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도 살아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림에 감사하면서 밥을 먹는 그만큼 나의 사랑도 깊어지기를 기도해 본다. 내가 절밥을 언제 또 먹게 될지 모르지만 오늘처럼 바람 많이 불고 스산한 날은 정갈하고 푸근해서 좋았던 따뜻한 절밥, 자비의 밥상이 그리워진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19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도
잎맥의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시가 되어 살아온다
 
둥글게 길쭉하게
뾰족하게 넓적하게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나무 위에서 웃고 있다
 
마주나기잎 어긋나기잎
돌려나기잎 무리지어나기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운명이
삶의 나무 위에 무성하다
-이해인, <잎사귀 명상> 전문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2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못 받아들이는 데서 오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다름을 머리로는 ‘축복으로 생각해야지.’ 결심하지만 실제의 행동으로는 ‘정말 피하고 싶은 짐이네.’ 하는 경우가 더 많기에 갈등도 그만큼 심화되는 것이리라. 나하고는 같지 않은 다른 사람의 개성이 정말 힘들고 견디기 어려울수록 나는 고요한 평상심을 지니고 그 다름을 아름다움으로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한다. 꽃이 진 자리에 환히 웃고 있는 싱싱한 잎사귀들을 보듯이, 아픔을 견디고 익어 가는 고운 열매들을 보듯이…….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3

나의 우유부단함은 동료의 맺고 끊는 성품으로 길들이고, 나의 덜렁댐은 동료의 빈틈없는 섬세함으로 길들인다. 나의 날카롭고 경직된 부분들은 동료의 부드러운 친절과 유머로 길들이고, 나의 감정이 넘쳐서 곤란할 적엔 이성적인 동료의 도움을 받는다. 나의 나태함은 동료의 부지런함에 자극을 받고, 나의 얕은 믿음은 동료의 깊은 믿음에 영향을 받으면서 나는 조금씩 더 착해지고 넓어지는 나를 발견하는 기쁨에 감사한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3

우리가 한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경험하는 만남과 이별을 잘 관리하는 지혜만 있다면 삶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웬만한 일은 사랑으로 참아 넘기고,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마침내는 이해와 용서로 받아 안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면서 말이다. 서로의 다름을 비방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이렇게 다를 수도 있음이 놀랍고 신기하네?!’ 하고 오히려 감사하고 감탄하면서 말이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2

봄이 일어서니
내 마음도 기쁘게 일어서야지
나도 어서 희망이 되어야지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그렇구나 그렇구나
마음에 흐르는 시냇물 소리……
-이해인, <봄 일기-입춘에> 전문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6

봄과 같은 사람이란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 게다……. 자기의 처지를 불평하기 전에 우선 그 안에서 해야 할 바를 최선의 성실로 수행하는 사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새롭게 하며 나아가는 사람이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8

봄과 같이 따뜻한 맘씨, 봄과 같이 부드러운 말씨, 봄과 같이 밝은 표정, 봄과 같이 환한 웃음, 봄과 같이 포근한 기도를 바치며 함께 길을 가는 우리가 되기로 해요. 어떤 이유로든지 그동안 말 안 하고 지내는 이들과의 냉담한 겨울이 있었다면 그 사이에도 화해의 꽃바람을 들여놓아 관계의 봄을 회복하기로 해요. 그러면 우리는 어느새 봄길을 걸어가는 꽃과 같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9

3월의 바람 속에
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
아직은 시린 햇빛으로 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
늘상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살아 있기에 바람이 좋고
바람이 좋아 살아 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
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 당신이 계시기에
나는 먼 데서도 잠들 수 없는 당신의 바람
어둠의 벼랑 끝에서도
노래로 일어서는 3월의 바람입니다
-이해인, <3월의 바람 속에> 중에서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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