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달을 지켜 줘
정진호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그래픽 노블이다. 아이는 이 책을 다 읽고 눈가에 눈물이 고였었다. 어떤 내용이길래 저러나 싶었는데, 내가 읽어도 찡한 감동이 느껴진다.

푸른 화살 은하 제726 우주 탐사대 요원 '새로'는 블랙홀을 통과해 다른 은하계, 달에 착륙하게 된다. 달에서 보이는 푸른빛 지구를 '달'이라고, 본인이 착륙한 달이 '지구'라고 착각한 '새로'는 멀리 보이는 '달(지구)'를 사랑하게 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흐르는 새로의 달, 지구. 고장 난 우주선을 고쳐 푸른 화살 은하로 돌아가려던 찰나, 지구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전쟁이 일어났음을 직감한 새로는 자신의 아름다운 달인 지구를 구하기 위해 지구로 출동한다. 지구인들은 그런 새로의 우주선을 외계인의 침략이라 생각해 공격하고, 처음보다 더 망가진 모습으로 새로는 다시 달에 떨어진다. 하지만 그곳에는 새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우선 귀엽고 사랑스럽다. 토끼 모양의 외계인과 달 생명체들. 포악하고 폭력적인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지구인들은 서로 미사일을 날리고 전쟁을 계속한다. 외부에서 보면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마는 아름다운 행성에 살면서 그 안에서 서로를 파괴하려고 안달이다. (같은 지구인으로써 부끄러웠다.) 이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건 서로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지구를 사랑하는 새로, 그런 새로를 사랑하는 달 생명체, 거기에 과거 달에 불시착한 또 다른 푸른 화살 은하 우주 탐사대 '나므'까지 모두 지구를, 새로와 나므를, 달과 달 생명체를 사랑하고 있다.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그 마음에 아이는 눈물을 흘린 것이리라. 나 또한 서로의 해치는 전쟁은 그만두고 서로를, 심지어 외부 행성에 살고 있는 생명체까지 모두 사랑으로 감싸 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진호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더 찾아봐야겠단 생각도 함께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시인의 하루 : 오늘은 어디서 잘까? 어린이 지식 시리즈 3
돤장취이 스튜디오 지음, 김영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은 어디에서 잘까?'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아이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포근한 보금자리인 우리의 집이 아이에겐 당연한 요소였다. 오늘은 어디에서 추위를 피할까, 오늘은 어디에서 안전하게 잠이 들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은 나의 아이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선사시대 원시인들은 어땠을까? 그들은 잠을 어디에서 잤을까? 잠은 편히 잘 수 있었을까? 야생 동물의 습격을 받진 않았을까? 여러 가지 궁금증이 따라올 때 읽으면 좋을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우선 판형이 크다. 페이지가 커서 원시인들 주변 환경이 눈에 크게 들어온다. 야생에 던져진 원시인들 캐릭터 각각의 상황을 살피는 재미도 있고(말풍선으로 표현하고 있어 만화 같은 느낌 덕분에 아이가 더 흥미롭게 읽는다.) 원시인들이 놓은 환경이 그대로 보인다. 비가 와도 피할 곳이 없고, 뱀이 옆에 있어도 그 안에서 보금자리를 찾아야 한다. 이 책은 또한 집의 발전 과정을 차례로 보여주면서 자연스레 인류의 진화 과정을 보여준다. '주거'라는 주제 속에 인간의 흐름이 어떤 식으로 흐르고, 환경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아이에게 물었다. 옛날 집이 없던 시절에 사람들은 어디에서 살았을까? 나의 대답도 '동굴' 정도로 한정되었고 아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이가 이 책을 읽은 뒤 "엄마, 동굴 안에 다른 맹수가 살고 있으면 그 맹수랑 싸워서 쫓아내야 그 동굴에서 잘 수 있었대."라고 말하는 아이를 보며 '맞네, 왜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 했지?'란 깨달음(?)도 있었다. 그만큼 과거의 주거 환경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의 기준으로 봐도, 그 당시에도 열악하기 그지없던 상황 속에서도 인간은 보다 낫고 보다 편안한 삶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의 발전이 결국 과거의 여러 시도와 희생을 발판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마법사 쿠키와 일요일의 돈가스 바람어린이책 21
이승민 지음, 조승연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는 길에서 마주치는 강아지마다 귀엽다며 눈을 떼지 못한다.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고 싶다고도 했지만 생명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일이 단순한 일은 아니기에 아직은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는 강아지가 그려져있거나 등장하는 이야기 또한 좋아한다. 그러니 이 책도 웃으며 받아들 수밖에 없었다. '개'보다는 '강아지'를 좋아하긴 하지만 듣도 보도 못한 '개마법사'라니 흥미가 생길 수밖에.

강아지 '쿠키'는 사실 마법사다. 나이도 엄청 많다. 나이테가 250개인 느티나무가 자기가 새싹이었을 때도 이미 훌륭한 개마법사였다고 할 정도다. 이렇게 나이가 많고 그에 따라 마법 능력도 뛰어난 쿠키는 일요일마다 돈가스를 먹으러 간다. (돈가스는 남녀노소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음식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나 또한 어찌나 돈가스가 먹고 싶던지.) 유일하게 자신이 마법사라는 사실을 아는 '민지'라는 사람(?) 제자와 함께. 그런데 매주 가던 맛나 돈가스 가게 사장님이 이상하다. 돈가스 가게를 나와 보니 사람들도 이상하다. 다들 넋이 나간 듯,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다. 누군가 사람들의 기억을 한 입씩 먹어치워 마을을 혼란에 빠트린 것이다. 다른 사람의 기억을 먹으면 그만큼 마력이 강해진다. 마력도 덩치도 엄청나게 커진 마을 습격자를 개마법사 쿠키가 무찌를 수 있을까? 쿠키 또한 기억을 일부 잃어버리게 되는데, 마법을 잘 떠올려 사람들의 기억을 되돌릴 수 있을까?

이야기의 흐름이 지지부진하지 않고, 할머니 모습으로 변신한 강아지라는 설정도 귀여워 술술 읽히는 책이다. 만화를 좋아하는 초등학생 독자들을 위해 중간중간 만화 구성도 들어가 있다. 강아지 쿠키의 모습을 보면 씩씩해 보이면서도 동시에 연륜이 느껴져 그림을 살펴보는 재미 또한 있다. 강아지도 돈가스도 우리 주변에 흔한 소재이고 또한 싫어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들이라 읽기 전부터 호감도 생긴다. 접근이 쉽달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종종 마주하는 동네 강아지가 실은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친근한 소재로 유쾌하게 풀어간 책이라 추천한다. 이번 주 일요일에는 아이와 돈가스를 먹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족이지만 타인입니다 - 조금 멀찍이 떨어져 마침내, 상처의 고리를 끊어낸 마음 치유기
원정미 지음 / 서사원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자 태어나서 혼자 자라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의 양육과 도움 없이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부모를 선택하지 못한다. 가부장적인 부모, 자상한 부모, 부자인 부모, 가난한 부모 등 같은 모습의 사람이 없듯 같은 모습의 부모 또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부모에게 어떤 부분을 물려받을 것인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서 내가 본받을 것과 바꾸어야 할 것을 생각하고 판단할 수는 있으리라.

내가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예전 나의 엄마에게서 보였던 모습을 나에게서 발견할 때가 있다. 그 발견이 기쁘게 다가올 때도 있고 불쾌하게 다가올 때도 있다. 닮지 말아야지 다짐했던 모습들을 그대로 하는 내 모습을 볼 때면 무언가 좌절감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누구나 부모와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지지를 받기도 한다. 어떤 기억은 마음의 영양분이 되어 우리를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어떤 기억은 상처로 남아 다른 인간관계를 힘들게 한다. 생존이라는 중대한 부분으로 엮여있지만, 부모와 내가 다른 개별적인 존재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내 마음이 입은 상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로 인해 나에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분명하게 파악해야 나의 아이에게 같은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이 어렸을 적 겪었던 가족들의 무심함, 차별, 억압 등을 예를 들어 보여준다. 공감 가는 장면이 많았다. 고생하는 부모를 위해 스스로 착한 아이가 되어야 했던 점, 오빠와의 남녀 차별로 모욕적인 언행을 감수한 점 등등 주변을 돌아봐도 흔하게 있는 상황이라 더 안타까웠다. 그런 저자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자신 내면의 문제를 마주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지금은 세 명의 자녀를 더 올바르게 키우고 있다. 가족이라 더 가깝고, 그렇기에 더 큰 상처를 남긴다. 상처의 고리를 내가 끊어야 나의 자녀는 보다 안정적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이 증인이 되어 설명한다.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많이 읽었다. 그 책들의 요지도 나의 내면을 돌아보고,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살아가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60년대 부모를 두고 80년대에 태어난 나의 세대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았고, 그래서인지 작가의 어린 시절이 내 어린 시절 같았으며, 결과적으로 제시하는 제안이 전문적이라 깊이 공감하고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마음에 어두운 면이 고개를 들 때 꺼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나의 어두운 마음을 자녀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좀비 만두
안영은 지음, 두순 그림 / 머스트비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인류가 발명한 최악의 발명품이 냉장고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냉장고 덕분에 음식과 음식의 재료들을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되면서 사람들은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소비하게 되고, 그만큼 낭비하게 돼서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냉장고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먹고 남은 음식들을 보관하기도 하지만 시원한 과일과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은 포기할 수 없다. 결론은 필요한 만큼 사고, 산 재료들은 알뜰히 소비해 냉장고를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좀비 만두'가 탄생하는 걸 보고 싶지 않으면 말이다!

냉장고 특히 냉동실에는 정말 추억의 소재가 되는 음식들이 많이 들어있다. (그만큼 언제 먹었는지, 언제 꺼내 먹을 건지 알 수 없단 의미기도 하겠다.) 특히나 예전에는 비닐봉지에 그것도 까만 비닐봉지에 담아 넣어놓으면 뭐가 뭔지 알 수도 없고, 쉽게 건드리거나 정리하기도 어려웠다. 이런 상황이 이 책의 배경이 된다. 고장 난 냉장고를 열었다가 냉동실에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여러 음식들이 좀비화되면서 냉장고 밖으로 나온다. 주인공 '소라'는 오빠 '대찬'과 합세해 좀비가 된 음식들을 무찌른다.

이 책은 남매의 애정과 추억에 관한 이야기다. 단순히 무서운 호러 동화는 아니다. 어렸을 적에는 같이 놀기도 하고 장난도 치던 오빠와 소라의 관계가 오빠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달라졌고, 냉장고 고장 사건을 계기로 예전처럼 한 팀이 되는 시간을 경험하는 이야기. 서로를 걱정하고 위하는 마음이 중간중간 느껴졌다. 더불어 음식물들이 냉장고에서 어떻게 방치(?) 되는지도 보여준다. 먹고 싶어 주문했지만 생각만큼 많이 먹지 못한 배달음식, 준비한 식재료가 아닌 다른 음식이 먹고 싶어 냉동실로 들어가게 된 것들. 모두 다 일상에서 흔히 겪는 상황이라 공감도 되고, 앞으로는 가급적 냉동실에 넣지 말자고 넣게 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꺼내서 소비해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서 묘사된 좀비처럼 변해버린 음식물들을 마주하고 싫으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