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쉬운 여행 일본어 - 현지에서 바로 써먹는 여행 회화 패턴 가장 쉬운 여행 외국어
이형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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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코로나 시국이 끝나고(끝났나?) 드디어! 일본 무비자 입국이 재개되고, 심지어 일본 정부에서는 국내외 여행객들에게 파격적인 여행 경비 지원을 선언했다! 코로나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어쨌든 너도나도 여행 가라 등 떠미는 상황이 된 건 확실하다.  마침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던지 동양북스에서 ‘가장 쉬운 여행 일본어’를 출간했다. 체코나 스위스 지역을 제외하면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가 일본인지라 골랐는데, 오..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할 지 막막하지만- 일단 목차부터 확인하는게 정석이라면 정석이다.


‘현지에서 바로 써먹는 여행 회화 패턴’이라는 부제가 잘 어울린다. 출발해서 다시 돌아올 때까지, 비행, 이동, 숙소, 식당, 관광, 쇼핑, 더 나아가 현지인 사귀기까지, 필요한 핵심을 잘 정리해 놓았다. 아무렴, 여행에서 제일 중요한 건 잘 먹고, 잘 자고, 잘 돌아다니는(그냥 여행의 3대 요소 아닌가!) 거니까. 


이 책이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이 과정을 8주, 두 달로 끝낼 수 있다고 응원해주는 것이다. 그냥 외국어 공부라고 해버리면 이걸 대체 어디까지 파야할지 막막해지는데, 각 잡고 두 달만 집중하면 여행에 필요한 만큼은 익힐 수 있다고 장담해주니 일단 마음이 편하다.


두번째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 당연히 회화에 집중하긴 하지만, 책의 제일 앞장에 일본의 글자인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배치해 먼저 기본적인 글자를 익히게 하고, 회화 페이지에서도 한국어 발음 표기 없이 바로 일본어 문장과 해석만 제공함으로써 글자들이 눈에 익도록 만든다. (읽어주는 문장이 그 문장이 맞는지 알아들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한다) 그리고 ‘쓰기노트’를 별도로 구성해서 그날 익힌 표현을 손으로 쓰게 하는데, 이쯤 되면 글자까지 굳이 알아야 되냐는 의문이 생길 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서 동생에게 받은 일본어 쓰기 교본을 내팽개쳤는데, 일알못 친구와 둘이 떠난 여행에서 문자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왠만큼 한국어/영어 지원이 잘 되긴 하지만, 하필 우리가 가는 곳마다 메뉴판이 온통 일어 뿐이고 사진마저 붙어 있지 않아서 3일 내내 우동을 먹고, 카페라떼 대신 핫초코를 마셔야 했다. 물론 요즘은 번역앱이 좋아서 폰만 들이대면 바로 번역을 다 해주지만, 매번, 매순간마다 스마트폰과 일체형으로 지내는 것보다 더듬더라도 스스로 보고, 읽고, 느끼는 여행이 좀더 즐거울 것이 자명하지 않은가. 왠지 뿌듯하고, 왠지 사람들이 더 친절해진 것 같고, 당장 한달 살기를 해도 괜찮을 것 같고.. (이건 너무 나갔나?)


어쨌든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교토에 가고 싶다!! 이번에야말로 8주 열심히 공부해서 3일 연속 우동을 먹는 비참함에서 벗어나 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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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 진짜?
로럴 스나이더 지음, 댄 샌탯 그림, 홍연미 옮김 / 오늘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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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재미있다.

두마디로, 매우 재미있다.

고민이다. 이 책의 찐 재미를 말해버릴까, 말까.



표지 그림과 두께를 보더니 안 읽겠다고 도리질하던 아이에게 일단 첫 장만 읽어보랬는데, “어느새 완결을 보았다”. 눈쌀 찌푸리는 남편에게도 들이밀었다. “일단 읽어봐.” 아이보단 오래 읽었지만 남편 역시 금새 집중하더니 결말을 보았다. 당연하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게 아니니까!


나를 비롯해 수많은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 중에,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다. 태어나는 것은 완벽하게 타의에 의해 일어나지만, 그 후로는 선택, 선택, 온통 선택이다. 갓난쟁이는 엄마의 젖을 빨지, 젖병의 꼭지를 빨지 선택해야 하고, 울어버릴지 말지도 선택해야한다. 당장 뒤집기를 할지, 유모차를 마다하고 스스로 걸을지, 찝찝하지만 편한 기저귀를 계속 찰 것인지, 엄마의 말대로 간식을 나중에 먹을 것인지, 친구와 내 장난감을 공유할 것인지, 선택을 요구하는 일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생겨난다.


빨간 망토의 로지에게도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다. 더이상 작가의 연필에 자신의 이야기를 맡겨둘 수만은 없게 되었다. 우리 독자들도 속 편하게 페이지만 넘길 일이 아니다. 로지를 위해 올바른(혹은 고의로 이상한) 길을 선택해 주어야 한다!



희한하게 성실한 내 아이는 한눈 한번 팔지 않고 로지를 할머니 댁으로 인도하고, 늑대 뱃속에 들어갔다가 구조된다. 남편은 마법의 사탕으로 된 덫에 영원히 갇혀 버렸고, 난 막내 돼지 집을 구경 갔다가 늑대로 오인받아 날아온 욕조에 깔려버렸다. 어른들은.. 왜 이 모양이지? ㅋㅋ


몇 페이지 넘기기도 전에 죽어버린게 억울해 앞 페이지로 돌아가 다시 선택을 시작했다. 돼지의 집이 풍기는 유혹을 이겨냈더니 이번엔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남자 아이에게 걸렸다. 때로 일곱 난쟁이에게 내 케이크를 빼앗기기도 하고, 남편을 가둬버린 마녀도 만난다. 어떤 길로 가느냐에 따라 결말이 다섯 가지, 열 가지로 늘어난다! 다른 페이지의 이야기가 궁금한데 처음으로 돌아가기는 싫다면, 눈 딱 감고 아무 페이지나 열어서 거기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도 좋다. 이미 아는 이야기인데 내 선택에 따라 내용이 자꾸 바뀌니 어른인데도 속절없이 빠져 든다. 뭐야.. 이 작가 천재인데?!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또 읽은 아이라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뭔가를 선택해야할 때가 올 때 더이상 선택을 어렵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 내가 선택한 길 앞에 장애물이 잔뜩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인생이 거기에서 끝나는 일은 별로 없을 테니,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질 때 좀더 나은 길을 고르면 된다. 이야기가 바로 끝나버릴 법한 최악의 선택만 하지 않는다면 되지 않을까?


모처럼 즐겁게 책을 읽는 아이에게 딱딱한 얘길 하고 싶진 않아 꾹 참았다. 아직은 SNS를 막아두었지만, 좀더 자라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면- 그때 언젠가 이렇게 담아둔 내 이야기들을 읽게 될 날이 올 수 있겠지. 죽어라 안 읽으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하자.


아무튼 이 재미있는 책을 여러분 모두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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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괴물
유지우 지음 / 현암주니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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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히힛. 표지부터 유쾌하다. 아, 실례. 고양이 여러분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데 저 혼자 즐기고 있었네요.


어느날, 남집사가 장을 봐왔어요. 그런데 이런, 종이 봉투가 찢어져 식료품이 길바닥에 떨어졌나봐요! 땅에 떨어졌을 식료품들을 찾아 남집사는 다시 나가버리고 소금이와 후추는 느닷없이 우당탕 놀이인지 쌈박질인지를 시작합니다만, 그때 나타난- 몸이 기이이~~~~일쭉하고 뾰조족 하고 극악한 냄새까지 나는 이것으으으으은!!


그림책인듯 만화책같은 이 책은 몹시 유쾌합니다. 괴물이 등장하는 그림책에 공포를 느끼는 감수성 풍부한 아이들이 종종 있는데요, 워낙 귀여운 고양이들이 주인공이어서 덜 부담스러울 거에요. 게다가 외출에서 돌아온 집사를 맞이하는 고양이, 투닥투닥 몸싸움 하는 고양이, 겁에 질려 슬금슬금 뒷걸음질치는 고양이,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고 엉덩이를 실룩실룩하며 공격 태세를 갖추는 고양이….. 여러 고양이들의 모습을 부모님들이 함께 알려주시면 보다 흥미롭게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저 또한 냥집사로서, 오랫동안 고양이와 함께 하며 고양이의 모습을 세심하게 관찰해온 작가님의 시간이 느껴져서 괜히 기쁘고 행복했답니다.


오래전부터 방심한 고양이 뒷쪽에 오이를 놔두면 펄쩍 뛰고 난리가 나는 영상이 유행이었죠. 한결같은 반응을 보이는게 신기해서 저희집 고양이에게도 시도해봤는데 없던게 나타나니 그저 흠칫, 놀랄 뿐 기대한 반응은 없더라고요. 역시, 야생의 폴.. 작가님 댁 고양이들은 어땠을까요? 폴처럼 데면데면했을까요, 여느 고양이들처럼 펄쩍 뛰고 난리가 났을까요? 이야기 속 소금이와 후추는 과연 합심해서 오이 괴물을 물리치고 남집사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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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것보다 사연이 많아! K-요괴 도감 반전 도감 2
이고은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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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린이들이라면 이른바 최강 시리즈 책들을 한 권쯤은 봤을 텐데, 우리집 꼬맹이도 예외는 아니다. 그놈이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아했던 건 ‘요괴 배틀’, ‘몬스터 배틀’. 좋아하는 티비 만화 프로그램은 신비 아파트, 유튜브에서 즐겨 보는건 오싹한 이야기들.. 그런 놈의 엄마다 보니 이 책, <K-요괴 도감> 출간 소식을 접했을 때 아, 이거다, 했다. 아무리 책을 안 읽으려 한들 이 책은 반드시 보겠지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만 해도 벌써 두번째 독파다. “다 읽었다” 소리를 분명히 들었는데 돌아보니 첫 페이지로 돌아가있다. 지금까지 몰랐던 요괴들의 새로운 이야기가 많아서 재미있다는걸 보니 죄다 외울 때까지 볼 모양이다. 할많하않.


<K-요괴 도감>이 여타의 요괴 책들과 구별되는 건 특별히 한국의 요괴들을 모았다는데 있다. 까짓 요괴로 국위선양할 것은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이 땅의 사람들에게 전해져오는 요괴를 소개하려다보니 그 요괴가 살던 시대가 소환되고, 덩달아 요괴를 상대한 선조의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이 책으로 역사까지 통달한다는 거창한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다만, 언젠가 이 책을 읽은 아이가 자라서 역사를 배우게 될 때 ‘어, 만파식적? 이거 전에 읽었던 건데?’ 정도만 기억해낼 수 있다면 그 아이는 아마 만파식적이 나오는 역사 페이지를 평생 잊지 않게 될 것이다. ‘만능감정사 Q의 사건수첩’에서 학습 부진아였던 린다 리코를 만능 감정사의 자리로 올린 ‘감정 기억법’이랄까?


지루한 이야기는 관두고, 아무튼 요괴에 관심있는 어린이라면 누구나 재미있어 할 책인건 분명하다! 줄글이 길게 이어질 서사는 한 페이지 분량의 만화로 압축하고, 혹시나 요괴 책 때문에 악몽 꿀 아이들을 위해 요괴 퇴치 꿀팁도 대방출! 거기다 요즘 대세인 요괴들의 MBTI도 얻을 수 있다. (물론 이 부분은 작가의 상상이다 - 작가 추정력 : 2022) 개인적으로는 요괴 그림들이 최강 시리즈처럼 쓸데없이 디테일하거나 잔인하지 않아서 좋았다. 이 정도면 무서운거 싫어하는 조카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넌 어떤 요괴가 제일 마음에 들어?”

“난 저승사자”

“왜?”

“그 페이지에 저승사자 말고도 요괴가 많이 나와”



아.. 기승전 요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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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힘 - 내 감정을 다스리는 클래식 수업
문소영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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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가진 힘에 대해서라면 일반인도 흔하게 경험하고 있다. 자각하지 못할 뿐.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음악과 펀집샵에서의 음악이 다른 것 처럼, 음악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사이 마음과 몸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혈액형에 따라(즉 성향에 따라) 운전할 때 들어야 할 음악이 다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은 바 있다. 악마는 음악을 관장하는 천사였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애석하게도 내 주변에는 클래식을 즐기는 이가 몇 없다. 가사가 없는 음악은 지루해서 잠이 올 뿐이라고 한다. 나 같은 경우 워낙 어릴 때부터 엄마가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들려주셔서 익숙해진 덕분에 괜찮지만, 그런 경험이 없다면 길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연주 음악이 당황스럽기는 할 것이다. 그러니 클래식 수업이라는 말 만으로 질려버릴 테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아주, 크게, 말해주고 싶다.


이 책은 물론 클래식 음악을 기본으로 내 감정을 짚어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감정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 알려주지만, 대부분의 곡들이 일상에서 흔히 들었던 것들이라 거부감보다 익숙함이 앞선다. 이미 알고 있는 곡이기 때문에 긴장할 일도 없고, 가사가 있는 곡처럼 명확하게 드러난 메시지를 알려고 할 필요도 없다. 그저 곡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을 짧게 읽고, 음악을 들으며 편히 쉬면 된다. 필요한 것은 나 혼자 고요히 있을 수 있는 시간과 장소 뿐. 사랑이 테마인 곡을 들으며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해도 상관없다. 내가 그렇다는데 뭐 어쩔 거야?



더불어 음악에 한정짓지 않고 그와 어울리는 주제의 명화를 각 장마다 한 점씩 소개해주어 마음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기분이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온전히 내 안의 감정에 집중하는 시간- 그래서 더욱 나 혼자만의 시간이 소중해진다. 옆에서 온갖 소음이 꽥꽥거리는데 어떻게 나에게 집중하겠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유튜브로 연결되는 음악들이 하나의 리스트에 모여있는 것이 아니어서 다음 곡을 들으려고 매번 링크를 연결해야 하는 것이다. 짧은 순간이지만 그 바람에 여운이 깨져 나로선 꽤 아쉬웠다. 제일 좋은건 리스트 업 된 곡들을 하나의 음반으로 만들어 주는 거지만 그러면 책의 가격이 올라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떨어질테니 어쩔 수 없고…….. 최소한 ‘음악의 힘’ 리스트로라도 묶어줬다면 일일이 QR 코드를 찍을 필요 없이 더 쉽고 편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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