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성애 자체가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욕망은 다정함을 보장한다. 다정함은 위험을 저지한다. 위험에서 빠져나오면 자유롭게 나 자신을 포기한, 비밀스러운 삶 속으로 기꺼이 들어갈 수가 있다. 침대에서 꼭 내가 나일 필요는 없다. 나를 잃어버릴 수 있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안전할 수 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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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아니? 사람들은 부탁하는 것만 해주라고 말해. 먼저 해줄 필요가 없다고. 한국말로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리켜 ‘오지랖’이라고 해. 그런데 살면서 기분 좋은 사건은 말이지. 대부분 누군가의 오지랖 넘치는 행동 덕분이야."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63

맞다. 내 눈빛에서 체리의 욕망을 읽은 노인의 간파력이 한 수 위였다. 나에게 여행은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찬사보다, 펼쳐진 시간 여행에서 의미 있는 순간을 낚는 낚시꾼의 즐거움에 가깝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63

"내가 스물다섯엔 말이야. 이런 저녁 색깔이 되면 기분이 들떴어. 여행 떠나기 전에 트래블 피버라는 거 있지? 지금 생각해보면 인생이라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들뜬 기분이었을 거야. 내 인생은 어쩌면 기분 좋은 여행이었던 것 같아."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63

어떤 메시지에는 따뜻한 온도가 있다. 나를 둘러싼 공기에 부드러운 입자가 느껴진다.

사랑하는 능력도 선물이다. 온전하게 사랑을 주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어찌 보면 불운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69

도움 주는 습관과 의존하는 습관은 한쌍으로 자란다. 본인이 스스로 산소호흡기를 착용해야 하는 규칙은 비행기 추락할 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물귀신처럼 같이 물에 빠져죽는 형국이지만 피가 물보다 진하다고 생각하는 혈연주의는 한국 부모의 유전자에 코딩이 된 것 같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72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면 부모로서 과업은 완성한 셈이다. 타인의 도움 없이 살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결국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생에서 배웠다. 부채 의식 없는 관계가 무릇 신성하다는 것도 말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72

비극의 서사는 자신을 맡아주거나 책임져줄 타인을 기대하는 것이다. 자신은 벗어던져야 할 무거운 짐가방이 아니다. 타인이란 구원이 아닌 위로일 뿐, ‘자신’을 위탁할 곳은 세상에서 오로지 자신뿐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76

나는 시간을 쪼개는 것보다 시간을 보태는 것이 좋다. 친구와 시간을 보낼 때는 느긋하게 대화에 집중하고, 좋아하는 요리를 할 때는 색깔과 냄새, 요리하는 시간에 집중한다. 맛은 거기서 나온다. 인생도 비슷하다. 집중한다는 건, 현재의 순간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습관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80

느긋함은 현명함이다. 바쁨에서 멈춰 서서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느끼고, 주위에 일어나는 아름다움을 깨닫는 것이다. 내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80

몽테뉴가 말했듯, 우리는 우리 삶의 용도를 모르기 때문에 다른 조건을 찾고, 우리 내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에게서 벗어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83

살면서 뛸 듯이 좋은 순간이 얼마나 될까? 여행에서 남는 건 그 장소와 자신과의 특별한 감정이다. 부르고뉴 고사리가 됐든 노르망디 고등어가 됐든, 자기가 수확하고 낚은 즐거움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인생도 그렇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85

호라티우스는 이렇게 말했다.

"하루하루가 너를 비추는 마지막 날이라고 상상하라. 그러면 네가 기대하지 않았던 시간을 감사히 받으리라."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88

우리에게 허용된 건 크든 작든 결국 삶이다.
산다는 건, 돌이킬 수 없는 과거도, 불투명한 내일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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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호의는 자기도 모르게 타인을 길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해야 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24

자식을 곁에 묶어두고 싶어 하는 부모의 잘못된 권력은 사랑, 희생, 가족주의라는 가면을 쓴다. 최고의 부모는 자식을 곁에 묶어두지 않는다. 자식을 키우는 순수한 목적은 자식에게 더 이상 부모가 필요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30

다른 것들이 우리 몫이 되게는 하되, 떼어내면 우리 살갗이 벗겨지고 살점이 함께 떨어져 나갈 만큼 강하게 결합되거나 달라붙지는 말아야 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34

거리를 존중하지 않는 사랑은 대상을 소유하고 자신을 채우려는 욕망이다. 부모는 탯줄을 자르고 나온 자식이 자기 몸의 일부가 아닌 다른 세계라는 사실을 하루에 열두 번 아로새겨도 결코 모자라지 않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37

몇 년 전의 일이다. 현비가 학교에서 어떤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탐탁지 않은 결과를 듣고 실망한 내 표정을 읽은 현비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한다.

"왜 엄마 인생인 것처럼 반응해?"

나는 갑자기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 실망도 현비 몫이므로 함부로 가로채서는 안 된다는, 그건 깨달음 이상의 각성이었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38

자식과 부모의 정신적인 거리두기는 매번 산고처럼 고통이 따른다. 부모에게 자식의 독립은 포근하게 덮고 있던 이불이 젖혀지는 순간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38

인생에서 주인으로 사는 비결은 ‘해야 하는 일’을 위해서 ‘하고 싶은 일’을 희생하지 않는 것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44

우리는 행운을 통제할 수 없지만 작은 요령은 부릴 수 있다. 이를테면, 다 아는 데서 새삼스러운 기쁨을 추출하고, 작고 사소한 즐거움에 무뎌지지 않는 능력을 키우는 기술, 우리에게 허락된 작은 기쁨과 행운을 발견해서 어쩔 수 없는 작고 큰 불행에 물 타기 하는 전략이 그것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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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많은 사람 중 왜 그에게 끌렸던가 생각해보면, 처음 그의 아파트에 초대받던 날 서재를 본 순간이 떠오른다. 여느 서재와는 달랐다. 수십 년에 걸쳐 차곡히 쌓인 책들이 주는 미학적 아름다움은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서재 주인의 정신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이방인과의 사랑을 가능하게 만든다. 서재가 ‘열일’ 한 셈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5

갱년기가 시작되면서 잠이 오지 않으면 한밤중에 유령처럼 집 안을 어슬렁거리다 서재에 들어가는 습관이 생겼다. 책을 뒤적거리다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면서 서재는 침실이자 차츰 내 공간이 된다. 처음엔 각방을 쓰는 것이 파탄 조짐일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한밤중에 마음껏 부스럭거리며 책을 읽는 달콤함을 맛본 뒤, 포기할 수 없는 자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6

니체는 우리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을 오해하고, 스스로에게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불면과 함께 시작하는 갱년기는 호르몬의 변화뿐 아니라 인생의 가치, 취향과 욕망, 결혼과 관계를 고민하면서 자신이라는 정체성을 찾는 시기다. 스스로에 눈을 뜨면서, 타자에 대한 새로운 교정시력을 갖게 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7

어쩌면 서재는 각자의 취향과 정신세계를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미래에서 찾을 것도 알고 있다. 거울처럼 자신을 비춘다는 면에서 서재는 결혼과 비슷하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8

사랑은 결코 두 영혼을 하나로 결합시켜주지 않는다. 불완전한 반쪽이 자신에게서 도망쳐 다른 반쪽을 통해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다. 독서가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듯, 결혼은 타자가 비춰주는 자신을 통해 온전한 반쪽으로 성숙하는 진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8

결혼한 사람 중에 ‘내가 만약 이런 사람인 줄 알았더라면 (그와 혹은 그녀와) 결혼했을까’ 하고 자문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20

지침으로 훈련하는 것이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진짜 요리사는 레시피를 만드는 사람이다. 정보와 지침에만 의존하는 사람은 ‘대충’ 즉, ‘직관’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완전히 길을 잃고 만다. 직관은 본능적으로 경험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뿐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22

백화점이든 시장이든 물건을 결정하는 건 그야말로 우연한 사건이다. 모든 스웨터를 다 입어볼 수는 없기 때문에 합리적이라기보다는 충동적인 요소가 있는 선택이다. 그 계절 그 스웨터가 우연히 내 눈에 들어왔기 때문에 고른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말처럼 결코 무작위로 선택하지 않는다. 우연한 선택에는 과거에 축적된 경험과 발화된 욕망이 내재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26

결혼에 대한 고찰,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묘사한 문장을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에서 찾는다.

"젊다 못해 어렸을 때 스토너는 사랑이란 운 좋은 사람이나 찾아낼 수 있는 절대적인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 뒤에는 사랑이란 거짓 종교가 말하는 천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재미있지만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부드럽고 친숙한 경멸로, 그리고 당황스러운 향수(鄕愁)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 이제 중년이 된 그는 사랑이란 은총도 환상도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사랑이란 무언가 되어가는 행위, 순간순간 하루하루 의지와 지성과 마음으로 창조되고 수정되는 상태였다."

– 존 윌리엄스, 『스토너』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28

만약 인생의 목적이 살아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면, 맛을 음미하듯 일상의 순간을 마음대로 늘리고 줄이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즐거움은 목적 없는 자유 여행. 그는 계획이 완벽한 그룹 여행을 좋아한다. 우리가 백년해로를 한다면 단언컨대 그건 세월이 너무 빨리 흘러가기 때문이리라.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30

결혼에서의 미덕은 효율성이 아니라 참을성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35

노부부가 손잡고 걷는 뒷모습이 세월의 풍파에 살아남은 사랑의 어떤 증거인 듯 잔잔한 감동을 받은 적도 있지만, 이젠 서로 지팡이가 되어줄 수밖에 없는 울적한 세월 때문이라는 것을 깨우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36

나에게 여행 계획이란 모든 예약에서 해방되어 발길 닿는 대로, 기분 내키는 대로 떠나는 유럽 자동차 여행이다. 여행도 인생도 기분 좋은 우연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리스크와 친해지는 용기만 있다면 말이다. 부러질지도 모르는 나뭇가지 위에 새가 마음 놓고 앉는 건 물론, 날개 덕분이 아니겠는가!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40

우리 삶이란 이 세상의 조화로움이 그렇듯이

서로 모순되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고,

감미로운 소리와 거친 소리, 날카로운 소리와

나지막한 소리, 여릿한 소리, 장엄한 소리 같은

갖가지 음조들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 몽테뉴, 『경험에 대하여』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41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힘든 이유는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로를 위한다는 건, 서로의 욕망을 존중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52

사랑이라는 것은 성적 관계는 별도로 하더라도 혐오스럽고 경멸할 정도이고 심지어 상극으로까지 보이는 사람에게도 자신을 맡기게 한다. 종의 의지가 개인의 의지보다 훨씬 더 강하기 때문에 연인은 자신의 특질과 상반되는 모든 특징들에 눈을 감아버리고 모든 것을 간과하고 모든 것을 그릇되게 판단하고 자신의 열정의 대상이 된 인물과 자신을 영원히 함께 묶어버린다. 여기서 매우 이성적이고 심지어 탁월하기까지 한 남자들이 종종 잔소리가 심하고 악마 같기도 한 여자들과 사는 이유, 그리고 그렇게 살면서도 왜 자신들이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진다.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55

스님의 말씀이 맞다.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도 바뀐다. 반쪽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자신이 바뀌는 것만 가지고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스님의 말씀에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상대의 우아한 배려나 변화 같은 거 기대하지 말고, 충직하게 매일 싸우세요.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61

니체의 말대로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복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가장 훌륭한 복수는 상대에게서 완벽하게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65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해주기 바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 취향이 당신과 똑같을 것이라는 증거는 없으니까.’ 나는 버나드 쇼의 이 문장에 ‘제발’이라는 단어를 덧붙이고 싶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67

상대의 취향은 이해와 분석의 영역이 아니다. 우선 "왜?"라는 의문사 대신 "아!"라는 감탄사로 바꾸는 것이다. 너와 나는 이렇게 다르지만 너 같은 존재, 나 같은 존재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70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는가. 새로운 것, 습관으로 무뎌지지 않는 풍경과 시각을 찾기 위해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73

나이가 든다는 것은 잃어버릴 줄 아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매주 아니 거의 매주 새로운 손실과 손해를 입는 것이다. 이게 내가 이해한 바이다.

- 델핀 드 비강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83

좋아하는 책을 손에 쥔다는 건 애인을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 책의 매력은 촉감과 냄새에 있다. 인간의 이야기든 우주의 사건을 상상하든, 냄새는 모든 사소한 세부 사항과 함께 암묵적인 기억처럼 장면을 묶고 보존하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84

『완벽한 날들』에서 메리 올리버의 문장은 나에게 울림을 준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요세미티에 가보고 싶지 않아? 펀디만에는? 브룩스 산맥에는? 나는 미소를 지으면 대답한다. ― "오 그럼, 가끔은." 그러곤 나의 숲들로, 연못들로, 햇살 가득한 항구로 간다. 세계지도에서 파란 쉼표 하나에 불과하지만 내겐 모든 것의 상징이니까. 우리의 스승이 되어주는 건 우리에게 친숙한 것이지 일반적인 것이 아니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89

감각과 판단은 상호침투적인 관계다. 지나친 데이터 의존은 직관력을 퇴보시키면서 종합적 판단에 차질이 생기게 만든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92

쳇바퀴에서 탈출하는 방법이 있다. 지각 영역이 일치한다는 망상과 기대를 버리는 것이다. 잠자기 전에 몽테뉴 『수상록(Essais)』에서 이런 글귀를 발견하고 밑줄 친다.

우리 기질이나 의향이 일치할 수 있는 경우란 훨씬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그래서 세상에 똑같은 두 견해가 있었던 적이 결코 없으니, 두 개의 털, 두 개의 낱알도 같은 법이 없는 것과 같다. 견해들의 가장 보편적인 성질, 그건 다양성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04

오뜨빌에서 언덕을 따라 내려오다가 작은 와인 책방을 발견하고 문을 밀고 들어간다. 책과 와인 냄새가 잔잔하게 코를 감싼다. 마른 종이와 풀냄새, 아몬드 향, 이 모든 것이 뒤섞인 향기가 신경세포를 자극해 기분을 들뜨게 만드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한 체인 서점에서 서점 냄새를 향수로 만들어 판매한다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다. 은은한 조명과 책 진열대, 책의 물성에 침 고이게 만드는 책방은 이곳에 와서 살아봐야 하는 이유에 힘을 실어준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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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앤 패디먼은 『서재 결혼 시키기』에서 두 사람의 책을 한데 섞기로 결정하면서 결혼을 완성했다고 썼다. 그들은 서로의 자아만이 아니라 서재를 결혼시키면서 살갗처럼 친숙한 책들과 두 존재의 지성적 결합을 완성한다. 나는 책을 읽으며 결혼의 이상이란 그런 형태라고 짐작했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5

서재를 이혼 시키면서 문득 나는 ‘닮음’의 열망 때문에 ‘다름’이라는 현실을 간과하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린 자신의 욕망, 자아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대상, 그리고 세상을 흐리게 보고 사는 것이다. 차이와 다름을 이해하지 않고서 결혼에서 공존이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6

결혼에서 독립은 상대와 연결되었다는 것을 알면서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스스로의 욕망과 행복을 타인이 결정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6

니체는 우리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을 오해하고, 스스로에게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불면과 함께 시작하는 갱년기는 호르몬의 변화뿐 아니라 인생의 가치, 취향과 욕망, 결혼과 관계를 고민하면서 자신이라는 정체성을 찾는 시기다. 스스로에 눈을 뜨면서, 타자에 대한 새로운 교정시력을 갖게 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2

하고많은 사람 중 왜 그에게 끌렸던가 생각해보면, 처음 그의 아파트에 초대받던 날 서재를 본 순간이 떠오른다. 여느 서재와는 달랐다. 수십 년에 걸쳐 차곡히 쌓인 책들이 주는 미학적 아름다움은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서재 주인의 정신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이방인과의 사랑을 가능하게 만든다. 서재가 ‘열일’ 한 셈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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