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어를 ‘-이다’로 끝내면 자기 생각을 섬세하게 전달하지 못한다.
즉, 사물의 동작과 작용을 표현하지 못하며, 사물의 상태와 성질이 어떻다는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우리말에서 ‘-이다‘가 붙으면서도 자연스러운 것으로는 ‘그럴 것이다. 모자라는 편이다. 끝낼 계획이다. 신설할 예정이다. 필요 없기 때문이다. 먹을 따름이다. 그럴 뿐이다. 관리하는 셈이다. 모색할 때이다. 어려운 실정이다.‘ 정도가 있다. 물론 이서술어도 주어와 잘 호응해야 쓸 수 있다.
따라서 어느 글에서 ‘-이다‘로 끝낸 서술어에 모두 표시를 해놓고,
그 서술어가 거기에 꼭 있어야 하는지 따져 본다. 그래서 명사문을 동사문, 형용사문으로 바꿀 수 있으면 바꾼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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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은 첨가어라는 특성 때문에 명사문보다 동사문과 형용사문이더 풍부하다. 그리고 명사문을 써야 할 때와 동사문, 형용사문을 써야할 때가 따로 있다. 그런데도 요즈음 영어에서 영향을 받아 우리말 동사문, 형용사문을 영어식 명사문으로 바꾸어 쓰는 사람이 많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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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에서 ‘보다’는 체언 뒤에 붙여 두 사물을 서로 비교할 때 쓰는 부사격 조사이다.(예 영희가 철수보다 착하다.) 일부 국어 사전에서 ‘부사’로쓰인다고 설명하였으나, 오늘날 언어 현실을 설명했을 뿐이다. - P19

2에 있는 ‘뿐’은 명사나 조사로 쓰인다. 명사로 쓸 때는 다른 용언 밑에서 띄워 쓰되 ‘어찌할 따름‘이라는 뜻을 지닌다. (예 갔을 뿐이다.) 조사로 쓸 때는 앞말에 붙여 쓰고 ‘더 없다‘라는 뜻을 지닌다.(예 나는 너뿐이다.) 그러므로 ‘뿐‘을 접속 부사어로 써서는 안 된다.
3~4에서 나름, 때문‘은 의존 명사이다. 즉, 이 말은 다른 말에 기대어 써야 하는 말이다. 5에 있는 ‘마찬가지는 ‘마치 한 가지‘라는 뜻을지닌 명사로서 ‘-다‘를 붙여 서술어로 쓰되, 서로 비교할 대상이 두 개있어야 한다. - P20

글 하나에 동일한 사물이나 시간, 장소가 나오면 앞에서 나온 것을뒤에서 다른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이 대신하는 말을 ‘지시어‘라고 한다. 우리말에서 대표적인 지시어로는 ‘이, 그, 저가 있다. ‘이것(대명사)이 이러저러해서 (형용사) 그리로(부사) 옮길까 했는데 이(관형사) 사람이 말리는 바람에………‘처럼 여러 형태로 쓰인다. 물론 지시어에도 멀고 가까움이 있어, 가깝지 않은 일은 ‘아까 그 일, 어저께 그 일, 공원15-4-거기에서‘처럼 다른 단어를 덧보태어 지시 내용을 분명히 한다. - P22

그러므로 가리키는 대상이 분명하지 않을 때는 지시어를 쓰지 않는것이 낫다. 예를 들어 여러 사람이 등장할 때 ‘그 사람‘이라고 하면,
‘그 사람‘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쉬 알 수 없다. 그럴 때는 지시어 대신가리키는 내용을 다시 한 번 써주면 지시 대상이 분명해진다. - P23

긴 문장은 한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 내용을 담고 있어 부드럽고 꼼꼼해 보인다. 그러나 한 문장에 여러 내용을 담기 때문에, 논리가 흩어져 논점을 벗어나기 쉽다. - P144

그러므로 한 문장에 되도록 이야기 하나만 담되, 한 문장을 30자 안팎으로 쓰는 것이 좋다. 문장이 길어지더라도 60자를 넘지 말아야 한다. 논술 원고량을 40으로 나누었을 때 나오는 수를 전체 문장수로 보고, 그 이상이면 짧은 문장이 많고, 그 이하면 긴 문장이 많다고 보면된다. 아주 짧은 문장만 늘어놓아 글이 딱딱해지면, 내용에 따라 성격이 비슷한 앞뒤 문장을 하나로 묶어서, 문장 길이에 변화를 준다. - P144

우리말에서는 용언 끝을 아주 다양하게 바꾼다. 예컨대 ‘먹다‘의
‘먹‘에 ‘-어서, 어, 자, 게, 어라, 는, -느냐, 었다‘같은 활용 어미를 붙이기만 하면 여러 모로 쓸 수 있다. 어떤 단어는 이런 활용 어미를 백수십 개나 붙일 수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우리말은 기본 용언 하나에 활용 어미만 바꿔 ‘먹고, 먹어,
먹는데, 먹었는데, 먹자마자, 먹을까, 먹듯이, 먹는구나, 먹든지, 먹느니, 먹으니까, 먹으면, 먹는다해도‘와 같이 의미를 백수십 개로 쪼개달한다. - P226

오히려 작은 문장을 명사절로 안아 겹문장으로 만들기로 하면 우리말에서는 ‘-(으)ㅁ‘보다 ‘-는(-) 것‘을 더 많이 썼다. 예를 들어 "그 사람 결백하다는 게(것이) 밝혀졌어."라고 하지, "그 사람의 결백함이 밝혀졌어."라고 하지는 않는다. (예) 수지가 착한 게(것이) 사실이야.(O), 수지의 착함이 사실이야. (x)). - P227

첫째, 동사문이 있는데, ‘철수가 간다.‘처럼 ‘무엇이 어찌한다‘식 문장이며, 동사가 서술어이다.
둘째, 형용사문이 있는데, ‘하늘이 푸르다.‘처럼 ‘무엇이 어떠하다‘식 문장이며, 형용사가 서술어이다.
셋째, 명사문이있는데, ‘슬기는 여학생이다.‘처럼 ‘무엇이 무엇이다’식 문장이며, 체언에 ‘-이다‘가 붙은 것이 서술어이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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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음식점 말고 유럽 음식을 ‘일본식’으로 해석한 ‘경양식’을 제외하고는 외국 음식을 거의 접할 수 없었다. 경양식집의 대표적인 메뉴는 돈가스(오스트리아의 슈니첼schnitzel과 비슷하지만 송아지고기 대신 돼지고기로 만든다), 함박스테이크(프랑스식 스테이크 아셰steak haché가 원조겠지만 소고기를 적게 쓰기 위해 양파와 밀가루 같은 값싼 재료를 많이 넣어서 양을 늘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스파게티 볼로녜세spaghetti Bolognese(보통은 그냥 스파게티라고 불렀다)(볼로녜세는 이탈리아 볼로냐 지역의 소스로 한국에서는 흔히 볼로네제라고 한다-옮긴이) 등이었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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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렷 자세.

이 표현에 그의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왜 그렇게 자신이 힘든지를 깨달은 순간, 눈물이 다시금 쏟아졌다. 그는 이불을 꽉 문 채로 억누른 울음을, 분노와 절망에 찬 울음을 길게 토했다. 가슴이 끔찍이도 아팠다. 자신이 이런 아픔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던 엄청난 아픔이었다. 이제 다시는……. 그다음 말은 생각나지도 않았다. 감당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절망감에 생각이 흐물흐물 녹아내려 깡그리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그는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이었다.

에두아르는 죽었다. 에두아르는 정확히 바로 이 순간에 죽은 것이다. 그의 귀여운 아이, 그의 아들. 그가 죽은 것이다. -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 임호경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0748683 - P289

페리쿠르 씨의 아픔이 이토록이나 격렬한 것은 이제야 비로소 에두아르가 그에게 존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이 아들을 얼마나 ─ 은근히, 내키지 않은 마음으로 ─ 사랑했는지 불현듯 깨달았다. 이제 다시는 아들을 볼 수 없다는 그 용납할 수 없는 현실을 의식한 날에야 이걸 깨달은 것이다.

아냐, 사실은 이것도 전부가 아니야……. 흘러내리는 눈물과 꽉 죈 가슴, 그리고 목구멍에 박힌 칼날 같은 무언가가 그에게 말했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모종의 해방감을 느꼈다는 죄책감이었다. -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 임호경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0748683 - P289

아니, 페리쿠르 씨가 아들에게서 결코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은 녀석이 하고 다니는 짓들이라기보다는, 그 녀석 자체였다. 에두아르의 목소리는 너무 높았고, 체격은 너무 가냘팠고, 항상 옷차림에만 신경을 썼고, 몸짓은 너무……. 그렇다,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사실이었으니, 녀석은 정말로 여성적이었다. -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 임호경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0748683 - P291

그의 아들은 자신으로서는 정당하다고 느껴지는 그의 희망들에 대한 살아 있는 모욕이었다. 이것은 그가 누구에게도 한 번도 털어놓은 적 없는 사실인데, 그는 딸이 태어나자 크나큰 실망감을 맛보았다. 그는 한 남자가 아들을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아비와 아들 사이에는 은밀하고도 긴밀한 동맹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가? 아비가 토대를 닦아 이를 물려주면, 아들은 그걸 받아 결실을 맺는 것, 이게 바로 까마득한 옛날부터 계속되어 온 삶의 방식이 아니던가? -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 임호경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0748683 - P292

에두아르의 죽음은 그동안의 물음에 대한 답이 되었다. 정의가 실현된 것이다. 세상은 균형을 되찾고, 바로 선 것이다. 그는 아내의 죽음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죽기에는 너무 젊은 사람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그보다도 젊은 나이로 죽은 아들에 대해서는 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시 눈물이 솟구쳤다.

무정한 눈물이야. 페리쿠르 씨가 중얼거렸다. 난 무정한 놈이라고……. 그는 자신도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고 싶었다. 생전 처음으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고 싶었다. -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 임호경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0748683 - P294

하나가 죽었을 때 다른 하나가 출현했으니,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기계적으로, 다시 말해서 그로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성립하는 거였다. -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 임호경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0748683 - P299

그것은 한 청년의 아주 청순한 얼굴이었다. 도톰한 입술, 조금 길면서도 힘찬 콧날, 턱을 쪼개는 깊은 보조개 하나, 그리고 무엇보다도 초점도 웃음기도 없는 기이한 시선……. 이제는 표현할 말이 생각났으니, 이 모든 걸 말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누구에게 말해 준단 말인가? -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 임호경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0748683 - P304

에두아르가 성장함에 따라, 처음에는 아버지 쪽의 의혹과 불신에 불과했던 것이 반감과 거부와 분노와 부인(否認)으로 발전하는 것을 본 것이다. 에두아르는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처음에는 애정에 대한 요구와 보호받고자 하는 욕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점차로 수없는 도발들과 폭발들로 변해 갔다.

다시 말해서 선전 포고로 말이다. -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 임호경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0748683 - P309

그러고 나서 부자 간의 골은 갈수록 깊어져 결국에는 침묵이, 마들렌으로서는 정확히 언제부터였다고 말할 수 없는 침묵이 들어섰다. 두 사람이 더 이상 아무 얘기도 나누지 않고, 아니 더 이상 싸우거나 대립하지도 않고 무관심을 가장한 채 서로에 대한 적개심만 불태우는 상태가 된 것이다. -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 임호경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0748683 - P310

에두아르, 이 아이는 뭔가 악마적인 데가 있어, 정말이지 얘는 정상이 아니라고! 〈정상〉, 페리쿠르 씨가 특별히 집착하는 단어였으니, 그에게는 없는 부자 관계를 묘사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 임호경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0748683 - P314

에두아르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게 언제 오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출구였다. 그에게 있어서 죽음은 어떤 변화라고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은 그저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의 이행,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가 죽은 날에야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그 조용하고도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노인네들이 그러하듯 체념 어린 인내로써 받아들이는 그런 것이었다. -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 임호경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0748683 - P331

얼굴 없는 세계에서 무엇에 집착할 수 있으며, 무엇과 싸울 수 있겠는가? 이제 그에게 세상은 머리가 잘린, 그리고 그 보상으로 몸뚱이들은 그의 아버지의 육중한 실루엣처럼 몇 배로 커진 실루엣들만이 들어찬 우주가 된 것이다. -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 임호경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0748683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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