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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페이지 가계부
윤영애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22년 1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217/pimg_7400241883670534.jpg)
새해가 다가오면 항상 하는 일이 있다. 다이어리와 가계부를 준비하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시작과 끝이 똑같지는 않다. 일 년 동안 작성한 다이어리나 가계부를 연말에 들여다보며 다음 해를 기약하면 좋을 텐데, 나는 그렇게 해 본 기억이 없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완전히 반대되는 말이다.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항상 미약했다. 기록을 꾸준히 하지 못했고, 길어야 한 달 정도 열심히 적고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를 그만두기 일쑤였다. 이런 반복을 매년 하면서도 매년 다이어리와 가계부를 여전히 장만한다. 올해는 작년보다 나아져야지라는 마음만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리라.
가계부의 경우 다이어리보다 부담이 더 크다. 적으면서 후회도 해야 하고(후회를 당했다고 표현해야 하나, 과거의 내가 한 소비를 현재의 내가 적으며 자책하는 일이 잦다.) 수입에 따른 지출도 계획해야 한다. 계획대로 안 되면 자책과 더불어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아무 의식 없이 쓰던 돈을 계획에 맞춰 카드를 쓸 때마다 고민을 한 번씩 더 해야 하는데 그런 억압이 부담스럽게 다가와 금방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태도를 미래의 내가 칭찬할까 생각해 보면 당연히 아니다. 기대수명이 늘어나지만 그렇다고 일할 수 있는 연장선까지 늘어나는 건 아니다. 돈은 30년 정도 벌지만 그 돈으로 노후를 살아내야 한다. 지금의 나의 소비습관으로 가능할까? 모르겠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는 걸 일깨워주는 책이다. '모르겠다'는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가.
나는 그동안 가계부를 소비를 아끼고 저축을 늘린다는 의미로 접근했었다. 오늘의 지출을 적으며 쓸모없는 지출을 반성하고, 그 반성을 토대로 절약한 금액을 더 저축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내 인생의 전반적인 재무제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당장 눈앞의 돈을 아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자금 흐름을 파악해 인생 전반적인 선상에 놓고 배치와 배분을 잘해야 한다는, 보다 큰 그림을 들여다보게 해줬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료가 필요하고, 매일 3분 투자해 적는 가계부가 그 자료의 기반이 되어주는 것이다. 1년 적는다고 당장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1년 뒤에 과거의 나의 자금 흐름을 파악하고 싶을 때 큰 자산이 되어 줄 것이라는 점은 당연하다. 미래의 노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막연하다면 우선 이 책에 매일의 소비를 기록해 보면 된다. 그렇게 적은 기록이 훗날 나의 자금 흐름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에.
더불어 일 년 동안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점도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고정지출을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이라 수입에서 아예 배제해놓고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런 부분을 1년 뒤 한눈에 볼 수 있어 기대가 된다. 판형도 A4 사이즈라 적기에 시원시원하고 만년형이라 편리하다. 여러모로 2023년을 기대하게 하는 책이다. 내년에는 기필코 꾸준히 적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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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