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앤 패디먼은 『서재 결혼 시키기』에서 두 사람의 책을 한데 섞기로 결정하면서 결혼을 완성했다고 썼다. 그들은 서로의 자아만이 아니라 서재를 결혼시키면서 살갗처럼 친숙한 책들과 두 존재의 지성적 결합을 완성한다. 나는 책을 읽으며 결혼의 이상이란 그런 형태라고 짐작했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5
서재를 이혼 시키면서 문득 나는 ‘닮음’의 열망 때문에 ‘다름’이라는 현실을 간과하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린 자신의 욕망, 자아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대상, 그리고 세상을 흐리게 보고 사는 것이다. 차이와 다름을 이해하지 않고서 결혼에서 공존이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6
결혼에서 독립은 상대와 연결되었다는 것을 알면서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스스로의 욕망과 행복을 타인이 결정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6
니체는 우리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을 오해하고, 스스로에게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불면과 함께 시작하는 갱년기는 호르몬의 변화뿐 아니라 인생의 가치, 취향과 욕망, 결혼과 관계를 고민하면서 자신이라는 정체성을 찾는 시기다. 스스로에 눈을 뜨면서, 타자에 대한 새로운 교정시력을 갖게 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2
하고많은 사람 중 왜 그에게 끌렸던가 생각해보면, 처음 그의 아파트에 초대받던 날 서재를 본 순간이 떠오른다. 여느 서재와는 달랐다. 수십 년에 걸쳐 차곡히 쌓인 책들이 주는 미학적 아름다움은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서재 주인의 정신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이방인과의 사랑을 가능하게 만든다. 서재가 ‘열일’ 한 셈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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