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그가 속삭였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 그건 우리 서로야.
그걸로 최선의 것을 뽑아내야 해. 이미 벌어졌던 일은 받아들이고, 거기서부터 다시 출발하자. 우리 자신과 우리 재능을 믿고 가야 한다고.
그렇게 하면 우리가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어. 그렇게 되게 되어 있어, 캐시 정말이야. 그래야 해!" - P16

"그래. 네가 엄마 찾는 소리를 들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의 눈에서 측은함이 드러났다. "인간인 걸 수치스러워하지 마라, 캐서린 사람이라면 어머니가 최고로 좋은 사람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은 인지상정이야."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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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 나는 인내심을 회색으로 칠해 검은 구름 위에 매달아놓았다. 희망은 노란색으로 칠했다. 아침에 짧은 몇 시간 동안만 볼 수 있는 태양과 같은 노란색으로, 태양은 하늘 높이 솟았다가 너무 빨리 눈앞에서 사라졌다. 우리를 망연자실하게 남겨두고, 파란 하늘만 쳐다보게 만들어놓고서 사라져버렸다. - P188

‘모든 것이 이상해 보인다고 해도, 전부 다 그럴 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모든 일은 최선으로 풀린다.‘  - P309

"세상 모든 돈을 다 가져다주어도 우리가 잃어버린 날만큼 값어치가 있진 않아!" - P364

"너도 이제 네 두 발로 스스로서는 법을 배워야 할 때도 됐잖아! 하루 종일 1분도 빼놓지 않고 내가곁에 있어줄 필요가 없다고! 그게 엄마의 문제였어. 언제나 기댈 남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 말이야. 너 스스로에게 기대, 캐시, 언제나." - P457

사람들은 실제로는 결코 죽지 않는다. 다만 더 좋은 곳으로 가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올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그러고는 첫 번째 왔을 때와 같은 식으로 세상으로 한 번 더 돌아온다. - P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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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랑이 사랑 자신을 배반하는 일 같은 것을 상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랑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사랑의 속성이었다. 우리는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임수라는 것을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사랑의 빛이 내 마음속에서 밝아질수록 외로움이라는 그림다가 그 만큼 드리워진다. - P112

"이렇게 하는 게 사랑이라는 거구나. 사랑을 하면 자석처럼서로가 서로의 몸을 끌어당기는 거구나……………." - P117

"그런데 지희야, 혹시 사람에겐 일생 동안 쏟을 수 있는 사랑의 양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닐까? 난 그걸 그 사람한테 다 쏟아버린 거 같아....... 그리고 내 표정이 아무리 이상해져도 앞으로도 늘 이렇게 말해 줘.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고 말해 줘. 부탁이야!" - P119

"여자들은 말이야, 너무 매사를 사랑에 연결시키는 경향이 있어. 사랑에 집착하는 순간, 거기에 모든 걸 거는 순간, 남자는떠나가는 거야. 남자의 본성은 사냥꾼이거든. 잡아 놓은 짐승보다는 아슬아슬하게 도망 다니는 언덕 위의 날랜 사슴을 쫓아가고 싶어하거든. 우리 여자들이 할 일은 그들의 그런 본성을 인정하고 쿨해지는 거야. 그래야 남자들의 사냥 본능을 만족시킬수 있거든." - P125

"네 방에 불을 켜듯 네 마음에 불을 하나 켜고 네 자신을 믿어봐."

"괜찮다, 괜찮아, 홍아, 네 나이 때는 정답을 못 찾는 게 정답이야. 모범 답안으로만 살면 진짜 무엇이 옳은지 모르는 거야." - P132

"언니 나머지 하나는 내가 말해 줄게. 두려워하지 마. 설사 여기서 다시 영영 이별을 하더라도 언니가 하고 싶은 말을 해. 언니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나 아직 사는 게 뭔지 사랑이 뭔지 잘 모르지만, 해놓고 하는 후회보다 하지 못해서 하는 후회가 더 크대.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 P134

매일매일이 모두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날이었다. 세상의 모든 날에 사람은 태어나고 자라서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것이다. 서울에서든 도쿄에서든. - P142

‘쿨해야 해.‘
‘결국 여자를 버린 남자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복수는 잘살아 주는 거라고.‘ - P144

‘사랑이 깨어지는 방식은 이래. 남자와 여자가 첫눈에 반한다. 대개는 남자가 먼저지. 그러다가 여자가 그 마음을 받아들인다. 사랑이 익숙해질수록 여자는 사랑을 조금씩 더 많이 주기시작한다. 그러면 남자는 슬슬 여자가 지겨워지고 새로운 사람에 흥미를 느낀다. 여자는 더 집착하고 그럴수록 남자는 더 떠나고 싶어하고, 그럴수록 여자는 더 집착한다. 그리고 끝, 속편은 이거야. 여자는 친구를 붙들고 남자들은 다 똑같아, 나는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어, 라고 다짐하지. 마지막은 긴 눈물과 중무장한 분노, 그리고 냉소지. 하지만 어느 날인가 또다시 여자를 흥미 있게 생각하는 남자의 구애를 받게 되고 이렇게 끝도없이 다시 시작되는 거야‘ - P146

 사랑을 하면 길거리를 걷다가 우두커니 서서, 앞서 걸어가는 다른 사람을 쳐다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생각하게 되는 건데, 그 사람 지금 여기 있었으면 참좋겠다 하고.  - P169

"홍이가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은 홍이의 잘못이 아니야. 그렇지만 누군가가 홍이를 한국인이라고 해서 사랑하지 못한다면그건 그 사람의 잘못이겠지." - P184

"너무 많은 걸 바랐나 봐. 감히 영원 같은 걸 갖고 싶었나 봐.
변하지 않는 거 말이야. 단단하고 중심이 잡혀 있고, 반짝반짝빛나고 한참 있다 돌아와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두 팔을 벌려 주는 그런 사랑 변하지 않는 사랑・・・・・・ 같은 거. 꿈꾸지 말아야 할 것을 꿈꾸고 말았나 봐. 내가 너희 주인한테 물어봤는데……………. 처음 만나 너를 주고 나서 물었거든, 변하지 않는 사랑을 믿느냐고. 어딘가에 그런 게 있다고 그 사람이 대답했어.
어딘가라고 말했는데 그게 그 사람 속에 있는 줄 알았던 거야......."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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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는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내가 잊으려고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그토록겁 없이 달려가던 나였다. 스물두 살, 사랑한다면 그가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고 믿었던,
사랑한다면 함께 무엇이든 이야기하고 나누고 비밀이 없어야한다고 믿었던 스물두 살의 베니였다. 그를 만나지 못해도, 영영 다시는 내 눈앞에 보지 못한다 해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을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를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 P26

"그건 말이야. 한국인들에게는 흰빛이라는 것은 신앙과도 같은 거야. 전쟁이 나거나 흉년이 나던 어려운 시절에, 땔감조차없던 시절에도 한국인들은 옷을 빨고 불을 지핀 후에 흰옷을 삶아 더욱 눈부신 흰빛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지켰어. 우리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지. 흰빛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색이래." - P65

"사람이 사는데, 꼭 나쁘다는 것이 과연 존재할까? 더구나 누구를 사랑하는데, 그건 말이야, 그저 과거의 일일 뿐이야. 되돌릴 수도 없는 거, 그냥 오늘을 살고 내일을 바라보고 그러는 게좋지 않겠니?" - P87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게 아니야. 그건 지옥으로 들어가는 거지. 결혼은 좋은 사람하고 하는 거야." - P91

"잊지 못할 줄 몰랐어. 실은 잊지 못할 줄 알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오랫동안 잊지 못할 줄은 몰랐던 거야. 결국 넌 영원히 나와 함께 살아가게 된 거야. 어쩌자고 돌아왔니, 이 나쁜 자식아,
이 나쁜 자식아." - P101

헤어짐이 슬픈 건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만남의 가치를 깨닫기 때문일 것이다. 잃어버리는 것이 아쉬운 이유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그 빈자리 속에서 비로소 빛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보다 더슬픈 건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을 너무 늦게야 알게 되기 때문에.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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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홍이는 그렇게 달려야만 했을까. 이제는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어째서 홍이의 외로움을 좀 더 이해해주지 못했을까. 어째서 그녀 입장에 서서 생각할 수 없었을까. - P8

기적적인 재회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의미가여기에 담겨 있는 것일까. 다시 시작할 기회가 주어진 것일까?
아니면 결정적인 마지막을 가져올 전조일까? - P11

말은 언제나오해를 낳는다.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들의 말이 두려웠다.
논쟁을 벌이는 것은 무엇보다도 힘든 일이었다. 정색을 하고 논쟁을 벌이는 사람들을 항상 차가운 눈길로 보았다. 유치하지만결실 없는 논쟁을 하기보다 침묵을 지키는 쪽이 훨씬 힘있다고믿고 있었다. - P16

고독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쓸쓸함은 사랑을 약하게 만든다. 슬픔은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거기에 젊음이 더해지면모든 것이 위태로워진다. 밝은 색을 잃어버린 화가가 그린 그림과 같았다. - P89

‘준고, 부탁이야. 내게 다정하게 대해 줘. 부탁이니 무조건 날지켜 줘. 준고, 부탁이야, 무슨 일이든 내 편만 들어 줘‘

당시 일본에서는 혐한반일이라는 말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었다. 일본은 한국을 싫어하고 한국은 일본에 반감을 갖는다는 허무한 조어다. 언젠가 홍이가 그 말의 뜻을 물어본 적이 있었지만, 나는 설명하기를 주저했다. 나와 홍이 사이에는 그때까지한 번도 역사가 그림자를 드리운 적이 없었다. 우리는 젊었기에역사의 불행을 극복할 자신이 있었고,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 P173

"그래, 칸나. 질투나 원한 같은 건 잊어버리고 상대가 행복하기를 빌 수 있다면 이 세상에서 미움이나 분쟁은 사라질 거야." - P201

"어쩜 그렇게도 태평한지. 하지만 준고의 그런 마음을 이해할수 있어. 넌 모든 것이 간단하게 처리되는 게 싫은 거지. 그래서 말을 믿지도 않으면서 소설을 쓰는 거고." - P214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과 같은 입장에 서 보는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이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 같으면서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죠. 상대방의 마음을 제멋대로거짓으로 꾸미는 게 보통이에요.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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