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요 - 우리 DNA의 비밀
니콜라 데이비스 지음, 에밀리 서튼 그림, 박소연 옮김, 김정철 감수 / 달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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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국립과천과학관에 간 적이 있다. 그곳에서 바다표범과 DNA 서열이 가장 비슷한 동물을 찾는 활동을 했었는데, 그때 아이가 DNA가 무엇인지 물었다. 'DNA? 그거... 동물마다 비슷하지만 다르게 가지고 있는 건데... (또르르)'. 설명을 정확히 할 수 없음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믿고 있던 여러 개념들을 아이를 키우며 내가 정말 알고 있는 건지 의심하게 된다. 단순한 개념부터 복잡한 개념까지 아이에게 잘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 그때마다 인터넷이나 책을 찾아 질문에 답해주려고 하지만 일상생활에 쫓겨 놓치는 질문도 허다하다. 그럴 때마다 아쉬운 마음도 들고 아이에게 미안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이제 DNA가 무엇인지 나도 아이도 조금 단순하게 정리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몸이 작은 점의 크기일 때부터 생김새나 크기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암호로 가지고 있는 것.' 그것이 바로 DNA. 이렇게 사람마다 다르게 독특한 모습으로 조합된 DNA는 우리 몸을 어떻게 만들지 알려주는데, 이 모습을 '유전 암호'라 부르고 각각의 정보를 '유전자'라고 한다. 나의 유전자는 절반은 아빠에게, 나머지 절반은 엄마에게 받게 된다. 그래서 엄마, 아빠를 모두 닮게 된다. 유전자 조합이 다르기 때문에 형제라도 다른 생김새를 갖는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서로 유전 암호가 닮아있다. 서로 달라도 생명을 가진 커다락 가족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이와 같은 DNA, 유전자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게 읽었지만 책 초반에 소개된 여러 생명체들에 대한 정보에 큰 관심을 보였다. "브리슬콘 소나무는 연필만 하게 자라는 데 40년이 걸린대, 그렇게 4천 년 넘게 산대. 깊은 바다에 사는 쿼호그 조개는 손바닥만 해지는 데 500년이나 걸린대. 리프 카멜레온은 나뭇잎 아래 숨어 살아야 해서 다 커도 성냥개비보다 크게 자라지는 않는대." 이름조차 생소한 여러 생명체들의 이름을 단숨에 읊으며 그 생명체들의 특이점을 줄줄 읊었다. (들으면서 나도 신기했다.) 이렇듯 각각의 생명체가 지닌 특이점들을 DNA에서 기인한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설명하기 녹록지 않은 개념을 책을 통해 보다 간결하게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이런 유익한 책들이 더 많이 세상에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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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만약에 잘웃는아이 12
에밀리 킬고어 지음, 조 퍼시코 그림, 신수진 옮김 / 다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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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라면서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 건 아이가 아니라 나였음을 깨닫는 요즘이다. 일상이 익숙해지고 예상을 뒤엎는 상황은 자주 벌어지지 않음에도 아이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만약에 밖에서 화장실 가고 싶은데 화장실이 없으면 어떡해?', '만약에 밖에 나갔는데 목이 말라. 그런데 근처에 편의점이 없으면 어떡해?', '털신 신고 싶긴 한데, 만약에 신고 나갔다가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지면 어떡해?'. 이런 '만약에'들의 나열에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면서도, 왜 일어나지 않을 일까지 걱정하지 싶으면서도, 나 또한 범위는 다르지만 일어나지 않을 '만약에'를 가정한 나쁜 상황들을 미리 상상하고 걱정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이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아이에게 이런 부정적인 '만약에' 증상(?)들이 보이던 때, 반가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 코라 역시 '만약에'로 상상하는 안 좋은 상황들을 걱정하느라 긴장하고 불편하고 불안하다. 만약에 강아지가 집을 나가면 어떡하지?, 만약에 숙제한 걸 집에 놓고 오면 어떡하지?, 만약에 태양이 빛을 잃으면 어떡하지?(오 마이 갓!). 이런 '만약에'들 때문에 코라는 상황을 즐기지 못한다. 다른 친구들처럼 즐겁게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피아노 연주회를 앞두고 더 거대하고 다양한 '만약에'들이 찾아왔다. 수많은 '만약에'들이 등장해 코라를 더더욱 초라한 존재로 만들고 있을 때 친구 스텔라가 등장한다. 스텔라는 코라에게 '만약에' 뒤에 나쁜 상황이 아닌 좋은 일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 '만약에 스텔라가 나를 도와준다면 어떨까?', '만약에 내가 지금까지 연습했던 것보다 피아노를 훨씬 잘 치면 어떨까?'라고 말이다. 긍정적인 생각들은 '부정적인 만약에'들을 떨궈주고, 결국 코라는 스텔라와 좋은 친구가 된다.

 

 

어찌 보면 당연하고 단순한 이치인데, 책을 읽고 '맞아! 이럴 수도 있지! 좋은 상황이 올 수도 있잖아!'라고 조금은 놀랐다. 만약에 뒤에 나쁜 상황이 오면 끝말은 '어떡하지'가 되지만, 좋은 상황이 오면 그 말은 '어떨까'로 바뀐다. 다가올 상황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기대와 설렘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아이가 만약을 가정해 좋지 않은 상황을 이야기하며 걱정할 때, 그런 상황보다는 그 반대로 이런 좋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해줄 수 있게 되었다. 밖에 나가서 목이 마른데 물이 없으면 어떡하냐는 아이의 말에,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럴 땐 근처에 편의점을 찾으면 된다 편의점이 가까이 없을 수도 있고 급해서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의외로 몰랐던 슈퍼나 매점을 발견할 수도 있고 어쩌면 이 기억이 탐험을 나선 것 같은 추억이 될 수도 있다고 말이다. 아이도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긍정적인 상황을 떠올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엄청난 발전이고 발견이다! 그만큼 이 책이 큰 도움을 주었다. 긍정의 세계로 이끄는 반가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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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플래닛 I LOVE 그림책
리니에르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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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이는 본인이 잠들면 낮에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들이 그들만의 세상을 펼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의 영향 때문인 것 같은데, 아닌 것 같으면서도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눈치다. 자러 들어가기 전에 레고들을 침대에 똑바로 눕히며 돌아다니지 말라고 말하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런 이야기이다. 소녀가 잠들면 하루 종일 소녀와 함께 했던 인형 플래닛은 자기만의 삶을 꾸리러 일어난다. 강아지와 친구가 되어 어울리고, 쿠키를 꺼내 먹는다. 생쥐를 만나 세상에서 가장 큰 쿠키를 보러 나무 위로 힘차게 뛰어오른다(혹은 던져진다.) 강아지, 생쥐와 모험 아닌 모험을 끝내면 다시 잠자리로 돌아와 인형 플래닛으로 돌아간다. 이야기 자체만 놓고 보면 크게 특이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끼는데 그 이유는 플래닛이 던지는 말들 때문일 것이다. 무서울 땐 무서움을 인정하고, 친구의 조금은 격한 장난에도 즐거웠다며 친구를 토닥이는 그런 따뜻한 캐릭터이기 때문일 것이다. 쿠키 한 조각도 나누어 먹고, 모두가 하나의 우주임을 받아들이는 세상 작은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이 책을 좋아했다. 자기도 책을 만들겠다며 비슷한 그림과 제목을 붙이기까지 했다.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하는 건 슈퍼 영웅 히어로가 아니라, 나와 비슷한 혹은 나보다 작거나 약하지만 순수하면서도 중심을 잘 잡고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눈을 감으면 펼쳐지는 신비하고도 정감 가는 세상이 그림책을 통해 우리의 낮 동안에도 이어지길 바라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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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누르면 안 돼! 크리스마스에도 절대로 안 돼!
빌 코터 지음, 이정훈 옮김 / 북뱅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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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도 흥미가 저절로 샘솟는다. 절대로 누르면 안 된다니! 더 누르고 싶어진다.

 

게다가 크리스마스라니! 산타 모자를 쓰고 지붕 위에 올라가 있는 래리의 저 빨간 버튼을 누구라고 누르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이 책은 기존에 출간되어 있는 절대로 누르면 안 돼!, 절대로 만지면 안 돼!와 비슷한 맥락을 취하고 있다.

 

금기를 깨트리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는 제목과 소재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건드린다.

 

누르지 말라고 하면 더 누르고 싶고, 만지지 말라고 하면 더 만지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니 말이다.

 

 

아이는 이 책을 받자마자 우선 크리스마스 소재라는 것에 즐거워했다.

 

11월이 얼른 지나가고 빨리 12월이 왔으면, 12월이 빨리 와서 크리스마스가 빨리 다가왔으면,

 

크리스마스에 자기가 원하는 선물을 잔뜩 받았으면 하는 기대로 부푼 아이를 더욱 설레고 기대하게 만들었다.

 

 

부푼 기대를 안고 표지를 열고 아이는 그림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누르지 말라는 버튼을 처음 몇 번은 정말로 누르지 않았다. 그러다 딱 한 번만 살짝 눌러보라는 래리의 말에 어찌나 버튼을 눌러대던지.

 

래리가 초록색으로 변하자 놀라고, 빨간 버튼이 루돌프 코로 바뀌자 아이의 표정 또한 더욱 환하게 바뀌었다.

 

책을 흔들면 눈이 내린다는 페이지에서는 그림책을 엄청난 속도로 흔들었고,

 

누가 먼저 버튼을 누르는지, 누가 더 빠르게 여러 번 버튼을 누르는지 겨루기도 했다.

 

 

이 그림책은 단순히 읽고, 감동받고, 책장을 덮는 그런 유의 책이 아니다.

 

래리가 정말 옆에 있는 듯한 착각 속에, 래리의 안내를 따라 책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그림책이다.

 

래리와 함께 하는 모험은 하지 말라는 금기를 깨트리는 건전한 희열의 감정을 알게 해주고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은 아이의 웃음 버튼을 계속 자극한다.

 

보는 내내 깔깔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았으니 말이다.

 

말 그래도 크리스마스에 보면 좋을,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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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베이커리
임수현 지음, 최유정 그림 / 발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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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다! 빵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부드럽고 달고 고소하고. 아이와 나 모두 빵을 자주 먹는다. 바쁜 아침 식사 대신 빵을 먹기도 하고, 하원 길 빵집에 들러 서로 고른 빵을 간식으로 먹기도 한다. 아이는 설탕이 듬뿍 묻은 꽈배기를 좋아하고, 나는 짭짤한 소시지 빵을 좋아한다. (그러고 보니 이 책에 소시지 빵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런!) 빵집에 가서 이런저런 빵을 구경하며 아이는 즐거워한다. 바게트 빵을 가리키며 이것 좀 보라고, 빵이 엄청나게 길다고 웃는다. 꽈배기를 먹을지 단팥 도넛을 먹을지 고민하기도 하고, 가끔은 바삭하고 쫀득한 마카롱을 고르기도 한다. 그러보면 빵집에 빵 종류가 정말 엄청나게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다양한 빵에 빗대어 친구와의 우정을 이야기하는 책! 이 책이 바로 그 책이다.

 

 

친구는 꽈배기다. 마음과 마음을 돌돌 말아 함께 있으니까.

 

친구는 식빵이다.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식빵처럼 언제 보아도 질리지 않는 거다.

 

친구는 밀푀유다. 친구와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 겹겹이 쌓여 더 깊고 진해진다.

 

친구는 소보로빵이다. 겉은 울퉁불퉁해도 속은 부드러운 소보로빵처럼 겉만 보고 알 수 없다. 서로를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

 

 

이처럼 다양한 빵에 친구와의 우정을 빗대어 짧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책에서 빵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하면 너무 심한 과장일까. 처음부터 끝까지 보드랍고 포근한 빵을 만지고 있는 기분이었다. 친구와의 우정을 이야기한 것도 의미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러스트가 예쁘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예쁜 게 아니라 정말 빵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

 

 

아이가 이 책을 통해 친구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어떤 존재가 친구인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더불어 빵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 되겠지. 빵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 없다고 생각한다,는 조금 빗나간 마무리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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