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꼴찌를 목표로 시작하는 싸움도 있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싸움도 있다.
(134/317p)

뮤지컬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주인공은 소리 높여 노래한다. 〈When Tomorrow Comes〉. ‘내일이 오면’ 세상이 바뀔까? 모르겠다. 중요한 건 일단 내일까지 살고 볼 일이라는 것이다.
(139/317p)

승산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지 않는다. 싸워야 할 때 달아나지 않는 것이 인생에 대한 예의다. 승패에 집착하기보다 과정을 즐긴다.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때로는 처참하게 질 수도 있다. 그것 역시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살면, 도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기는 싸움만 하려고 들면, 승산이 없을 때마다 달아나게 된다. 그렇게 도망 다니며 살면 인생에서 배우는 게 없고 남는 게 없다. 지는 싸움에서 더 크게 얻는다. 싸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143/317p)

평민과 노비의 노동력을 수탈할 수 있었기에 양반은 자유를 누렸다. 이제 우리도 인공지능 로봇에게 생산 활동을 맡기고, 조선시대 선비처럼 살 수 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풍요로운 시기가 온다. 독서하고 글을 쓰는데 이보다 더 좋은 시절도 없다. (145/317p)

"살아 있는 순간은 다 배워야 할 때다. 오늘을 살려면, 오늘이 즐거워야 한다. 오늘이 즐거우려면, 오늘이 새로워야 한다. 오늘이 새로우려면, 어제 몰랐던 걸 오늘 깨달아야 한다. 즉 즐거운 삶을 위해서는 매일 배워야 한다."
(148/3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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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들의 총체‘, 우리가 ‘우주‘라 부를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는 ‘코스모스cosmos‘다. 지금 이 순간(‘순간‘은 시간과 관련된 단어이므로 지금 당장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지금 당장‘이라는 표현도 마찬가지다) 코스모스는 카오스이며, 카오스일 뿐이다. 왜냐하면 카오스만이 유일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가 기지개를 켜고 악기를 조율하고 있을 뿐…….
하지만 이제 곧 변화가 일어날 참이다.
(19p)

모로스 이후 마치 공수부대의 대규모 습격이 연이어 일어나듯 수많은 자손들이 우르르 밀려들었다.
제일 먼저 아파테(기만)가 태어났다. 로마인들은 프라우스Fraus라 불렀으며, 여기서 ‘프로드 fraud, 사기‘, ‘프로질런트 fraudulent, 사기성의’, ‘프로드스터 fraudster, 사기꾼 같은 단어들이 나왔다. 아파테는 크레타섬으로 허둥지둥 떠나 때를 기다렸다.
그다음으로 게라스(노령)가 태어났다. 게라스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무시무시한 악마는 아니다. 그리스인들은 게라스가 품위와 지혜, 권위를 베풀기도 하니 유연한 몸과 젊음, 명민함을 빼앗아가는 것을 만회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했다. 그의 로마식 이름인 세넥투스Senectus는 ‘시니어 senior,
손윗사람‘, ‘세너트 senate, 원로원’, ‘시나일 senile, 노쇠한‘과 같은 뿌리를 지닌 단어다.
(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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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또는 1337년에 죽었고, 1339년부터 큰 가문들이 잇따라 도산함으로써 재정위기가 시작되었으며, 아테네 공에 의한 살벌한 전제정치는 1342~43년에 걸쳐 있고, 1346년에는 대반 란이 일어났으며, 1348년은 유럽의 어느 나라보다도 피렌쩨에서 가장 맹위를 떨친 ‘페스트(흑사병)의 대창궐‘이 있던 해이다. 페스트 창궐과 치옴삐 반란 사이의 이 시기는 온통 폭동과 소요, 반란으로 점철되어 있다. 따라서 이 시대는 조형예술에서는 매우 비생산적인 시기였다. 씨에나에서는 하층 시민계급이 피렌쩨에서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사회적·종교적, 전통에 더 깊이 뿌리를 박고 있었기 때문에 정신적 발전은 위기나 정세변동에 방해를 받지 않고 순조로이 진행되었다. 또한 종교적 감정은 아직도 그들의 생생한 생활감정의 일부였던만큼 시대감각에 맞게 그리고 앞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형태로 표현될 수 있었다. (42p)

그러나 꾸아뜨로첸또 초기에는 궁정화의 경향이 아직도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 세기 최초의 세대에 속하는 거장들, 특히 마자치오와 도나뗄로는 지나치게 세련된 궁정풍의 취미는 물론이요 뜨레첸또 회화의 장식적이고 무절제한 형식보다도 공간형식이 집중되어 있고 인물묘사가 조 상(像)처럼 품위가 있는 지오또의 엄격한 예술양식에 오히려 더 가깝다.
그러나 대대적인 재정위기, 페스트, 그리고 치옴삐 반란이라는 대혼란을 겪고 난 이 세대는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입장에 놓여 있었다. 시민계급은 도덕적인 면에서나 예술적 취향에서나 이전보다 더 단순해지고 냉정 해졌으며 더 청교도적으로 되었다. (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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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예술의 발전은 대규모로 행해지고 있던 전반적인 합리화 과정의 일부분으로 이루어지고, 비합리적인 것은 더이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개개의 부분이 전체와 논리적으로 합치되고,
관계가 수적으로 표현 될 수 있을 만큼 엄격한 조화를 이루며,
인물과 공간의 관계에서 모순이 배제되고,
그리고 공간의 부분들 상호간에도 모순이 배제될 때
비로소 사람들은 ‘아름답다’는 미적 감정을 갖게 된다.
투시도법이 공간의 수학화이고 비례의 원리가 하나의 묘사 속에 나타난 형상들의 체계화이듯이, 예술적 질을 말하는 일체의 규준들은 점차 이성적인 근거에 종속되고, 예술의법칙들은 하나같이 모두 합리화되었다.
이러한 합리주의는 물론 이딸리아예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북쪽지역에서도, 이딸리아에서보다는 좀 통속적인 양상을 띠기는 해도 더욱 명확하고 소박한 모습을 띠고 나타난다.
(27p)

아무튼 피렌쩨의 경제제대립관계는 대부분의 독일 도시에서처럼 길드와 조직화되지 못한 도시 부호들 사이에서가 아니라, 직종이 상이한 길드 상호간에서 일어났다.
유럽 나라들에 비하면 피렌쩨의 부호들은 도시의 중산계층처럼 엄격하게 조직되어 있었다는 이점을 처음부터 갖고 있었다.
그들은 대규모의 상공업과 은행업을 통합하여 길드를 조직했고, 이러한 길드를 일종의 기업가연합으로 발전시켰으며, 나아가서는 트러스트를 만들어 시장을 통제하였다.
이러한 길드조직이 사회에서 그 우위를 차지하자 상층 시민계급은 길드조직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구를 이용하여 하층계급을 억눌렀고, 무엇보다도 노동자의 임금을 내리는 데 성공했다.
14세기는 길드를 장악한 중산층과 길드 밖으로 밀려난 노동자들 사이에일어난 수많은 계급투쟁으로 점철된 시기이다.
(32p)

이 시대 역사가 우리들에게 증명해주는 것은 프롤레타리아트의 이익이 부르즈와지의 이익과 병행할 수 없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이미 노후한 길드 조직의 테두리 안에서 생산양식의 혁명적인 변화를 수행하려는 것이 노동 자계급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중대한 과오였는가 하는 점이다.
도시의 대상공업자들은 길드조직이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제도임을 훨씬 빨리 알아차렸고, 따라서 이들은 길드조직의 지배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그결과 지금까지의 길드의 정치적 역할은 점점 줄어드는 대신 문화적 역할은 갈수록 더 많이 맡게 되었으며, 그리하여 결국 길드는 자유경쟁의 희생물이 되어 완전히 없어지게 되었다. (34p)

이 새로운 시대의 경제사상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바로 이런 비정한 물질주의적 사고방식인데 이 사고방식은 인간을 그의 성과로, 그의 성과를 화폐가치(임금)로 환산해서 이 양자를 동일시하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노동자를 단순히 투자와 수익성, 이익 가능성과 손실 가능성, 그리고 차변(借邊)과 대변(貸邊)이라는 복잡한 체계 속의 일 부분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 시대의 합리주의를 가장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종전의 도시경제의 본질을 이루었던 수공업적 성격이 이제는 완전히 상업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업화 과정의 본질은 기업가의 활동에서 점차 손으로 하는 일이 적어지고 그 대신 계산적이고 추론적인 요소가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사실뿐 아니라, 기업가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자본주의 경제원칙을 인식하고 있다는 데 있다. (37p)

즉 한 상품의 가치가 전혀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기복이 있으며 상품의 가치가 오르내리는 것은 상인의 주관적인 선의나 악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정한 객관적인 상황정세에 따른다는 인식이 그것이다.
‘공정한 가격‘이라는 개념과 이자에 대한 그들의 회의에서 볼 수 있듯, 중세인들은 가치를 하나의 실제적이고 언제나 고정되어 있으며 상품에 이미 내재된 성질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경제의 상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르네쌍스인들은 비로소 상품가치의 실제적인 기준과 그 상대성, 그리고 도덕과 상관없는 가치의 성격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38p)

이와같이 시민계급이 점점 비합리적인 생활양식을 취하게 되는 바로 그 무렵에 봉건영주들은 점차 견실하고 신용있는 상인의 경영원칙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궁정사회와 시민사회가 길의 중간에서 서로 만나게 된 셈이다.
영주들은 점점 더 진보적이 되고 문화적인 면에서도 신흥 시민계급 못지않게 매우 진보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 반면에, 시민계급은 점점 더 보수적이 되어 중세의 궁정적· 기사적 이상이나 중세의 고딕적·정신주의적 이상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시민적 예술의 발전 속에서도 결코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던 그 이상들이 다시 전면에 드러나도록 후원·장려하게 된 것이다. (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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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아니다. 작가나 조연출이 모여 회의할 때, 잘 듣는 사람이다. 자신이 낸 아이디어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 아이디어 가운데 가장 좋은 게 무엇인지 결정하는 사람이 피디다. 피디에게 아이디어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회의 시간에 작가나 스태프가 입을 다문다.
(27/317p)

유럽에서는 선행학습을 금지한다는 내용은 《공부머리 독서법》에도 나온다. 부모의 재력으로 아이들의 성적에 격차를 벌리는 시도를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비난한다. 유럽에서는 굳이 사교육으로 격차를 벌리지 않아도 누구나 먹고살 수 있으니까. 유럽의 교육제도가 지금처럼 자리 잡은 것은 노동운동 덕분이다. 대부분 직종의 노동자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을 수 있기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학력과 저학력,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따른 임금 차별이 거의 없다.
(79/317p)

사람이 창조성을 발휘하여 리스크를 무릅쓰고 나아가는 데는 당근도 채찍도 효과가 없다. 다만 자유로운 도전이 허용되는 풍토가 필요하다. 그러한 풍토 속에서 사람이 주저 없이 리스크를 무릅쓰는 것은 당근을 원해서도 채찍이 두려워서도 아니다. 그저 단순히 자신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 야마구치 슈, 김윤경 옮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다산초당, 69쪽.
(94/3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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