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설가 커트 보니것은 위선을 떠는 모습 말고 별도의 자아란 없으니, 위선 떠는 데 유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죠.
그렇다면 위선의 빤스를 입은 사회는 하의 실종의 야만 상태보다는 나을 겁니다. 누가 아나요? 위선을 계속 떨다 보면, 예식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다 보면, 어떤 내면이 생겨날지도 모릅니다. 『논어』에는 그런 입장을 뒷받침하는 듯한 문장이 있습니다. 본성이 "거기서 거기(相近)라고 해도 후천적인 반복 훈련(習)에 따라 사람은 크게 달라질수 있다(相遠)는 취지의 언명이 있죠.(性相近也, 習相遠也.) - P134

즉 예를 꾸준히 지키다 보면, 단순히 예라는 행동을 반복하는 단계를 넘어서, 예를 지키는 ‘사람‘이 되어버릴지도 모르죠. 마치 아름다운 그림을 보다 보면, 단순히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단계를 넘어서,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처럼. - P135

예를 따르는 일에 관련하여 기존의 전통, 다수의 의견, 그리고 개인의 판단이라는 세 가지 잣대를 제시한 뒤에, 결국 공자는 개인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있죠.
과거에 어떻게 해왔든, 다수가 어떻게 생각하든, 합당한 근거가 있다면 자기 길을 가고 말겠다는 자아(吾)의 목소리가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외적인 행동 규범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존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행동 규범 자체를 바꿀 수도 있는 존재들이라는 거죠. - P137

선생님께서 병이 위중하자, 자로가 기도를 청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것이 있느냐?"
자로가 대답하기를, "있습니다. 기도문에서 말하기를, ‘위아래 신령에게 그대를 위해 기도하노라‘ 라고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기도는 오래되었다."

子疾病,子路請禱,子曰,有諸,子路對曰,有之,謀曰,
禱爾于上下神祇,子日,丘之禱久矣,

『논어』 「술이 편 중 - P149

버나드 쇼는 말했다. 무지보다 위험한 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무지보다는 가짜 지식을 경계해야 한다고.
마치 『논어』에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앎이다" 라고 한 것처럼(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 P151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따라서 인간에게 결함이 있다고 놀랄 필요는 없다. 결함이 있더라도 자신의 결함을인지할 수 있을 때는 아직 희망이 있다. 결함을 안다고 해서 곧 결함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결함을 보완하고자노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뭐가 결함인지조차 모르는 상태라면 절망하기에 충분하다. - P151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려면,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려면, 무능을 넘어 배우는 일 자체에 대해 배우려면, 메타meta 시선이 필요하다. 공자가 극기복례克己復禮라고 했을 때, 거기에는 극복 대상이 된 3인칭의 자아뿐 아니라, 대상화된 자신을 바라보는 1인칭의 자아가 동시에 있다. 메타 시선을 장착한 사람은 대개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서는 발언을 삼가는 사람, 자신이 알 수 없는 큰 영역이 있음을 인정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무지를 선언한다고 해서 그가 곧 메타 시선을 장착한 사람인 것은 아니다. - P152

메타 시선이 있는 이는 무지를 그저 선언하기보다, 질문한다. 『논어』 속의 공자는 제자들 질문에 답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질문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공자는 묘당에 들어가면 매사를 물었다.(子入太廟, 每事問) 늘 그렇듯, 인기를 끄는 이에게는 시기와 험담을 하는 이들이 생겨나기 마련, 사람들은 말한다. "누가 공자보고 예를 안다고 했나? 매사에 묻기만 하는데."(敦謂郡人之子知禮乎, 入大廟, 每事問) 그러자, 공자는 말한다. "그렇게 묻는 것이 예이다."(是禮也.) - P153

"누가 공자보고 예를 안다고 했나?"
그러나 공자는 질문한다.
몰라도 아는 척을 하거나, 알아도 침묵하거나, 아는 것을 가지고 꼰대질을 하는 대신, 질문하기를 선택한다. - P154

자로가 귀신을 섬기는 일에 대해 묻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도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는가?"
"죽음에 대한 감히 묻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삶도 아직 모르겠는데, 죽음을 어찌 알겠는가?"
季路問事鬼神, 子日, 未能事人, 焉能事鬼, 敢問死, 日未知生, 焉知死.

『논어』 「선진 편 중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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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도 살아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림에 감사하면서 밥을 먹는 그만큼 나의 사랑도 깊어지기를 기도해 본다. 내가 절밥을 언제 또 먹게 될지 모르지만 오늘처럼 바람 많이 불고 스산한 날은 정갈하고 푸근해서 좋았던 따뜻한 절밥, 자비의 밥상이 그리워진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19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도
잎맥의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시가 되어 살아온다
 
둥글게 길쭉하게
뾰족하게 넓적하게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나무 위에서 웃고 있다
 
마주나기잎 어긋나기잎
돌려나기잎 무리지어나기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운명이
삶의 나무 위에 무성하다
-이해인, <잎사귀 명상> 전문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2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못 받아들이는 데서 오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다름을 머리로는 ‘축복으로 생각해야지.’ 결심하지만 실제의 행동으로는 ‘정말 피하고 싶은 짐이네.’ 하는 경우가 더 많기에 갈등도 그만큼 심화되는 것이리라. 나하고는 같지 않은 다른 사람의 개성이 정말 힘들고 견디기 어려울수록 나는 고요한 평상심을 지니고 그 다름을 아름다움으로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한다. 꽃이 진 자리에 환히 웃고 있는 싱싱한 잎사귀들을 보듯이, 아픔을 견디고 익어 가는 고운 열매들을 보듯이…….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3

나의 우유부단함은 동료의 맺고 끊는 성품으로 길들이고, 나의 덜렁댐은 동료의 빈틈없는 섬세함으로 길들인다. 나의 날카롭고 경직된 부분들은 동료의 부드러운 친절과 유머로 길들이고, 나의 감정이 넘쳐서 곤란할 적엔 이성적인 동료의 도움을 받는다. 나의 나태함은 동료의 부지런함에 자극을 받고, 나의 얕은 믿음은 동료의 깊은 믿음에 영향을 받으면서 나는 조금씩 더 착해지고 넓어지는 나를 발견하는 기쁨에 감사한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3

우리가 한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경험하는 만남과 이별을 잘 관리하는 지혜만 있다면 삶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웬만한 일은 사랑으로 참아 넘기고,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마침내는 이해와 용서로 받아 안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면서 말이다. 서로의 다름을 비방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이렇게 다를 수도 있음이 놀랍고 신기하네?!’ 하고 오히려 감사하고 감탄하면서 말이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2

봄이 일어서니
내 마음도 기쁘게 일어서야지
나도 어서 희망이 되어야지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그렇구나 그렇구나
마음에 흐르는 시냇물 소리……
-이해인, <봄 일기-입춘에> 전문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6

봄과 같은 사람이란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 게다……. 자기의 처지를 불평하기 전에 우선 그 안에서 해야 할 바를 최선의 성실로 수행하는 사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새롭게 하며 나아가는 사람이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8

봄과 같이 따뜻한 맘씨, 봄과 같이 부드러운 말씨, 봄과 같이 밝은 표정, 봄과 같이 환한 웃음, 봄과 같이 포근한 기도를 바치며 함께 길을 가는 우리가 되기로 해요. 어떤 이유로든지 그동안 말 안 하고 지내는 이들과의 냉담한 겨울이 있었다면 그 사이에도 화해의 꽃바람을 들여놓아 관계의 봄을 회복하기로 해요. 그러면 우리는 어느새 봄길을 걸어가는 꽃과 같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9

3월의 바람 속에
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
아직은 시린 햇빛으로 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
늘상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살아 있기에 바람이 좋고
바람이 좋아 살아 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
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 당신이 계시기에
나는 먼 데서도 잠들 수 없는 당신의 바람
어둠의 벼랑 끝에서도
노래로 일어서는 3월의 바람입니다
-이해인, <3월의 바람 속에> 중에서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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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다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한
내 마음속의 언어들
깨고 나서 더러는 잊었지만
결코 잊고 싶지 않던
가장 선하고 아름다운 꿈들
모르는 이웃과도 웃으며
사랑의 집을 지었던 행복한 순간들
속으로 하얀 피 흘렸지만
끝까지 잘 견뎌 내어
한 송이 꽃이 되고
열매로 익은 나의 고통들
살아서도 죽어서도
나의 보물이라 외치고 싶어
그리 무겁진 않으니까
하늘나라 여행에도
꼭 가져가고 싶어

이해인, <어떤 보물> 전문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9

아침에 눈을 뜨면 아직 내 심장이 뛰고 있고 숨을 쉬는 것에 대하여 새롭게 감사하고 기뻐한다. 기도 시간에 기억할 사람이 많은 것도, 소박한 상차림이지만 하루 세 끼 먹을 수 있는 은혜를 또 새롭게 기뻐한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11

늘상 절제와 극기를 미덕으로 삼는 수도자의 신분이다 보니 그동안 감탄사를 너무 많이 아끼며 살아온 듯하다. 어린 시절의 그 밝고 긍정적인 감탄사를 다시 찾아 나의 남은 날들을 더 행복하게 가꾸어 가야겠다. 한숨을 웃음으로, 거친 말을 고운 말로, 불평을 감사로, 무감동을 놀라움으로 바꾸어 날마다 희망의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 ‘좋다’ 수녀가 되리라 마음먹으며 활짝 웃어 본다. 《좋은 생각》 2007년 8월호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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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당신은 죽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이라고 한 가브리엘 마르셀은 타당하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동정한다는 것은, 그 순간 그 타인의 삶과 자신의 삶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를 죽음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것이다. 당신은 죽지 않아도 돼! 신형철에 따르면, "마르셀의 문장은 뒤집어도 진실이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너를 살리겠다는 뜻인 동시에 너를 살리기 위하여 나도 존재해야만 한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존재해야만 해! 즉 이사랑은 내가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맹자 역시 이러한 동정심의 실현이야말로 사람이 살아가야 할 이유라고 생각했다. - P81

재아가 물었다. "인자의 경우, 누군가 ‘우물 안에 사람(혹은 인)이 있다‘라고 하여도 우물에 따라 들어가겠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떻게 그가 그럴수 있겠는가? 군자는 우물에 갈 수는 있지만, 빠질수는 없다. 속일 수는 있지만, 무턱대고 속일 수는없다."
宰我問曰, 仁者雖告之日井有仁, 其從之也, 子曰, 何爲其然也. 君子可逝也, 不可陷也, 可歎也, 不可因也.
『논어』 「옹야」 편중 - P87

기만 없이 정확히 사랑한다는 것은 이렇게 힘들다.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상대에게 투사하는 데 너무 익숙하다. 상대의 정확한 모습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환상을 사랑한 대가는 혹독하다. 사랑의 파국은 대개 상대와 자신에 대해서 부정확했던 사랑의 파국이다. - P89

"어떤 문장도 삶의 진실을 완전히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다면, 어떤 사람도 상대방을 완전히 정확하게 사랑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되지 못한 진실은 아파하지 않지만, 정확하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고통을 느낀다." - P90

미움의 파국은 대개 상대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속에서 자신의 막연한 앙심을 투사했던 미움의 파국이다. - P91

『논어』에 묘사된 공자는 누군가를 미워하고비판하는 일에 대해 사뭇 당당하다. 실로 『논어』에는 많은 이들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이 실려 있다. 『논어』를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어떻게 모든 이를 사랑할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미워할 것인가, 라는 정교한 미움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P92

공자의 입장은 단호하다. 못된 사람들에게 무조건 잘해주거나 화해를 도모하려 하지말라. 원수에게는 잘해줄 것이 아니라, 그에 합당한 갚음을 해주어야 한다. 공자의 이상형은 이토록 무골호인無骨好人과 거리가 멀다. 그는 무골호인이 아니라 유골호인有骨好人이다. - P93

『논어』에 따르면, 모든 이로부터 사랑받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모든 이들이 좋은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좋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나쁜 사람이 미워하는 것이 낫다.(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 제대로 된 사람은 나쁜 사람을 미워할 뿐 아니라, 나쁜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기 마련이다. 공자는 어설픈 평화주의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저 사람처럼 모나게 살지 마라" 하고 말하지 않는다. "저 사람처럼 모나게 살지 마라" 에서 "저사람"을 맡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공자이다. 공자에 따르면, 비타협적으로 살 때라야 비로소 악한 일에 가담하지않을 수 있다.(惡不仁者, 其爲仁矣, 不使不仁者加乎其身.) - P94

공자는 말한다. 오직 인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미워할 수 있다고.(唯仁者, 能好人, 能惡人) - P95

안정복은 『천학문답天學問答』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덕으로 원수를 갚고 원한으로 원수를 갚지 말라고 하느님이 사람들에게 가르쳤다는데…… 군주나 아버지의 원수를 두고 이런 식으로 가르친다면 정의를 해치는 바가클 것이다."(天主敎士, 以德報讐, 不以讐報讐… 若以君父之讐, 而以此爲敎, 則其害義大矣.) - P96

자공이 물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지역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경우는 어떻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만 가지고는 아직) 안 된다." "그 지역 사람들이 모두 미워하는 경우는 어떻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만 가지고는 아직) 안 된다. 그런 경우들은, 그 지역의 좋은 사람이 좋아하고 그 지역의 나쁜 사람이 미워하는 경우만 못한 것이다."
子貢問曰, 鄕人皆好之, 何如, 子曰, 未可也. 鄕人皆惡之,
何如, 子曰, 未可也, 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
『논어』 「자로」 편중 - P97

그러나 공자의 제자들이나 『논어』의 편집자는 유려한 예식의 집전자로서의 공자만큼이나 현실에서 실패한 선생의 모습을 사랑했던 것 같다. 결국, 기적과는 인연이 멀었던 사람, 신이 아니라 인간에 불과했던 사람, 결핍을 느꼈기에 과잉을 꿈꾸었던 사람, 안 되는 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知其不可而爲之者)을 사랑했던것 같다. - P106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구나!" 자공이 말했다. "어째서 선생님을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겠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고, 범속한 것을 공부하는 것으로부터 고매한 곳에 이르니, 나를 알아줄 것은 아마 하늘이런가!"
子曰, 莫我知也夫, 子貢曰, 何爲其莫知子也, 子曰, 不怨天, 不尤人, 下學而上達, 知我者其天乎.
「논어」 「헌문편」 중 - P108

뛰어난 소수만이찬란한 악행을 할 수 있다.
동시대를 살았던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발리오니의 행태는 뛰어난 덕성과는 거리가 멀고, 그저 우유부단함의 결과에 불과하다고. 마키아벨리가 보기에 인간 대다수는 대단한 선행뿐 아니라 대단한 악행도 할 능력이 없다. 강해 보이는 사람 앞에서는 얌전하게 굴면서, 약해 보이는 상대가 나타나면 지분거리며 하루하루를 소일할 뿐이다. ‘찬란한‘ 악행을 할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발리오니 역시 보통 인간에 불과했던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보기에 오직 뛰어난 소수만이 찬탄을 자아낼 만한 악행을 할 수 있다. 정치공동체를 창설하기 위해 폭력을 서슴지 않고,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고귀한 거짓말(noble lie)을 서슴지 않았던 건국자들이 그 드문 소수들이다. 그들은 악행에도 불구하고 경배받는다. - P120

『논어』에서는 바로 그러한 덕성을 중용中庸이라고 불렀다.
중용은 종종 오해를 부르는 상당히 어려운 개념이기에 번역조차 다양하다.
‘The mean’ (평균성)이라는 영어번역은 ‘중용‘을 이음절어로 본 결과이다.
‘Centrality and commonality (중심성과 평범성)라는 영어 번역은 중용을 ‘중中‘과 ‘용庸’이라는 개별 단어가 병렬해(and) 있다고 본 결과이다.
‘Focusing on the familiar’ (일상적인 것에 집중하기)라는 영어 번역은 중용을 ‘중‘이라는 동사와 ‘용‘이라는 목적어가 결합했다고 본 결과이다. - P123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중도의 길을 가는 사람을 얻어 함께할 수 없다면, 반드시 뜻이 높은 사람이나 소신을 지키는 자와 함께 하겠노라! 뜻이 높은 사람은 진취적이고, 소신을 지키는 자는 하지 않는 바가 있다."
子曰, 不得中行而與之, 必也狂狷乎. 狂者進取, 狷者有所不為也.
『논어』 「자로」 편 중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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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사람은 해야 할 말을 하고 침묵할 때 침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이 두 가지를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나는 진리를 논하는 것과 또 하나는 지혜로운 사람의 침묵을 배우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마음을 맑게 하는 부처님 말씀 108> (선묵혜자 엮음) 중에서 - P22

말이란 이처럼 사람을 화나게 하고 때론 기쁘게 한다. 우리말 속담에도 ‘한마디의 말이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만큼 말이란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절대적이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말을 아끼고 참을 줄 안다면 이미 그대는 덕을 갖춘 사람임이 틀림없다. 그렇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말들을 무조건 아껴서도 안 된다.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분별있게 가릴 수 있다면 그대는 타인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을 것이 틀림없다.

-알라딘 eBook <마음을 맑게 하는 부처님 말씀 108> (선묵혜자 엮음) 중에서 - P22

"탐욕을 떠나기 위해 부정관(不淨觀)을 닦아야 하고, 산만한 잡념을 털어버리기 위해 수식관(數息觀)을 닦아야 하며, 증오를 없애기 위해 자비관(慈悲觀)을 닦아야 한다. 또한 ‘나’라는 자만심을 끊기 위해 무상관(無常觀)을 닦아야 한다."

-알라딘 eBook <마음을 맑게 하는 부처님 말씀 108> (선묵혜자 엮음) 중에서 - P25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이다. 마음과 몸이 깨끗해지면 잡념은 생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건강한 정신과 몸이 ‘나’를 이끌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마음을 맑게 하는 부처님 말씀 108> (선묵혜자 엮음) 중에서 - P25

잘못은 길을 찾지 않는 이에게 있다- 초기불전, 우다나 -

대개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대해 불평을 하는 버릇이 있다. 그것은 통상적으로 약자가 강한 자에게, 가난한 사람이 부자인 사람에게, 학식이 낮은 사람이 학식이 높은 사람들에게 많이 한다. 어찌 보면 그것은 원망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조적인 푸념에 가깝다.

-알라딘 eBook <마음을 맑게 하는 부처님 말씀 108> (선묵혜자 엮음) 중에서 - P26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난제 앞에 직면한다. 그런데 그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히려 거기에서 스스로 도피를 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힘든 세상의 일이라 할지라도 깊게 생각하고 실천한다면 풀리지 않는 난제들은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자신의 몫이 아니라. 신의 몫이요 부처님의 몫인지도 모른다.

-알라딘 eBook <마음을 맑게 하는 부처님 말씀 108> (선묵혜자 엮음) 중에서 - P27

은혜를 원수로 갚은 이 이야기는 부처의 《본생경》에 나온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며 더불어 세상을 살아간다. 그런 과정에서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신의’이다. 아무리 하찮은 약속일지라도 그것을 지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터무니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한 약속들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어길 때가 많다. 이는 남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생기는 변질된 마음 때문이다. 사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불화의 궁극적인 이유는 ‘서로간의 약속’을 어김으로서 발생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아니 어쩌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불화의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알라딘 eBook <마음을 맑게 하는 부처님 말씀 108> (선묵혜자 엮음) 중에서 - P31

진실로 너희들의 소유가 아닌 것은 다 버려야 한다- 잡아함경 -

사람은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죽는다. 무(無)에서 무로 돌아간다. 죽음 뒤에 가지는 것은 몸을 덮은 삼베옷과 자신의 육체를 덮는 관뿐이다. 이마저 세월이 흐르면 삵아 없어져 마침내 남는 것은 오직 흙뿐이다.

-알라딘 eBook <마음을 맑게 하는 부처님 말씀 108> (선묵혜자 엮음) 중에서 - P31

부처님의 말씀은 ‘집착을 버리면 그 어떤 소유욕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사실, 사람이 소유욕을 가지는 가장 큰 원인은 이름 지을 수 없는 그 어떤 것에 대한 강한 집착 때문이다. 이 집착은 그릇된 마음에서 생긴다. 그릇된 마음이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탐(耽), 진(晉), 치(恥), 탐욕, 성냄, 어리석음에 대한 삼독(三毒)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욕망, 최소한의 만족을 위해서 취할 것은 취하고 나머지는 버리라는 말씀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있어서 최소한의 욕망과 최소한의 만족은 무엇일까? 인간 행복의 세 가지 조건은 ‘건강, 부, 자식’인데 그 어느 것 하나 내 것인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우리는 이것을 원할 뿐이고 이것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우리는 마음속의 집착을 버리면 이 행복의 세 가지 조건을 쉽게 얻을 수 있게 될지 모른다. 집착을 버리게 되면 마음이 즐겁게 되고 그 즐거운 마음이 몸을 건강하게 하고 열심히 일을 하게 된다. 또한 자식들도 덩달아 잘될 것이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마음을 맑게 하는 부처님 말씀 108> (선묵혜자 엮음) 중에서 - P33

우리는 대개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자신이 가진 생각과 잣대로서만 세상을 바라본다. 그것이 우리 중생들이다. 우리가 말하는 인간의 순수한 본질은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 것이요’ ‘얻으려고 노력하면 얻을 수 있으며 나쁜 짓을 하면 괴로움을 당하는 것’이 중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하등의 특별한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깨달음’이 위대하다.

-알라딘 eBook <마음을 맑게 하는 부처님 말씀 108> (선묵혜자 엮음) 중에서 - P34

어리석은 사람과 현명한 사람의 차이는 아주 작은 것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자신이 ‘어리석다’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꼭 누군가의 지적에 의해서 그 잘못을 알아차린다.

-알라딘 eBook <마음을 맑게 하는 부처님 말씀 108> (선묵혜자 엮음) 중에서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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