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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브런치 - 원전을 곁들인 맛있는 인문학 ㅣ 브런치 시리즈 4
정시몬 지음 / 부키 / 201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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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는 원래 아침을 뜻하는 Breakfast와 점심을 뜻하는 Lunch의 합성어다. 그런데 잘 보면 이 Breakfast라는 것 또한 합성어다. Break는 부수다고, fast는 공복을 뜻하기도 때문이다. 그러니 아침은 공복을 부시다라는 말 정도로 풀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브런치라는 말은 합성어의 합성어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사랑하는 부키 출판사에서는 지금도 다채로운 브런치 세트를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세계사 브런치>라든가 <세계 문학 브런치>를 내 놓은 적이 있었고, 이번에 내놓은 책은 <클래식 브런치>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이것은 내 첫 번째 브런치다. 이전에 서점에 갈 때마다 봤던 브런치들은 한번도 읽어본적이 없었다. 책의 표지는 이쁜데, 가격표를 보는 순간 눈이 휘둥그래 졌다고나 이야기 할까. 그래서 이 책은 그러한 점에서 정말 내 기대를 자극했다. 그리고 그 기대는 봄마다 찾아오는 미세먼지처럼 당연한 듯 나를 감쌌다.
클래식 그리고 브런치
클래식으로 쓴 글을 본 것은 처음이다. 솔직히 이 책을 신청할 때도 그렇지만, 나는 음악 시간이 8등급 혹은 9등급을 맞은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음악 공부를 아이에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중학교 때 잠시 음악학원을 다녔는데,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았다. 당시에 내가 배운 것은 음악 이론이었다. 도미솔, 도파라, 솔시레 등을 배운 것은 기억이 낭느데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나 것들이 음악에서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하는 것들인지 말이다.
그런데 내가 공부했던 것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할 때 어법을 먼저 공부하는 것과 같은 문제를 만들어 냈다. 한 분야에 대한 충분한 지적 토양도 없는데 그냥 씨만 뿌리고, 그 씨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음악에 대한 흥미를 잃었고, 그 이후에 음악을 멀리했다. 물론, 대학에 가서도 음악과 관련된 일은 일절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상처난 부위에 뭔가 후시딘 혹은 마데카솔과 같은 연고를 바른 느낌이 났다. 새로운 살이 솔솔 돋듯, 이 책을 통해서 아주 후펴 바지듯 한 음악에 대한 나의 편견과, 악몽 그리고 그 여파로 내가 음악에 대하여 완전히 흥미를 잃게 만든 수 많은 상처들이 천천히 없어지는 듯 했다. “바로크 시대 음악가! 하면 정답을 헨델”로 적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은 바롴 시대 음악에는 어떠한 풍토가 있었는지, 왜 그것이 중시되었는지 그리고 그 당시의 음악가들은 이러한 경향 등을 따랐는지 등을 이야기 해 준다. 그 점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이 책은 이점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세계사 혹은 세계 문학과 같은 브런치 세트도 이 책을 읽은 후에 정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Let’s 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