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를 알면 여행이 보인다 - 청소년을 위한 세계 여행 가이드 창비청소년문고 44
최재희 지음 / 창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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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에 포함된 '여행 지리' 교과목은

여행을 통해 만나는

온갖 종류의 경험을 지리학과

함께 배우는 과목입니다.

여행 지리는 여행의 의미이동 수단,

문화자연은 물론

성찰공존에도 관심을 둡니다."

7쪽 들어가는 글 중에서


저자는 휘문고등학교 지리 선생님이시다.

책의 구성

목차를 보면 크게

인문환경, 자연환경, 착한 여행을 다룬다.

 

한 꼭지가 끝날 때마다 지역의 지리적 특징이나

지리학의 기본 개념을 설명해 주고,

지역과 관련되는 배경지식을 제시하여 도움이 된다.

인상 깊은 부분

파리의 개선문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방사형 도로망이 만들어진 계기

프랑스 혁명과 같은 시민 봉기가 일어나기

어렵도록 사람이 모이는 것을 통제하기

위함이었다는 것. 커다란 광장의 입구를

통제하면 시민이 모여 궐기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서 큰 시위로 번지는 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부분에서

3.1 독립만세운동 이후에 조선인들이

서촌을 중심으로 집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전까지 조선인들이 주로 이용하던

서울역(서대문역)을 (일본인들이 주로 사용하던) 남대문역으로 일원화시킨 것이 떠올랐다.

인도의 뉴델리도

콜카타에 집중된 독립운동 세력을

분열시키기 위해 내륙 깊숙한 지역인

델리로 다시 수도를 옮기면서

기존의 델리와 영국이 새롭게 개발한 곳을

구분하기 위해 "뉴델리"로 불렀다고 한다.

이 부분도 종로와 남산을 떠올리게 했다.

뒷부분에 콜롬비아의 메데인 이야기에서

식민 지배 기간이 긴 남아메리카

대부분의 도시에서 "거주지 분리 현상"이

일어난다고 나온다. 작년에 동인천 일대

인문 투어를 하면서 해설사 선생님께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우리나라로 파견되는 서양의 선교사나 일본 관리들이

본국에서 사전교육을 받을 때

조선은 위생이 좋지 않으니

지대가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아

깨끗한 물을 사용하라고 배운다고 했다.

실제로 많은 외국인 별장이나

일본 관리의 사택이 산꼭대기에 위치하여

답사를 다니면서 기분이 묘했다.

치수(水) 기술이 발달하면서

일본 권력의 공간이 산지 주변에서

해안 주변으로 이동했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 서울의 중심지가

사대문에서 한강 주변으로 확장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하셨는데,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지는 앞으로는

또 어떻게 달라질지 생각해 보게 된다.

스페인의 도시 빌바오는

산업구조의 변화로 1970년대 이후 도시가

쇠락의 길을 걸었는데,

여행 도시로의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고자 도시의 랜드마크로

구겐하임 미술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중화학 공업도시 울산 이야기를

곁들여 주셔서 이해가 더 잘 되었다.

태국의 "승가법"은 처음 들어봤다.

불교국가인 태국에서 승가의 최고 지도자를 국왕이 임명하는

구조라는 부분이 굉장히 신기했다. 제정일치는

초기 국가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그게 가능하다는게

이해가 잘 안되기도 했다.

러시아 바이칼 호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

통일이 되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한 번에 러시아를 횡단하는 상상을 해 봤다.

동해에 일출 보러 가듯 우울할 때

바이칼 호에서 물멍 때리기?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러시아의 바이칼 호와

북아메리카의 오대호의 형성 과정을

비교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뉴질랜드의 북섬에서 출발해 남섬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화산의 공간에서 빙하의 공간으로

이동하는 일이라고 하신 부분을 읽으면서

언젠가 뉴질랜드에

꼭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반지의 제왕"의 나라 뉴질랜드

에티오피아의 커피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커피라는 이름이 유래한 카파(Kaffa),

예가체프로 알려진 이르가체페

폴란드 독립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가고자 애썼지만,

러시아에 의해 원천봉쇄되고 난 후,

자신이 잘하는 음악으로 조국에

힘을 보태고자 한 쇼팽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책에서 물, 화산, 빙하, 기후

영향을 받은 자연환경도시의 모습이 많이 나왔다.

- 어떻게 도시가 커지는지/사라지는지?

- 부담 없이 즐기던 것들 (농수산물, 커피, 과일..)은 어떻게 될지?

- 여행지의 자연/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여행은 무엇일지?

단순히 흥미 위주로 여행지를 돌아보지 않고,

역사와 문화,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까지

톺아보는 이야기라 재미있었고,

외국 여러 나라의 모습에서 우리의 역사도

돌아볼 수 있어서 여러모로 유익했다.

* 창비 교사서평단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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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생물학 - 김응빈의 과학 교양
김응빈 지음 / 창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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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은 다양한 생물들을 다룬다.

- 어그로 없이 제목만보고 클릭 가능!

2장은 사람을 다룬다.

- 코는 하나인데, 콧구멍이 2개인 이유, 근육 키우기, 출산 문제..평소에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주제 + 아니 이래서 이런 거였어? 싶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3장은 영화, 그림, 문학을 과학으로 풀어간다.


꼭지별로 내용이 길지도 짧지도 않고,

자세한데도 어렵지 않고 이해가 잘 된다.

꼭지가 끝나는 부분에는 토론 주제가 나온다.

1) 과학탐구토론 대회를 준비하는 학생

2) 과학 관련 주제로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

3) 과학토론 수업을 준비하는 선생님들한테 좋은 자료가 될 듯하다.


- 바닷물고기와 민물고기의 생리적 차이, 염분 조절 방식

- 바퀴벌레 약이 통하지 않게 된 현상

- 생리학 뿐만 아니라 예술, 문학, 종교, 철학에서도 생명의 은유이자 정화의 상징이었던 물 이야기

- 직립보행과 커진 뇌가 여성의 출산에 미친 영향

- 영생 해파리(immortal jellifish) 별명을 가진 홍해파리

- 지문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지문의 효용성 부분은

- 곰팡이 균사체가 가죽 대체재/포장재/생분해성 플라스틱/건축자재로 활용되는 것

위의 부분들은 혼자만 읽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3학년 1학기 과학 2단원> 동물의 생활에서

동물들이 환경에 적응한 방식으로 눈에서

생활하기 좋은 순록의 발이 예로 나온다.

교과서에는 순록의 발이 넓적해서 눈에 빠지지 않는다고만 나오는데, 이 책에서는 여름에는 발굽이 넓고 부드러워 진흙이나 습지에서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고,

겨울이 되면 단단해지고 가장자리가 날카로워져 얼음 위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다고 자세히 나온다.

6학년 :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

3학년

: 동물의 생활 / 식물의 생활 / 생물의 한살이

단원 도입할 때, 호기심을 유발할 만한 다양한 주제가 소개되어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초등/중등에서 과학탐구 보고서를 쓸 때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내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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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찢남의 인생 정식
조광효 지음 / 책깃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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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있을 여러분이

낯설고 두려운 기회가 왔을 때

무조건 경험하길 바란다.

그 모든 경험들이 나라는 삶을

맛있게 요리하는 소스가 될 수 있으니까.

우리는 그렇게 아주 맛있는 요리가 될 수 있다.

삶은 닭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200쪽

이 말이 이 책의 전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고3때 갑자기 직업전문학교 시각디자인과에 가는 것,

취사병을 하며 모은 레시피를 후임병에게 전해주기,

제대후 디자인 작업 알바를 하며

디자인 사무소 도서관에서 다양한 책 접하기,

계획과 전혀 다르게 시작한 캐나다 생활에서

무작정(?) 일을 배워

두달동안 800만원을 벌어 돌아온 것,

자전거 디자인일을 하며

외국 자전거 브랜드 관계자 메일로

설계도를 받고 싶다고 요청하는 것,

만화방을 하다가 식당을 차리고,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일 같은데,

구비구비 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하던 일, 환경이 완전히 휙휙 바뀔때마다.

불필요한 고민없이

주어진 상황과 목표에 집중하고

망설이지 않으며

성큼성큼 도전하는 모습이

대단해보였다.

인생에서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시는 분 같다.


자신이 걷고자 하는 길은 각각 다르고

그 길을 찾는 방법은

진짜로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짤이나 각종 예능에서

언뜻언뜻 본 적은 있지만

흑백요리사를 챙겨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책의 저자인 조광효 셰프에 대한

기본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로 읽었다.

저자는

“막 열아홉이 됐을 무렵,

나는 맛으로 치자면

일명 ‘슴슴파’인간에 속했다.”

라고 했지만, 동의할 수가 없다.

도장깨듯 새로운 판을 향해 가는

이런 사람이 슴슴파라니

말도 안된다!!

일보다는 관계,

맛보다는 인테리어나 편의성,

기능보다 디자인, 요새는

본질보다 주변적인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질 때가 많다.

그래서 식당 개업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주방공사”를 끝내고

요리연습을 했다는 부분을 읽으며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상업적으로 돈을 버는 식당,

내가 번 것(돈, 경험)을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쓸 식당,

외부의 간섭없이 새로운 시도를 연습할 식당,

세 가지 판을 돌린다는 것도 리스펙!

한번 요리가 즐거워지기 시작하니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되었다.

조금 더 특별한 맛,

조금 더 나다운 맛을 내고 싶어졌다.

130쪽

책의 구성은

셰프님의 레시피, 경험을 풀어쓴 줄글이나,

음식과 관련되는 짧은 만화로 되어 있다.

의외성을 즐겨보세요.

그러면 좋아하는 일을 조금 더 빨리

찾을 수 있을거예요.

그 때 그 때 열심히 찍은 점들이 하나로 모여

만화방 사장님도 되고,

셰프도 되고,

그 모든 것들이 하나로 뭉쳐져

이렇게 책으로도 나왔다.

"일단 하고 보는" 만화같은 인생 "모험"기

찰떡같은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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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거리 수사대 2 : 적자 독살의 비밀 사계절 아동문고 116
고재현 지음, 인디고 그림 / 사계절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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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지 않고 2권을 읽는 거라
약간 걱정이 되었는데, 다 읽고 보니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홍길동이 왕이 되었다"라고 써진 쪽지
양반가의 적자가 독살된 사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동지(여), 연이(여), 윤휘(남), 두태(남)
4명의 인물들은
신분이나 직업이 조금씩 다르다.
성별, 신분에 따른 차별이 있던 조선시대에
함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역차별이라고 단정 짓고 분노하는 이면에
"공정하다는 착각"이 숨어있다는 점,
우리는 같은 편이니까
당연히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이라고
속단하는 오류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당연한 권리인 줄 알았던 많은 것들에
의문을 갖게 되는 윤휘와
내가 겪은 어려움을
개인의 문제로만 여기지 않고
주변으로 확장시키는 동지의 생각이
이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가 아닐까?

연이 아버지가 겪은 억울함을 계기로
연이 어머니가 변화된 것처럼
효진의 죽음으로 어머니인 안방마님과
부인인 아씨 마님도 달라졌을지?

- 의로움을 가장한 이로움 추구
- 연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 평상시 베푼 온정이 되돌아오는 과정
- 섣부른 판단으로 일을 그르치지 않는 신중함
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5학년 사회시간(조선시대 신분제)
6학년 도덕(공정)에 대해 배울 때
활용하기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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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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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트와의 인터뷰, 제발트 작품의 비평문을

모은 책


- 제발트가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

- 소설에 관계없는 사진을 함께 배치하는 이유,

- 영감을 얻는 방식,

- 왜 이런 소설을 쓰는가,

- 독일과 역사인식에 대한 생각에 대해

엿볼 수 있는 글들이 있다.


제발트의 소설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

제발트라는 사람 자체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풀어줘서 제발트라는 사람과

그의 소설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발트는 사진은 텍스트에서 신빙성을 부여한다고 한다.

그러나 신빙성을 부여해야 할 사진이

역설적으로 불신의 대상이라면,

의지할 것은 텍스트밖에 없고,

궁극엔 언어많이 남는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게 제발트의 생각인 듯하다. - 20쪽


 

저는 저를 작가로 보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성냥개비로 에펠탑 모형을 쌓는 사람이랄까요.

헌신적인 일이죠. 강박적이고요.

제발트는

진실과 거짓, 산 자와 죽은자, 의도와 결과,

실재와 허구 사이를 잇는 작업을 한 사람같다.


진짜(사람,사건,기록,사진)와

가짜(지어낸 이야기, 허구의 인물, 관련없는 사진)를

적절히 버무리면서 부풀리거나 축소하지 않고

덤덤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

완전히 가짜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진짜도 아닌..

각자의 기억, 누군가의 일방적인 입장에서 쓰여진 기록자체도

전부 진실이라고 말할 수 없기에

제발트의 소설도 순전히 가짜라고 할 수도 없다.


책 말미에 부모님이 지인부부와 함께 찍은

화사한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제발트가 남긴 작품이 좀 더 이해가 되었다.

사진 속 배경에서 50킬로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나치당 집결의 본진 뉘른 베르크가 있다는 것,

사진을 찍었을 때가 제발트의 아버지가

군복무 중 휴가를 나왔던 때라는 것,

당시 그의 어머니가 임신한 아기가 바로 자신이라는 것


태어날 때도, 죽는 그 순간도

이야기같은 삶을 산 작가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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