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문화의 기둥 그리스와 로마 알록달록 첫 세계사 5
박선희.이성호 지음, 정인성.천복주 그림 / 상상정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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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또 읽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 여러 이름들을 술술 읊으며 그들의 일화를 나에게 종알대며 이야기할 때의 반짝이던 눈빛. 그리스 로마의 신화도 유익하고 재미있지만 그것들을 바탕으로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 이야기를 접하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접하게 된 책이다. 하늘(신)의 이야기를 이제 땅(역사)로 가지고 내려와 접목시켜보면 좋지 않을까.

이 책은 상상정원 출판사의 '알록달록 첫 세계사' 시리즈 중 다섯 번째 권이다. 유럽 문화의 중축을 이루는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 우선 내가 이 책을 보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림이다. 삽화가 색이 선명하면서도 내용을 함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글을 먼저 읽고 그림을 찬찬히 살펴본다면 내용을 받아들이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폴리스(작은 도시 국가)를 중심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그리스 문명을 시작으로 가장 유명했던 폴리스인 아테나와 스파르타의 이야기, 올림픽의 기원, 아테네의 철학자들, 알렉산드로스가 퍼트린 그리스의 문명 등 그리스의 역사를 순차적으로 설명해 준다. 로마 또한 아기일 때 버려져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쌍둥이가 세웠다는 이야기 즉 기원부터 순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설명이 나열되어 있다 보니 처음 세계사를 접한다거나 그리스 로마 문화에 관심이 크게 없는 경우 읽어 나가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의 관심사는 언제나 바뀌는 법이기에, 유럽 문명이나 그리스 로마 문명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이것저것 들춰본 아이라면 읽은 적 있거나 들어본 적 있는 내용을 포함해 문명의 발달 순서로 중심 내용이 정리되어 있는 이 책을 정리 용도로 읽으면 딱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읽으며 알고 있던 내용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었다. 물론 몰랐던 새로운 내용들도 접하고 말이다. 앞권들도 읽어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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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의 세이지 - SF오디오스토리어워즈 수상작품집
본디소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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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특하다. 기획의도도 소재도 일반적이지 않다. 밀리의 서재와 다산북스가 오디오 콘텐츠(오디오 북)으로 만들 수 있는 중단편 SF 소설 발굴을 위해 'SF오디오스토리어워즈'라는 공모전을 만들었고, 그 공모전에 당선된 6편의 작품을 실은 책이다.

책은 종이로 접해야 책과 읽는 독자(나) 사이에 관계가 깊어지는 느낌을 받는지라, 개인적으로 e book을 선호하지 않는다. 왜일까. 왜 종이로 접해야 더 친근하고 안정적으로 느껴질까.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기 때문일까. 그것보다는 만져지는 무언가, 잡히는 무언가, 내 곁에 실물로 존재하는 무언가에 대한 애정이나 마음이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책 혹은 독서활동이라는 콘텐츠의 영역도 그 속도에 발맞추고 있다. 오디오북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활자를 읽을 시간이 없거나, 읽을 수 없는 환경이 아니거나 등등 여러 이유로 오디오북이 활용되고 있고 이는 반가운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오디오북에 대한 경험이 없는 내게 이 책은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는 문과 같은 역할이었다.

오디오북도 낯선데 소재가 SF라니.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작고 작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우선 책의 꼭지들을 모두 단편 드라마나 영화로 확장 가능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고 소재도 신선하다.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기보다 이미 나와있는 소재도 조금 다른 시선으로 풀어냈기에 기존과 다르게 다가왔다.) 6편의 단편 중 독자 투표와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우수상으로 선정된 「온 세상의 세이지」만 봐도 이를 충분히 알 수 있다.

우선 '세이지'. 꽃 이름인가 싶었던 세이지는 사람의 이름이었다.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사람. 그런 세이지가 만든 가상현실 속에서 모든 것은 세이지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온 세상의 세이지」를 다 읽고 나면 그제야 제목의 의미가 깊게 다가온다. 가상현실이라는 소재 자체는 이미 흔할 수 있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나면 가상현실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질 것이다. 가상현실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그것 하나 타인의 내면 그 자체일 수도 있고, 그렇기에 우리는 모두 우리만의 현실 속에서 살아나가고 있는 것일 수 있다. VR로 구현되는 가상현실이 내게 무엇을 남기는가. 어떤 의미인가. 이런 것들보다는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현실이, 즉 어떤 세상이 되어주는지 생각해 보게 한달까. 소재가 SF라고 해서 과학적인 소재와 신기한 이야기들이 나열되는 게 아닌, 그 속에서 인간인 우리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경험들을 하게 되는지 보여줌으로써 공감하고 마음을 울린다. 그렇기에 「온 세상의 세이지」를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눈가가 찡해졌던 것일테다.

다른 사람의 세상을 게임팩으로 접할 수 있는 미래. 그것이 축복인지 '사현'처럼 다이브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뒤돌아서야 하는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이끄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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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아내로만 살 뻔했다 - 더 큰 나를 만드는 심리학의 힘
박서윤 지음 / 유노라이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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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과 졸업, 취업을 통한 본격적인 사회생활의 시작 등등 인생의 전환점이라 할 만한 상황들이 있다. 하지만 그중에도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키는 건 '결혼'이 아닐까 싶다. 사는 터전도 바뀌고, 함께 생활하는 사람(?)도 바뀐다. (기숙사 생활이나 타지 생활로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혼의 경우 그 상대를 바꾸는 일이 룸메이트를 바꾸는 일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 특히 아내 입장의 경우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뀐다. 남녀 성별의 역할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고, 남성의 가사 참여율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들도 많다. 나의 경우 우선 엄마가 챙기던 식사를 직접 챙겨야 했다. 결혼 전에 무언가 요리를 해서 밥을 먹은 경험이 없는 내가 간단하게라도 반찬을 만들어야 하고 다음 끼니에는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아이를 낳은 후에는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다. 복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아이는 엄마의 손길이 필요했고, 남편과 나 둘 중에 한 명은 아이 곁에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 선택은 자연스레 내 몫이 되었다. 게다가 며느리 역할도 늘었다. 남편도 사위 역할이 늘었지만 사위의 역할과 며느리의 역할은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집에서 신경 쓰던 밥상을 시댁에 가서도 신경 써야 했고(사위는 처가 댁에 가서 무얼 먹어야 할지 고민이나 신경 쓰지 않는다.) 각종 집안 행사들에 관여해야 했다. 물론 이건 나의 상황이고, 결혼했다고 모두 이렇게 변하는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의 의사와 상관없거나 반대되는 선택이 결혼 전보다 훨씬 늘어난다는 건 장담할 수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 평생 다르게 살아온 남편과의 마찰은 그것이 작은 것일지라도 크게 다가온다. 나 또한 결혼 후 많은 감정을 느꼈지만, 왜인지 안정감이나 행복한 감정보다는 공허감이나 외로움, 절망감 같은 감정이 크게 다가왔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저자 또한 인생의 여러 고비(고난) 속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싶었고, 상황을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심리학 책들을 읽기 시작했고, 그 과정 중 자기 내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인정해야 함을 깨닫게 됐다.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감정 일기를 통해 내가 느낀 감정들과 그 감정으로 빚어진 상황을 조금은 냉철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마음속의 상처가 서서히 치유되었고 그 결과 타인과의 관계와 외적 상황 또한 편안하게 흘러갈 수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저자가 읽은 수많은 도서 중 적합한 도서가 추려져 있다는 것일 테다. 기존에 나와있는 여러 심리학 도서들이 비슷한 외침을 하고 있어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저자의 상황과 나의 상황을 빗대어 읽고 참고했던 도서의 요점을 흡수할 수 있어 좋았다.

자신의 마음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지 않으며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덜 외롭고 덜 절망스러울 것이다. 그만큼 타인에 대한 이해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느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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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달을 지켜 줘
정진호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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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그래픽 노블이다. 아이는 이 책을 다 읽고 눈가에 눈물이 고였었다. 어떤 내용이길래 저러나 싶었는데, 내가 읽어도 찡한 감동이 느껴진다.

푸른 화살 은하 제726 우주 탐사대 요원 '새로'는 블랙홀을 통과해 다른 은하계, 달에 착륙하게 된다. 달에서 보이는 푸른빛 지구를 '달'이라고, 본인이 착륙한 달이 '지구'라고 착각한 '새로'는 멀리 보이는 '달(지구)'를 사랑하게 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흐르는 새로의 달, 지구. 고장 난 우주선을 고쳐 푸른 화살 은하로 돌아가려던 찰나, 지구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전쟁이 일어났음을 직감한 새로는 자신의 아름다운 달인 지구를 구하기 위해 지구로 출동한다. 지구인들은 그런 새로의 우주선을 외계인의 침략이라 생각해 공격하고, 처음보다 더 망가진 모습으로 새로는 다시 달에 떨어진다. 하지만 그곳에는 새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우선 귀엽고 사랑스럽다. 토끼 모양의 외계인과 달 생명체들. 포악하고 폭력적인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지구인들은 서로 미사일을 날리고 전쟁을 계속한다. 외부에서 보면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마는 아름다운 행성에 살면서 그 안에서 서로를 파괴하려고 안달이다. (같은 지구인으로써 부끄러웠다.) 이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건 서로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지구를 사랑하는 새로, 그런 새로를 사랑하는 달 생명체, 거기에 과거 달에 불시착한 또 다른 푸른 화살 은하 우주 탐사대 '나므'까지 모두 지구를, 새로와 나므를, 달과 달 생명체를 사랑하고 있다.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그 마음에 아이는 눈물을 흘린 것이리라. 나 또한 서로의 해치는 전쟁은 그만두고 서로를, 심지어 외부 행성에 살고 있는 생명체까지 모두 사랑으로 감싸 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진호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더 찾아봐야겠단 생각도 함께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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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하루 : 오늘은 어디서 잘까? 어린이 지식 시리즈 3
돤장취이 스튜디오 지음, 김영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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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디에서 잘까?'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아이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포근한 보금자리인 우리의 집이 아이에겐 당연한 요소였다. 오늘은 어디에서 추위를 피할까, 오늘은 어디에서 안전하게 잠이 들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은 나의 아이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선사시대 원시인들은 어땠을까? 그들은 잠을 어디에서 잤을까? 잠은 편히 잘 수 있었을까? 야생 동물의 습격을 받진 않았을까? 여러 가지 궁금증이 따라올 때 읽으면 좋을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우선 판형이 크다. 페이지가 커서 원시인들 주변 환경이 눈에 크게 들어온다. 야생에 던져진 원시인들 캐릭터 각각의 상황을 살피는 재미도 있고(말풍선으로 표현하고 있어 만화 같은 느낌 덕분에 아이가 더 흥미롭게 읽는다.) 원시인들이 놓은 환경이 그대로 보인다. 비가 와도 피할 곳이 없고, 뱀이 옆에 있어도 그 안에서 보금자리를 찾아야 한다. 이 책은 또한 집의 발전 과정을 차례로 보여주면서 자연스레 인류의 진화 과정을 보여준다. '주거'라는 주제 속에 인간의 흐름이 어떤 식으로 흐르고, 환경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아이에게 물었다. 옛날 집이 없던 시절에 사람들은 어디에서 살았을까? 나의 대답도 '동굴' 정도로 한정되었고 아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이가 이 책을 읽은 뒤 "엄마, 동굴 안에 다른 맹수가 살고 있으면 그 맹수랑 싸워서 쫓아내야 그 동굴에서 잘 수 있었대."라고 말하는 아이를 보며 '맞네, 왜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 했지?'란 깨달음(?)도 있었다. 그만큼 과거의 주거 환경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의 기준으로 봐도, 그 당시에도 열악하기 그지없던 상황 속에서도 인간은 보다 낫고 보다 편안한 삶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의 발전이 결국 과거의 여러 시도와 희생을 발판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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