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플랫폼을 통해 연결되는 두 시장은 서로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한다. 한쪽 시장의 고객이 충분히 커져야, 반대쪽 시장의 고객도 혜택을 볼 수 있다. 시장과 시장이 상호작용을 하며 더 높은 혜택을 보는 구조다. 이처럼 서로 다른 시장의 고객들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을 ‘교차 네트워크 외부성cross network externality’이라고 일컫는다. 집단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서로에게 이득이라는 의미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27

우리는 어떻게 카카오톡에 사용료를 내지 않고도 카카오톡을 이용할 수 있을까?
정답은 앞서 말한 양면시장의 ‘교차 네트워크 외부성’ 때문이다. 카카오톡이 공짜로 카카오톡 서비스를 제공하여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만 하면, 광고주들은 저절로 몰려들기 마련이다. 가입자만 충분히 확보되면 플랫폼 반대편의 광고기업들은 기꺼이 값비싼 광고비를 부담하려 한다. 광고주들은 더 많은 가입자들을 원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공짜 서비스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후, 사용료는 반대편에 있는 광고주들에게 부담을 시키는 구조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28

따라서 양면시장에서는 돈을 내는 쪽money side과 혜택을 받는subsidy side쪽이 다르다. 카카오톡의 사례에서는 광고업체들이 돈을 내는 쪽이고, 일반 메신저 서비스 사용자들은 혜택을 받는 쪽이다. 쿠팡의 경우에는 판매자들이 돈을 내는 쪽이고, 일반 사용자들은 혜택을 받는 쪽이다. 판매자들이 쿠팡 플랫폼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판매자들은 상품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그 대가로 플랫폼 반대편의 소비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상품을 구매한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29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위 표현은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즐겨 쓰던 격언이다. 경제기사에 수시로 등장하는 이 표현은 서부 개척 시대의 한 술집에서 유래했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30

그러나 네트워크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있다. 앞서 말한 카카오톡, 결혼정보회사와 같은 사례다. 양면시장에서는 비용을 지불하는 쪽money side과 혜택을 보는 쪽subsidy side이 다르기 때문에 혜택을 보는 쪽은 거의 비용이 들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혜택을 보는 쪽이 받는 돈을 ‘교차 보조금cross-subsidy’이라고 한다. 양면시장은 다른 누군가가 나 대신 사용료(교차 보조금)를 내고 있기 때문에 작동하는 것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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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구텐베르크는 파산했지만, ‘인쇄술’이 촉발한 두 번째 정보혁명은 우리 인류 사회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당시 책 1권을 손으로 베껴 쓰는 데에는 두 달이 걸렸지만, 인쇄기를 사용하면 1주일에 500권의 책을 인쇄할 수 있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개발된 직후인 50년 동안 2,000만 권의 책이 출판되는데, 이는 그 이전 1,000년 동안 출판된 책보다 많은 양이다. 인쇄술로 인해 소수에게만 독점되던 정보가 대량생산, 대량소비 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21

그런데 인쇄술은 교회가 정보를 독점하는 구조를 완전히 깨뜨려버린 것이다. 『성경』이 대중화되자 교회의 성경 해석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등장했다. 독일의 젊은 수도사제였던 루터도 그중 하나였다. 루터는 1517년 ‘95개 조 반박문’을 작성하여 교회의 해석을 반박했으며, 이는 중세사회를 무너뜨리는 종교혁명으로 이어졌다. 종교 분야뿐만 아니라 과학, 예술, 인문 등 모든 영역에서도 기존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 나타났다. 인쇄술이라는 두 번째 정보혁명이 중세사회의 기득권을 완전히 무너뜨린 것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22

오늘날 플랫폼 하면 기차역보다는 ‘인터넷 공간’이 먼저 떠오른다. 바로 카카오, 네이버, 쿠팡 같은 기업들인데 이들을 ‘플랫폼 기업’이라고 부른다. 이 기업들도 기차역의 플랫폼과 같이 ‘만남’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25

만남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연결’이다. 플랫폼은 사용자와 사용자를 연결한다.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구들과 연결되고, 그들과 일상을 공유한다. 플랫폼 기업은 친구 외에도 여러 사람과 우리를 연결하기도 한다. 네이버는 나와 언론사를 연결한다. 쿠팡은 나와 판매자를 연결한다. 에어비엔비는 나와 숙박 제공업체를 연결한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25

이처럼 플랫폼을 통해 연결되는 두 시장은 서로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한다. 한쪽 시장의 고객이 충분히 커져야, 반대쪽 시장의 고객도 혜택을 볼 수 있다. 시장과 시장이 상호작용을 하며 더 높은 혜택을 보는 구조다. 이처럼 서로 다른 시장의 고객들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을 ‘교차 네트워크 외부성cross network externality’이라고 일컫는다. 집단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서로에게 이득이라는 의미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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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Caspar David Friedrich의 그림을 거기서처음으로 봤다. 생각해보면 인쇄된 책이 아니라 맨눈으로 처음 본서양 유화 그림이었다. 한국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높은 천장, 그 자체로 이국적일 수밖에 없는 공간에 적당한 햇볕이 창을통해 들어왔다. 인쇄된 그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색채로 보이는 캔버스의 표면 등 모든 것이 황홀한 경험이었다. 관람객도 많지 않았다. 마치 이 모든 것이 독일어에 지친 한동양 남자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된 것 같았다. 베를린에서 한번도느껴보지 못했던 편안함이 다가왔다. 그 편안함이 나를 안아줬고,
나는 편안함의 품에 안겨 그림을 보았다. 비록 셋집이더라도 거주할 집 Has은 있었지만 나에게는 결여되었던 편안함Zuhause 속에 있노라니 독일어 텍스트를 읽을 때의 불안감과 두통이 생기지 않았다. 그림은 독일어 텍스트처럼 나를 위협하지 않았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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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내가 유일하게 나누지 못한 것은 서로의 과거 이야기. 그것은 알지도 못하고 알아도 나눌 수 없는 불문율처럼 그와 나 사이에 봉인된 채 놓여 있었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285

한마디로 사람 구실을 하게 됐고 냉동인간의 뇌처럼 얼어 있던 그곳에 열선이 깔리는 게 느껴졌다. 기억과 현실 사이에 놓인 빙벽이 녹아내리고 있었고, 서서히 빙하 속 매머드 같은 덩어리들이 목격되기 시작했다. 내 기억의 시체들, 그것들이 좀비처럼 일어나 나를 덮치고 있었다. 나는 좀비들에게 뜯기면서도 그들의 얼굴을 알아보려 애썼고, 그건 그것대로 견딜 만한 일이었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290

역지사지. 나 역시 궤도에서 이탈하고 나서야 깨우치게 된 단어다. 내 삶은 대체로 일방통행이었다. 내 말을 경청하는 사람들이 널려 있었고, 남의 감정보다는 내 감정이 우선이었으며,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내치면 그만이었다. 가족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생각이 거기에 이르자 비로소 얼마 전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소통 불가라고 내게 말한 사람은 딸이었다. 딸의 얼굴이 기억나려 한다. 눈물이 나려는 걸 참는다. 소통 불가에 일방통행인 나를 아내는 받아줬다. 오랜 시간. 나는 아내가 내 말에 수긍하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라 아내는 나를 견뎌주었을 뿐이었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299

시간이 지나 고통 속에서 기억을 잃고 겨우 세상에 눈을 뜨고 나서야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연민의 시선을 가질 수 있었으며,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법을 깨우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소통할 사람을 찾기엔 이미 늦은 듯했다. 그러나 힘을 내야 했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301

마스크로 가린 얼굴과 손소독제의 알코올 향이, 라텍스 장갑의 익숙한 감촉과 자연스러운 느낌이 과거의 나를 일깨워주고 있었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302

내 머릿속에서도 전염병이 돌듯 하나의 생각만이 나를 잠식하고 있었다. 전염병 같은 기억들이 내게 진짜 삶을 선택해야 할 때라고 외치고 있었다. 신기했다. 죽음이 창궐하자 삶이 보였다. 나는 마지막 삶이어도 좋을 그 삶을 찾으러 가야 했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306

편의점이란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는 곳이고 손님이나 점원이나 예외 없이 머물다 가는 공간이란 걸, 물건이든 돈이든 충전을 하고 떠나는 인간들의 주유소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이 주유소에서 나는 기름만 넣은 것이 아니라 아예 차를 고쳤다. 고쳤으면 떠나야지. 다시 길을 가야지. 그녀가 그렇게 내게 말하는 듯했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307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터였다. 불쑥 내뱉은 말이지만 그에게 답이 되었다니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내게도 답이 될 수 있을까? 아니 나는 감히 손님이라도 될 수 있을까?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318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 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 가족을 배웅하는 가족들, 연인을 기다리는 연인들, 부모와 동행하던 자녀들, 친구와 어울려 떠나던 친구들……. 나는 그곳에서 꼼짝없이 주저앉은 채 그들을 보며 혼잣말하며 서성였고 괴로워했으며, 간신히 무언가를 깨우친 것이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319

이 나라에선 사람을 죽이거나 성범죄를 저질러도 의사 면허가 취소되지 않는다. ‘불사조 면허’라고 한다. 왜 그러냐고? 의료 기술자들이 법 기술자들과 친하기 때문이다. 그걸 믿고 우리는 그런 짓들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 그런 끔찍한 특권으로 사람들을 죽이고 살리다 보니 스스로를 전지전능한 신으로 착각한 건지 모르겠다. 내가 집도한 환자 하나가 연예인으로 성공한 뒤 사람들은 그녀가 ‘의느님’의 손을 빌렸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인간에 불과했다. 그것도 나뿐인 인간, 나쁜 인간, 오직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존재.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332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살기로 했다. 죄스러움을 지니고 있기로 했다. 도울 것을 돕고 나눌 것을 나누고 내 몫의 욕심을 가지지 않겠다. 나만 살리려던 기술로 남을 살리기 위해 애쓸 것이다. 사죄하기 위해 가족을 찾을 것이다. 만나길 원하지 않는다면 사죄의 마음을 다지며 돌아설 것이다. 삶이란 어떻게든 의미를 지니고 계속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겨우 살아가야겠다.

기차가 강을 건넜다. 눈물이 멈췄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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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직원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직원도 손님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요식업으로 일가를 이룬 부모님 아래서 자란 시현이 귀가 따갑게 들은 말이다. 가게도 결국 사람 장사다. 손님을 귀하게 대하지 않는 가게와 직원을 귀하게 대하지 않는 사장은 같은 결과를 얻게 된다. 망한다는 말이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65

오늘 밤은 ‘참참참’이다. 지난 몇 개월간 선택해온 경만의 최적의 조합이 바로 이것이었다. 참깨라면과 참치김밥에 참이슬. 이것이 경만의 1선발이자 절대 후회하지 않을 하루의 마감이고 빈자의 혼술상 최고 가성비가 아닐 수 없었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140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175

그녀는 쉬지 않고 타이핑을 했다. 어떤 글쓰기는 타이핑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이 오랜 시간 궁리하고 고민해왔다면, 그것에 대해 툭 건드리기만 해도 튀어나올 만큼 생각의 덩어리를 키웠다면, 이제 할 일은 타자수가 되어 열심히 자판을 누르는 게 작가의 남은 본분이다. 생각의 속도를 손가락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가 되면 당신은 잘하고 있는 것이다. 인경은 연기하듯 대사를 발음하며 동시에 타이핑을 했다. 그녀의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그녀는 그동안 봉인됐던 필력이 풀린 듯 쉼 없이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저녁에 시작된 작업은 어느덧 자정을 넘겼고, 겨울 밤하늘의 어둠이 짙어질수록 그녀의 글도 밀도를 더해갔다.

그 새벽, 동네에 유일하게 불이 켜진 곳은 독고 씨의 편의점과 그녀의 작업실뿐이었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205

무슨 도마 같은 나무판에 구멍들이 뚫려 있었고 그 구멍마다 소주잔보다 조금 큰 잔들이 박혀 있었으며, 잔 안에는 각각 진한 호박색과 검정색의 액체가 담겨 있었다. 간장색 액체는 흑맥주로 보이는데 호박색은 맥주라기보다는 코냑을 연상케 했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214

하루 24시간씩 일주일 아니, 언제나 한 가지 생각에만 빠져 있다면? 그 한 가지 생각이 고통으로 점철된 기억이라면? 고통에 흠뻑 잠긴 뇌는 점점 무거워지는데 떨쳐버리지 못한 채 그대로 망망대해에 빠지게 된다면, 뇌는 커다란 추가 되어 거대한 심연 속으로 당신을 끌고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당신은 다른 방식으로 숨 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야 만다. 코도 입도 아가미도 아닌 것으로 숨을 쉬며 사람이라고 우기지만 사람 아닌 존재로 살 뿐이다. 고통의 기억을 잊으려 허기조차 잊고 술로 뇌를 씻어보려 하지만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기억을 휘발시켜버리고 이제 내가 누구라고조차 말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린다. -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13691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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