는 기쁜 소식 뒤에 숨어 있던 민지의 불안, 엄마에 관한 기사로 마음이 복잡해진 민지가 친구에게까지 마음을 닫게 되는 순간들, 그리고 단톡 방에서 퍼진 근거 없는 말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생각보다 더 답답하고 억울했다. (그만큼 현실성이 느껴졌다는 의미겠지.) 아이들은 장난처럼 던진 말일지라도 여러 명이 한꺼번에 반응하면서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어느새 한 아이를 향한 공격으로 기울어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특히 톡이라는 형식이 사건의 진실을 더 명확하게 드러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누구에게는 바로 답장을 보내지만, 어떤 톡은 읽고도 답하지 않는 모습이라든지 시간을 두고 고민 끝에 보낸 한 줄의 문장, 짤막한 이모티콘 하나가 인물의 감정선을 빠짐없이 보여주고 있다. 줄글이었다면 보이지 않았을 작은 감정의 단면들이 화면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중간중간 나타나는 음악 재생 목록, 검색 기록, 프로필 화면 역시 등장인물의 마음을 짐작하게 하는 장치로 자연스럽게 작동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소문은 근거 없이도 얼마나 쉽게 퍼질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소문을 전달하는 태도와 방식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가’였다. 누군가의 말을 확인 없이 옮기고, 대화의 분위기에 휩쓸려 장단을 맞추고 직접적으로 나서지 않아도 방관자로서 문제를 키우는 아이들의 모습은 단순히 이야기 속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의 학교생활과 디지털 환경 속 고민들이 떠올랐다.

반대로, 민지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진실로 향하는 용기’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누군가의 말에 휩쓸리기보다, 확인하고 기다리고 상대의 입장을 상상해 보는 태도가 왜 필요한지 또렷하게 보여준다. 아이가 책을 읽고 나서 답답함을 느꼈다는 건, 그만큼 상황이 현실적이고 또래의 감정선이 정확하게 담겨 있었다는 뜻일 것이다.

<톡 : 소문 말고 진실>은 디지털 환경에서 아이들이 겪고 있는 관계의 어려움과 소문, 감정의 파장을 깊이 있게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톡방 속 짧은 문장들이 모여 만들어낸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의 무게를 아는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톡도 간편하고 좋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진심을 전달하는 과정이 누적되어야 오해도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SNS와 메신저가 일상이 된 시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읽고 난 뒤 디지털 리터러시, 소문을 다루는 태도, 친구 관계 속에서의 용기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눌 거리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소문 말고, 진실”이라는 제목처럼 근거가 불명확한 뜬소문이 아닌 진실을 가려보는 게 인간관계에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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