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복을 그리는 아이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85
한현정 지음, 이로우 그림 / 시공주니어 / 2024년 4월
평점 :
이 책의 배경은 조선 후기다. 신분 제도가 있었던 그 당시 주인공 복동이는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나 천민이다. 천민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고, 주인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 복동이의 주인은 당대 최고의 도화선 화원이었다. 어깨너머로 그림을 접한 복동이는 자신 또한 그림에 흥미와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신분의 제약으로 인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지 못한다. 주인댁의 아들 원이 또한 복동이가 그림 그리는 것을 방해하고 막아선다. 하지만 복동이는 자신의 꿈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우연히 장터에서 만난 송노인의 그림에 반해 송노인을 찾아가 그림을 가르쳐 달라고 하며 화원이 되겠다는 자신의 꿈을 어떻게든 이뤄보려 노력한다.
아이는 이 책을 펴자마자 단숨에 읽어 내렸다. 재미있고 감동도 있다고 했다. 우선 자신의 불평등한 처지에 굴하지 않고 재능을 키워나간 복동이가 대견했고, 그를 막아서는 원이가 원망스럽다고 했다. 송노인이 복동이를 노비의 신분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에 고마움을 느끼기도 했다. 과거 불평등했던 상황에 분노했고, 너무하다며 같이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담을 넘은 아이>가 떠오르기도 했다. 신분이나 성별의 차별에 맞서 자신의 꿈을 접지 않고 헤쳐나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다 보면 나 또한 못 할 게 없지 않나 싶은 마음이 든다. 용기가 생긴다고 해야 할까.
역사적 배경을 통해 그 당시 사회 상황을 알 수 있는 부분도 유익했다. 세상이 변하고 사회가 달라짐에 따라 어떤 부분들이 달라졌는지 같이 생각해 보고, 달라진 상황 속에서도 존재하는 차별이 없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무엇보다 읽는 것 자체로 즐겁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다. 내용 속에 담긴 의미도 멋지지만 삽화와 글의 흐름 자체로도 멋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막 4학년이 된 아이도 술술 읽어나가는 거 보면 초등 중학년에게도 권하도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