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인생에 대한 신념을 잃고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신의가 흔들리며, 사물의 이치에 대한 믿음도 사라져 만사가 무질서하고 저주받은, 어쩌면 악마의 카오스 같은 상태에 놓였다고 굳게 믿으며 인간적 환멸의 모든 공포에 충격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나는 살기를 원할 것이며, 일단 그 술잔에 입을 댄 이상 그걸 모두 마셔 버리기 전에는 입을 떼지 않겠다라고 말이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539

폐병을 앓고 있는 코흘리개 도덕군자들은 이런 삶에 대한 갈망을 흔히 저속한 것이라 말하지, 특히 시인이라는 작자들 말이야. 이러한 삶의 갈망은 부분적으로는 까라마조프적 특성이지, 그건 사실이야. 그건 네 마음속에도 틀림없이 숨어 있지. 그런데 그게 왜 저속하다는 걸까? 이 지상에는 아직 엄청나게 많은 구심력이 남아 있단다, 알료샤. 나는 살고 싶고 또한 살고 있어.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539

난 알고 있어, 내가 가는 곳이 그저 공동 묘지, 그러니까 가장 귀중한 공동 묘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바로 그렇지! 거기에는 소중한 고인들이 잠들어 있고 그들 아래 놓인 비석 하나하나는 그토록 열렬히 살아온 지난 세월을, 자신의 위업, 자신의 진실, 자신의 투쟁과 자신의 과학에 대한 열정적인 신념을 말해 주고 있지.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540

신은 존재하는가, 불멸은 가능한가라는 세계적인 문제겠지. 신을 믿지 않는 자들은 사회주의니 무신론이니 혹은 새로운 인물들에 의한 인류의 변혁 따위의 이야기를 꺼내지만 모두 한결같아. 단지 반대쪽 끝에서 시작했을 뿐 모두 똑같은 문제에 불과해. 대부분의, 대부분의 독창적인 러시아 소년들은 우리 시대의 영구적인 문제에 관한 토론을 벌이는 데 몰두하고 있지.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549

만일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고안해 내야만 할 거다S’il n’existait pas Dieu il faudrait l’inventer. 그러고 보면 사실 인간이 신을 고안해 낸 거지. 그런데 기묘하고 놀라운 것은 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놀라운 것은 말이다, 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그런 생각이 인간처럼 야만스럽고 사악한 동물의 머리에서 떠올랐다는 거야. 그런 생각은 그만큼 성스럽고 감동적이며 현명한 것인 동시에 그만큼 인간에게 명예를 안겨 주기도 하지. 하지만 나는 신이 인간을 창조했느냐, 인간이 신을 창조했느냐의 문제를 오래 전부터 생각하지 않기로 했단다. 나는 이 점에 관해서 유럽의 가설들에서 끊임없이 파생된 러시아 젊은이들의 모든 현대적 공리(公理)들을 일일이 들춰보지 않겠다. 왜냐하면 그곳에서는 가설에 불과한 것이 러시아 소년에게는 곧 공리가 되며, 그것은 러시아 소년뿐만 아니라 어쩌면 그들을 가르치는 러시아 교수들에게도 그럴지 모르니까.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550

어리석을수록 더 선명해진다는 말이지. 어리석음은 간결하면서도 결코 교활할 수 없는 법이지만, 지성은 요리조리 핑계를 대고 꼬리를 잘 감추지. 지성은 비열하지만, 어리석음은 솔직하고 정직하잖니.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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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fternoon sunlight was like a presence in the room. There was suddenly a feeling of ease and generosity around the table, of friendship and comfort. We could have been anywhere. We raised our glasses again and grinned at each other like children who had agreed on something for once. - P183

Laura and I touched knees again. I put a hand on her warm thigh and left it there. - P184

"I kind of mean what I’m saying too, if you’ll pardon me for saying it. But it seems to me we’re just rank beginners at love. We say we love each other and we do, I don’t doubt it. We love each other and we love hard, all of us. I love Terri and Terri loves me, and you guys love each other. You know the kind of love I’m talking about now. Sexual love, that attraction to the other person, the partner, as well as just the plain everyday kind of love, love of the other person’s being, the loving to be with the other, the little things that make up everyday love. Carnal love then and, well, call it sentimental love, the day-to-day caring about the other. But sometimes I have a hard time accounting for the fact that I must have loved my first wife too. But I did, I know I did. So I guess before you can say anything, I am like Terri in that regard. Terri and Carl."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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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형들은 개새끼다. 나는 동생이니까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형을 개로 만들면 아버지도 개가 되고, 나도 개일 수밖에 없지만, 할 말은 해야 한다.
억울하지만, 연역법이란 겨우 이런 것에 불과하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8

"동생이 형을 욕하는 건 스스로의 얼굴에 똥칠을 하는 셈이다."
뽀삐 똥을 치우면서 아버지에게 잔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았다. 이판사판理判事判, 동귀어진同歸於盡으로 얼굴에 똥칠을 하고 돌아다니면 동네 사람들이 형을 보면서도 수군거리겠지만, 형을 욕하기 위해 내 얼굴에 똥칠을 할 수는 없었으니, 아버지의 잔소리가 옳을 때도 있었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9

제발 형이 개새끼가 되게 해주세요.
신에게 기도를 해도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형이 얼굴에 똥칠을 하고 매일 동네를 뛰어다니며 오줌을 싸는 일은 없었다. 백 원 내던 헌금을 이백 원으로 올려봤지만 마찬가지였다. 신은 장남이거나, 외동이라서 차남의 고충을 모르는 모양이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10

일은 금방 손에 익었다. 어떤 글이라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돈만 준다면. 월급 앞에서 윤리와 이유는 모호했다.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다. 모든 것은 적당히 조합할 수 있었고 최고가 될 필요는 없었다. 최고가 될 이유도 없었다. 최고가 되어서도 안 되었다. 적당히, 모든 것은 적당히 들키지 않을 정도로만 하는 게 이 일의 요령이었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24

단어를 계속 바꾸고 어순을 끊임없이 조정해라. 붕어빵 뒤집듯 단어와 문장을 계속 뒤집어라. 잘 쓴 리포트를 조심해라. 나쁜 리포트는 잡히지 않지만 잘 쓴 리포트는 걸린다. 좋은 것을 훔치면 모두가 다 안다. 좋은 것은 다른 학생들도 베껴 오니까. 자신이 가져온 게 얼마나 좋은지 알아보질 못하니까. 독특한 표현은 지우고 진부하게 채워라.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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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국경제 침략사 - 쌀·금·돈의 붕괴
김석원 지음 / 한길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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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후 국내 (농업)경제학, 농업학, 통계학의 기초를 세운 고 김준보교수의 논문을 바탕으로 그의 손자 김석원교수(경영학)가 조선 개항이후 식민지 조선의 역사를 경제사적 관점으로 잘 정리한 의미있는 책이다. 이 책의 에필로그가 그 펴낸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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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풀빵이 어때서?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6
김학찬 지음 / 창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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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강아지>라는 기상천외한 단편을 접하고, 김학찬이란 작가를 수소문하다 또 다른 재밌는 장편을 만나게 되었다. 6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한 <풀빵이 어때서?>란 작품이다. 추운 겨울 특히 생각나는 간식거리로 ‘미니잉어빵’을 점심산책길에 덕성여중고 골목의 단골가게에서 즐겨먹는 내겐 이 소설은 천생연분 같은 인연이다.

소설은 붕어빵의 명인(달인?) 아버지를 둔 이십대 후반 청년의 고군분투 타꼬야끼 명장되기 이야기가 중심축을 이루는데, 다음과 같이 그 문을 연다.

요즘 세상에 가업을 물려받는 일은 흔치 않다. 아버지가 무슨 회장님쯤 된다면 모를까. 가업이란 아무나 이을 수 없는 귀하디귀한 것이다. 어디 가서 “가업을 물려받을 계획이야”라고 말하면 나를 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가업을 잇게 하려는 아버지를 위해 어려서부터 일손을 돕다 군대에서도 고문관에서 풀빵 투스타(?)로 거듭난 ‘나’는 어느 순간 붕어빵에 지쳐버리게 된다. 부친의 용돈덕에 힐링을 위해 일본 여행을 간 ‘나’, 운명적 발걸음이 타꼬야끼 집으로 향하게 된다. 바로 눈앞에서 4DX 오감으로 펼쳐지듯 뜨거운 타꼬야끼에 대한 묘사가 괜히 내 입천장 마저 얼얼하게 한다.

둥글고, 화려했다. 카쯔오부시가 나긋나긋한 춤을 천천히 추며 전아하게 녹아내렸다. 뜨거웠다. 바삭바삭한 겉 부분이 순식간에 녹고, 진하고 따뜻한 것들이 왈칵 뿜어져나와 잠시 입을 열지 못했다. 순식간에 혓바닥과 입안이 촉촉해졌다. 간신히 입을 벌리자 모락모락 좋은 냄새가 코로 들어왔다. 다시 입을 다물자 뜨거운 반죽들이 입천장을 향해 질주했다. 하아, 하아. 입을 여러번 여닫고 나서야 평정을 되찾았다. 우리나라 풀빵에서 찾을 수 없는 뜨거움이었다. 반죽을 일부러 덜 익히는 풀빵이 존재하다니. 그 순간 문어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아버지의 붕어빵 가업승계 의도와는 달리 우연한 오오사카 사부와의 만남은 ‘나’를 십여년간의 부자간 붕어빵 줄다리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타꼬야끼 외길인생으로 이끈다.

붕어빵이 붓글씨라면 타꼬야끼는 유화였다. 붕어빵이 된장찌개라면 타꼬야끼는 해물탕이었다. 반죽과 앙금으로만 만들어지는 붕어빵이 단순한 매력으로 입안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면 타꼬야끼는 다양한 재료의 융합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군데 군데 위트있는 대목은 과하지 않은 양념 같다. ‘타꼬야끼의 이데아’를 통해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그 유명한 ‘동굴의 우화’도 소환되기도 하고…

타꼬야끼의 황금비율, 재료부터 시작해서 굽는 시간과 동작까지, 철저히 준비된 타꼬야끼의 이데아. 나는 비로소 동굴 감옥에서 해방되어 그림자 대신 진리를 보게 되었다. 그리스에도 타꼬야끼가 있었던 게 틀림없다. 소크라테스와플라톤이 사이좋게 세알씩 나눠 먹었겠지. 아리스토텔레스는 옆에서 군침만 삼키고. 아, 아리스토텔레스가 태어나기 전에 소크라테스는 죽었지, 참.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순대 파는 덩치 박사장, 도우넛 하는 과묵 윤사장과 대학앞에서 푸드트럭으로 타꼬야끼 장사를 하는 ‘나‘는 어느 정도 학업성적이 되고 수능까지 봤지만 일찌감치 사회진출의 뜻을 두어 여지껏 왔다. 이즈음에 칙칙한 남자 등장인물들 사이로 한 몸매(?) 하는 이쁜 ‘현지‘가 등장하면서 ‘나’와의 ’티키타카 콤비 앙상블‘이 시작된다. 그런데 여기서 ’나‘가 임용시험 준비생 현지를 바라보는 몇몇 대목은 살짝 SNL 19금 수위를 넘나든다. 물론 지극한 상상력과 판타지의 산물에다 특유의 유머가 결합하여 과하지 않은 웃음을 준다.

그녀의 얼굴은 긍정적으로 보면 귀엽다고 할 만했다. 대신 가슴이 예쁘게 컸다. 타꼬야끼 스무알을 합친 것 같았다. 타꼬야끼 서른알 이상짜리는 거의 없고 열알만 되어도 평균 이상이었다. 대부분 타꼬야끼 다섯알짜리였고 한알보다 못한 여자도 종종 보였다. 스무알 그녀는 이틀에 한번씩 타꼬야끼를 사러 왔다.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웃고 있는 문어가 그려진 여섯알짜리 종이상자를 꺼내고, 굴리기송곳으로 타꼬야끼를 찍어 착착착착착착 순서대로 여섯알을 올리고, 그 위에 파슬리 가루를 살짝 치고, 카쯔오부시를 한움큼 토핑하고, 마요네즈 쏘스와 간장 쏘스를 가볍게 뿌렸다. 아, 당신은 너무 뜨거워요. 카쯔오부시가 녹아내리며 말했다. 아, 이 달콤한 맛.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위와 같이 마치 타꼬야끼가 살아 숨쉬는 여친 느낌이 나기도 하고, 사부인 ‘나’와 제자 ‘현지’가 다른 타꼬야끼 맛집 순례를 갈때는 이젠 대놓고 독자의 SNL 19금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한시간 후, 세번째. 현지의 헝클어진 머리에 땀이 묻어 있었다. 세번째를 마치고 나자 현지가 항복을 선언했다. 얼마든지 더 할 수 있는데.
“사부, 더이상은 못하겠어요. 제발 좀 쉬어요.”
“아까는 기세등등하더니, 겨우 이 정도야?”
“이럴 줄은 몰랐죠…… 너무해요, 사부. 이건 거의 고문이라구요.”
“처음에는 다 그러면서 배우는 거야.”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한바탕 타꼬야끼 순례의 큰 일(?)을 치른 후 ‘나’와 현지는 삽겹살에 소주를 처음으로 같이 하며 서로의 처지를 이야기 하는데 여기서도 양념과 같은 사물의 의인화와 ‘나’의 능청스런 말걸기는 여전하다.

치이지칙. 불판 위에 놓인 삼겹살이 비명을 질렀다. 삼겹살 세줄을 얹고 양파를 올리고 나니 김치를 올릴 자리가 없었다. 김치를 집어들었다가 하는 수 없이 다시 내려놓았다. 미안하다 김치야. 다음 세상에는 삼겹살로 태어나거라. 최소한 양파라도 되렴.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과유불급. 주거니 받거니 사제간 소줏잔은 어느새 행복에 대한 철학 담론으로 가는가 싶더니 결국은 밤으로의 긴 여로로 이어지는구나…

“사부, 불행이라는 글자의 앞뒤를 바꾸면 행불이 되죠, 그쵸? ‘불’ 자의 ‘ㅜ’를 뒤집으면 행볼이 되고. 강제로, ‘ㄹ’에서 ‘ㄷ’ 부분을 버리면 그제야 ‘행복’이 완성되는데 조금 뒤집고, 조금 버리고 나면 불행이 행복으로 바뀔 수 있대요. 억지스럽다구요? 억지스럽지만 바꿔보는 것과 자연스럽게 그냥 내버려두는 것 중 어느 게 더 행복할까요. 제 이야긴 아니에요. 어디서 읽은 거예요.”
그날 밤 술 때문인지 모르지만,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었다.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타꼬야끼 사제간 운우지정의 행복(?)도 잠시뿐, 현지는 사라지고, 우여곡절 끝에 타꼬야끼 장사를 다시 시작한 ‘나’는 아버지가 방한 초청한 일본 사부와 재회하게 되고 세 사람은 어느새 어깨동무하고 ’위아더월드‘ 가 된다. 우려했던 붕어빵과 타꼬야끼 한일 대결과 갈등구조는 없었다. 오히려 세 사람은 오해를 풀고 화해를 한다. 한일 국가간 화해는 언제가 되려나…

선을 봤다. 여자가 물컵을 들었다가 그대로 내려놓아서 안도했다. 터덜터덜 돌아오니 편지가 와 있었다. 편지를 받아본 지가 하도 오래되어 무슨 고지서인 줄 알았다.
-알라딘 eBook <풀빵이 어때서?> (김학찬 지음) 중에서

떠난 제자(잠시 여친?) 현지로부터의 편지가 에필로그를 장식하며 한바탕 일장춘몽 같던 풀빵(붕어빵과 타꼬야끼)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입시교육, 자영업, 취업난, 고시, 임용시험 등 등장인물들이 대변하는 오늘의 현실을 작가는 미화하지도 그렇다고 낙담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되 웃음마저 거세하지 않고싶은 마음이 괜히 독자를 웃게 하다가도 짠하게 하곤 한다.

최근 펴낸 김학찬작가의 첫소설집 <사소한 취향>도 기대가 된다. 이미 수록 작품중 두 편의 단편 - 우리집 강아지, 프러포즈 - 을 먼저 접해서 다시 그의 장기가 살아있음을 검증했지만 다른 단편들도 ‘꼬리까지’ 팥앙금 가득한 안양중앙시장의 붕어빵 맛집 같을지 사뭇 궁금하다.

날이 춥다. 설명절 지나면 우선 ’행복미니잉어빵‘ 부터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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