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반 고흐 오일파스텔 - 해바라기부터 밤의 카페까지
장희주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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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가장 좋아하는 화가, 반 고흐.
현재 가장 좋아하는 미술 도구, 오일파스텔.


이 둘이 조합된 ‘환상적인’ 책이 나왔다. 바로, 반 고흐 오일파스텔 컬러링북.






비단 나뿐만 아니라 고흐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다. 지독히 나를 기준으로생각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일파스텔 유저도 전 세계적으로 꽤 많을것이다. 다양한 회사, 다양한 브랜드에서 제품들이 나오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니 시장의 요구에 따라 이런 책이 나올 때도 되긴 했다고 봐야 하지않을까?!



책을 받아들면 우선 그 크기에 놀랄 것이다. 가이드북 크기가 일반적인 컴퓨터 서적 크기이고- 컬러링 시트는 거의 A3 사이즈에 육박한다! 오일파스텔은 뭉툭하게 닳기 일쑤라 세심한 그림을 그리려면 찰필, 면봉 등 부수적인 도구들이 제법 필요한데, 도안이 워낙 크니 그런 면에서 스트레스를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을 듯하다.

 


두 번째 놀람 포인트는 ‘세밀함’이다. 이 책에는 총 11점의 도안이 실려있는데, 그림마다 파트를 나눠 비교적 상세한 과정 컷으로 설명할뿐더러 영상 자료도 파트별로 쪼개 수록해두었다. 선 긋기와 혼합 등 오일 파스텔 컬러링에 있어 꼭 필요한 기초 테크닉에 대해서도 영상 자료가 준비되어 있어서 고흐에만 눈이 멀어(나??) 책을 산 초보라도 별로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사실 도안의 사이즈가 큰 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데, 아무래도 큰 그림을 그리려면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바쁘디 바쁜 현대인이 여가 시간을 쪼개 취미로 즐기고자 할 경우는 특히 그럴 텐데, 의자처럼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그림은 하루 이틀이면 충분하지만 해바라기처럼 손이 많이 가는 그림일 경우는 책에서 나눠놓은 파트별로 쪼개서 진도를 나가니 하루만에 끝내야 한다는 조급증도 생기지 않고 마음이 여유로웠다.



제일 먼저 해보고 싶었던 도안은 ‘오베르의 교회’였는데, 역시 멋있어 보이는 만큼 난이도가 높고 무엇보다 ‘오일’이라는 도구가 추가된 터라 우선 뒤로 미뤄두고 ‘고흐의 의자’를 채색해 봤다. 나 혼자 따라 그렸다면 어디에서부터 먼저 접근할지 고민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을 테지만 순서를 탁탁 짚어주니 그저 색깔대로 오일파스텔을 준비해서 ‘훡훡’ 그어주기만 하면 됐다. 그렇게만 했는데도 어쩐지 멋있어 보이는 그림이 완성되고, 커다란 도안을 거침없이 박박 칠하니 속이 아주 후련~했다. 게다가 두께감 있는 크라프트 지의 특성상 내 스타일대로 오일파스텔을 겹겹이 올려도 밀리는 느낌 없이 말끔하게 색이 올라가서 꽤 상쾌한 기분도 들었다.



지금은 해바라기를 채색하고 있는데, 크라프트와는 종이 질이 다른 터라그만큼 색이 많이 올라가진 않지만- 글쎄, ‘삼나무가 있는 밀밭’ 정도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해바라기를 채색하는 데에는 그리 무리가 없는 듯하다. 꽃잎을 세밀하게 표현하려니 속도가 잘 나진 않는다. 새삼 고흐는 대단한화가구나, 하는 걸 느끼고 있다. 그래도 별로 마음이 급하진 않다. 고흐는 해바라기가 피어있는 동안 완성하려고 서둘렀다지만 책 속의 해바라기는 결코 시들지 않는다. 나는 그저 내 속도로, 내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만큼 해나갈 뿐이다.



그나저나,
‘누구나 쉽게 모네’는 언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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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설산 시리즈 문고판 세트 - 전4권 설산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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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커버 양장은 책장에 꽂아두면 멋스럽다. 오래 보관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들고나가서 읽으려면 무겁다. (더불어 비싸다) 그래서 책을 살 때면 하드 커버와 소프트 커버 사이에서 고민을 하는 편인데, 요즘은 워낙 양장판으로만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좋으면서도 안 좋달까?


이런 와중에 각별히 좋아하는 일본 작가 중 한 명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설산 시리즈>가 문고판으로 나왔다는 소식이 들렸다. 세상에, 또 이런 일이!? 단편 모음집인 '연애의 행방'을 제외하고는 모두 읽은 책들이긴 하지만 이번 문고판은 좀 더 특별하다. 그게- 왜냐면- … 예쁘다!!




문고판인데도 소장하고 싶게끔 포장에 신경을 쓴 느낌이 폴폴 난다. 선물용으로도 손색없다. 따로 포장할 것도 없이 패키지 그대로 줘도 좋을 정도다. 기본 사이즈의 책과 비교해 보니 이렇게 앙증맞고 귀여울 수가 없다. 가격도 저렴하다. 요즘 이래저래 책값이 많이 오른 탓도 있지만, 네 권인데 고작 두 권 가격이다.


단점이 있다면, 패키지가 예뻐서 비닐을 뜯기 싫었다는 것과, 아무래도 책이 작다 보니 글씨도 작아서(노안 어쩔) 나이가 더 들면 좀 읽기 어렵겠다는 것 정도이다. 아,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더 있다. 이번 패키지는 한정판이라 모두가 가지고 싶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괜찮다. 나에겐 있으니까-- 와하핫-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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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 세계 명작으로 시작하는 두 줄 글쓰기 - 저절로 써지는 마법의 초등 글쓰기 마법의 초등 글쓰기 시리즈 4
김성효 지음 / 서사원주니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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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등학교 5학년, 고학년이 되는 아이를 위해 준비해 본 글쓰기 책이에요. 독서 교실이나 논술 학원에 보내는 경우도 많겠지만, 썩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늘 고민이었거든요. 평소 남편이나 저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그걸 아이에게까지 강제하기도 어렵고, 좋아하는 책의 종류도 굉장히 한정적이어서 이래도 되나 싶었죠.

이 책은(사실 학습지죠) 장점이 꽤 많아요. 우선, 다양한 연령대를 커버할 수 있죠. 매 장마다 세계 명작의 한 장면을 간추려 지문으로 이용하고, 옆쪽에는 문장 따라 쓰기, 5글자 글쓰기, 10글자 글쓰기, 두 줄 글쓰기를 하도록 구성돼 있는데요, 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아이라도 보호자와 함께라면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을 듯한 수준이에요. 덕분에 저희 아이처럼 학습지니, 글쓰기니 하는 말만 들어도 인상을 쓰는 아이들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예요.

무엇보다 이 5글자, 10글자 글쓰기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어요. 그냥 글쓰기라고 하는 것보다 글자 수의 제한을 두니 마치 게임을 하는 듯 글자 수를 맞추려고 스스로 고민하고, 머릿속에 떠도는 말들을 정리하려 노력하더라고요. ’온갖 슬라임‘이라니, 이런 제약이 없었다면 ’온갖‘이라는 말은 쓸 생각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아이를 너무 무시하는 말인가요? 하지만 중언부언하지 않고 간추려 정리하기는 어른도 쉽지 않잖아요.

처음 며칠은 평소에 하던 학습지와 다른 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전혀 엉뚱한 말을 적기도 했지만, 점차 익숙해지면서 스스로 매일 한 장 글쓰기를 하게 됐어요. 굉장히 고무적이었어요! 물론 같은 나이에 척척 작문을 해내는 아이들이 많을 테지만,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속도라는 게 있으니까요. 저는 아이가 ’오늘은 아빠와 공놀이를 했다‘의 수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을 기획하신 분들께 감사하고 있어요.

제시된 명작들은 무엇 하나 버리기 어려운, 재미있는 고전들이에요. 짧은 문장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접근이 쉬운 작품부터 읽어나갈 가이드로 삼기에도 좋아 보였어요. 제 아이는 앞서 이야기했듯 뚜렷이 선호하는 장르가 있어서 명작류는 거의 읽지 않았기에 아는 이야기가 거의 없어 먼저 제가 작품의 줄거리를 대강 알려주고 그날의 글쓰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언젠가는 여기에 나와있는 작품을 모두 읽게 하겠노라 속으로 굳게 다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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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움직인 문장들 - 10년 차 카피라이터의 인생의 방향이 되어준 문장
오하림 지음 / 샘터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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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수집이 취미인 카피라이터가 기꺼이 내어준 보석 같은 문장들이 책장을 한가득 채워놓았다. 수집한 문장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저자의 단상들도 무엇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것 투성이었다.


좋은 문장을 모아놓은 책은 많다. 좋은 말만 가득한 책도 많다. 하지만 이 책만큼 매 장마다 마음이 움직인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이유가 뭘까.



이 책의 문장들은 강압적이지 않다. 혼잣말인 양 누가 듣건 말건 떠드는 공허함이 없다. 저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잔뜩 힘주지도 않았다. 괜히 꼬아놓지도 않았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도 않는다.



진실로 인생을 사람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삶을 치열하게 살던 와중에 떠오른 깨달음들, 그러나 과장됨이 없이 담담한 그 말들이, 그 여상함이 더욱 진실되게 다가온다. 



살아보니 그렇더라는 것을 과연 살아보니 알겠더라. 그러나 나는 그저 살기 바빠 지나쳤던 순간들이 문장이 되어 내려앉았다. 


“헤맨 만큼 자기 땅이 된다.”


그만하면 잘 살고 있다고 다독여준다. 헛되지 않았다고 위로해준다.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격려해준다. 그 마음이 다정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헤맨 만큼 자기 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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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루카메 조산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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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일상 판타지 힐링물의 대가, 오가와 이토의 신작이다. 요즘엔 한국이나 일본이나 치유 소설이 꽤나 쏟아지는데, 그중에서도 오가와 이토의 이야기는 독보적으로 ‘맛있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출판사에서도 이야기한다. “따뜻하고 맛있는” 인생 치유 소설이라고. (띠지 뒷면 참조)


그도 그럴 것이 이 작가의 책에서는 맛있는 요리에 대한 묘사가 빠지질 않는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초초난난’을 읽으면서는 사실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요리 전문가로 보이는 건 싫어서 괜히 연애라는 껍데기를 덮어 씌운 건가 의심했을 정도다.


느닷없이 요리 이야기로 빠졌다. 그럴 만하다. 끈끈하고 은은한 단맛이 나는 감자 크로켓. 한입 가득 물면 입안에서 부드럽게 무너지는 현미 주먹밥. 달콤하고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운 달걀말이. 갓 튀겨낸 노랑 빨강의 히비스커스 튀김. 당장이라도 책 속에 들어가 함께 젓가락을 놀리고 싶은 순간이 한 둘이 아니었으니까.


식구.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 어쨌거나 살아있는 한 먹어야 한다. 먹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면, 그것은 곧 살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다. 어쩌면 작가에게 있어 요리란 스스로 살고자 하는 마음이고, 누구든 살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일 지도 모르겠다.


함께 밥을 먹는 것만으로 가족이 될 수 있다면, 츠루카메 조산원에 모인 모두는 가족이었다. 국적도, 나이도, 성별도, 품은 상처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함께 밥을 짓고, 먹으니까 가족이다. 가족이어서 상처받고 싸우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이 결국 치유가 된다.


“대체 뭘까, 가족이란 거. 가족은 끈이기도 하지만, 속박이기도 하지.” (P. 160)


마리아는 가족을 이렇게 정의했지만, 이야기의 끝에서는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가족은 속박이기도 하지만, 끈이기도 하다“라고 말이다.

대체 뭘까, 가족이란 거. 가족은 끈이기도 하지만, 속박이기도 하지.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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