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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고양이와 산책, 사계절 컬러링북 - 반지수의 힐링 컬러링북
반지수 지음 / 비에이블 / 2024년 4월
평점 :

힐링 소설의 표지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한-그분의 이름은 몰라도 그림은 많은 이들이 알 법한- 반지수 작가님의 힐링 컬러링북, <두 고양이와 산책, 사계절 컬러링북>입니다. 작가의 말을 보시면, 작가님의 반려 고양이 토니와 토르가 마음껏 산책하고 외출할 수 없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려서 그림으로나마 함께 하고 싶으셨다고 해요. 도시에서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같은 마음일 거예요. 내가 보는 이 풍경, 이 꽃내음, 사계의 변화를 함께 느끼고 싶지만 마냥 자유롭게 놓아주기엔 마음이 편치 않은 게 현실이니까요.

요즘엔 초판 한정으로 작가 친필 사인이 '인쇄'된 경우가 많은데, 어라랏...? 이건 그야말로 "친", "필"이네요?! (사진은 못 찍었지만 뒷면에 펜 자국이 보여요) 우리 작가님 팔 지켜야 하는데!! 그렇지만 너무 귀하고 기뻐요 ㅠㅠ 이외에도 초판 한정 부록이 제일 뒤쪽에 있어요. 보는 순간 심쿵하는 스티커와 4종의 엽서, 봄이 가득 담긴 포스터까지-! 특히 포스터는 책을 양쪽으로 활짝 펼쳤을 때의 사이즈(250*380mm)와 같아서 벽에 붙여놓고 감상하기에 충분한 크기랍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올해 벚꽃놀이를 놓친 분이라면 반 작가님의 고양이와 함께 하는 벚꽃 풍경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셔도 좋겠어요.

작가님의 베스트셀러 표지 작품(에 숨어있는 고양이 찾기!!)과 미공개 그림 32점 등 아주 풍성한 양의 도안이 준비되어 있어요. 봄부터 겨울까지 4개의 챕터로 나눴고, 각 계절마다 조각 그림들과 2분할 컷, 조금 쉬운(?) 풍경 전면 페이지, 복잡한(!) 풍경 전면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채색이 어려워 보이는 도안일수록 밑 색이 좀 더 깔려있어서 채색에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요즘은 이런 식의 컬러링북이 대세인가봐요.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도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제일 반가운 건 역시 귀여운 고양이들이에요. 토니, 토르 말고도 많은 고양이들이 그림 곳곳을 채워주고 있어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왔어요. 어쩔 수 없는 냥 집사인 거죠.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무조건 추천하는 바입니다! 도안 바로 옆에 완성본이 함께 수록되어 있으니 보기만 해도 행복 지수가 올라가고요, 컬러링에 자신이 없더라도 완성본의 컬러를 참고해 하나씩 채색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완성! 그렇게 한 장, 두 장 채색하다 보면 언젠가 자신만의 색을 사용할 날이 오더라고요.

어느 걸 먼저 채색해 볼까 고민하다가 마침 봄나들이에서 봄꽃을 실컷 보고 오기도 했고, 또 요즘 들어 부쩍 손목이 힘들어하는 상황이어서 봄 느낌 가득한 2분할 컷을 먼저 채색해 봤어요. 아무래도 마카 전용지가 아니어서 마카 사용은 꺼려졌어요. (작가님 그림 지켜야 해...!) 그래서 오늘도- 색연필을 꺼냈습니다. 종이가 매끄러운 재질이라 부드럽게 잘 올라 갔어요. 스테들러 146C 72색을 사용했구요.
턱시도 고양이 녀석은 우리집 배트가 생각나더라구요. 배트인 척 코에 짜장을 묻혀주려다 참았어요 ㅋㅋ 민들레 꽃 피어있는 배경은 오일파스텔을 사용했어요. 여러 색을 겹쳐 올리고 면봉으로 살살 문질러줬는데 꽤 괜찮게 나온 것 같아요~ 스케치가 조밀한 편이어서 오일파스텔을 주로 사용하긴 어렵겠지만, 이렇게 배경이 좀 넓게 잡힌 도안에는 한번씩 써줘도 좋겠어요. 대신 색연필과 달리 잘 마르지도 않고 묻어나기 때문에 채색한 후에 간지 느낌으로 빈 종이를 붙여줬어요.
저는 여유 시간에 비해 컬러링 속도가 워낙 느려서 이것밖에 채색은 못 했지만, 앞으로 차근차근 여백을 채워나갈 생각이에요. 숙제하듯 할 필요는 없으니까, 이 좋은 봄날에 봄 컬러링을, 초록이 짙어지는 여름날에 여름 컬러링을, 초록 일색이던 세상이 저마다 개성을 살려 색색깔 옷을 바꿔입는 가을날에 가을 컬러링을,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바라는 겨울날에 겨울 컬러링을 때 맞춰 해나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