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퇴치 요리점 미미 식당 1 - 밤마다 깨어나는 두개의 그림자
정연철 지음, 모차 그림 / 풀빛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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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이 인상적인 책이다. 아이가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데 부모는 그걸 보지 못하고 계속 싸우고 있는 상황. 판타지 동화라고 생각하고 펼쳤다가 이 장면에서 잠깐 멈칫했다. 어떤 아이들에겐 이 장면이 하나의 이야기나 악몽이 아니라 이미 현실에 가까운 장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악몽 퇴치 요리점 미미 식당 1>은 겉으로 보면 판타지 설정이 강한 이야기로 보인다. 악몽을 수집하는 존재가 있고, 꿈을 분석하고, 그걸 요리로 만들어 해결한다는 구조 자체가 독특하다. 읽다 보면 악몽을 없애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왜 그런 꿈을 꾸게 되었는지를 되짚어 보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상이가 겪는 상황이 크게 특별하지는 않다. 부모의 다툼, 그로 인해 떠다니는 집 안의 긴장감, 친구와의 오해 등등. 어른 입장에서는 시간 지나면 괜찮아질 수도 있는 일처럼 보이지만 아이에게는 매일매일을 뒤흔드는 문제다. 미미 식당이라는 공간도 흥미롭다. 보통 이런 설정이라면 이 장소가 고민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할 것 같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무언가를 대신 해결해 주기보다 스스로 들여다보게 만든다. 레몬차를 마시면 마음속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식이다.

읽으면서 조금 의외였던 건 이야기가 생각보다 다정하게 흘러간다는 점이다. 소재는 불안하고 어두울 수 있는데 그 부분을 읽는 독자 즉 아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천천히 풀어간다. 아이와 같이 읽는다면 이 책은 내용보다도 ‘타이밍’이 중요할 것 같다. 아이가 불안하거나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이 있을 때 슬쩍 건네 같이 읽으면 좋을 책 같다. 굳이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기 이야기를 꺼낼 수 있지 않을까. 아이가 힘들 때 꼭 뭔가를 해결해 줘야 하는 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이 책을 읽으며 들었다. 그냥 그 감정을 제대로 보고 지나가는 것도 하나의 과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 앞으로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되는 시리즈를 만나 반가운 마음으로, 다음 권을 기다려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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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공부책 - 만들면서 배우는 김밥의 모든 것 놀라운 한 그릇 6
정원 지음, 박지윤 그림 / 초록개구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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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읽을 책을 고를 때 익숙한 소재가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 부담이 적고 그만큼 자연스러운 읽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밥 공부책>은 그런 점에서 접근이 쉬운 책이라고 본다. 김밥이라는 익숙한 음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읽기 전부터 거부감이 거의 없고 오히려 좋아하는 김밥의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궁금해 빨리 표지를 열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은 단순한 요리책은 아니다. 김밥을 중심으로 여러 정보를 엮어낸 인문서에 가깝다. 이야기 속에서 장보기, 밥 짓기, 재료 준비, 김밥 말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레시피를 익히게 된다. 김밥의 준비 과정 사이사이에 김밥의 역사나 재료에 대한 설명이 함께 들어있어 유익하다. 따로 공부한다는 느낌 없이 하나의 흐름으로 읽히는 구조하고 할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건 익숙한 음식의 여러 다양한 면을 더 알게 되었다는 점 같다. 평소에는 그냥 먹던 김밥인데 재료 하나하나를 들여다보고 과정의 의미를 알고 나면 한 줄의 김밥이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여러 요소가 모인 결과라는 걸 느끼게 된다. 이런 경험은 아이에게도 꽤 의미가 있다. 일상의 것을 다시 보게 만드는 시각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그림도 한몫한다. 과하게 귀엽거나 과장된 느낌의 그림이 아니라 실제에 가깝게 표현되어 있어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을 읽는 동안 어찌나 김밥이 먹고 싶던지. 책을 읽고 나서 실제로 김밥을 한 번 같이 만들어보면 단순한 독서 경험을 넘어서 생활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다. (물론 요리 실력이 별로인 나는 김밥을 싸 먹지 않고 사 먹었지만 말이다.) 아이가 과정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순서 이해, 재료 구분, 간단한 조리 개념까지 익히게 되니 일석이조 같다.

익숙한 음식을 통해 여러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읽은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책이다. 비록 나는 사서 먹었지만 말이다. 아이가 부담 없이 읽으면서도 일상과 연결되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면 이 책은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김밥 하나로도 이렇게 여러 상황과 정보를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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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몬스터의 비밀 브리짓 밴더퍼프
마틴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하벤 그림, 윤영 옮김 / 정민미디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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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긴 글을 읽을 때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용이 어려워서라기보다 ‘읽어야 한다’는 부담이 앞설 때가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그래서 이야기가 즉 재미가 먼저 끌어당기는 책을 찾아 추천하곤 하는데, <브리짓 밴더퍼프 초콜릿 몬스터의 비밀>은 그 역할을 꽤 잘 해내는 책이다. 읽기 시작하면 일단 다음 내용이 계속 궁금해진다. 초콜릿 몬스터라는 설정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전형적인 괴물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체를 추적하는 과정’에 더 집중한다. 몬스터가 진짜인지, 누군가 만들어낸 것인지 의심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추리 이야기로 향하게 된다. 아이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단서를 따라가게 되고, '이건 좀 이상한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순히 사건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제시된 상황을 의심해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해야 할까. 이 부분이 생각보다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아이들은 주어진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한데 이 책은 그 흐름을 한 번 비틀어 주기 때문이다.

배경 역시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알프스 산속 마을, 초콜릿 축제, 그리고 몬스터 산이라는 대비되는 공간이 계속 빠르게 바뀐다. 호흡이 느슨해질 틈이 없다. 중간중간 삽화도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장면을 따라가면서 읽으면 재미가 더 배가 되는 느낌이다.

이 책은 처음에 괴물 이야기로 흥미를 끌고, 두려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판단할 것인지로 마무리된다. 모두가 무서워할 때 그대로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한 번쯤 의심해볼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다. 브리짓이 보여주는 태도는 단순한 용기라기보다 상황을 끝까지 파악하려는 태도에 가까운데, 이 부분이 아이에게 의미 있게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해력 측면에서도 괜찮은 책이다. 사건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되지만 단서를 연결하고 맥락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단순 읽기로 끝나지 않는다.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어떤 흐름으로 상황이 만들어졌는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구조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추론하는 힘을 키워준다고 본다.

결국 이 책은 재미있게 읽히는 모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지 않는 태도를 자연스럽게 깨우치는 즉 재미도 있으면서 유익하기도 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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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착한 경제 이야기 공부가 되고 상식이 되는! 시리즈 29
정유리 지음, 박선하 그림 / 팜파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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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경제에 관련된 설명을 하려고 하면 늘 명쾌하지 않았다. 단순히 돈을 벌고 쓰는 것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하고, 그렇다고 더 기본적이고 깊이 있는 설명을 하기에도 쉽지 않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착한 경제 이야기>는 바로 그 조금은 애매할 수 있는 지점을 잘 풀어주는 책이다. 이 책은 경제를 단순한 돈의 흐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의 문제로 바라본다.

보통 아이들이 접하는 경제는 경쟁 중심이다. 더 많이 팔고, 더 많이 벌고, 더 앞서야 한다는 기준이 익숙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 흐름과 조금 다르다. '나만 잘 살면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질문이 다소 철학적일 수 있어 보이지만, 동화 형식이라 부담 없이 읽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빈부 격차, 일자리 문제, 기술 발전으로 인해 생기는 소외 같은 주제를 아이 눈높이에 맞게 풀어낸다. 왜 이런 결과가 만들어지는지, 어떤 구조와 선택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함께 보여준다고 해야 할까.

엄마의 입장에서 보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분명한데,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면서도 그런 기준을 자연스럽게 형성하게 만든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협동조합이나 공정무역, 친환경 소비 같은 개념이 등장해 일상적으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문해력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경제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사회와 환경 문제로 계속 연결되기 때문에 한 가지 정보를 각각 따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념을 함께 묶어서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읽기 경험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힘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정보가 많은 환경에서는 여러 정보를 하나로 엮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건 큰 장점이다.

이 책은 이야기가 끝나도 질문이 남는 류의 책이다. 책을 함께 읽고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실제로 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인지 한 번씩 짚어주면 책을 바탕으로 생각의 깊이가 훨씬깊어질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이 책은 돈을 어떻게 벌고 쓰는지를 가르치기 전에 어떤 선택이 더 나은 선택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의미있는 책이기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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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파도! - 제1회 길벗어린이 민들레문학상 대상 수상작 길벗어린이 문학
임화선 지음, 김진화 그림 / 길벗어린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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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겪는 감정 중에 어른이 쉽게 설명해 주기 어려운 감정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기다림’과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래, 파도!>는 그 감정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주인공 '그래'는 바닷가 마을로 이사 오면서부터 모든 것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엄마는 바다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고, 아빠는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아이 입장에서 보면 온 세상이 한 번에 완전히 바뀐 셈이다. 그래가 설명되지 않은 이별을 겪고 있는 것이다. 어른은 상황을 이해하지만 아이는 그렇지 못한다. 왜 엄마가 떠났는지, 왜 나는 여기 남아 있어야 하는지 여러가지가 납득되지 않는 상태로 시간을 버텨야 하는 것이다. 그래가 처음에 파도를 싫어했던 이유도 단순하지 않다. 파도는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엄마를 떠나게 만든 원인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그래가 바다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 더 쉽지 않고 빠르지 않았던 것 같다. 억지로 좋아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물수제비를 뜨며 마음을 던져보는 정도에서 시작한다. 아이들이 감정을 회복하는 방식이 어른처럼 정리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작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지는 쪽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아의 존재는 그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서핑이라는 활동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다른 방식으로 버티고 있는 또래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수아 역시 자신의 상황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래에게 건네는 말들이 가볍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인 것 같다.

서핑 장면은 이 책의 핵심이다. 균형을 잡고, 기다리고, 타이밍을 보는 서핑의 전체 과정이 주인공 그래의 감정 상태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특히 ‘기다리는 일에도 중심이 필요하다’는 부분에서는 어른인 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 보면 당장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있는데, 그 시간을 버티는 힘도 결국은 균형에서 나온다는 걸 말하는 듯했다.

그래가 파도를 ‘유쾌한 파도 씨’라고 부르게 되는 변화도 의미 있게 느껴졌다. 환경이 바뀐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을 받아들이는 시선이 바뀐 결과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이야기가 전하는 건 단순하지 않을까. 각자에게는 각자의 파도가 있고, 그걸 대신 넘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 그래서 더 조용하고, 그래서 더 오래 남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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