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괜찮은 오늘 탐 청소년 문학 38
이송현 지음 / 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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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번의 다이빙>을 아주 재밌게 읽은 덕분에 이번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가득 안은 채로 책을 펼쳤다. (<일만 번의 다이빙>은 아이의 인생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독후감 대회 때도 이 책으로 독후감을 써서 냈다는.)

<제법 괜찮은 오늘>은 12명의 주인공들이 각기 다른 고민을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 책은 평범한 일상 속의 비범한 감정을 깊이 있게 묘사한다.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만의 문제와 불안, 고민을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주인공 중 한 명인 진선은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또 다른 친구인 원호는 도둑을 잡고도 그 도둑이 다쳤을까 봐 걱정하는 소심한 성격을 보인다. 이 모든 주인공들이 겪는 일상은 그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감정의 깊이는 너무나 사실적이다.

<제법 괜찮은 오늘>은 아이들이 세상과 싸우고 자기 자신과 싸우며 자아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을 잊지 않게 해주는 것 같다. 책 속의 아이들은 모두 각자 다르게 불안하고,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만 결국에는 서로의 존재가 그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이야기는 그들에게 조금씩 손을 내밀어 주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작은 위로를 준다.

이 책의 곳곳에서 지금의 나여도, 지금의 나라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찾을 수 있다. 이 말은 아이에게도 그리고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말 같다. 지금 당장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 어떤 거창한 변화나 성공이 아니라 그저 오늘 하루를 조금 더 괜찮게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다는 메시지가 마음에 깊이 와닿는 책이다.

다 읽고 난 뒤 뒤표지를 보면 또 다르게 보인다. 등장했던 다양한 주인공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구조가 다시 눈에 보인다고 해야 할까. 책 속의 주인공들을 표지에서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활동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책의 대상이 되는 아이들,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부모에게도 큰 의미를 준다. 아이들이 느끼는 미세한 불안과 고민을 우리가 얼마나 잘 살펴주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교훈이나 답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시선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그런 따뜻한 시선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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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볼 6 - 오프 더 볼 온 더 볼 6
성완 지음, 돌만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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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기다리던 <온더볼 6. 오프 더 볼>이 도착했다. 이번이 완간이라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축구를 소재로 한 관심이 있으려나 싶었던 약간의 걱정과 달리 아이는 이 시리즈를 아주 좋아했다. 매 권마다 등장인물의 성장과 팀워크가 이어졌고, 이번 6권에서는 그 여정의 마지막을 감동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번 이야기는 대풍초 축구부가 전국 연합 훈련에 참가하면서 시작된다. 전국의 강팀들이 모이는 자리라 기대가 컸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이들은 혹독한 ‘지옥 훈련’을 견뎌야 했고, 첫 미니 게임에서는 꼴찌를 하며 자신감을 잃었다. 설상가상 찬이가 백호초로 스카우트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면서 팀 분위기는 완전히 흔들렸다.

책을 읽는 동안 아이는 인물 하나하나의 감정에 몰입했다. 대풍초가 처음엔 약팀이었지만 점점 성장하며 강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과정이 어느정도 익숙했기 때문에, 이번 연합 훈련에서 아이들이 겪는 좌절이 더 크게 느껴지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바로 그 ‘좌절의 시간’을 통해 진짜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걸 책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프 더 볼’이라는 부제가 바로 그 핵심을 표현하는 것 아닐까.

‘오프 더 볼’은 축구에서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시간을 뜻한다. 작가는 이 개념을 아이들의 성장에 빗대어 풀어내는 듯 하다. 공을 차지하고 있을 때보다 훨씬 긴,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마음을 다잡느냐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로 말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만고 불변의 진리를 보여준달까.

눈에 띄는 성과가 없을 때 불안해하고, 조급해지는 건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다. 그런데 이 책은 공이 없어도 경기는 계속된다는 말로 위로를 건낸다. 아이들이 훈련장에서 서로를 다독이며 다시 일어서는 장면은 실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용기를 보여준다.

역시나 계속 인상적인 부분은 ‘혼성 축구부’라는 설정이다. 여학생 지유가 중심 인물 중 하나로 등장하면서 성별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낼 수 있다는 점을 전한다. <온 더 볼>을 통해 자연스럽게 ‘운동은 남자 것’이라는 편견을 넘어서는 시선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그동안 이 시리즈가 꾸준히 사랑받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느꼈다. 단순히 축구 기술이나 경기 승패를 다루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친구를 향한 질투, 실력 차이에서 오는 좌절, 그리고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 등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이 그려져 있다는 점 말이다.

책 구성도 아이의 집중력을 끌기에 충분하다. 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만화 컷 같은 그림이 들어가 있어 장면 전환이 빠르고 시각적으로 재미있다.

<온 더 볼> 시리즈는 완간되었다. 매 권마다 함께 뛰며 응원했던 대풍초 아이들과의 시간이 끝났다는 게 아쉽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남긴 여운은 오래 갈 것 같다. 이렇게 스포츠를 소재로 한 책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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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탐정 사무소 이야기숲 5
김명선 지음, 국무영 그림 / 길벗스쿨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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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장하다는 원래 친구 이소은과 함께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던 아이다. 그런데 소은이가 캐나다로 떠난 뒤, 혼자서는 탐정 일을 더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사무소를 닫는다. 그런 장하다 앞에 엉뚱하지만 열정 가득한 한마음이 등장한다. 처음엔 귀찮고 낯설게만 느껴졌던 한마음이었지만, 함께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장하다는 서서히 마음을 연다. 아이는 이 장면을 특히 좋아했다. 싫어하던 사람의 좋은 면을 발견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인데, 장하다가 그걸 해내는 장면이 마음 따뜻하게 느껴진 것 같다.

책 속 사건들은 학교 안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들이라 아이가 읽으면서 몰입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마니토의 습격’ 사건, ‘사라진 연설문’ 그리고 아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는 ‘러브레터와 초록 곰팡이’ 사건까지, 모두 교실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아이는 세 번째 사건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했다. 여러 명의 마음이 엉켜서 오해가 생기고, 그 오해가 사건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현실적이면서도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책을 읽다 보면 '이건 일부러 그런 건가?', '진짜 범인이 누구지?'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범인이 누군지 맞히는 재미’보다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이 훨씬 더 깊게 다가온다는 점이었다. 억울하게 오해받는 아이, 친구를 의심하다가 후회하는 아이, 용기 내어 사과하는 아이의 모습이 사건 속에 녹아 있다. 아이도 “사건이 해결될 때마다 기분이 시원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추리 소설 같은 긴장감은 유지하면서도, 결국은 친구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결말이라고 해야 할까.

교실 안 작은 오해 하나가 사건으로 번지고, 그 속에서 누군가는 상처받고 누군가는 용기를 낸다. 김명선 작가는 그런 미묘한 감정의 결을 아주 세심하게 그려냈다. 특히 ‘억울한 친구가 생기는 게 싫어서 탐정 일을 한다’는 장하다의 대사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정의감도 느껴졌지만, 억울한 친구 혹은 소외되는 친구를 만들지 않으려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읽는 내내 장하다와 한마음이 만들어 가는 관계가 보기 좋았다. 처음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두 아이가 사건을 함께 해결하면서 조금씩 변해 간다. 한마음은 엉뚱하지만 꾸준하고 진심 어린 태도로 장하다의 닫힌 마음을 열게 만든다. 장하다가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친구의 존재 이유 혹은 더불어 사는 이유를 간접 체험하는 기분이었다.

<장하다 탐정 사무소>는 추리의 재미와 우정의 온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단서를 찾는 눈보다 친구 혹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눈이 조금 더 깊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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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달콤한 기분 다산어린이문학
김혜정 지음, 무디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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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자마자 제목이 주는 기분부터 달콤했다. ‘내일은 달콤한 기분’이라는 말은 단순히 행복을 약속하는 문장이 아니라, 오늘보다 한 걸음 나아갈 용기를 암시하는 문장처럼 느껴졌다. 김혜정 작가의 작품을 여러 번 읽어온 입장에서, 이번 책은 그중에서도 가장 따뜻하고 현실적인 성장 이야기였다.

이야기는 열두 살 예서와 친구들이 새로 생긴 ‘에그에그’ 가게에서 환상적인 맛의 에그타르트를 먹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처음 맛본 그 달콤함은 단순한 간식의 맛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속에 불씨처럼 남는 ‘무언가를 향한 동경’이었다. 가게 주인 언니가 “이건 마카오에서 배운 레시피예요. 거기엔 더 맛있는 에그타르트가 있죠.”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들의 세계는 한순간에 넓어졌다. 그날 이후, 네 친구는 입을 모아 외친다. “우리 마카오에 가자!”

처음에는 웃고 넘길 법한 아이들의 꿈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진지하게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비행기 값, 숙박비, 식비, 교통비까지 계산하고, 70만 원이라는 목표 금액을 정한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허황돼 보이지만,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방학 동안 인삼밭에서 잡초를 뽑고, 김장 일을 돕고, 방울토마토를 따며 땀 흘려 번 돈을 한 푼 한 푼 모은다. 그 과정에서 다투기도 하고, 서로를 의심하기도 하지만, 결국 같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마음이 그들을 다시 이어준다.

읽는 내내 ‘꿈’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꿈을 목표나 직업으로만 한정하지만, 아이들에게 꿈은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여는 첫 번째 움직임이다. 예서와 친구들의 마카오 여행은 사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그들은 돈의 가치, 노동의 의미, 친구와의 관계, 부모의 마음까지 배워나간다. 그렇게 ‘달콤한 내일’을 향해 조금씩 자라난다.

책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아이들이 첫 알바비를 손에 쥐는 순간이었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나이, 그러나 그 안에서도 책임을 배우는 나이. 김혜정 작가는 그 미묘한 경계를 너무도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것 같다.

작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예서에게 투영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남았다.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헛된 희망’이라며 말렸던 어른들의 조언, 그리고 그 말을 듣지 않고 묵묵히 글을 써온 어린 김혜정의 모습은 지금의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꿈이 크지 않아도 괜찮고 세상이 뭐라고 하든 스스로의 열정을 믿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책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고 해야 할까.

읽다 보면 아이들의 계획이 무모하게 느껴지다가도, 그 안의 진심이 진실되서 어느새 응원하게 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달콤한 내일’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예서와 친구들의 순수한 추진력을 더 응원하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는 뻔한 결말로 끝나지 않는다. 마카오 여행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아이들의 모험도 계속된다. 그러나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에그타르트를 향한 단순한 바람이 결국 자신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내일은 달콤한 기분>은 어른 독자에게는 잊고 있던 예전의 첫 마음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성장 동화 같다. 달콤한 향으로 시작해 단단한 메시지로 마무리되는 이 작품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성장의 기록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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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살롱 1 - 수상한 마녀의 미용실 시크릿 살롱 1
신현정 지음, 모차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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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펼쳤을 때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무지갯빛 머리칼을 가진 마녀와 환상적인 미용실 풍경이었다. 반짝이는 거울, 공중에 둥실 떠 있는 마법의 가위, 그리고 말하는 고양이 달콤까지. 한 장면 한 장면이 눈부셔서 단순히 동화를 읽는다는 느낌보다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이 책은 마냥 화려한 판타지만이 아니라, ‘감정’이라는 섬세한 주제를 다루는 따뜻한 성장 동화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마녀 ‘살룬’이 운영하는 미용실 ‘시크릿 살롱’이 있다. 겉보기엔 평범한 골목의 작은 미용실이지만, 이곳에서는 머리카락을 자르면 마음속 감정이 보석처럼 드러난다. 손님들은 ‘없애고 싶은 감정’을 내놓는 대신 원하는 소원을 이룰 수 있다. 부끄러움을 없애고 싶은 은석이, 외로움을 지우고 싶은 서윤이, 질투로 괴로워하는 혜수는 그렇게 마녀와 거래를 하게 된다. 감정이 사라진 자리에는 잠시 후련함이 찾아오지만, 곧 예상치 못한 결과가 뒤따른다. 아이들은 비로소 깨닫게 된다. 감정은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신을 이루는 한 조각이라는 사실을.

책을 읽는 내내 공감 되는 부분이 많았다. 아이들이 겪는 감정의 이름들은 사실 어른이 된 지금도 낯설지 않았다. 부끄러움, 외로움, 질투심, 두려움, 걱정 같은 감정들은 나 역시 자주 마주하는 마음의 그림자였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그 감정을 버리고 후회하는 과정이 낯설지 않았다. 감정을 외면한 채 살아가던 순간들, 불편한 마음을 덮어두던 내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시크릿 살롱>이 인상 깊은 이유는, 감정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누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흔히 부정적이라 여기는 감정들조차 사실은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중요한 부분임을 보여주었다. 누군가를 질투하는 마음은 사랑하고 싶은 마음의 또 다른 표현일 수 있고, 부끄러움은 성장의 시작점일 수도 있다. 책 속 마녀 살룬의 말처럼 “감정이란 모두 다 필요하기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표현의 섬세함이다. 마녀의 미용실 장면마다 색감이 몽환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감정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아이의 눈에는 신비롭고 재미있는 판타지로 비칠 것이고, 어른의 눈에는 상징과 은유가 가득한 감정의 공간으로 다가왔다. 그림 또한 이야기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 주어, 아이들이 감정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돕고 있었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을 위한 동화지만, 단순히 어린이용으로 한정하기엔 아까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나 인물의 내면 묘사가 섬세해서, 부모가 함께 읽으면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시크릿 살롱>은 감정을 지워버리는 대신, 그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다. 마녀와의 거래를 통해 감정을 잃은 아이들이 겪는 변화를 보며, 진짜 용기란 불편한 감정까지 껴안는 것임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감정 성장 동화’라 불러도 좋을 듯했다.

요즘 아이들은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감추는 법을 먼저 배우는 시대에 살고 있는 듯 하다. 감정의 이름을 하나하나 붙이고, 그 감정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과정이 이 책 속에 녹아 있다. 마법 같은 이야기 속에서 결국 아이들은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고, 독자 역시 ‘진짜 나다움’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판타지 이야기 속에서 결국 마주한 것은, 우리가 모두 품고 사는 평범한 감정들이었다. 그 감정들을 소중히 다루는 법을 배우게 하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힘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나는 이 책을 초등 고학년 이상의 아이와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다. 아이와 함께 감정의 색깔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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