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만두
안영은 지음, 두순 그림 / 머스트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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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인류가 발명한 최악의 발명품이 냉장고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냉장고 덕분에 음식과 음식의 재료들을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되면서 사람들은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소비하게 되고, 그만큼 낭비하게 돼서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냉장고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먹고 남은 음식들을 보관하기도 하지만 시원한 과일과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은 포기할 수 없다. 결론은 필요한 만큼 사고, 산 재료들은 알뜰히 소비해 냉장고를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좀비 만두'가 탄생하는 걸 보고 싶지 않으면 말이다!

냉장고 특히 냉동실에는 정말 추억의 소재가 되는 음식들이 많이 들어있다. (그만큼 언제 먹었는지, 언제 꺼내 먹을 건지 알 수 없단 의미기도 하겠다.) 특히나 예전에는 비닐봉지에 그것도 까만 비닐봉지에 담아 넣어놓으면 뭐가 뭔지 알 수도 없고, 쉽게 건드리거나 정리하기도 어려웠다. 이런 상황이 이 책의 배경이 된다. 고장 난 냉장고를 열었다가 냉동실에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여러 음식들이 좀비화되면서 냉장고 밖으로 나온다. 주인공 '소라'는 오빠 '대찬'과 합세해 좀비가 된 음식들을 무찌른다.

이 책은 남매의 애정과 추억에 관한 이야기다. 단순히 무서운 호러 동화는 아니다. 어렸을 적에는 같이 놀기도 하고 장난도 치던 오빠와 소라의 관계가 오빠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달라졌고, 냉장고 고장 사건을 계기로 예전처럼 한 팀이 되는 시간을 경험하는 이야기. 서로를 걱정하고 위하는 마음이 중간중간 느껴졌다. 더불어 음식물들이 냉장고에서 어떻게 방치(?) 되는지도 보여준다. 먹고 싶어 주문했지만 생각만큼 많이 먹지 못한 배달음식, 준비한 식재료가 아닌 다른 음식이 먹고 싶어 냉동실로 들어가게 된 것들. 모두 다 일상에서 흔히 겪는 상황이라 공감도 되고, 앞으로는 가급적 냉동실에 넣지 말자고 넣게 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꺼내서 소비해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서 묘사된 좀비처럼 변해버린 음식물들을 마주하고 싫으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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