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es and traits," Dr. Goldstein had said. "Traits don’t change, states of mind do." - P33

It was always sad, the way the world was going. And always a new age dawning. - P42

He would not let her go. Even though, staring into her open eyes in the swirling salt-filled water, with sun flashing through each wave, he thought he would like this moment to be forever: the dark-haired woman on shore calling for their safety, the girl who had once jumped rope like a queen, now holding him with a fierceness that matched the power of the ocean—oh, insane, ludicrous, unknowable world! Look how she wanted to live, look how she wanted to hold on.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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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올리브가 말을 하면 집중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봤다. 그러나 사실은 마음이 딴 데 가 있었다. 올리브가 무섭도록 낯설었다. 아들은 종종 그를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29

봄이 왔다. 낮이 길어지고 남은 눈이 녹아 도로가 질척했다. 개나리가 활짝 피어 쌀쌀한 공기에 노란 구름을 보태고, 진달래가 세상에 진홍빛 고개를 내밀었다. 헨리는 모든 것을 데니즈의 눈을 통해 그려보았고, 그녀에게는 아름다움이 폭력이리라 생각했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30

마치 그녀가 슬리퍼스가 된 듯, 또는 그가 고양이가 된 듯 두 사람의 내면은 서로에게 부비대고 있었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33

헨리가 빨간 벙어리장갑을 집어 데니즈가 손을 집어넣도록 잡아주었을 때 그녀의 눈빛에서 알 수 있었다.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요. 쓰라리고 격렬하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34

그리고 그때, 남편의 죽음으로 데니즈가 소녀성(少女性)의 죽음까지 절감하게 되었다는 걸 헨리는 알 수 있었다. 데니즈는 이제 그녀가 알던 유일한자기 자신의 모습을 잃고, 상실을 애도하고 있었다. 데니즈라는 소녀는 사라지고 이제는 혼란스러운 젊은 미망인만 남았다. 그럴 때면 그녀와 눈을 마주친 그의 눈길이 부드러워졌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36

둥글던 뺨은 배가 부풀면서 동시에 꺼져버려 그녀를 짓누르는 삶의 중력이 벌써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37

"데이지처럼 상큼해 보이는데." 그가 교회 밖 주차장에서 데이지 포스터에게 말한다. 그건 두 사람 사이의 농담이다. 헨리는 데이지에게 벌써 몇 년이나 그렇게 말해왔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37

그는 창밖으로 만을, 곶을 따라 늘어선 앙상한 가문비나무들을 건너다본다. 그 광경이 아름답다. 해안선의 고요한 위엄과, 잔물결이 이는 바닷물에서 하느님의 위대함을 본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39

그러나 헨리는 한 번도 올리브에게 묻지 않았고, 그녀도 헨리에게 말하지 않았다. 데니즈를 향한 아프도록 절실한 감정에 대해 그가 한 번도 말하지 않은 것처럼.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39

헨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올리브에게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평생 말하지 못할 것이다). 데니즈 때문에 죄책감을 느꼈던 그 오랜 세월 동안, 데니즈에 대한 작은 미련 한 톨을 마음 한구석에 간직하고 있었다는 걸. 아니지, 그런 생각은 감히 품을 수도 없어 그는 곧 아니라며 이 생각을 떨쳐버릴 것이다. 누가 스스로를 남의 행복에 배 아파하는 좀스러운 사람이라 생각하겠는가. 말도 안 된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40

만(灣)에서는 하얀 포말이 부서지고 파도가 밀려들어 조그만 돌멩이들이 바닷물에 쓸려가며 달그락거렸다. 정박해 있는 요트들의 돛대를 때리는 케이블 소리도 띠잉띵 울려왔다. 소년이 고등어를 손질하며 대가리와 꼬리, 반짝이는 내장을 발라내 선창에서 집어던지면 갈매기 몇 마리가 그것들을 잡아채려고 내려오면서 끼룩끼룩 울어댔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41

구슬픈 무지(無知)가 악의 없는 하얀 꽃잎 속에 숨겨져 있는 듯했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42

갈비뼈 속에서 감각이 느껴지면서 낮은 파도에 물 끝자락이 찰싹대듯 편안한 정적이, 안도감이 찾아왔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44

당신의 생명을 집어삼켜야만 했던 소망이 너무도 간절하고 급박했기에 어머니는 부엌 싱크대 벽면 전체에 육신의 잔해를 흩뿌리고 말았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45

"상태와 특성의 차이지." 골드스타인 박사가 말했다. "특성은 변하지 않아. 정신의 상태는 변하지만."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45

그랬다. 그는 광기에 끌렸다. 클라라, 그 이름도 유명한 클라라 필킹턴은 그가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 가운데 제일 정신 나간 사람이었다. 대단하지 않은가? 목에 이런 간판이라도 걸고 다녀야 했다.완전히 미친 클라라.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49

어떤 슬픔 한 가닥이 선생님에게서 건너오는 기분이 들었다. 이제 바람은 사방에서 몰아치고 있었고, 파도가 한쪽에서 일어났다가 다시 다른 쪽에서 일면서 만은 파란색과 흰색 프로스팅을 마구 섞어 얹은 케이크처럼 보였다. 마리나 옆의 포플러 나뭇잎들이 위로 펄럭이고 나뭇가지들은 온통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51

22구경 총탄이1마일을 날아가고 평범한9인치 두께의 합판을 관통한다는 건 알았다. 하지만 입천장과 지붕을 통과한 다음엔, 그다음엔 얼마나 멀리 갈까?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53

세상은 언제나 슬프게 돌아간다. 그리고 새 시대의 여명은 언제나 있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57

그는 뉴요커들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인지, 그러면서도 자신이 그렇다는 걸 모르는지에 대해 점점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59

그녀의 존재가 크게 느껴지며, 잠깐 동안 거대한 코끼리가 곁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인간 왕국의 일원이 되고 싶은 순진하고 순한 코끼리, 앞다리를 무릎에 포개고 기다란 코를 살며시 움직이는 코끼리.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60

희망은 마음의 암이었다. 그는 희망을 원치 않았다. 원치 않았다. 이 연약한 초록빛 희망의 싹이 가슴속에서 움트는 걸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61

널 놓지 않을게. 파도가 칠 때마다 햇살이 반짝이는 짠 바닷물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케빈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그 옛날 여왕처럼 줄넘기를 하던 소녀, 지금은 바다에 빠진 젖은 머리의 여인이 두 사람의 구조만을 바라며 바다의 힘만큼이나 격렬하게 그를 붙잡고 있는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오, 미친, 이 우스운, 알 수 없는 세상이여! 보라. 그녀가 얼마나 살고 싶어하는지, 그녀가 얼마나 붙잡고 싶어하는지.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63

앤절라 오미라는 일주일에 네 번, 밤에 ‘웨어하우스 바& 그릴’의 칵테일 라운지에서 피아노를 쳤다. 소파와 푹신한 가죽 의자, 낮은 탁자 들을 널찍하고 편안한 실내에 갖다둔 칵테일 라운지는 오래된 이 음식점의 무거운 문을 밀고 들어가자마자 바로 보였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64

헨리가 제일 좋아하는 곡은 <Good Night,Irene>이었고, 앤지는 키터리지 부부가 돌아갈 때면 꼭 이 곡을 연주했다. 많은 사람이 저마다 좋아하는 곡이 있었고, 앤지는 가끔 그런 곡들을 연주했지만 늘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헨리 키터리지는 달랐다. 앤지가 늘 헨리의 애창곡을 연주했던 것은 헨리를 볼 때면 늘 따스한 공기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 때문이었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68

그러나 앤지에게 시간은 하늘만큼이나 크고 둥글었고, 시간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바로 음악과 신을, 왜 바다가 깊은지를 이해하려는 것과 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일들을 이해하려 애썼지만 앤지는 오래전부터 그러지 않는 방법을 알았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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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밤, 그녀가 붉은 벙어리장갑 한 짝을 떨어뜨렸다. 헨리는 허리를 숙여 장갑을 주운 다음 장갑의 입구를 벌려주고 그녀의 작은 손이 쏙 들어가는 걸 지켜보았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21

하얀 교회당은 헐벗은 단풍나무들 근처에 웅크리고 있다. 왜 이렇게 유난히 데니즈 생각이 나는지 헨리는 알고 있다. 지난 이십 년 동안 그녀로부터 늘 제때 날아왔던 생일 카드가 지난주에는 오지 않았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21

데니즈는 카드 끝에 맺음말로 ‘사랑을 담아’라고 쓰는 법이 없고, 늘 그 작고 단아한 글씨체로‘데니즈’라고만 썼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22

늘 하던 대로 교회당 중간쯤의 좌석에 앉으며 헨리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훨씬 용감하다고 생각한다. 올리브가 죽고 혼자 남겨진다는 생각만 해도 참을 수가 없는데, 그 두려움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22

그를 쳐다보던 데니즈가 갑자기 소리 내어 웃자 헨리도 웃었다. 계속 웃던 데니즈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자, 차를 세우고 헨리가 내미는 흰 손수건을 받아야 했다. 데니즈는 안경을 벗었고, 그녀가 눈물을 훔치는 동안 헨리는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 눈 때문에 길가의 숲이 흑백사진 같았다. 검은 줄기 위로 굵은 가지를 뻗은 상록수마저 어두워 보였다.

-알라딘 eBook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중에서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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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물 반 고기 반이라 눈 감고도 대어를 낚을 수 있는 때였다. 외지인들로 넘실대는 거리 한가운데에서 한규는 정신없이 어깨빵을 치고 세단 앞바퀴 아래로 몸을 굴려넣으며 하루 이백에서 삼백쯤 되는 합의금을 모조리 현찰로 거뜬히 손에 쥐곤 했다. 그뿐 아니었다. - P21

게다가 윤 회장은 이미 사업의 다음 단계로 눈을 돌리는 중이었다. 그가 구상하는 사업 제국의 새로운 키워드는 세 가지였다. 유통, 온라인.
그리고 암호화폐. - P25

그 꿈같던 시간이 끝나고 녹둥으로 돌아오자 다시 시궁창이 펼쳐졌다. 늙다리 선생들은 거무튀튀한 사람 가죽만 뒤집어 쓴 꼴이었고, 학생들은 대갈통이 아직 덜 여문 악귀나 다름없었다. 이들 모두가 민지욱 선생을 둘러싼 채 슬금슬금 그물망을 조여오고 있었다. 하루에 5센티미터씩, 슬금슬금.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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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년 전이었다.
아니다. 이 년 전이었나.
윤중정 회장이 더이상 얘는 내가 통제하지는 못하겠구나, 생각하게 된 게 그때였다. - P7

혼인신고라는 건 징역살이와 마찬가지다. 윤중정 회장은 징역도 두 번을 살았기 때문에 이를 잘 알았다. - P9

윤 회장은 어쨌든 이 또한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클라이언트를 접대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녹둥에서 자동차로 사십 분거리인 인천으로 넘어가 5성급 호텔 객실 하나 물색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최근까지 그렇게까지 해야할 접대는 아예 없었다. 13.5평 아파트의 황량함을 가려보려고 곳곳에 ‘와신상담‘이니 ‘재기’니 하는 붓글씨를직접 여러 장 써서 누런 벽면의 공백을 메워넣기도 했다. 징역살던 시절 영치되어 달달 외우다시피 한 <한 달 만에 작살나는 고사성어 550』이라는 책자가 도움이 되었다. 자고로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자기계발을 해야 하는 법이다. 그게 윤중정 회장의 지론이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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