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Caspar David Friedrich의 그림을 거기서처음으로 봤다. 생각해보면 인쇄된 책이 아니라 맨눈으로 처음 본서양 유화 그림이었다. 한국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높은 천장, 그 자체로 이국적일 수밖에 없는 공간에 적당한 햇볕이 창을통해 들어왔다. 인쇄된 그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색채로 보이는 캔버스의 표면 등 모든 것이 황홀한 경험이었다. 관람객도 많지 않았다. 마치 이 모든 것이 독일어에 지친 한동양 남자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된 것 같았다. 베를린에서 한번도느껴보지 못했던 편안함이 다가왔다. 그 편안함이 나를 안아줬고,
나는 편안함의 품에 안겨 그림을 보았다. 비록 셋집이더라도 거주할 집 Has은 있었지만 나에게는 결여되었던 편안함Zuhause 속에 있노라니 독일어 텍스트를 읽을 때의 불안감과 두통이 생기지 않았다. 그림은 독일어 텍스트처럼 나를 위협하지 않았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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