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명도 100만 년이 지나면 비슷한 전환을 겪으리라고 나는 여긴다. (물론 계통발생은 때로 개체발생을 반복한다.) 우리 후손들은 수학을 단지 동어반복의 정교한 네트워크로 여길 것이어서, 수학은 단지 세상살이를 편하게 해주는 부기 작성법처럼 지역적인 중요성만 가질 것이다. -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38 - P106

소수는 더 작은 인수로 나뉠 수 없는 수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소수는 오직 자신과 1만으로 나눠지는 수이다.) 처음 나오는 몇 가지 소수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2, 3, 5, 7, 11, 13, 17, 19, 23, 29, 31, 37······ 소수는 산수의 원자인 셈이다. ‘합성수’라고 하는 나머지 모든 수는 소수들을 다양한 조합으로 곱해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 666은 2×3×3×37이라는 곱셈으로 얻을 수 있다. 별로 수고하지 않더라도 모든 합성수는 소수들의 곱에 의해 유일한 한 가지 방식으로 얻어질 수 있음을 증명할 수 있다. 이것을 가리켜 종종 ‘산수의 근본 법칙’이라고 한다. -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38 - P108

소수는 모두 몇 개인가? 이 질문은 기원전 3세기에 유클리드가 제기했으며, 답은 그가 쓴 『원론』의 ‘명제 20’에 들어 있다.
즉 무한히 많은 소수가 존재한다는 것.
이 명제에 대한 유클리드의 증명은 아마도 수학 역사상 최초의 진실로 아름다운 추론이다.

단 하나의 문장에 담을 수 있는 증명은 다음과 같다.
만약 소수의 개수가 유한하다면, 그 모든 소수를 곱한 다음에 1을 더하면 임의의 소수로 결코 나눌 수 없는 새로운 수가 나올 것인데, 이는 가정에 반하므로 불가능하다. (이 새로운 수를 소수들의 유한한 목록에 있는 임의의 수로 나누면 1이 남는다. 따라서 그 수는 소수이거나, 아니면 원래 목록에 없는 어떤 수로 나눠질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원래의 유한한 소수 목록은 불완전함이 틀림없다. 따라서 어떤 유한한 목록도 모든 소수를 포함할 수 없다. 그러므로 소수의 개수는 무한함이 틀림없다.)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38 - P108

리만 제타 가설은 모든 수학 중에서 가장 위대한 미해결 문제다. 어쩌면 인간이 생각해낸 것들 중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리만은 19세기의 독일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1826~1866)이다. ‘제타’는 제타 함수를 가리키는데, 이는 소수의 비밀을 품고 있는 고등수학의 산물이다. 바로 리만이 그런 점을 알아차린 최초의 사람이다. -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38 - P111

이 함수는 1740년경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처음 도입했으며, 그는 이 함수에 관한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알고 보니 제타 함수, 즉 모든 수를 더하는 무한한 합은 단지 소수들(역수 형태)의 무한한 곱으로 다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38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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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오랫동안 존재해온 것들은 앞으로도 더 오래 존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와 달리 최근에 생긴 것들은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 두 결론은 ‘코페르니쿠스 원리’에서 도출되는데, 이 원리는 본질적으로 당신은 특별하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가 보는 시점이 특별하지 않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 시초부터나 최후의 시점에 그것을 보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 -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38 - P95

프린스턴 대학의 천체물리학자 J. 리처드 고트 3세J. Richard Gott III가 이런 식의 추론을 개척했다. <네이처>에 발표된 1993년 논문 「코페르니쿠스 원리가 미래 전망에 대해 갖는 함의」에서 고트는 우리 종의 수명 예상치를 계산했다. -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38 - P96

수학의 핵심인 수보다 더 시대를 초월한 것은 없는 반면에 웃음의 핵심인 유머보다 더 지역적이고 일시적인 것도 없다. 적어도 우리 생각에는 그렇다. -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38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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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알 수 없지만 존재한다고 믿는 전자의 위치는 마치 플라톤이 이데아를 가정했던 것과 닮아 있다. 결코 알 수 없는데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 아닌가? 하이젠베르크는 자전적 에세이 『부분과 전체』에서 어린 시절 플라톤 철학에 심취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플라톤과 결별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51

측정이 전자를 교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자가 입자로 되는 동안 전자의 파동은 어디 갔을까? 전자의 위치를 측정할 때마다 전자는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결국 전자의 파동이란 전자가 여기저기서 발견될 확률을 의미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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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도 에너지를 창조하지는 못한다. 태양에서는 핵융합반응이 일어난다. 수소 원자들이 결합하여 헬륨이 되면서 에너지가 생성된다. 수소들이 따로 흩어져 있는 것보다 헬륨으로 뭉쳐 있는 것이 에너지가 작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소의 에너지는 어디서 왔을까? 수소는 우주의 탄생, 그러니까 빅뱅 때, 정확히는 빅뱅이 있은 후 38만 년이 지났을 즈음 만들어졌다. 빅뱅 당시 우주의 모든 에너지가 한 점에 응축되어 있었다. 이 에너지가 물질로 변환된 것이다. 결국 우리 주위의 모든 에너지는 빅뱅에서 기원한다. 에너지보존법칙이 우리에게 알려준 놀라운 사실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76

뇌터 정리에 따르면 에너지보존법칙은 시간에 대한 대칭에서 기원한다. 공간에 대한 대칭은 운동량보존법칙을 준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여도 상황에 물리적 변화가 없는 경우, 즉 공간에 대칭이 있는 경우 물체의 운동량(질량에 속도를 곱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등속으로 움직이는 물체는 영원히 등속운동 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78

양자역학은 게이지대칭이라는 추상적인 대칭성을 갖는다. 말이 어려워서 그렇지 수학적으로는 복소수와 관련한 단순한 특성이다. 복소수란 실수와 허수의 합으로 된 수다. 양자역학이 게이지대칭성을 가진다고 가정하면 수학적으로 전기장이 존재해야 한다. 양자역학이 전기장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지 의아할 것이다. 이처럼 대칭은 때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가지 개념을 하나로 묶어주기도 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81

대칭은 기하학적 성질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81

오늘날 물리학자의 이해방식은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세상은 텅 빈 공간이다. 빈 공간 안에서 물체가 움직인다. 중요한 것은 물체와 움직임, 두 가지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84

사람들이 대화하는 것도 운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말하는 사람의 목이 진동하여 ‘소리’라 불리는 주변 공기의 진동을 만든다. 이것이 상대방 귀 속의 달팽이관에 들어 있는 내부 액체를 진동시킨다. 이를 세포가 감지하여 전기신호를 일으키고 이것이 뇌로 전달된다. 전기신호란 것도 세포막을 통해 이동하는 나트륨, 칼륨 같은 이온의 운동에서 오는 것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84

그렇다면 ‘운동’이란 무엇일까? 답부터 말하자면 운동은 위치변화다. 위치의 변화가 없는 것도 ‘정지’라는 운동이다. 위치는 공간과 물체 사이의 관계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85

이 점들을 따라가면 선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운동은 선이라는 추상적 대상이 된다. 물리학자에게 운동은 ‘선’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85

운동은 숫자로 나타낼 수도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한 데카르트의 업적이다. 그에 따르면 3차원 공간상의 위치는 가로, 세로, 높이를 나타내는 세 개의 숫자로 표현된다. 이것을 ‘좌표’라고 부른다. 당연한 것 같지만 이것은 혁명적인 아이디어다. 운동은 공간의 선, 즉 도형이 되고, 이 도형은 숫자로 표현된다. 숫자는 수식으로 다룰 수 있으니 운동을 수학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실 이 때문에 중고등학교 수학시간에 우리는 ‘함수’라는 것을 배운다. 함수는 수식과 도형을 연결해주는 장치다. 물리학자는 수식에서 도형을 읽어내고, 도형에서 운동을 보고, 운동으로 자연을 이해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86

운동법칙은 갈릴레오에 의해 제시되고 뉴턴에 의해 정립되었다(로버트 훅과 라이프니츠의 공로에 대한 과학사적 논란이 있지만,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이에 따르면 운동법칙은 단 한 줄로 기술된다. "외부에서 아무런 영향이 없을 때, 물체는 일정한 속도로 직선운동 한다." 외부 영향이 없다는 것은 대상이 되는 물체를 제외한 다른 모든 것을 다 없애버린 상태를 말한다. 이런 상황을 실제 구현하기는 힘들다. 물질이 거의 없는 우주공간에 나가면 그나마 비슷한 상황이 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88

인과율을 가정한다면 이제 남은 일은 갈릴레오가 말한 운동법칙을 수학으로 쓰는 거다. 그 일을 뉴턴이 했다. 앞서 말한 ‘F =ma’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89

우주가 정말 수학으로 쓰인 것인지 우리가 수학의 틀로만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수학이 없다면 물리도 없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90

양자역학에 따르면 미시세계에서 완벽한 정지 상태는 불가능하다. 결국 모든 정지는 단진동이다. 단진동은 중요하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93

따라서 파동도 단진동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전파, 빛, 소리는 모두 파동이다. 우리는 촉각이나 냄새가 아니라 듣고 말하고 보는 것으로 소통한다. 뇌의 활동도 수많은 전기신호의 진동으로 되어 있다. 즉, 인간은 단진동으로 소통하고 세상을 인지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94

마찰이 있다면 물체는 결국 멈춘다. 당겨진 종아리 살이 진동하지 않고 바로 서는 것은 마찰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중심에 이르고자 하지만 항상 지나쳐 다른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단번에 원하는 중심에 도달하기는 힘들다. 결국 진동이 잦아들며 조금씩 목표에 접근해가는 거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97

단진동은 진동수와 진폭이라는 두 가지 물리량으로 기술된다. 용수철에 달린 물체가 두 지점을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주기’,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진폭’이라 한다. 주기의 역수逆數를 ‘진동수’라 하고, 단위로 헤르츠(Hz)를 쓴다. 컴퓨터 프로세서 펜티엄칩의 진동수가 2.3기가헤르츠(GHz)라는 것은 1초에 23억 번의 단진동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컴퓨터 내부의 전기신호도 단진동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단진동은 주기가 365일, 진동수로는 3억 분의 1헤르츠 정도 된다. 진동수는 중요하다. 용수철마다 자신의 고유한 진동수를 갖기 때문이다. 단진동의 세계에서 진동수는 주민등록번호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97

사람은 하루 주기로 생활한다. 진동으로 이야기하면 사람의 고유진동수가 24시간이라는 의미다. 사실 이것은 지구의 자전이 만들어낸 진동이다. 사람이 태양을 보지 않아도 24시간 주기의 생활을 할까? 인간 내부에 고유진동수를 갖는 자체 시계가 있느냐는 질문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98

무한대가 등장하는 곳에 숨어 있는 것은 바로 ‘카오스’다. 카오스는 주기가 무한대인 주기운동이다. 주기가 무한하다는 말은 처음으로 돌아오는 데 무한한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니 처음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말이나 같다. 따라서 주기운동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99

세상에 있는 대부분의 물체는 정지에 가까운 작은 진동을 할 때에만 단진동한다. 진폭이 커지면 대개 카오스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0

파동은 물질이 운동하는 방식의 하나가 아니라 물질 그 자체의 본질일지도 모른다는 거다. 결국 양자장론이라는 분야가 만들어지는데, 여기서는 파동으로부터 물질을 만들어낸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1

물질의 궁극을 탐구하던 현대물리학은 세상이 (상상도 할 수 없이 작은) 끈으로 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을 초끈이론이라 한다. 여기서는 작은 끈의 진동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물질들이 만들어진다. 당신이 기타로 ‘도’를 치면 코끼리가 나오고, ‘미’를 치면 호랑이가 나온다는 말이다. 결국 세상은 현絃의 진동이었던 거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2

우주는 초끈이라는 현의 오케스트라다. 그 진동이 물질을 만들었고, 그 물질은 다시 진동하여 소리를 만든다. 힌두교에서는 신을 부를 때, 옴aum이라는 단진동의 소리를 낸다고 한다. 이렇게 소리의 진동은 다시 신으로, 우주로 돌아간다. 결국 우주는 떨림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2

우주의 모든 물질은 기본입자들의 모임으로 되어 있으며,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한다. 물질을 이루는 기본입자는 쿼크, 렙톤, 게이지보손, 스칼라보손으로 구성된다. 괴상한 이름들이지만 당신의 몸도 이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쿼크와 렙톤은 물질을 만드는 레고블록이다. 이들을 서로 붙이고 이어주는 것이 두 종류의 보손인 게이지보손과 스칼라보손이다. 2013년 노벨물리학상은 힉스입자의 존재를 예견한 물리학자들에게 돌아갔는데, 힉스입자가 스칼라보손이다. 쿼크가 모이면 양성자, 중성자와 같이 익숙한 입자들이 만들어진다. 전자는 렙톤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3

우주는 크기에 따라 적용되는 규칙이 바뀐다. 원자세계에서는 양자역학, 거시세계에서는 고전역학으로 기술해야 한다. 이 두 역학은 형태만이 아니라 근본철학조차 완전히 다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4

고전역학은 17세기 후반 뉴턴이 만든 오래된 체계다. 여기서는 시간에 따라 물체의 위치가 연속적으로 변해간다. 힘이 존재하면 운동의 양상에 변화가 생기며, ‘F =ma’라는 짧은 식이 그 변화를 기술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4

양자역학은 물체의 위치를 시간에 따라 연속적으로 기술하는 것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물체가 어떤 상태에 있는 것과 우리가 그 사실을 아는 것이 분리된다. 우리가 알게 되는 과정을 ‘측정’이라 한다. 예를 들어 원자의 위치를 측정하는 것은 원자가 이미 점하고 있던 위치를 확인하여 그것을 알려주는 과정이 아니다. 측정 이전에 원자의 위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4

원자는 쿼크나 전자같이 더 작은 기본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인간의 시각에서 보자면 원자야말로 물질의 근본이라 할 만하다. 우리는 산소를 호흡하고 일산화이수소(물)를 마시며 탄화수소를 먹는다. 어찌 보면 세상은 원자들이 끊임없이 쪼개지고 결합하는 것에 불과하다. 원자의 결합과 분열에 의미는 없다. 물리법칙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몸도 원자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5

원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은 전자기력이다. 원자 주위를 날아다니며 원자의 모든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전자의 몫이다. 원자핵은 원자 질량의 대부분을 보유한 채 깊숙이 처박혀 있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5

수소 두 개가 만나면 한쪽 전자가 양쪽 원자핵 주위에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가 형성된다. 지구 두 개가 만났을 때 각각의 달이 두 개의 지구를 한꺼번에 도는 거랑 비슷하다. 이를 공유결합이라 부른다. 당신 몸을 이루는 물질 대부분은 공유결합으로 되어 있다. 물질을 이루는 모든 원자가 전자들을 한꺼번에 공유하는 경우, 도체가 된다. 대부분의 금속은 도체다. 이렇게 모든 원자에 공유된 전자들은 도체 내부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이런 전자를 자유전자라 한다. 당신이 지구상 모든 장소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면 어디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6

분자들 가운데 탄소화합물은 특별하다. 복잡하고 긴 구조물을 쉽게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탄소화합물은 산소와 결합하며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를 연소라 부르는데, 쉽게 말해서 타는 거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부터 38억 년 전 지구상 어딘가에서 탄소화합물로 이루어진 화학반응의 복합체가 탄생한다. 그 복합체는 에너지를 생산하여 자신의 구조를 유지할 뿐 아니라 그 구조를 같은 형태로 복제하는 능력을 가졌다. 바로 생명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8

지구상의 생명체는 포도당이라는 탄소화합물을 산소와 결합시켜, 쉽게 말해 태워서 에너지를 얻는다. 고상한 말로 산화시킨다고도 한다. 부산물로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인간의 경우 호흡이 그 과정이다. 그래서 우리는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다. 숨을 쉬지 않으면 에너지를 얻을 수 없으므로 바로 죽는다. 우리가 포도당을 보면 환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포도당이 뭐냐면 사탕처럼 단맛이 나는 것들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08

입자물리 분야는 교양과학책의 절대강자라 할 만하다. 일반상대성이론, 끈이론, 평행우주, 신의 입자 등 인기 절정의 과학이슈들이 많다. 베스트셀러도 즐비하다.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 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 『우주의 구조』, 미치오 가쿠의 『평행우주』, 『마음의 미래』는 여기에 속하는 책이다. 여기에 한 명 더 추가하자면 리사 랜들을 말하고 싶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19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의 제목은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로 시작하는 마태복음의 한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인간의 지식 탐구는 신을 위한 것이자 신의 도움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랜들은 이 말을 반어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주의 진리 그 자체가 목적이며 인간의 힘만으로 그것을 알아낼 수 있다"라고 말하고 싶은 거다. 그래서 랜들은 이 책에서 과학 그 자체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한다. 여기에는 스케일scale 문제, 과학의 불확실성, 과학이론의 아름다움, 과학과 종교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20

과학은 물질적 증거에 입각하여 결론을 내리는 태도다. 증거가 없으면 결론을 보류하고 모른다고 해야 한다. 증거 없이 논리로만 이루어진 이론이나 주장은 과학적이지 못하다. 증거가 없는 것까지 모두 이론에서 설명하려고 하거나,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못하다. 종교나 철학은 자신의 이론으로 때론 지나치게 많은 것을 모순 없이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과학자가 보기에 그냥 모른다고 했으면 좋을 부분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과학은 무지를 인정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무지를 인정한다는 것은 아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말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33

과학은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 태도다. 충분한 물질적 증거가 없을 때, 불확실한 전망을 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과학의 진정한 힘은 결과의 정확한 예측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결과의 불확실성을 인정할 수 있는 데에서 온다. 결국, 과학이란 논리라기보다 경험이며, 이론이라기보다 실험이며, 확신하기보다 의심하는 것이며, 권위적이기보다 민주적인 것이다. 과학에 대한 관심이 우리 사회를 보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만드는 기초가 되길 기원한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니까.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334

빅뱅이론은 우주가 한 점에서 시작하여 팽창해왔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모른다.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 어느 날 "꽝!" 하고 우주가 나타난 것이 아니다. ‘꽝’ 하는 소리와 빈 공간이 존재한다는 개념조차 빅뱅과 함께 생겨났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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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체와 부도체의 구분은 띠의 특성이 결정한다. 도체 내부를 마음대로 움직이는 전자는 분명 개별 원자에 묶여 있을 수 없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48

도체의 띠를 ‘전도띠conduction band’, 부도체의 띠를 ‘원자가띠valence band’라고 부른다. 띠가 갖는 이런 추가적인 속성은 양자역학이 결정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49

도체에 전원을 연결하면 전류가 흐른다.
전원의 전압을 크게 하면 더 많은 전류가 흐른다.
도체에 따라 증가비율은 같지 않은데, 그 비比를 전기전도도라 부른다. 전도도가 클수록 전기가 잘 통한다고 보면 된다.
전도도의 역수逆數를 ‘저항’이라고 부르는데, 저항이 작아야 전기가 잘 통한다.
공기는 저항이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50

도체의 저항은 왜 생길까? 전류는 원자 전체가 만든 전도띠에 전자가 있을 때 생긴다. 빈 공간이 있어서 흔들면 물건이 움직이는 소포의 경우다. 즉, 하나의 전자가 모든 원자의 위치에 동시에 존재하는 기괴한 양자역학적 상태다. 상태 자체가 전자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렇다면 전도띠의 전자는 자유롭게 움직여야지 왜 방해를 받을까?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51

반면, 인간의 뇌는 뉴런이라는 세포들의 집합체다. 뉴런은 전기신호를 입력받아 다시 전기신호로 출력하는 역할을 한다. 입력은 수천에서 수만 개의 다른 뉴런으로부터 들어온다. 들어온 전기신호가 누적되어 어느 임계값을 넘으면 외부로 전기신호를 내보낸다. 이게 하나의 뉴런이 하는 일의 전부다. 뉴런과 뉴런 사이는 시냅스라는 부분으로 연결되어 있다. 시냅스는 전기신호를 화학신호로 바꾸었다가 다시 전기신호로 바꾼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59

신경망회로의 노드라 불리는 것들 사이의 결합강도를 변화시키는 것이 학습이다. 노드가 뉴런이고 결합강도가 시냅스인 셈이다. 결국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은 뇌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한 거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61

표준편차는 분포의 폭과 관련된다. 이것은 자료가 평균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즉 얼마나 무작위한지를 나타낸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67

하지만 온도를 결정하는 것은 평균이 아니라 표준편차다. 평균이 크다고 표준편차도 큰 것은 아니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68

등속으로 움직이는 물체는 운동에너지를 갖는다. 그래서 영원히 움직인다. 움직이는 진자는 속도가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한다. 따라서 운동에너지도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한다. 하지만 에너지는 보존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진자의 운동에너지가 줄어드는 동안 그 에너지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퍼텐셜에너지’(‘위치에너지’라고도 한다)다. 진자의 속도가 줄어드는 동안 운동에너지는 퍼텐셜에너지로 전환된다. 결국 운동에너지와 퍼텐셜에너지의 합은 일정하고, 이렇게 전체 에너지는 다시 보존된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71

운동에너지와 퍼텐셜에너지의 합이 일정하다는 것은 뉴턴의 운동방정식으로부터 수학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이 등장한 거다. 우주에는 영원불멸하는 무언가가 있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72

근육 내 ATP를 만드는 데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에너지는 호흡으로 얻는다. 호흡은 유기물을 산소로 태워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다. 유기물은 우리가 먹은 음식을 분해하여 얻는다. 우리가 먹고(유기물) 숨을 쉬어야(산소) 하는 이유다. 유기물을 태울 때 에너지가 나오는 것은 유기물이 높은 에너지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 <떨림과 울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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