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에서는 열흘에 하나씩 새로운 교도소가 문을 열었다. 교도소 증가와 그에 따른 〈교도소 산업 복합체〉, 즉 교도소 건설에 자본을 투자하는 사업 관계자들의 등장은 징역살이를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만들었고 그 결과 범죄의 성격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징역형을 확대하도록 주 의회 의원들에게 로비를 벌이는 데 수백만 달러가 사용되었다. 약물 중독 같은 보건 문제, 결국에는 누군가가 부도 수표를 발행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빈곤 문제, 아동의 행동 장애 문제, 정신적 장애가 있는 극빈자들을 관리하는 문제, 입법자들에게 불법 이민자들을 교도소로 보내도록 한 이민자 문제까지 투옥은 모든 문제의 해법이 되었다. 미국의 재소자 숫자를 늘리고, 양형 개혁을 방해하고, 범죄 범주를 새롭게 확대하고, 대량 투옥을 부채질하는 두려움과 분노의 정서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지난 25년 동안 어느 때보다도 많은 로비 자금이 사용되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776
우리가 대변하는 아이들의 소송을 준비하면서 그들이 인내하도록 강요받은 삶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그들이 저지른 충격적이고 무분별한 범죄들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없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797
오늘날의 신경학적, 심리학적, 사회학적 증거는 미성숙한 판단력, 미숙한 자기 관리 능력과 책임감, 부정적인 영향과 외부의 압력에 대한 취약성, 부족한 충동 억제 능력, 주변 환경 등의 요소가 아이들에게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해 냈다. 일반적으로 열두 살부터 열여덟 살까지를 아우른다고 여겨지는 청소년기는 급격한 변화의 시기로 정의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798
어른과 달리 어린 10대들은 미성숙하고 의존적일 뿐 아니라 미래 지향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800
〈사춘기 전후에 도파민으로 활성화되는 사회 정서적 계통의 활동이 극적이고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은 보다 자극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하도록 어린 청소년들을 부추긴다. 〈보상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부쩍 두드러지는 이 현상은 인지 조절 계통이 구조적으로 성숙되는 시점이나 인지 조절 계통이 사회 정서적인 계통과 연계되는 시점보다 앞서 일어난다. 청소년기 전반에 걸쳐 성숙 과정은 점차적으로 진행되며 그와 비례하여 보다 발전된 자기 관리나 충동 억제 등이 가능해진다. ……청소년 발달 초기에 나타나는 사회 정서적 계통의 자극과 그보다 나중에 이루어지는 인지 조절 계통의 완전한 성숙 사이에 존재하는 일시적인 간극은 청소년 발달 중반기에 이르러 위험을 감수하려는 몹시 취약한 시기를 만들어 낸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800
우리가 변론 취지서에 적은 구절을 그대로 옮기자면 그들은 〈그들이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의 산물이며 그들이 만든 적 없는 좁은 길을 위태롭게 걷는 여행자〉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805
딜 씨와 통화하면서 나는 그가 겪어야 했던 모든 고난과 끔찍한 일들을, 그리고 그의 장애가 그를 얼마나 망가뜨렸는지를 생각했다. 그가 누군가에게 총을 쏜 행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를 죽이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왜 우리는 망가진 모든 이들을 죽이려고 하는 것일까? 도대체 우리는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어떻게 그런 짓이 정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860
「브라이언 씨, 나를 위해 싸워 준 당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내게 관심을 가져 줘서 고마워요. 내 목숨을 구하려고 노력해 준 여러분 모두를 사랑해요.」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860
우리 모두는 무언가에 의해 망가진 사람들이다.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고 또 해를 입는다. 비록 망가진 정도는 제각각이라도 망가진 상태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864
내가 해를 입거나 끼친 방식은 지미 딜이 고난을 당하거나 준 방식과 다르다. 그럼에도 망가진 상태라는 공통점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864
우리는 망가진, 즉 부러진 뼈를 가진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나는 망가진 상태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늘 알고만 있었을 뿐 한 번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 나름의 이유가 존재한다. 때로는 우리 자신의 선택 때문에 뼈가 부러지기도 하고 가끔은 우리가 절대로 선택하지 않았을 어떤 것 때문에 뼈가 산산조각 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망가진 상태는 우리의 공통된 인간성, 즉 우리로 하여금 공통적으로 편안함과 의미, 치유를 추구하게 하는 토대이기도 하다. 우리의 공통된 취약성과 불완전성이 우리의 공감 능력을 키워 주고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865
그들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지만 나는 그들도 망가진 사람들임을 깨달았다. 우리는 두려워하고 분노하게 되었다. 우리는 두려움과 복수심에 때문에 어린 청소년들을 내팽개쳤고, 장애인들을 저버렸으며, 병약자들을 교도소에 가두었다. 그들이 대중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교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더 강하고 덜 망가져 보이기 때문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866
하지만 망가진 사람들을 단지 처벌만 해서는, 요컨대 그들을 피하거나 우리 눈에 띄지 않도록 그들을 격리만 해서는 그들은 물론이고 우리의 망가진 상태가 계속될 뿐이다. 서로에 대한 인간애가 없으면 공동체란 없는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867
정의로운 자비는 자비를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베풀어질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도저히 자비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베풀어질 때 자비는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880
나는 인종 차별적인 계급제와 짐 크로법이 주위 어른들의 행동 방식과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던 시대에 태어났으며 그래서 일상적인 굴욕과 모욕이 어떤 식으로 누적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897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심지어 기독교인들조차 우리가 용서하거나 동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독선과 두려움, 분노 때문에 약한 사람들에게 돌을 던졌다. 나는 그 모임에서 우리가 그러한 일이 일어나도록 마냥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우리가 돌팔매를 막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925
그는 내게 가난하고 결백한 사람보다 부유하고 유죄인 사람을 대우하기만 하는 형사 사법 제도를 왜 개혁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법률적 도움을 제공하지 않고, 죄의 유무보다 부와 지위를 더 중시하는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 월터의 사건을 통해 나는 두려움과 분노가 정의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배웠다. 두려움과 분노가 하나의 공동체를, 주를, 나라를 감염시킬 수 있으며 우리를 맹인으로, 비이성적으로, 위험인물로 만들 수 있음을 배웠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938
미국 사형 제도가 제기하는 진짜 문제는 이것이었다. 〈과연 우리는 누군가를 죽일 자격이 있는가?〉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939
자비란 희망에 기초해서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행해질 때 의롭다는 사실을 월터가 가르쳐 주었다고 강조했다. 자비는 누군가에게 힘을 불어넣고, 누군가를 자유롭게 해주며, 누군가를 변화시킨다. 그리고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행해질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자비를 받아 본 적이 없거나 심지어 자비를 구할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사람들이야말로 우리가 연민을 베풀었을 때 가장 의미가 있는 사람들이다. 월터는 그를 부당하게 기소한 사람들을, 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사람들을, 그에게 자비를 베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을 모두 진심으로 용서했다. 그가 결국 이렇게 기념할 가치가 있는 삶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갈망하는 사랑과 자유를 재발견하는 삶을, 죽음과 비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하늘이 정해 준 날에 눈을 감을 수 있는 삶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도 타인에게 베푼 자비가 낳은 결과였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22590 - P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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