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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구출 대작전 암호명 바나나 ㅣ 데이비드 윌리엄스 시리즈
데이비드 월리엄스 지음, 토니 로스 그림, 박정화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3년 5월
평점 :

이 책의 저자는 '데이비드 윌리엄스'이다. 『할머니는 도둑』, 『억만장자 소년』, 『무시무시한 고모』, 『할아버지의 위대한 탈출』, 『악마 치과 의사』, 『스타가 된 스팅크 아저씨』 등을 지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데, 나는 『고릴라 구출 대작전 암호명 바나나』 이 책으로 처음 접했다. 책을 읽고 난 뒤 왜 베스트셀러 작가인지 알 수 있었다. 이야기의 배경도, 인물의 특징도,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모두 단순하지 않고 깊이가 있다고 해야 할까.
이 책의 배경은 1940년,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시기다. 영국은 나치 독일과 1년이 넘게 전쟁을 벌이는 중이고, 매일 계속되는 나치의 공습과 폭격에 런던 시민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다. 주인공 '에릭' 또한 그렇다.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에릭은 할머니와 살면서 엄마의 삼촌인 시드 삼촌이 일하고 있는 동물원에 가는 것을 유일한 즐거움으로 삼고 있다. 동물원에서 만나게 된 '거드루트'라는 고릴라에게 애정을 쏟던 중 역시나 공습과 폭격이 이어지고, 에릭은 거드루트를 걱정하게 된다. 전쟁 중에 할머니마저 잃게 된 에릭은 시드 삼촌과 함께 하게 되고, 위험으로부터 거드루트를 구해내고자 시드 삼촌과 모험 아닌 모험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고릴라를 구출하는 게 목표였는데, 나중에는 나치군으로 부터 영국 전체를 구해야 하는 모험으로 이어지며 이야기는 더 흥미로워진다.
우선 본인도 전쟁의 피해로 다리가 없는 시드 삼촌을 보면 뭔가 마음이 찡해짐을 느꼈다. 무언가에 대한 결핍이 결핍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존재들을 더 포용하게 하는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에릭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를 잃고, 할머니를 잃은 에릭은 이제 겨우 11살이다. 갑작스러운 상실을 받아들이기에 너무 어린 나이임에도 힘든 상황 속에서 씩씩하게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를 지켜나가려는 모습이 용기 있게 다가왔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고, 서로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결국 삶을 긍정하는 태도는 어른인 나 또한 배울만한 점이었다.
이 책처럼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따뜻하고 마음 찡한 감동을 담고 있을 것 같기 때문에 데이비드 윌리엄스의 다른 책들도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