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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마법사 쿠키와 일요일의 돈가스 ㅣ 바람어린이책 21
이승민 지음, 조승연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10월
평점 :

아이는 길에서 마주치는 강아지마다 귀엽다며 눈을 떼지 못한다.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고 싶다고도 했지만 생명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일이 단순한 일은 아니기에 아직은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는 강아지가 그려져있거나 등장하는 이야기 또한 좋아한다. 그러니 이 책도 웃으며 받아들 수밖에 없었다. '개'보다는 '강아지'를 좋아하긴 하지만 듣도 보도 못한 '개마법사'라니 흥미가 생길 수밖에.
강아지 '쿠키'는 사실 마법사다. 나이도 엄청 많다. 나이테가 250개인 느티나무가 자기가 새싹이었을 때도 이미 훌륭한 개마법사였다고 할 정도다. 이렇게 나이가 많고 그에 따라 마법 능력도 뛰어난 쿠키는 일요일마다 돈가스를 먹으러 간다. (돈가스는 남녀노소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음식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나 또한 어찌나 돈가스가 먹고 싶던지.) 유일하게 자신이 마법사라는 사실을 아는 '민지'라는 사람(?) 제자와 함께. 그런데 매주 가던 맛나 돈가스 가게 사장님이 이상하다. 돈가스 가게를 나와 보니 사람들도 이상하다. 다들 넋이 나간 듯,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다. 누군가 사람들의 기억을 한 입씩 먹어치워 마을을 혼란에 빠트린 것이다. 다른 사람의 기억을 먹으면 그만큼 마력이 강해진다. 마력도 덩치도 엄청나게 커진 마을 습격자를 개마법사 쿠키가 무찌를 수 있을까? 쿠키 또한 기억을 일부 잃어버리게 되는데, 마법을 잘 떠올려 사람들의 기억을 되돌릴 수 있을까?
이야기의 흐름이 지지부진하지 않고, 할머니 모습으로 변신한 강아지라는 설정도 귀여워 술술 읽히는 책이다. 만화를 좋아하는 초등학생 독자들을 위해 중간중간 만화 구성도 들어가 있다. 강아지 쿠키의 모습을 보면 씩씩해 보이면서도 동시에 연륜이 느껴져 그림을 살펴보는 재미 또한 있다. 강아지도 돈가스도 우리 주변에 흔한 소재이고 또한 싫어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들이라 읽기 전부터 호감도 생긴다. 접근이 쉽달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종종 마주하는 동네 강아지가 실은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친근한 소재로 유쾌하게 풀어간 책이라 추천한다. 이번 주 일요일에는 아이와 돈가스를 먹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