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지만 타인입니다 - 조금 멀찍이 떨어져 마침내, 상처의 고리를 끊어낸 마음 치유기
원정미 지음 / 서사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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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태어나서 혼자 자라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의 양육과 도움 없이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부모를 선택하지 못한다. 가부장적인 부모, 자상한 부모, 부자인 부모, 가난한 부모 등 같은 모습의 사람이 없듯 같은 모습의 부모 또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부모에게 어떤 부분을 물려받을 것인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서 내가 본받을 것과 바꾸어야 할 것을 생각하고 판단할 수는 있으리라.

내가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예전 나의 엄마에게서 보였던 모습을 나에게서 발견할 때가 있다. 그 발견이 기쁘게 다가올 때도 있고 불쾌하게 다가올 때도 있다. 닮지 말아야지 다짐했던 모습들을 그대로 하는 내 모습을 볼 때면 무언가 좌절감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누구나 부모와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지지를 받기도 한다. 어떤 기억은 마음의 영양분이 되어 우리를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어떤 기억은 상처로 남아 다른 인간관계를 힘들게 한다. 생존이라는 중대한 부분으로 엮여있지만, 부모와 내가 다른 개별적인 존재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내 마음이 입은 상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로 인해 나에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분명하게 파악해야 나의 아이에게 같은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이 어렸을 적 겪었던 가족들의 무심함, 차별, 억압 등을 예를 들어 보여준다. 공감 가는 장면이 많았다. 고생하는 부모를 위해 스스로 착한 아이가 되어야 했던 점, 오빠와의 남녀 차별로 모욕적인 언행을 감수한 점 등등 주변을 돌아봐도 흔하게 있는 상황이라 더 안타까웠다. 그런 저자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자신 내면의 문제를 마주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지금은 세 명의 자녀를 더 올바르게 키우고 있다. 가족이라 더 가깝고, 그렇기에 더 큰 상처를 남긴다. 상처의 고리를 내가 끊어야 나의 자녀는 보다 안정적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이 증인이 되어 설명한다.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많이 읽었다. 그 책들의 요지도 나의 내면을 돌아보고,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살아가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60년대 부모를 두고 80년대에 태어난 나의 세대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았고, 그래서인지 작가의 어린 시절이 내 어린 시절 같았으며, 결과적으로 제시하는 제안이 전문적이라 깊이 공감하고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마음에 어두운 면이 고개를 들 때 꺼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나의 어두운 마음을 자녀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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