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루카메 조산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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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일상 판타지 힐링물의 대가, 오가와 이토의 신작이다. 요즘엔 한국이나 일본이나 치유 소설이 꽤나 쏟아지는데, 그중에서도 오가와 이토의 이야기는 독보적으로 ‘맛있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출판사에서도 이야기한다. “따뜻하고 맛있는” 인생 치유 소설이라고. (띠지 뒷면 참조)


그도 그럴 것이 이 작가의 책에서는 맛있는 요리에 대한 묘사가 빠지질 않는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초초난난’을 읽으면서는 사실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요리 전문가로 보이는 건 싫어서 괜히 연애라는 껍데기를 덮어 씌운 건가 의심했을 정도다.


느닷없이 요리 이야기로 빠졌다. 그럴 만하다. 끈끈하고 은은한 단맛이 나는 감자 크로켓. 한입 가득 물면 입안에서 부드럽게 무너지는 현미 주먹밥. 달콤하고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운 달걀말이. 갓 튀겨낸 노랑 빨강의 히비스커스 튀김. 당장이라도 책 속에 들어가 함께 젓가락을 놀리고 싶은 순간이 한 둘이 아니었으니까.


식구.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 어쨌거나 살아있는 한 먹어야 한다. 먹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면, 그것은 곧 살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다. 어쩌면 작가에게 있어 요리란 스스로 살고자 하는 마음이고, 누구든 살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일 지도 모르겠다.


함께 밥을 먹는 것만으로 가족이 될 수 있다면, 츠루카메 조산원에 모인 모두는 가족이었다. 국적도, 나이도, 성별도, 품은 상처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함께 밥을 짓고, 먹으니까 가족이다. 가족이어서 상처받고 싸우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이 결국 치유가 된다.


“대체 뭘까, 가족이란 거. 가족은 끈이기도 하지만, 속박이기도 하지.” (P. 160)


마리아는 가족을 이렇게 정의했지만, 이야기의 끝에서는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가족은 속박이기도 하지만, 끈이기도 하다“라고 말이다.

대체 뭘까, 가족이란 거. 가족은 끈이기도 하지만, 속박이기도 하지.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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