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만약에 잘웃는아이 12
에밀리 킬고어 지음, 조 퍼시코 그림, 신수진 옮김 / 다림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가 자라면서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 건 아이가 아니라 나였음을 깨닫는 요즘이다. 일상이 익숙해지고 예상을 뒤엎는 상황은 자주 벌어지지 않음에도 아이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만약에 밖에서 화장실 가고 싶은데 화장실이 없으면 어떡해?', '만약에 밖에 나갔는데 목이 말라. 그런데 근처에 편의점이 없으면 어떡해?', '털신 신고 싶긴 한데, 만약에 신고 나갔다가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지면 어떡해?'. 이런 '만약에'들의 나열에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면서도, 왜 일어나지 않을 일까지 걱정하지 싶으면서도, 나 또한 범위는 다르지만 일어나지 않을 '만약에'를 가정한 나쁜 상황들을 미리 상상하고 걱정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이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아이에게 이런 부정적인 '만약에' 증상(?)들이 보이던 때, 반가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 코라 역시 '만약에'로 상상하는 안 좋은 상황들을 걱정하느라 긴장하고 불편하고 불안하다. 만약에 강아지가 집을 나가면 어떡하지?, 만약에 숙제한 걸 집에 놓고 오면 어떡하지?, 만약에 태양이 빛을 잃으면 어떡하지?(오 마이 갓!). 이런 '만약에'들 때문에 코라는 상황을 즐기지 못한다. 다른 친구들처럼 즐겁게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피아노 연주회를 앞두고 더 거대하고 다양한 '만약에'들이 찾아왔다. 수많은 '만약에'들이 등장해 코라를 더더욱 초라한 존재로 만들고 있을 때 친구 스텔라가 등장한다. 스텔라는 코라에게 '만약에' 뒤에 나쁜 상황이 아닌 좋은 일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 '만약에 스텔라가 나를 도와준다면 어떨까?', '만약에 내가 지금까지 연습했던 것보다 피아노를 훨씬 잘 치면 어떨까?'라고 말이다. 긍정적인 생각들은 '부정적인 만약에'들을 떨궈주고, 결국 코라는 스텔라와 좋은 친구가 된다.

 

 

어찌 보면 당연하고 단순한 이치인데, 책을 읽고 '맞아! 이럴 수도 있지! 좋은 상황이 올 수도 있잖아!'라고 조금은 놀랐다. 만약에 뒤에 나쁜 상황이 오면 끝말은 '어떡하지'가 되지만, 좋은 상황이 오면 그 말은 '어떨까'로 바뀐다. 다가올 상황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기대와 설렘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아이가 만약을 가정해 좋지 않은 상황을 이야기하며 걱정할 때, 그런 상황보다는 그 반대로 이런 좋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해줄 수 있게 되었다. 밖에 나가서 목이 마른데 물이 없으면 어떡하냐는 아이의 말에,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럴 땐 근처에 편의점을 찾으면 된다 편의점이 가까이 없을 수도 있고 급해서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의외로 몰랐던 슈퍼나 매점을 발견할 수도 있고 어쩌면 이 기억이 탐험을 나선 것 같은 추억이 될 수도 있다고 말이다. 아이도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긍정적인 상황을 떠올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엄청난 발전이고 발견이다! 그만큼 이 책이 큰 도움을 주었다. 긍정의 세계로 이끄는 반가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