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린 왕자 - 내 안의 찬란한 빛, 내면아이를 만나다
정여울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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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주어진 일에 파묻혀 바쁜 어른과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는 어른들이 있었는데,

일하느라 바쁜 어른과

왜 바쁜지 모르겠는 어른들 사이에서

눈치 보거나, 원망하기 바빴던 때가 생각났다.




엄마가 된 후 가끔 내가 왜 바쁜지 모르겠을 때

문득 스스로가 혐오스러운 적도 있었다.

닮고 싶지 않은 모습을 닮은 것 같아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최선이란 게 다시 발목을 잡는 느낌이라

다른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빠져나가 보려고 하는 중이다.

결과뿐 아니라, 과정 중에도,

애써온 지난날도 토닥여주고 싶다.

지나온 날들도 나름의 의미가 있지. 남긴 게 있지.

그렇지만 이제는 안녕~ 하자~

어린 왕자에서 나오는 활화산은

"욕망"을 상징하는 것 같다.

어린 왕자의 소박한 마음만큼

적당한 크기의 활화산

마음 수양하듯

매일 정성껏 화산을 청소하는 어린 왕자.

욕망을 잘 다루지 못해 터져 나오는

짜증과 분노가 화산 폭발이라면..?

'매일 그러지 않았는데,

어쩌다 한번 화가 나서 그런 건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온갖

위로의 말들을 화려하게 잘도 챙겨주면서.

넌 너 자신을 위로하는 법을 몰라.

너는 쉬고, 놀고, 뛰고, 몸을 움직여야 해

얼마 전 SNS에서 남들에게 하는 만큼

가족에게 잘 하고 있냐는 글을 읽고 마음이 "쿵"했다.

남에게는 친절하고, 다정하면서

나와 가족에게는 반도 못한 것 같다.

남이니까, 사회생활해야 하니까,

월급을 받으니까...

핑계를 끌어와 보지만 그럴수록 초라한 느낌

그래서 이번 계획의 반은 생활습관이다.

따뜻하게 말하기, 잔소리하지 않기 ㅎㅎㅎ

추억은 항상 다른 빛깔로 채색되거든.

기억은 현재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져

분식회계(?), 분식 기억 조작(?) ㅎㅎㅎ

어떻게 하든지, 좋은게 좋은 거지.

충분히~ 건강하고~ 충분히 행복하다~ (ver. 켈리 최)

네가 기쁘고 신나는 곳이 있으면 돼.

그곳이 들판이야

두려움은 우리를 움츠러들게 하지만,

호기심은 우리의 열정을 끝없이 세상 밖으로

용감하게 뻗어나가게 해주잖아.

은유도 이제 그만! 판단도 그만!

비교도 그만!

어서 뛰어! 달리라고!

어렸을 때는 지조 있게(?) 학교도 땡땡이치고

가성비를 따져가며 숙제 대신 매 맞기를 택하며,

효율적으로(?) 살았는데..

크면서 점점 "안전제일"의 정신으로 살고 있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사실은 딱히 이유가 없는데 그냥 망설이기만 한 것들.

자꾸 "왜"에 대한 생각을 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 같아.

얼마 전 3개월치 계획을 세워보았다.

그냥 뛰어 보자.

편집자와의 대화 부분에서

성인 자아가 내면 아이를 위로하며,

자신의 과거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 법을 깨닫고,

내면아이는 성인 자아가 무사히 자란 것을 보며

내가 이렇게 울고 있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고

안도감을 얻는다는 부분에서 공감이 되었다.

나도 그랬으니까, 애들도 잘 살겠지.

안달복달하지 말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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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두두두두 그림책향 27
한연진 지음 / 향출판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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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옥수수지.

초당옥수수, 찰옥수수..

강렬한 여름 햇빛을 받으며 쑥쑥 자라는 옥수수

쪄서 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어도 맛있고, 튀겨먹어도 맛있고,

뉴슈가가 있어도, 뉴슈가가 없어도

이래도 저래도 다 맛있는 옥수수.

보색대비의 그림과 형광빛이 도는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는 표지

옥수수들이 조그맣게 이야기하는 글씨도 글씨지만
옥수수가 커가면서 겪는 일들을 "옥", "옥두두두두"글자와
귀여운 그림으로 표현한 작가의 표현력에 엄지척!

'어... 제목이 왜 안 나오지?'

표지에서 면지로 본문으로 자연스레 넘어가는 구성으로 된 책이다.

아프리카 흙 색깔이 생각나는 강렬한 주황색에 노란 옥수수알.

옥수수가 톡 튀어나오는 순간을 "옥"으로 표현한 부분에서 빵 터졌다.

씹으면 입안에서 톡톡 튀기고

팝콘을 할 때도 톡톡 튀기고

탱글탱글한 옥수수알의 느낌을 글자체와 그림으로 표현한 작가의 표현력에 엄지 척!!

알알이 영그는 옥수수알만큼 옥수수 "옥"자의 "이응"도 늘어간다.

전기수 같은 연기력을 발휘하여 실물화상기에 놓고 읽어나가는데

중간이 넘어갈 때쯤은 아이들의 연기력이 나를 뛰어넘는다. ㅎㅎㅎㅎ

"오옥~~!!" "옥두두두두두~~~"

"옥두두두"가

뚜껑 덮인 프라이팬에서 여기저기 마구 발사되는(?)

옥수수의 모양새 같기도 하고

여름날 여기저기서 옥수수를 뜯으며 힘을 내는 사람들의

옥수수 파워 "옥두두두~~~"같기도 하고

알알이 영그는 옥수수 알갱이들이 커가는 소리 같기도 하다.

지난주에 텃밭활동이 끝나서

그동안 길렀던 고추, 토마토, 당근을 수확하고 밭을 정리했는데,

이 책 "옥두두두"에서 영감을 얻어 고추, 토마토, 당근은 아이들의 손에서 어떻게 재탄생 될지 궁금했다.

다음에 또 텃밭 활동을 하게 되면, 마무리 활동 때 꼭 해보고 싶다~~

귀요미 옥수수들 때문에 여기저기서 빵빵 터졌던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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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첫 SNS - 가장 나다운 모습을 찾아서
곽진영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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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가 되기를 원한다면, 무엇을 이루고 싶다면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SNS에 기록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이라도 더 그 기록을 볼 수 있도록 널리 알리는 것이다.

올라가는 "좋아요" 숫자만큼 당신의 꿈은 무게를 갖게 되고,

중력의 힘을 받아 결국 원하던 방향으로 흘러간다.

본문 中



우리는 한 때 모두가 "나"였다.

발견할 필요도 없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아이를 키우며 스리슬쩍 지워지기 시작하며

"내"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걸까?'

싶은 마음이 들 때 꺼내보면 좋을 책이다.

망설임, 주저함 없이 "그냥"

지금하고 있는 것들 중에 "내게 의미있는 것", "즐거운 것" 에 대한 

기록을 꾸준히 하는 것

쌓인 기록들이 가리키는 방향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

그 발견이 가져다주는 가능성을 열린마음으로 맞이하는 것


언젠지도 모르게 "나"를 잃어버린 왕년에는 "나"였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는지, 지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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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본스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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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방에서 벌어지는 동기 없는 범죄 가운데 또 하나가 일어났을 뿐..."

영화 "최종병기 활"의 앞부분,
소설 "소년이 온다"의 한 부분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무심하게, 거침없이, 무자비하게 사람들이 스러져갑니다..

학교에서 평화시를 적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평화"가 적용되는 범위, 정도가 얼만큼인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제 혼란스러운 마음이 글에 나오는 학생들 마음과 같아 먹먹했고요.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평화에 대해 왜 굳이 글을 써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평화시"를 써야하는 이유와 쓰는 과정을 폭력적으로 다루는 교사와, 합리적인 의문을 갖는 학생
평화시에 맞는 글자체를 강조하는 지시사항을 읽으며 블랙코미디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어요.

"평화를 반대한다거나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단지 아무 할 말이 없었을 뿐,
평화에 대해 아는 게 뭐지? 누구한테 물어볼 수 있지?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어밀리아가 아는 사람 누구도 평화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평화에 대해 말하는 이 부분이 이 책의 내용을 관통하는
부분같이 느껴졌습니다.

"어른들은 도무지 아무것도 이해를 못한다.
어리석고 늘 딴 데에 정신이 팔려있고 생각이 없는 족속들이다.
아무것도 모른다. 항상 뭐든 엉뚱하게만 받아들인다."

부모, 교사 할것 없이 책에 나오는 어른들은 삶을 공식이나 이론으로 가르쳐요.
삶으로 보여주지도 않고, 공감해주지도 않고 말이죠..

여성, 아이의 눈으로 보는 비정상적인 폭력이 어떤 모습일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위험하지 않게 떨어져 있으면서 가까이 볼 수 있는 책이에요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이 말이 딱 어울리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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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프지 않은 척했다
한상권 지음 / 생각수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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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마음이 많이 힘들었는데 5월의 어느날 직장에서 눈물이 터졌습니다. 아무런 맥락도 없이..

- 스스로의 존재만을 생각하고 인정해 주었으면 한다. 그렇게 힘을 내어 보길 바란다.
- 나를 사랑하는게 나를 살리는 최선의 방법이다.
- 지금 바꾸지 못하면 시작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로 평생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책의 처음과 끝에 있던 글입니다.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힘을 받기도 했던 부분이에요.

- 사람은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운명을 받아들이고 살아간다.
(중략) 스스로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을 때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나,가정에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애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직장에 몸과 마음이 많이 가 있었나봐요.
제 자신과 가정에 소홀한게 속상했으면서 성취감이나 보상심리로 덮으려다가 수습이 안되니 빵 터져버린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제 자신과 가장 사랑하는 가족이 우선이었어야 하는데,

우물쭈물하는 스스로가 답답하고, 내 맘같지 않은 상황이 억울하고 화가 났나봐요. 사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모르면서 무작정 "열심히"만 하다가 균형이 깨지고 마음이 무너졌을까요?

​글을 읽으며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어요.

대부분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사람은 그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최근에 친정오빠와 카톡으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넘어지는 것은 네 잘못이 아니지만, 일어나지 않는 것은 네 잘못이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과거의 기억이든, 지금의 힘듦이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툭툭 털어내는 게 필요하구나.

- 누군가 원하는대로 흔들려서도, 생각을 깊게 할 필요도 없다.

는 부분도 굉장히 와닿았습니다. 조금 억울하고 속상해도 하나하나 받아치며 반박하지 않는 제 자신을 칭찬하고 쓰다듬어 주기로 했습니다.

- 생각이 많은 사람은 상대를 헷갈리게 하는 재능을 지니고 있다. 가까운 듯하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고, 통하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던 나만의 모호한 태도들이 그렇다.

사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상대가 무안할까봐 했던 말과 행동들이 결국은 나를 보잘것없이 만들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았습니다. 겸손과 자기비하 그 사이에서 늘 헤매고 있는 저를 쿡 찔러주는 부분이었어요.

- 나는 잘하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사실 부족한 걸 메우기 위한 몸부림이 큰 소심한 사람이다.

작년에 "공황장애가 시작되었습니다"를 읽을 때 "나는 미친걸까? 아픈걸까?"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던게 떠올랐어요.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지? 왜?

​오늘 아파트 단지 벤치에 앉아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기는 참 실행력이 좋은 것 같아."란 말을 들었습니다.
"자신감이 없어서 그래. 나 자신이 늘 초라하다고 생각해서 그래."라고 대답했지만, 사실은 많이 고마웠어요.

남에게 들은 뾰족한 말은 오래오래 기억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해주는 따뜻한 말은 당연하듯 흘려보낸게 많았겠다 싶기도 하고요. "나다움"을 찾으려는 노력도 좋지만, 언제나 곁에 있어주는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아픈 척도 하고, 기대기도 하고 너무 쌓아두지 말아야겠어요.

​청소도, 빨래도 너무 밀리면 힘들잖아요?
마음의 때도 그때 그 때 싹싹 밀어줘야죠?

지친 일상에 에너지를 잃고 흔들리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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